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 하기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것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다.두려움에도 무감각하다니!(..)그럴 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끔찍한 생각에 사로잡혔다.아무것도 그들을 동요하게 만들 수 없다면 어쩌지? 그것은 인간을 단번에 손아귀에 움켜쥐고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찾아오기 마련인 의심이었다/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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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애플파이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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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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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평택을 다녀왔다. 물론 이번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았기때문에 긴 시간을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평택에 대해 오랫동안 어떤 고정관념이 있었는데..예를들면, 평택은 왠지 내륙쪽 동네일거라는 착각 같은... 평택에서 맛난 꽃게탕을 먹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무튼 그러다 평택에 대한 새로움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물론 카페 맛집 발견이 가장 큰 계기였다. 그렇게 시장에서 분식을 챙겨 먹고 커피를 마시거나, 둘레길을 걷고, 아주 유명한 해장국집에서 국밥을 먹으러도 간다. 그러고 보니,아즉 책방을 찾아 나선 적은 없다. 그러니까 아직도 평택에서 내가 만나야 할 것들이 많다는 뜻일게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표지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았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는 일본추리소설인 줄 알았다. 이야기 속에서 유독 평택 지명이 언급되어서 뭘까 생각했는데...'로컬은 재미있다'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왔다. 쌈리라는 지명은 몰랐지만, 통복천길은 알고 있다. 물론 아직 걸어 보지는 못했다. 수북강녕이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실제 책방이름이었다. 물론 평택이 아니라 서울인듯 하다. 장마가 오기전 한 번 다녀와 볼 생각이다. 


이제 <쌈리의 뼈> 이야기로 돌아와서,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아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작가님들의 상상력이 더해지면 추리소설이 될 수도,사회소설이 될 수 도 있는.그러니까. 이야기의 재료 자체는 매력적있다는 기분이 들었다.다만 지나치게 얽혀 들어간 기분이 들어 살짝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혹스러웠지만, 그 과정을 세세히 설명하는 과정은 ..너무 친절하게 풀어내준 기분이라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소설가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작가들에게는 버거운 고충이 따라올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인데, 정말 소설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였을까?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아니면 누군가 아는 이의 이야기를 가져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스스로의 의심. 작가의 소명으로 사건을 추적하다 마주하게 되는 현실 앞에서 작가는 무너지게 될 것인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까...치매라는 장벽이 세워지지 않은 채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러나 '소설'이니까. 로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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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오쇠 풍요의 바다 4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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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풍요의 바다' 시리즈 1권 <봄눈>을 읽을 때만 해도, 혼다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일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기요아키가 죽고 나서, 이후 혼다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궁금해졌다. 2권 <달리는 말>에서는 또 느닷없이 기요아키가 환생한 듯한 인물이 등장하더니,기요아키가 죽듯..이사오가 죽었다. 이런 흐름인걸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3권에서는 누군가 또 죽겠구나 생각했더니, 4 권 <천인오쇠>에서는 혼다가 이미 아내와 사별했음을 알리는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 가고 있었다. 환생과, 윤회와 죽음에 관한 이야기인가 생각했다.  솔직히 환생과 윤회는 힘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윤회에 대한 생각은 시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정신없이 읽다가 불쑥 궁금해졌다. 혼다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리고 거짓말 처럼 페이지 몇 장을 넘기고 나서 이유 하나가 답처럼 내 눈앞에 들어왔다.


"그 생애 내내 자의식은 그야말로 혼다의 악이었다.그 자의식은 결코 사랑할 줄 모르고 자기 손을 쓰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죽이며 멋들어진 조의문을 씀으로써 타인의 죽음을 즐기고 세계를 멸망으로 이끌고 가면서 자신만은 살아남으려고 했다.(...)"/105쪽



우리는 모두 어느 만큼 악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나? 기요아키의 죽음이 혼다에게는 분명 어떤 식으로든 트라우마로 남겨진게 아니었을까? 그가 환생을 믿고, 이사오에게 집착한 이유도... 그런데 어느 순간 그는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 안에 잠재해 있던 마음이 질투였음을 고백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어서, 이제 죽음을 가까이 두고 났을 때 알게 되었다는 거다. 늙어서도 여전히 추한 노인사람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많지만, 혼다는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물론 끝내...풀지 못했을지도 모를일이다. 무튼..1 권 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를 마주한 모습을 지켜봤다. 흥미로울 때도 있었고,버거울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혼다의 목소리를 따라 걸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와서는 살짝 허무해지기도 했다. 인생이 뭐길래...사는게 뭐길래..'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붙잡고 살아가는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균형 잡히지 않은 물음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뜬금없이 늙음이란 문제로 넘어와 버렸다. 내 나이가 늙음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단계로 넘어와 있어서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그래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그래서 더 잘 늙어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늙음은 바로 정신과 육체 양쪽의 병이었는데 늙음 자체가 불치병인 것은 인간 존재 자체가 불치병인 것과 같고,게다가 그것은 어떤 존재론적 철학적 병이 아니라 우리 육체가 병이며 잠재적 죽음이었다/317쪽

사람들은 왜 늙고 쇠하고 나서야 이것을 깨달을까/317쪽

늙음이 쇠함의 방향이 아니라 정화의 방향으로 한길로 달려가고(...)/350쪽

기복과 성쇠의 반복을 자기 통찰의 근거로 하자 이른바 평면에서 나아가는 여정인 듯했던 삶과 달리 이 세상을 한번 종말 쪽에서 바라보니 모든 것은 확정되고 실 하나로 당겨지고 끝을 향해 발맞추어 나아갔다. 사물과 인간의 경계도 사라졌다/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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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한낮에 쏟아지는 여름 햇빛 속에 고요히 있다.... ."/356쪽












소설의 앤딩만 보면..풍요바다 시리즈의 폭풍같은 이야기를 상상하기가 힘들 정도다. 결론은 그러니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가 찍어 놓고도 좋아하는 풍경 하나를 꺼내 놓고는... 햇빛 속에 내려 앉은 고요함 속에서 내가 느끼고자 했던 건 평온...이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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