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다녀왔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후마니타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아서,올해 또 다녀올 계획을 잡아 놓았다. 책을 가져 가지 않아도 되는 북카페다. 지치면 카페 주변을 산책해도 좋을 곳. 지금까지 청주는 딱 한 번 다녀왔다. 미술관을 가기 위해. 가까운 곳 같으면서도 멀다고 느껴진 것, 청주를 잘 몰라서,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금산에 있는 시골빵집 덕분에,다시 청주를 찾았고, 다음에는 더 많은 곳을 보고 오고 싶어,청주 관련 책이 나와 있으면 좋겠다 싶어 검색하다 발견한 책을 고맙게 읽었다. 디자인과 구성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다음 청주를 찾을 때 알차게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다. 먹거리 유혹을 느끼게 한 부부농장. 그리고 책방들(초정리 샘터 책방,산촌책방돌베개,) 하룻밤 묵게 된다면 고선재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 보고 싶다. 그런데 산촌책방돌배개의 북스테이도 해보고 싶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청주..를 갔을 때 상당산성을 보고 오지 못했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책에서 다시 상당산성을 마주하고 보니, 올해는 이곳도 꼭 가봐야 하지 않을까.내가 찜해 놓았던 아우트로카페도 가야하니까.


하루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후마니타스를 생각하면, 다른 곳을 둘러볼 여유가 없을게다. 그러니까 내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욕심이 있는지,이렇게 또 확인하게 되는 걸까.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오롯이 청주만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서 충분히 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다음에는 오로지 청주에 집중하는 여행으로 일정을 잡아봐야겠다. 다음엔 '원도심'편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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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이라가 주장하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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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무언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읽기에 방해되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런데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히려 반복적으로 ~주장하다,아니 '주장한다'는  페레이라의 말은,모호하기도 하지만, 절규 같기도 하고,조금은 소심한 저항처럼 읽혀지기도 한다.


"한 친구가 나에게 안토니오 타부키의 <<페레이라가 주장하다>>를 건넸다. 1938년 리스본을 배경으로 죽음과 기억에 천착하는 소설이다"/150쪽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서 언급된 안토니오 타부키의 책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죽음과 기억'에 천착하는 소설이라 믿었던 모양이다. 아니 그보다 작가에게 이 책을 권한 이의 마음이 궁금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예상(?)한 대로 죽음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신문기자 페레이라의 처절한 외침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그의 시크한 시선이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했다. 어느 정도 맞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는 죽은 아내 사진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꺼내놓는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이다. 페레이에게 현실을 즉시하라는 박사의 말에 반스는 절대 공감하지 않는다. 사별의 고통은 잊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페레이라가 아내에게 하는 고백 역시,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절대비밀을 지킬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신부조차 고해성사 받기를 거부하니까 말이다.암울한 시대가 배경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언론은 바른 입 갖는걸 포기했다. 페레이라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문화면을 다루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그를 찾아온(?)아니 그가 찾아낸 수습기자라는 청년은 그를 혼란에 빠지게 하지만, 어쩌면 페레이라가 그를 통해 자신이 저항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말속에 담긴 뜻을 모두 헤아릴 수 있었다고 말할 자신이 없는 독자의 핑계일 수도 있겠고, 언론에 몸담고 있지만, 그는 언론의 모순과 마주한다.상실의 고통은 우리 속에 있는 수많은 자아 중 하나일 뿐..또 다른 자아로 나아야 한다고 말한다. 종교는 우리의 정신은 오로지 하나라고 강변한다. 삶을 사랑한다는 청년은 독재에 맞서 싸운다.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유독 발자크의 <오노린>에 집착 한건..'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라가 너무 어수선하다.자발적 자가검열언론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진실과거짓을 구분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때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 옳고 그름을 언론이 주는 그대로 여과 없이 받아 들이면 안되는게 아닐까....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에는 분명 '죽음'이 있었고, 페레이라가 상실의 고통속에 힘겨워 하는 장면들이 있었을 텐데, 역사의 진실 앞에 마주한 페레이라가 더 크게 보였다. 탄핵의 시간을 온전히 빠져 나오지 못한 후유증 탓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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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을 기다리며 '빛이 다가올 때'를 읽고 있었다. 길지 않은 단편이라 다 읽을 거라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끝내지 못했다. 신기한 건 그래서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까에 대해 내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는 거다.조금은 뻔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하면서도,정말 뉴욕에서 생활하는 듯한 모습이 나를 흥분시켰던 모양이다. 뻔하게 흘러가는 결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얼마전 읽은(?) <코끼리를 만지면>을 다시 소환할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한 덕분이다. 만약 코끼리..를 읽지 않았다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조금은 작위적이었을게 분명하다.



시작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코끼리를 그리는 과정을 들려준 책인데, 작가는 '본다'는 것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확장시켜주었다. ""아이들은 못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시야로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필사가 읽기의 또 다른 방식인것처럼, '만지는 것'이 누군가에는 보는 과정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빛이 다가올 때' 이야기에는 시각장애를 갖게 된 엄마와 사촌언니의 산책이야기가 그려지는데,감히 그 느낌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엄마와 여길 같이 걸었다면 나는 이 아름다움을 묘사하기 위해 애를 썼겠지(..) 눈 위로 떨어져 내리는 햇살은 아주 연한 노란색이라고" 그렇게 묘사를 하고 나면 큰이모는 "이젠 내 차례야" 하고 말하곤 했다고 했다. (..)예민한 다른 감각들을 활용해 큰이모가 느끼는 풍경을 언니에게 묘사해 주었다.바람이 어제보다 부드럽고 가볍구너,눈 때문인지 사방에서 지난여름 우리가 쪼개 먹었던 수박향이 나는구나(...)"/69쪽


사촌언니에게 찾아온 고단함과,뻔한 사랑을..뻔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건,우리가 타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걸 경계하고 싶기 때문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느낀(경험) 만큼이 타인을 이해 하는데 도움은 되지 않을까.노력(?)으로도 닿을 수 없는 것들도 분명 있을 테지만..^^


"타인이 느꼈던 방식 그대로 세상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얼마나 헛된가.우리는 오직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대로만 느낄 뿐이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그렇다."/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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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들여다 보기에 지금 보다 더 집중하면,(나도) 글을 잘 쓰게 될까...^^


그녀는 자리에 앉아 빈 페이지를 펼쳤다. 무언가가 쓰고 싶었지만 무엇을 써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강사는 수업 시간에 그렇게 말하곤 했다. 글을 쓰기 위해선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고,하지만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이지,너무 무서워/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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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색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 만으로도 즐거운 전시였지만, 마크 로스코와 호크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마주할때의 기쁨은 또 다른 기쁨이었다. 영감을 받고, 다시 새로운 나만의 작품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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