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으면서, 언급되는 꽃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살아있는 식물보다 꽃정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너무 늦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후회 될 만큼 꽃정물의 세계는 상상 이상으로 황홀하다. 꽃 자체가 지닌 매력도 있고, 꽃 너머의 다른 무언가가 보이는 것도 있고..윌리엄 니콜슨 같은 화가의 꽃 정물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꽃만큼 그림자가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

꽃이름 보다 그림자로 시선이 먼저 가게 되었다. 그리고 설명을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났다. "윌리엄 니컬슨 정물화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극적인 성격입니다"/73쪽 '시클라멘' 이란 꽃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는데, 꽃다발을 만드는 것도 드문경우라는 사실을 알았다. 모든 극적인 요소를 담기 위해 시클라멘을 선택했고, 꽃병을 골랐다는 사실..품종까지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으나... 극적인 요소(그림자의 매력)이 그냥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사실은 알것 같다. 저와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필요했던 꽃이 시클라멘이었던 거다. 해서 나는 화가의 다른 그림들을 더 찾아 보고 싶어졌다. 찾아본 그림마다 예사(?)롭지 않은 그림자들이 보였다. 유독 그림자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 그런 정물화가 보였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막 꽃꽂이를 끝냈다는 표시를 하는 것 같은 가위의 등장도 반갑고, 그림자가 마치 꽃을 꽃병에 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상상했다.
꽃정물만 담겨 있는 책들이 나오길 몇 해 전 부터 바랐더니, 비로소 눈에 보인다. 글보다 새로운 화가들의 이름을 소개받을 수 있는 것이 최고의 미덕인 책. 다른 그림을 더 찾아봐야 하는 건 독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