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칠년이 넘도록 땅속에 살다 밖으로 나온다는 거 알아요?(...) 땅 위로 나와서는 겨우 한달 남짓 산대요.가끔은 궁금해요. 한달간의 생이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를 가장 먼저 기억하고 누구를 가장 마지막으로 떠올릴지"/124~125쪽
구 년 만에 마침내/어둠을 뚫고 나오는 주동이/상처투성이 나무껍질을 조금씩 기어올라/열망의 아우성을 풀어놓는다/
(중략)
자,시작이야 시간은 짧고 죽음은 가까워, 그래도 우선/우선, 우선, 우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온종일/한 달 후엔 이름도 없이 사라질/ 이 성가신 사랑의 소음 이 환장할 잡음/ 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노래./'매미' 부분
언제 부터인가, 매미가 울기 시작하는 때를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수록 매미 소리가 달라지게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올 여름 지독한 더위는 매미들의 사랑마저 허락하지 못했다. 한낮에 쏟아내던 소리는,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열정적이게 들렸다.며칠 전에는 정말 마지막 힘을 다해 쏟아 내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고작 한 달 살려고..왜 나왔을까를 궁금해 하지 않기로 했다. 매미의 소리는 이제 내게 아우성이다. 시간은 짧으니..허투루 보내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