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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랜드
세르히오 블랑코 지음, 김선욱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4년 6월
평점 :
연극 '라이오스'를 관람하고 왔다.꽤 여러 번 오이디푸스왕을 읽었지만, 단 한 번도 죽임을 당한(?) 라이오스 시선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시선으로 연극을 볼 기회가 온 것이 반가웠다. 그러나 연극은 많이 아쉬웠다. 결론적으로 라이오스에 대한 이야기거리가 많지 않았던 걸까 생각했다. 그래도 수확(?) 이라면 라이오스에게 내려진 저주의 이유를 알았으며 <테베랜드>라는 제목의 희곡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거다.
"사실상 오이디푸스가 그게 아버지인 줄 몰랐던 거요.그러니까 라이오스를 죽였을 때 그는 다른 사람을 죽인 거로 생각한 거예요.친아버지를 죽인다는 걸 알지 못한 거죠. 그러니까.. 이게 진짜 존속 살해인지 모르겠어요(...)/41쪽
극작가 s는 아버지를 살해한 남자에 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실제 아버지를 살해한 남자를 인터뷰한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를 무대에 올릴 생각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할 수 없게 된 이후 배우를 오디션에 뽑게 되고, 배우와 연극 연습을 한다. 동시에 작가는 교도소에 있는 남자를 인터뷰한다. 실제 사건이 벌어진 것처럼 보이는 모습. 그런데 내가 여기서 충격을 받은 건..아니 놀라웠던 건 단 한 번도 오이디푸스가 라이오스를 죽인 시점은 아버지인줄 몰랐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사실이다. <테베랜드>는 바로 그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 그럼에도 아버지를 죽였다는 도덕적 윤리가 우리를 힘들게 한다. 다음 질문은 이렇다. 폭력을 일삼은 사람을 우린 아버지라고 부를수 있는 걸까? 카라마조프..형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도선생이 저와 같은 소설을 쓰게 된 이유까지 알아버렸다. 카라마..를 읽을 때 작품 설명을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무튼 스메르자코프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슬프다. 도덕적으로는 이해받을수 없었겠지만.작가는 아버지를 살해한 인물에게 점점 공감한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오이디푸스왕에게..존속살인을 한 것이 아니라고 누군가 말해주었다면, 그의 삶은 달라질수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라이오스는 자신이 저지를 죄로 신탁을 받았으면서도, 자신이 살기 위해 아들을 버렸다. 오이디푸스가 아니었더라도, 그는 누군가에게 그런 죽임을 당해도 마땅한 인물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이디푸스왕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오이디푸스왕'을 읽을 때는 그가 지나치게 오만한 결과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가 미쳐버린 건 아니였을까..생각했다. 이태양이 불편하다는 마르틴의 대사..는 이방인의 뫼르소를 불러왔다. 태양이..어떻게 살해 이유가 되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는데..환각게 빠져 버렸던 건 아니였을까..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현실은 씁쓸다. 그러나 분명,고통으로 인해 만들어진 환각이 슬픈 결과를 낳을수도 있음을 기억해야겠다.적어도 마르틴이란 인물에게는 존속살해라는 죄명 앞에 '정당방위' 였음을 덧붙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라이오스에 대한 또 다른 시선으로 읽혀지게 될까 궁금해서 읽게 되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재미나게 읽었다. 2023년에 이미 우리나라 무대에도 올려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 보고 싶지만 국내 번역은 <테베랜드>가 유일한 듯하다.
ps...오이디푸스는 추방당했으나, 마르틴은 이 땅(테베..)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