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를 읽을 즈음 부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했던 것 같다. <집구석들>을 읽으면서도 내내 하고 있다. 특히 조스랑부인이 딸에게 하는 말을 듣는 순간..기겁했다.

"내 잘 못이 아녜요.그 사람이 어찌나 나쁜 사람 같던지.....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되냐고? 아니, 그것도 몰라서 묻는 거냐! 그렇게 질겁하는 건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내가 골백번 말하지 않든.(..)남자가 거칠게 나올 땐 널 사랑한단 뜻이야(...)"/5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드의 소설이 궁금해졌다...^^

"내겐"그가 말을 이었다. "멋지게 제본된 조르주 상드의 소설이 한권 있는데 쟤 엄마는 걱정을 했지만 결혼을 몇달 앞두고는 <<앙두레>>를 읽어도 좋다고 허락하기로 난 마음먹었죠.그 작품은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상상이 풍부해서 마음을 고상하게 만들어주지요. 난 말이오, 자유 교육에 찬성입니다. 문학은 분명히 가르칠 만한 이유가 있어요.그 책을 읽혔더니 쟤한테 놀라운 효과가 있었죠. 글쎄 밤에 자면서 울더라니까요.작품의 정수를 이해하는 데는 순수한 상상력만한 게 없다는 증거지 뭐겠소/10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으로 알라딘에서 커피를 주문했더랬다. 커피이름(?)도 솔깃했다. 캐릭터 무민도 말해 무엇할까 싶다. 무엇보다. ~여름이란 제목이 들어간 책을 읽을 생각이었기 때문에,더운 여름과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거다. 그러나 여름이 끝나가도록 여름..이란 책은 여전히 예약 상태로 있었고..그러는 사이 아꺼 마시던 무민커피는...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커피가 다 사라지게 되고 나서 다시 내 앞에 나타난 두 여름^^



여전히 덥지만, 그래도 여름 안에 있는 동안 여름과 마주할 수 있어 반가웠다. 두 책을 나란히 읽게 된 덕분에, 나는 여름이란 세상을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선 하나가 더 만들어졌다. 여름 하면 떠올리게 되는 밝음과, 뜨거움 말고, 숨어 있는 지리멸렬함.같은


기하와 재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잠깐씩 그림책을 펼쳤다. 기하의 마음과 닿아 있을 지 모를 그림이 있을 것 같아서.그리고 <여름이라는 그림> 에 소개된 그림 같은데, 기하의 마음을 닮은 그림을 찾았다. 어디까지나, 함께 읽게 된 덕분에, 그렇게 보이게 된 영향이 분명하지만..두고 온 여름에는 분명 그러한 마음이 있을 게 분명하다.



(...)사진의 배경이 되는 숲을 골똘히 살펴보았다. 그것이 재하가 찍은 사진이라는 걸 깨달았다. 뻣뻣하게 걸어가는 나와 그런 내게 다가와 슬며시 팔을 두드려는 재하 어머니의 뒷모습. 그 사진을 오래, 아주 오래 들여다보다 나는 서랍 깊숙이 그것을 숨겨두었다"/43쪽 기하의 마음을 한 장 끝내고 찾아본 그림..을 넘기다 조지 클라우센의 <여름밤>에서 멈추게 된 건, 여름밤의 고요함이 조금은 쓸쓸하면서도, 뭔가 마음을 정리하는 듯한 기분이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이 그림을 소개한 글쓴이가 그림을 바라본 마음과 나의 마음이 비슷하게 느껴진 것 같아 반가웠다. 조금은 작위적으로 '여름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기하의 마음을 더 알 것 같은 마음.... 



(...) 사진 속에서 새아버지는 저와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습니다.부드럽게 미소 지은 채 손을 맞잡은 세 사람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버티지 못하고 놓아버린 것들,가중한 책임을 이기지 못해 도망쳐버린 것들은 다 지워지고 그 자리에 꿈결같이 묘연한 한여름의 오후만이 남습니다(...)"/88쪽


어쩌면 행복한 한 때를 그린 것일지도 모를 앙리 마르탱의 그림(결혼식장을 위한 스케치:여름, 시골 풍경) 이 재하의 마음과 만나면 쓸쓸하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 때는 행복했으나, 이제는 행복하지 않은, 아니 어쩌면 그 여름 행복했다고 믿고 싶었던, 지독한 오독이란 걸 알면서도, 재하가 저 그림을 바라 보았을 때 마음이 왠지... 그림 속 저들은 정말 행복한가..하고 물어 올 것 같은 기분. 두고 온 여름의 기억...에 대한 생각이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왔다.










소설이란 느낌보다 누군가의 일기를 엿본 기분이 들었다. 해서 기하와 재하의 마음을 상상하며 내 마음대로 그림을 찾아 보고 나서야 <여름이라는 그림>이 고른 주제에 '여름의 기억' 과 '여름의 절정' 을 소제목으로 두었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모두에게 여름이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리 없지만... 신기한 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쓸쓸하고, 잊고 싶었던 기억 마져도 '두고 온 '시간 정도로 기억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냥 쓸쓸한가 싶어졌다.비단 여름만이 아니라, 계절이, 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사색의 힘이 아닐까 싶다. 두 책을 나란히 읽게 된 덕분에, 기하와 재하가 두고 온 여름이 마냥 쓸쓸하게만 읽혀지지 않았다. 그 시간들이 그들에게 분명 버티게 될 자양분이 될 거라 믿고 싶었기 때문이지는 모르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미는 칠년이 넘도록 땅속에 살다 밖으로 나온다는 거 알아요?(...) 땅 위로 나와서는 겨우 한달 남짓 산대요.가끔은 궁금해요. 한달간의 생이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를 가장 먼저 기억하고 누구를 가장 마지막으로 떠올릴지"/124~125쪽



구 년 만에 마침내/어둠을 뚫고 나오는 주동이/상처투성이 나무껍질을 조금씩 기어올라/열망의 아우성을 풀어놓는다/

(중략)

자,시작이야 시간은 짧고 죽음은 가까워, 그래도 우선/우선, 우선, 우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온종일/한 달 후엔 이름도 없이 사라질/ 이 성가신 사랑의 소음 이 환장할 잡음/ 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노래./'매미' 부분











언제 부터인가, 매미가 울기 시작하는 때를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수록 매미 소리가 달라지게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올 여름 지독한 더위는 매미들의 사랑마저 허락하지 못했다. 한낮에 쏟아내던 소리는,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열정적이게 들렸다.며칠 전에는 정말 마지막 힘을 다해 쏟아 내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고작 한 달 살려고..왜 나왔을까를 궁금해 하지 않기로 했다. 매미의 소리는 이제 내게 아우성이다. 시간은 짧으니..허투루 보내지 말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시절을 공유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면 그들과 어떻게 끝맺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지내왔을지 얼마나 변하고 또 얼마나 그대로일지 궁금해졌다.헤어진 이들은 대부분 대개 두 부류로 나뉘었다. 다신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한번쯤은 더 만나도 좋을 사람(...)"/98쪽


<두고 온 여름>과 <여름이라는  그림>을 함께 읽다 보니, 글을 읽다가, 그림 한페이지 씩 찾아 보게 된다. 여름 속 주제가 늘 말랑말랑 하기만 할 것란 착각....





차일드 하삼의  그림 (애플도어의 남쪽 절벽) 을 보다가, 4월의 유혹 표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으나..착각이었다. 그리고 나는 헤어진 부류..를 정말 두 부류로(만) 나뉘게 되는 걸까 생각하다가... 한 번 쯤 더 만나도 좋을 사람..인데 우리는 왜 다시 만나게 되지 못하는 걸까..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