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를 읽은 줄 알았는데 독일편은 읽지 않은 듯 하다. 8월 괴테를 읽어 볼 생각으로 검색하다 <어느 사랑의 실험>에 괴테의 단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미 읽은 걸 다시 읽어 보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처음 읽었다.
소개된 괴테의 단편은 '정직한 법관' 이다. 번역 그대로를 생각하는 바람에, 흥미로울 거라 단정했다. 괴테가 살았던 시대, 문학의 특징을 잠시 망각하고는... 다 읽고 나서 '정직한 법관' 이란 의미보다 '지혜로운 법관' 이란 의미로 다가왔다. 문제적 판사와 검사는 뉴스에 보도되는 바, 빙산의 일각일테지만..그들이 휘드르는 권력이 무서워..괴테는 법관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했는데... 살짝 싱거운 느낌. 저와 같은 법관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이기도 하고, 아니면, 법관의 진짜 마음을 마냥 삐딱하게 바라본 탓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짧은 이야기 속에,많은 철학을 담아 낼 수 있다는 건 단편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결국, 그럼에도 스스로 자신을 찾아(?)야 할 이유와, 찾게 되는 상황을 그려냈으니까 말이다.
"오래된 습관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며 일찍부터 추구해온 인생행로를 잠시 벗어날 수는 있지만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14쪽
"외롭고 한가로운 생활,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은 난데없는 욕망을 무럭무럭 키우는 온상인 것이다"/21쪽
"우리 인간의 자아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언제까지고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가 결국 자기가 주인이라는 걸 깨우쳐주죠.(...)"/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