"칠 년 전 아침, 부엌 식탁에서 사과를 깎는데 곁에서 커피를 내리던 헌수가 '러브 허츠'를 틀었다"/9쪽


음악이 주인(?)공인 소설이니까..'러브 허츠' 제목을 읽는 순간, 바로 음악을 찾아 들었다. 마법처럼 끌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느껴지는 그 순간이 있었다 '안녕'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생각하는 순간.. 소설 속 대화를 다시 찾아 읽어야 했다.


"방금 들었어/ 뭘?/ 안녕이라 하잖아/ 누가? " /11쪽


팝송에 '안녕' 이란 말이 언급될 리가 없다. 그렇지만 또 요즘은 시대가 또 다르니까.어느 가수는 '고요한밤 거룩한 밤'이란 노래를 대략 20개가 넘는 언어로 불렀다는 걸 지난해 클래식라디오방송에서 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러니깐, '안녕' 만큼은 한국어로 불렀을 수도 있지 않을까.그러나 어디까지나 '안녕이라 그랬어'를 재미있게 풀어갈 출발점이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다만) 반복해서 들어도 '안녕'이라 들리는 묘한 마법. 누군가에게 '안녕'이란 안부를 묻고 싶은 마음이 소설 속 인물에게 있었던 건 아닐까. 무심코 했던 '안녕'이란 말에 또 다른 의미들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으니까.무심코 '안녕' 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텐데, 누군가는 상대방이 '안녕' 이라고 말해주길 바랄수도 있구나..그리고 차마 '안녕' 이란 말 속에 담지 못할,바람이 담긴 인사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아주 짧은 이야기였고, 말랑말랑한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킴 딜이랑 로버트 폴러드의 특별출연(?)덕분에 유쾌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상투적인 인사도 때론  필요할 수 있겠구나. 나는 그냥 무심코 '안녕' 이라고 인사했을 뿐이지만, 상대방은 그 '인사'에 많은 의미를 담을수도 있겠구나.마치..아주 특별한 관심을 받은 것 같은 그런 기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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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은 ‘그냥‘ 일어난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저 내 차례가 된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그 앞에서 매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을까? 마치 살면서 이별이라고는 전혀 겪어본 적 없는 사람들처럼/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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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고 만달레이가 언급되서 깜딱 놀랐다.

영화 속 장면 어느 곳은 무사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깐.여행이 사람을 변화시킬..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조지오웰의 <버마시절>을 읽어 봐야 겠다 생각했다.









손이 선뜻 가지 않았던 소설인데,너무 잘 읽혀서 놀랐다는 2015년 여름날의 기록을 보고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스토리는 거의 기억나지 않았는데, 얼마나 잘 읽혔으면, 놀라기까지..십년 가까이 지났으니깐..기억 나지 않는 건 당연(?)한가..4월에는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고민할 필요없이 조지오웰의 <버마시절>을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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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눈물을 흘리고 났더니, 개운해졌다.명랑한 눈물...

나는 상담사 선생님께 대체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어떻게 버티며 살아가는 거냐고 물었다.선생님은 상실은 이겨내고 견뎌내는 게 아니라 그냥 안고 겪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잃은 상실감은 평생 사라지지 않기에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뿐이라고.그러니 애도하고픈 만큼 나의 방식대로 충분히 애도하라고 했다/205

(...)사랑도 행복도 슬픔도 절망도 결코 멈춰 있는 건 없다. 모든 건 지나가고 흘러간다.그렇게 흘러가는 자연에 속한 나 또한 함께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삶이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때때로 찾아오는 지독한 절망에도 불구하고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들을 쌓다 떠나면 되는 게 아닐까?(...)"/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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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으면서, 언급되는 꽃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살아있는 식물보다 꽃정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너무 늦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후회 될 만큼 꽃정물의 세계는 상상 이상으로 황홀하다. 꽃 자체가 지닌 매력도 있고, 꽃 너머의 다른 무언가가 보이는 것도 있고..윌리엄 니콜슨 같은 화가의 꽃 정물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꽃만큼 그림자가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



꽃이름 보다 그림자로 시선이 먼저 가게 되었다. 그리고 설명을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났다. "윌리엄 니컬슨 정물화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극적인 성격입니다"/73쪽  '시클라멘' 이란 꽃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는데, 꽃다발을 만드는 것도 드문경우라는 사실을 알았다. 모든 극적인 요소를 담기 위해 시클라멘을 선택했고, 꽃병을 골랐다는 사실..품종까지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으나... 극적인 요소(그림자의 매력)이 그냥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사실은 알것 같다. 저와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필요했던 꽃이 시클라멘이었던 거다. 해서 나는 화가의 다른 그림들을 더 찾아 보고 싶어졌다. 찾아본 그림마다 예사(?)롭지 않은 그림자들이 보였다. 유독 그림자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그런 정물화가 보였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막 꽃꽂이를 끝냈다는 표시를 하는 것 같은 가위의 등장도 반갑고, 그림자가 마치 꽃을 꽃병에 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상상했다. 










꽃정물만 담겨 있는 책들이 나오길 몇 해 전 부터 바랐더니, 비로소 눈에 보인다. 글보다 새로운 화가들의 이름을 소개받을 수 있는 것이 최고의 미덕인 책. 다른 그림을 더 찾아봐야 하는 건 독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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