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의 장인들 1 - 간다 고쿠라초 이야기
사카우에 아키히토 지음, 하성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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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함만 넘치고 실력이 없는 놈에게는 장인의 가치가 없다. 재주만 있고 의지가 없는 놈에게는 장인의 자격이 없다"




시리즈 느낌이 묻어나는 제목이라,완결이 될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참을 수..가 없었다. 책을 빌렸고, 오랜만에 여행을 떠났다. 시골에 있는 조그만 빵집.직접 밀을 재배해서 빵을 만든다고 했다. 운명처럼 '장인'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 들었다. 통밀빵은 예약이 끝나서,다른 빵을 구입했는데, 서울에서 맛있다는 우리밀, 100% 에 대해 정말(?) 일까 의구심이 이 곳의 빵은 밀향기 그 자체였다. '장인'이라 불리워질만 하다.고 생각했다.직접 밀을 재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테니까... <에도의 장인들>에 소개된 장인들의 면면이라 하면, 아주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이들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이 필요한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이 만든 물건이,누군가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자세.함께 일하는 이들이 여자라고 무시하는 것 조차 감당하며 이끌어가는 리더의 힘(리더 같지 않은 리더를 오랫동안 겪다 보니, 올바른 리더의 모습만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울컥해진다) 자신이 원하는 걸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면 지난한 기다림의 시간도 참아 내야 한다.장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끝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숙명처럼 견뎌야 한다.



빵집에서 나와 인근 도시로 향한 곳 오래전 부터 가고 싶었던 책카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에도의 장인들>과 비슷한 풍경의 이미지가 보여서 반가웠고, 다음으로는 건축물이 '곳간'이란 점에 놀랐다. 곳간과 내가 만난 책카페 모양이 너무 닮아 있어서..(요즘 유행하는 만화로 만들었더니 더 그렇게 보이는 기분도 든다... 사용처는 서로 다르지만, 만든이의 마음은 왠지 비슷한 마음이었지 않을까 싶다. '가게의 낯' ..얼굴이어야 하는데, 겉만 번지르 해서는 안될일.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또 조금 부끄러워지긴 했다. 고요하게 책을 읽는 것에 약간은 들뜬 마음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에도의 장인들>을 읽으면서 장인이 빚어낸 빵을 먹었고, 장인이 빚어낸 공간에서 책 읽는 호사를 누렸더니, '장인'이란 단어의 무게가 훨씬 더 깊게 와 닿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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