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결국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을 거다. 저 집안 아이 하나는 원래 미쳤고 또 하나는 물에 뛰어 들어 자살했고 다른 하나도 남편에게 내쫓겼으니 남아 있는 놈 역시 미쳤다고 하지 않겠는가(...))'/352쪽



두서없이 흘러가는 흐름을 온전하게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만큼만 잡아 볼 생각으로 읽었더니, 거짓말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보였다기 보다, 누가누가 더 미친 사람인지..를 생각했다. 재미난 건 제이슨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때는 콤슨 부인(엄마)의 모습이 보였고, 장남의 시선으로 따라 갈때는 아버지가 보였다. 콤슨가의 장남 퀜틴에게 영향을 끼친 아버지를 보면서 '왜'라는 질문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알코올중독 된 아버지가, 장남인 아들에게 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지혜 담긴 말처럼 들리다가 어느 순간 염세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아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다.몰락하는 가문을 마주한 누구도 온전한 정신을 갖지 못했다. 애초에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도 없었던 하녀 딜지만이 정상으로 살아낸 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 몰락하는 가문을 방치한 것 보다 그렇게 된 상황을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영향을 끼친 부부가 원망스러웠다.지나치게 일차원적인 시선으로 읽은 탓일수도 있겠지만.몰락하는 순간을 담담히 받아 들였다면, 제이슨과 퀜틴은 미쳐 날뛰지 않았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서 직접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콤슨 부인이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낸 순간...몰락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콤슨 부인의 신념이 남편을, 아이들을 파멸로 이끌었다고 생각된다. 역자 후기에서 제목에 대한 에피소드가 '맥베스'에서 왔다는 설명을 듣고 놀라지 않았다.맥베스부인과 콤슨 부인은 같은 인물로 이해해도 좋겠다 싶다. <고함과 분노>읽기를 막 시작했을 때는 댈러웨이 부인을 닮았다고 생각했더랬다. 겉모습과 다른 위선의 모습이 보여서.. 그런데 콤슨 부인은 생각보다 훨씬 더 무서운 사람이었다. 자신의 가족들을 모두 미치게 만들어버렸으니까...


"<내 인생은 그런 것과는 전혀 달랐지> 엄마가 말했다. <그런 사악한 짓을 하다니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대부분 사람들과는 달라>"/39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해 연습 위픽
김지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픽시리즈가 마음에 드는 건, 지금까지 읽어 보고 싶은 제목들을 골랐기 때문일게다. 막상 고르고 나서 후회 할 수도 있을 텐데, 아직은, 후회 할 일은 없었다.오히려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이번 새해는 아주 잘 살아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그 첫날에 좋아하는 친구와 인사를 나구소 싶고 그걸 미리 연습 삼아 해보고 싶었다고(...)"/96쪽


'새해 연습' 이라 읽어 놓고 '새해 계획'을 생각했던 것 같다. 무튼, 사람들이 힘겹게 새해맞이 일출을 보는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1인이었는데(한 때는 나도 일출 보러 토함산까지 올라놓고는 말이다..) 잘 살아 보고 싶은 그 마음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해마다 하고자 하는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어떤가 싶다. 하고자 하는 마음을, 매일 매일 새해 맞이하는 것처럼 연습하면서 살아가면 되는 거지.. 아주 밝은 이야기가 아닌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살아내기 위해 필요한 건 '연습'의 시간들이 쌓이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할머니의사망 소식을 듣고 마주한 일기장. 그녀와 어떤 연결 고리로 이야기를 풀어가게 될까 궁금했다. 


"일기장의 모든 것이 거짓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부는 분명 가짜였다.

"희망 사항을 쓴 걸까? 누가 다녀갔으면 좋겠다고.일어날 일들을 미리 연습해본거지"

"모르겠어 이젠 더 알 길도 없고"/ 87쪽



할머니의 일기를 읽으면서, 상상하고,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거짓'일수도 있다는 사실에도 홍미는 당황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언가를 연습 해 보기 위함이였을 지도 모르겠다고.. 한 번 도 본 적 없는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이 짧은 소설에서 할머니의 일기가 진실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거짓 일기'를 써내려간 독거노인의 삶을 상상하는 순간은 쓸쓸했지만, 할머니의 거짓 일기..는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알려주었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만에 마음이 편했다. 일을 그르쳐도 된다고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해질지는 몰랐다. 혼자 죽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까지 생각했다.매일매일의 삶을 살다가 혼자 죽게 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겨우 그 정도로 삶 전체를 쓸쓸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9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 이 다시 읽고 싶어진 이유는, 줄거리가 세세히 기억나지도 않으면서..포크너의 아버지는 ..왜 라는 질문이 자꾸만 따라와서 인 듯 하다.



아버지는 인간이란 자신이 겪은 날씨의 총합이라고 했다. 가지고 있는 모든 잡다한 것의 총합.불순한 자질들이 완전히 무로 사라질 때까지 장황하게 전개되는 하나의 문제 같은 것.티끌과 욕망의 교착상태(...)/189~190쪽

아버지가 우리에게 가르친 것은 인간이란 쓰레기 더미에서 긁어보은 톱밥으로 속을 채운 인형일 뿐이며(...)/267쪽

인간은 우연히 이 세상에 오게 된 후 매번 숨 쉴 때마다 이미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게끔 되어 있는 주사위를 매번 새롭게 던질 뿐인데도 언젠가는 반드시 닥치리란 걸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는 최후의 목적지를 대면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지(...)/270쪽

아버지는 사람은 모두 자기 미덕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절대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이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잠깐 동안이라 했고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가 바로 존재의 과거형이라고했다. 절망도 과거로 흘러가야 있을 수 있고 시간도 지나간 것이 있어여 시간이 되는 것처럼/271~27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에서 루소의 그림을 만났다. 그동안 보아온 그림과 결이 조금은 다른 그림이라 반가웠는데,그보다더 반가웠던 건..에펠탑을 그린 모습이었다. 화가의 마음은 궁금하지 않을정도로,오로지 관람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 풍경.화려한 에펠탑 보다 노을 풍경에 더 방점을 둔 것 같아서.... 그런데 <초록색 미술관>에서 다시 루소의 그림을 만났고. 에펠탑을 담은 정경과 비슷한 그림을 만났는데. 화가는 나만큼 에펠탑을 삐닥한 시선으로 보지 않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클루드공원의 산책길>은 1908년 경 다이아몬드를 흩뿌려 놓은 듯 눈부시게 빛나는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 예술계를 주름 잡게 된 루소의 당당함과 화가로서의 연륜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루소는 본인이 그토록 아끼는 평생의 예술적 모티브인 자연의 위대함을 거대한 가로수로 표현해 웅장한 멋을 살렸습니다.(...)/50쪽










<화가가 사랑한 파리> 에서는 에펠탑보다 노을 풍경이 더 크게 보인 이유가 화가의 삐딱함은 아니였을까 생각했는데,<초록색미술관> 덕분에, 자연이 가장 위대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루소의 당당함이 느껴진다는 말에도 공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시계는 할아버지 것이었는데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면서 내게 주었다. 퀜틴,인간의 모든 희망과 욕망을 묻어 버리는 무덤을 네게 준다. 나도 가슴이 아프긴 하다만 너도 이것을 쓰면서 인간의 모든 경험이란 결국 부조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다. 그 경험이란 것이 네 할아버지나 증조할아버지에게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듯이 네 개인적인 요구에고 제대로 부합하지 못할 거란다. 이 시계를 주는 것은 시간을 기억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따금씩 잠시 망각하라는 것이다. 시간과 싸워 이겨 보려고 모든 힘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115쪽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벤지의 시선을 읽는 동안은, 내낸 '어둠의 소리'를 상상했다. 장남의 시선으로 '시간'과 마주한 순간 뭔가에 쿵 하고 얻어 맞는 듯한 강렬함...그림 속 시계를 찾아 보게 만들었다. 그림이 있었나 생각하는 순간 달리와 마그리트가 떠올랐다. 마그리트와 시계를 검색하는 순간 보인 그림인데, 낯설다. AI 가 그려 놓은 건 아닐지 이제는 의심하게 된다(좀더 찾아봐야겠다) 무튼.. 시간에 대한 아버지의 말은 잊을수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