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리는 개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유진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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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를 빌려 뜻하지 않게 도움을 주신 장 우그롱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사실 이 소설의 시발점이 된 '하숙집 여주인' '모욕당한 남자' '도둑맞은 보석'의 설정은 스톡출판사에서 출간한 그의 탁월한 단편집 <<모욕당한 사람들>>에서 착안한 것이다. 비록 이야기와 구성 요소들을 완전히 바꾸긴 했지만 작품을 쓰는 내내 그의 재능으로 이 공상이 비롯된 것에 내게 전과 다른 상상의 길을 열어준 것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었다" / 프랑스아즈 사강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엎드리는 개>의 탄생(?) 비화를 알게 되었다.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 보았으나, 국내 번역은 나와 있지 않았다. 비교해 읽는 재미는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애정이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에요"/151쪽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그보다는 구걸 한다고 해서 받을수 있는 것도 아닐텐데.. 예외라면,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 반려묘라면 가능할까.. 사랑받고 싶다고 복종하는 순간..그들은 사랑을 받는다. 어른이지만 어른의 정신을 갖지 못한(적어도 그렇게 느껴졌다) 게레라는 사내는 애정에 목말라 있다. 소심하고, 겁많고, 사람들에게 놀림받는 것도..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일수도 있다는 생각보다..자신이 애초에 사랑 받을수 없는 존재라..그럴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날 그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뭔가 소설은 계속 아이러니하게..흘러가는 흐름..묘한 긴장감 속에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에도 우리의 주인공만 모른다. 마리아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그 마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그녀만이 사랑한다고 게레 스스로 최면을 걸어 버린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알아서 복종하는 이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건 얼마나 쉬운일인지... 사실 사람 게레는..같은 이름을 가진 멍멍이게레 보다도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었다.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강하고 싶은 열망만 있고,진짜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몰랐던..그에게 진짜 마리아 같은 사람이 곁에 있었다면..그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그러나 우리의 인생이 언제나 따뜻한 사람으로만 가득한 건 아니니까...현실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은 탓인지..읽는 내내 답답했지만... 남자에게 어느날 찾아온 행운..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묘한 긴장감과..애정에 목말라하는 인물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단숨에 읽을수 있었다. 분량이 길지...않아서 이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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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티 젠빌리에의 세느 강변에서 빨래 말리기



카유보트의 '비효과' 그림을 찾아 보다가 

우연히 다른 그림을 보게 되었다. 

기억하는 범위내에서는 처음 보는 그림처럼 느껴졌다... 

펄럭이는 빨래 보다 입을 벌리고 있는 악어가 상상되어..웃음이 났다. 

나란히 서 있는 집은

악어를 바라보는 듯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읽혀졌고...

기꺼이 마음대로 해석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화가는 어떤 마음으로 그렸을까 궁금해진다.

오로지 바람에만 집중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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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다시 춤추러 갈 거예요" 그자비에르가 말했다. 그녀의 얼굴엔 경멸과 악의 비스슷한 뭔가가 담겨 있었다."/53쪽 불어는 모르지만.. 이름이 '그자비에르' 라고 하니깐.. 책을 읽는 데 자꾸만 그,자비에르라고 읽고 싶어져서..혼란스러웠는데.. 함께 읽고 있는 사강의 소설(엎드리는 개)에서도 '그자비에' 가 등장해서 놀랐다. 불어를 모르는 이에게나 낯선 이름이었던 모양이다...

심지어 사강의 소설에서 그자비에..라는 이름을 쓰고 싶었던 이는 남자라는 사실.






"(...)게레에게는 그 이름이 꼭 돈을 뿌리고 다니는 외국인 사기꾼 같았다. 그는 그것보다는 '프랑스아 그자비에'나 '세바스티앵' 같은 낭만적인 이름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이니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핑계로 마리아가 퇴짜를 놓은 것이다.그리하여 현재 그는 로제라는 본명 대신 라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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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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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30호에서 필립 로스..를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전에도 이름은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무튼 당시는 코로나가 진행중이었고, 전염병관련 주제가 담긴 <네메시스>가 궁금해서 읽었던 기억.이후...<에브리맨>을 구입했던 것 같다. 길지 않은 이야기라는 점과,노년과 죽음에 대한 주제라는 것이 호기심을 당겼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첫 페이지부터 잘 넘어가지지가 않아서..오랫동안 방치 아닌 방치..를 하게 되었는데, 최근 보부아르의 <아주 편안한 죽음>을 읽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에브리맨'으로 다시 시선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거짓말' 처럼 잘 읽혀져서 놀랐다.(아니 이젠 놀랍지도 않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162쪽



죽음을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을 뜻하는 '에브리맨' 죽음과 노년을 바라보는 생각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이 공감 되어,이 책을 구입했을 때 보다 나이가 들었다는 현실감에 순간 울컥...했으며 '노년은 전투가 아니라 대학살이란' 말을 부정할 수 없음에 가슴이 철렁했다. 그래도 아직 노년으로 진입하려면 조금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렇게 우겨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그 마음부터 내려 놓을수 있어야..노년이란 시간도, 죽음에 대한 생각도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운 통증이 찾아오고 있다. 너무 호들갑스러운 걸까..싶었는데..그것이 나이듦에 신호였다."다이아몬드란 건 그 아름다움과 품위와 가치를 넘어서서 무엇보다도 불멸이거든.불멸의 한 조각,죽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인간이 그걸 자기 손가락에 끼고 있다니!"/63쪽  생각으로는 인간이 불멸의 존재가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음을 알았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아픈 것이 두려웠고, 죽는 건 두렵지 않는데, 이별은 또 슬프다..는 양가적인 감정들.. 나이가 들어가는 남자의 고백에 100% 공감할 수 야 없었지만(이해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나 그의 사적인 생활을 거둬 내고 오롯이 죽음과 노년에 대한 모습을 관찰해 보는 여정은....좋았다. 죽음보다 노년에 대한 시간들... 전투이며, 대학살이란 말은 왠지 뭉크의 절규를 떠오르게도 했지만,.담담하게 받아들이자는 마음의 의지를 갖고 싶다는 마음도 들게 했다. 나에게 앞으로 찾아오게 될 고통에 대해 늘 초인처럼 대처할 수..는 없겠지만...죽음이 부당하다는 생각도 하지 말 것...우리 모두는 언제가 죽는다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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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미친듯이 소나기가 내리다가 갑자기 해가 난 덕분에 물웅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더니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이 똑똑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비가 내리는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카유보트의 그림을 볼때마다 비가 오고 있는 상황을 묘사했을 거라 생각했는데..그림의 제목은 '비 효과' 다.. 그러니까 어쩌면 비가 내리고 난 후..의 묘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하게 된 거다..미친듯히 내리던 소나기가 덜 원망스러워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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