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나는 정치가를 경멸하는데,그들은 모두 자만심 강한 얌체와 뺀질이들이다.그렇다고 내가 정치가를 만난 적이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물론/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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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시민들은 다시 광장으로 나가야 했으나, 신나는 케이팝 음악이 흘러나와, 축제처럼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 즐거울리 없다.그러나,어차피 해야 한다면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끝까지 싸울 수 있는..힘이 되지 않을까? 아주 짧은 단편 '항아리'를 읽으면서,나도 모르게 '즐겁게 싸우면..결국 이기는 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지난 겨울 부터 광장에서 목소리를 낸 시민들을 보면서 하게 된 생각은 아닐까.온통 자신의 사리사욕만 챙기려는 지라파. 그는 누구의 말도 들을 생각이 없으며,소송을 아주아주 좋아한다. 그저 아둔한 농부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것들에만 관심이 있는데, 심지어 자신의 분야가 아닌 사람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고만 한다.


"이 감옥에 쳐넣을 놈! 누가 잘못한 거냐? 나냐, 너냐?근데 왜 내가 돈을 내야 되냐? 그래 그 안에서 굶어 죽어라! 어디 누가 이기나 한번 보자!"/79쪽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것만 눈에보이는 이가 누군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결국 그의 아집은 즐겁게 싸운(?) 지 디마를 이기지 못했다. 자기 분에..화를 이겨내지 못한 끝... 그래도 현실에서 보다는 이쁘게(?) 포장해 준 것 같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끝의 결말이 궁금하다.누구의 공격도 없이, 스스로 분을 이기지 못해서..결국 항아리가 깨지고 말았다. 애초에 고집 피우지 말며, 타인의 말도 경청할 수 있었다면..얼마나 좋았을까, 이야기도 재미났지만, 지금 우리 현실의 모습을 투영해 보니,조금 웃픈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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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조승리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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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솔깃해 읽으려 했던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도서관에서 빌려 왔으나,어찌어찌하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다. 그런데 또다시 유혹하는 제목을 보고, 같은 저자라는 사실이 신기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읽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건 솔직히,'시각장애인' 이란 단어가 정신 번쩍 나게 했서였음을 고백해야겠다. 더 솔직한 마음은 여행을 한다는 사실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내가 부끄러웠다.이 책을 읽기 전 <코끼리를 만지면> 을 읽은 것도 동기부여가 된것 같다. '본다'는 것에 대한 의미의 확장...


읽어야 겠다는 마음은 분명 있었지만,'에세이' 는 마음이 가는 장부터 읽는 것이 보통인데,처음부터 차례로 읽어 나갔다. 지극히 주관적인 에세이의 단점을 넘어선 이야기였다는 느낌이 들었다.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니까, 당연히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이지만,독자에게 계속 질문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강요된 질문이 아니라서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내가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으로 부터 벗어나기의 과정이었다. 나를 따라온 질문들은 자연스럽게, '생각'이란 걸 하게 만들었다. 질문과 생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고,응당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상황들이라, 어느 순간,장애와 비장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당신들이 말하는 "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써야지.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거야.그게 내가 정한 나의 사명이야" /224쪽


결국, 이 책을 쓰고 싶었던 근본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분명하게 작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 영향으로,나는 '저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지인들에게도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나의 부끄러움에 대해,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편협한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지점에서 확증편향에 빠져 있는가를 알았다.끝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지 하지 않는다면,나의 생각은, 화석처럼 굳어버릴지 모른다. 무엇이 되었든 확증편향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승리 씨는 마음의 눈으로 이 풍경이 다 보이지요"

그녀의 말에 나는 캄캄한 현실로 돌아온다.

"사모님 마음의 눈 따위는 다 헛소리라니까. 아직고 그런 허황된 소리를 믿어요? 향기 없는 꽃 따위 나한테는 아무 소용 없단 걸 언제 이해하시려나"/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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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게 될 영화(?)였나 보다. 개봉 당시,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볼 야무진 계획을 세웠으나, 스포일러를 알고 보게 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기억이 가물해질 때즈음 보면 되겠다 싶었더니, 지금 이었나 보다. 원작과 제목이 다른 이유는 2023년에 기록해 놓은 독후감 덕분에 알았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개봉(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소식을 들었다. 추리 소설이니까 원작을 미리 읽어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겠으나..그래도 원작부터 읽어보고 싶었다. 원작의 제목은 '핼러윈 파티' 다. 기사에는 핼러윈..과 마지막 교령회..를 각색하였다고 했는데, '마지막 교령회'는 찾지 못했다. 영화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맥베스'에 관한 언급이 이 작품의 스포일러였다. 기억이 사라지고 나서 보리라 다짐했건만, 영화를 보는 순간, 퍼즐이 어설프게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챘다. 2023년에 독후감만 봐도 알 수 있다. 애거서 소설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나는 건 이제 익숙하다. 오히려 셰익스피어 작품이 없었다면.. 아니 맥베스>라는 작품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맥베스부인의 화신들이..유령(?)처럼 떠돌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리스비극작품(아가멤논)까지 오마주 된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변주된 맥베스와 나르시스. 어느 순간 누가 범인일지 예측할 수 있었고, 살인의 이유도 분명하게 보였는데... 그럼에도 깨알같은 반전(조금은 식상한 반전..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다..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저와 같은 상황을 좋아하지 않아서일수도) 무튼 정신없이 읽어가다..맥베스부인이 언급되는 순간... 욕망으로 가득한 이와 오로지 자신만을 아는 이가 만나면 어떤일이 벌어지게 될까를 상상했다.결말을 알아버렸으니 극장까지 가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겠다. 시간이 흘러 스토리가 기억에서 가뭇해질 즈음 영화로 만나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적어놓았다는 사실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고작 2023년의 일인데, 아직 기억이 가뭇해지 않아서였을까... 내가 적어 놓은 깨알반전의 비밀까지 알았다. 영화보다는 원작이 흥미로웠다. 범인이 눈에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그랬던 것 같다. 욕망으로 가득찬 인물은 언제나 위험하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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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질문' 들이 따라 왔다.

"아무리 강한 고통이라 해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무뎌지기 마련이고 어느 순간 통증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내겐 장애가 그러했다. 시작의 부재를 잊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을 자각하고 영원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만다. 비단 내가 망각하고 사는 것이 장애만은 아니리라"/47쪽

"세상은 상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다시 사람에게 기대하고 마는 나약한 내 마음을 자책했다.또 약자는 당연히 가족들이 부양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회적 시선이 뼈아팠다.가족이 없는 약자는 그럼 누가 부양해야 하는가?"/88~89쪽

오솔길에 앉아 습득한 감각을 되돌아보았다.내가 만지고 듣고 느꼈던 공간을 머릿속으로 형상화했다.서서히 내 앞에 그림 한 점이 완성되었다.그제야 이들이 왜 전시회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는지 알았다.시력을 잃고서 아쉬운 점 중 하나가 그림이나 사진을 비장애인의 해설으로만 감상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나는 타인의 시각을 빌려 세상을 본다.그들의 해설만이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전부다.한정된 정보는 자칫 고정관념을 심어준다.그러나 이곳에서는 오롯이 내 감각만으로 작품을 감상했다/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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