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모두를 죽일 수..도 있다!!

사람이 사람의 말을 들을 때는 듣는 기색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왕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어딘지 매우 사람 같지 않은 부분이 왕에게 있었다.(..)저 왕은 나를 죽일 수 있다. 여기 모두를 죽일 수 있다(..)/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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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의 장인들 1 - 간다 고쿠라초 이야기
사카우에 아키히토 지음, 하성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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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함만 넘치고 실력이 없는 놈에게는 장인의 가치가 없다. 재주만 있고 의지가 없는 놈에게는 장인의 자격이 없다"




시리즈 느낌이 묻어나는 제목이라,완결이 될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참을 수..가 없었다. 책을 빌렸고, 오랜만에 여행을 떠났다. 시골에 있는 조그만 빵집.직접 밀을 재배해서 빵을 만든다고 했다. 운명처럼 '장인'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 들었다. 통밀빵은 예약이 끝나서,다른 빵을 구입했는데, 서울에서 맛있다는 우리밀, 100% 에 대해 정말(?) 일까 의구심이 이 곳의 빵은 밀향기 그 자체였다. '장인'이라 불리워질만 하다.고 생각했다.직접 밀을 재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테니까... <에도의 장인들>에 소개된 장인들의 면면이라 하면, 아주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이들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이 필요한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이 만든 물건이,누군가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자세.함께 일하는 이들이 여자라고 무시하는 것 조차 감당하며 이끌어가는 리더의 힘(리더 같지 않은 리더를 오랫동안 겪다 보니, 올바른 리더의 모습만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울컥해진다) 자신이 원하는 걸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면 지난한 기다림의 시간도 참아 내야 한다.장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끝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숙명처럼 견뎌야 한다.



빵집에서 나와 인근 도시로 향한 곳 오래전 부터 가고 싶었던 책카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에도의 장인들>과 비슷한 풍경의 이미지가 보여서 반가웠고, 다음으로는 건축물이 '곳간'이란 점에 놀랐다. 곳간과 내가 만난 책카페 모양이 너무 닮아 있어서..(요즘 유행하는 만화로 만들었더니 더 그렇게 보이는 기분도 든다... 사용처는 서로 다르지만, 만든이의 마음은 왠지 비슷한 마음이었지 않을까 싶다. '가게의 낯' ..얼굴이어야 하는데, 겉만 번지르 해서는 안될일.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또 조금 부끄러워지긴 했다. 고요하게 책을 읽는 것에 약간은 들뜬 마음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에도의 장인들>을 읽으면서 장인이 빚어낸 빵을 먹었고, 장인이 빚어낸 공간에서 책 읽는 호사를 누렸더니, '장인'이란 단어의 무게가 훨씬 더 깊게 와 닿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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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인 줄 알았는데, 소설이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성장소설'을 써보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고 4.3소설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독자는 소설이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순이삼촌>처럼 4.3에 대한 세세한 묘사가 그려져 있지 않았음에도 더 많은 4,3의 공기가 느껴졌다. '역사교육'이 왜 필요한가를 절실히 느끼고 있어서 일수도 있겠다. 국회의원 자격 조건에 역사에 대한 필수이수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암기식 역사교육 말고,제대로 된 역사교육...!!

이 소설에서 저는 4.3을 ‘말로는 다 할 수 없는,즉 언어절의 참사‘라고 썼습니다.인간이 사용해온 언어로는 그 참사를 설명할 수도 묘사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
역대 독재정권들은 그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도록 혹은 잊히도록 하기 위해 서슬 푸른 공포정치를 구사했습니다.흔히 그것을 망각의 정치라고 하죠.그런데 그 망각의 정치의 세뇌효과는 대단하여 어느 정도 민주화된 지금에도 국민의 상당수가 4.3을 모르거나 알아도 잘못 알고 있습니다.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옳다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더 나쁜 것은 4.3의 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정치세력이죠.그리고 모르면 알려고 해야 하는데 알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아예 외면해버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많은 사람들에게 4.3은 ‘불편한 진실‘인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부정하고 왜곡하고 외면하려고 해도 4.3은 엄연히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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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품 내용과 관계 없는(?) 공감을 하게 되었다. " 예건대, 나는 존 스타인백의 단편소설<도주>를 읽다가 작품 내용과 관계없이 거기에서 나 자신의 것을 발견한다"/164쪽


잊혀진 과거를 떠올리는 일은 이성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내 나이 또래들이 일반적으로 겪은 연대기적 사건들이나 습관,관행 제도적인 것들은 증언과 자료들이 더러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생이 가능하겠지만 나 자신에 고유한 사적 경험들을 되살리는 일은 그렇게 호락호락 쉬운 게 아니다.이성보다는 오히려 오관의 감수성에 의하여 그것들이 망각 밖으로 드러나는 수가 더 많은 것 같다.시각을 토완 연상 작용은 흔한 일이지만 냄새.소리.맛 피부 감각도 잊혀진 과거를 일깨우는 단서가 된다/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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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를 재현으로 풀어내는 영화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거워지려는 감상 보다, 뭔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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