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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불꽃을 쫓다 ㅣ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설자은,불꽃을 쫓다> 을 읽기 위해서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읽어야 했다. 처음에는 살짝 지루했고, 중간은 적당한 즐거움이 찾아왔다. 덕분에 설자은 불꽃..까지 읽을수 있었고,시리즈1편 보다 좀더 재미를 느낄수 있어 좋았다. 시리즈1에서 포기했다면, 설자은 불꽃..편을 읽지 못했을 텐데,아쉬울 뻔 했다. 이번에도 적당하게 재미를 느끼며 읽었다. 통일신라를 배경으로 하지만, 어디까지나 '허구'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그럼에도 소설을 읽은 덕분(?)에 신라인들의 삶이 처음으로 궁금해졌다.더 정확하게는 통일신라 시대 이후의 신라인과 백제인의 삶이 궁금해졌다.
역사는 통일신라의 위업에 대해서만 가르쳐주었다.소설적 상상은 통일이 된 이후 신라인으로 불리워질수 밖에 없는 이방인들의 삶을 상상하게 해주었다. 신기한 건, 분명 과거의 시간으로 여행을 떠난 거라 생각했는데,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는 점이다.지금도 이방인에 대한 혐오가 있다.어쩌면 통일신라시대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지 않을까.편가르기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있다 보니, 도대체 이러한 전근대적인 습성은 왜 사라지지 않는 걸까,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다. 역모를 도모하고, 반란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그런데 이런 와중에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인물도 있다. 소설에서 중요한 인물인지, 아닌지..알 수 없지만,시리즈2편까지 읽은 시점에서 설자은 보다 설호은 이란 인물에 나는 계속 신경이 간다. 죽은 동생의 이름을 쓰게 한 설호은의 마음은 집안의 안녕이었을까, 자신의 편안함이었을까... 시리즈2에서 존재감이 없는 듯 있는 그가 궁금해졌다. 다른 인물들은 저마다 분명한 역활이 있고, 그만 뾰족하게 없는 것 같아, 내가 애써 의미를 찾고 싶은 것인지..아니면 그와 같은 인물이 대다수였을지도 모른다는 독자의 오독인지.... 모르겠다.비참한 세상 속에서 비참하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은 없을게다. 왕조차도 어느 면에서 보면 그렇지 않을까... 추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매우 입체적이라는 느낌을 받을수 없었다. 조금은 과한 작명은 살짝 유치하게 느껴졌는데,이건 어디까지나 독자 취향이 그러한 탓일게다. 그러나 적당한 재미로도 만족감이 있었던 건, 통일신라시대를 살아간 이방인들의 삶이 어떠 했을지..를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서 나는 시리즈3이 나온다면 아마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설자은도 궁금하지만, 존재감을 독특하게 보여주는 설호은의 미래가 궁금해서..나름 존재감 있는 역활을 하게 될 줄 알았던 노길보의 마지막은 내가 상상했던 그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