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보게 될 영화(?)였나 보다. 개봉 당시,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볼 야무진 계획을 세웠으나, 스포일러를 알고 보게 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기억이 가물해질 때즈음 보면 되겠다 싶었더니, 지금 이었나 보다. 원작과 제목이 다른 이유는 2023년에 기록해 놓은 독후감 덕분에 알았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개봉(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소식을 들었다. 추리 소설이니까 원작을 미리 읽어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겠으나..그래도 원작부터 읽어보고 싶었다. 원작의 제목은 '핼러윈 파티' 다. 기사에는 핼러윈..과 마지막 교령회..를 각색하였다고 했는데, '마지막 교령회'는 찾지 못했다. 영화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맥베스'에 관한 언급이 이 작품의 스포일러였다. 기억이 사라지고 나서 보리라 다짐했건만, 영화를 보는 순간, 퍼즐이 어설프게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챘다. 2023년에 독후감만 봐도 알 수 있다. 애거서 소설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나는 건 이제 익숙하다. 오히려 셰익스피어 작품이 없었다면.. 아니 맥베스>라는 작품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맥베스부인의 화신들이..유령(?)처럼 떠돌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리스비극작품(아가멤논)까지 오마주 된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변주된 맥베스와 나르시스. 어느 순간 누가 범인일지 예측할 수 있었고, 살인의 이유도 분명하게 보였는데... 그럼에도 깨알같은 반전(조금은 식상한 반전..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다..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저와 같은 상황을 좋아하지 않아서일수도) 무튼 정신없이 읽어가다..맥베스부인이 언급되는 순간... 욕망으로 가득한 이와 오로지 자신만을 아는 이가 만나면 어떤일이 벌어지게 될까를 상상했다.결말을 알아버렸으니 극장까지 가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겠다. 시간이 흘러 스토리가 기억에서 가뭇해질 즈음 영화로 만나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적어놓았다는 사실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고작 2023년의 일인데, 아직 기억이 가뭇해지 않아서였을까... 내가 적어 놓은 깨알반전의 비밀까지 알았다. 영화보다는 원작이 흥미로웠다. 범인이 눈에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그랬던 것 같다. 욕망으로 가득찬 인물은 언제나 위험하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