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침침한 하늘, 대낮에도 낮게 깔린 구름, 하루 사이 조금씩 변해서 햇빛과 바람, 비와 구름, 역무와 습기, 건조함과 축축함이 번갈아 나타나다가 마침내 흡혈귀들의 낮과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지금은 사라진 목소리들을 떠올립니다.

 

 

 

 

 멤버간의 불화, 사운드의 고갈, 밴드 내에서의 불균형이 밴드의 해체 요인이라면 런던 스웨이드는 두 번째 정규 앨범 dog man star에서 그 불균형을 가장 아슬아슬하게 감지해냈던 밴드입니다. 사실 이 밴드는 앨범 발표 전 싱글 the drowners로 이미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데뷔 앨범은 영국 차트 1위로 시작했었지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성별이 불분명한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 이미지로 시작한 첫 정규 앨범의 스웨이드, 약물과 술, 파티, 샐러리 데이를 새터데이에 바치는 젊은이들의 밴드, 예쁘장하면서도 바이 섹슈얼한 이미지의 멤버로 구성된 이 밴드, 지금은 해체된 이 밴드가 영국 팝 씬에서 갖는 위치는 무엇일까요? 양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목소리는 이미 pet shop boys가 일구어냈습니다. 일렉트릭 역시 마찬가지이죠. 글램 록은 데이빗 보위였습니다. 노동자 계급의 목소리는 오외이시스라 발음하고 오아시스라 일컫는 갤러거 형제들이 해냈습니다. 영국 차트 1위의 기록을 깬 것도 오아이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스웨이드에게는 비틀즈만큼의 혁신도, 오아시스와 블러로 대표되는 양자 대립의 구도도, 라디오헤드와 같은 모던함도 없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밴드 결성 당시 데이빗 보위 아류라고 불렸고 보위와 스미스를 적당히 섞은 듯한 사운드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첫 번째, 두 번째 정규 앨범에서 기타리스트 버나드 버틀러는 the smiths의 기타리스트 Johnny Marr의 영향을 받았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렇다 하여 그들이 적당히 편한 길을 평화롭게 여행한 것은 아닙니다. 경계에서 그것을 그들만큼이나 잘 활용하는 밴드도 드물었을 겁니다. 밴드의 라인업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저는 브렛 앤더슨(보컬)-버나드 버틀러(기타)의 라인업에 가장 주목했더랬습니다. 퍼즈톤의 기타, 스물한 살이 되었냐고 묻는 보컬(스물한 살은 영국에서 법적 동성애가 가능한 나이입니다), 그루브감과 어쿠스틱, 신디사이저의 틈을 피아노와 드럼이 가끔씩 비집고 나옵니다. 이들의 첫 앨범은 감각적이고 패셔너블했으며 그 자체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한마디로 새로웠지요. 헤밍웨이의 길잃은 세대가 나이 먹어 이미 늙어버린 1993년, 스웨이드는 한마디로 새로웠습니다. 그들은 브릿팝 최초의 스타 밴드이고, 모든 것을 휘감던 얼터너티브에 대한 대항이었으며, 글램 록과 글리터 록, 브릿팝과 얼터너티브를 아울렀지요. 다양한 장르를 조금씩 취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달까요. 이들이 1993년 첫 앨범으로 머큐리 음악상을 받은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앨범 자켓에 대한 논란에 관해 브렛 앤더슨은 '나는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마약 우리가 구설수에 오르고 싶었다면 앨범명을 '난 개하고 성교한다(I fuck dogs)라고 지었을 것이다.'라고 했답니다.-위키백과

 

 

 

 

 

Won't someone give me a gun?
Oh, well it's for my brother
Well he writes the line wrote down my spine
It says "Oh do you believe in love there?"
So slow down, slow down, you're taking me over
And so we drown, Sir we drown, stop taking me over
Won't some one give me some fun?
(and as the skin flies all around us)
We kiss in his room to a popular tune
Oh, real drowners
So slow down, slow down, you're taking me over
And so we drown, Sir we drown
Stop taking me over

-drowners

 

 

 

 

 

 

 

 

 

 

 

 

 

 

 

 

 

 밴드는 늘 변합니다. 변하지 않는 밴드가 있다면 그들이 하는 음악을 전 의심해 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웨이드의 팬들은 간단한 질문으로 그들의 계급을 나눕니다. 별 대단한 것은 아니에요. 그저 스웨이드의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뭔지를 묻는 것인데, 대답은 주로 dog man star와 coming up으로 나뉩니다. 아실 겁니다, 당신도. 'coming up이 제일 좋습니다.'라고 답하는 순간 경멸의 눈빛 87%와 한탄의 눈빛 12%, 대체 넌 뭐냐고 묻는 한숨 1%가 당신에게 쏟아진다는 것을. 저의 경우에는 coming up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쾌하고 밝고, 그러면서도 허무하고 슬픕니다. 남는 것 하나 없는 클러빙 후의 일요일 늦은 밤 같은 느낌입니다. 간결하고 끈적이지도 않습니다. 깔끔한 복고풍까지 집어넣었다면 이해하실까요? 그에 반해 dog man star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몰락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장대하고 거대해서 '어셔 가의 몰락'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라는 생각마저 들어요.

 그들은 데뷔 앨범의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데뷔 앨범 drwoners가 약간 칭얼대는 느낌에 정돈이 덜 된 앨범이었다면 두 번째 앨범은 저음부를 확대하고 고음은 깔끔하게 끊어냈습니다. We are the pigs는 정규 앨범의 두 번째 곡이며(첫번째는 introducing the band) 여섯 번째 싱글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초기 스웨이드의 모든 것입니다. 대립하는 기타와 보컬, 간단하고 알아듣기 쉬운 가사, 영국 밴드들에게는 저는 두번째 앨범 징크스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보다 단단해지고 발전하는 사운드를 그들이 낼 수 있는 것은 기획사 체제가 아닌 밴드 멤버 중심의 사운드 양성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스미스, 커모션스, 보위, 펫 샵 보이스 지향의 런던 근거지로 활동하는 밴드에서 젊은 기타리스트를 구합니다.'라는 광고를 보고 모인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밴드 멤버 구함. 보컬, 기타, 드럼, 베이스. 기획사에서 몇시부터 오디션'이라고 쓰인 광고를 보고 모인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브렛 앤더슨과 버나드 버틀러의 녹음은 이 정규 두번째 앨범이 끝이었으며 실황은 첫 앨범 발매 이후가 마지막이지요. 미디어에 친근하고 센세이셔널한 자세가 스웨이드의 정체성이라면 이는 곧 브렛 앤더슨의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깁슨 ES355를 사용하며 전통적인 영국 팝 씬의 기타 사운드를 구현하며 정통적인 태도, 열린 접근, 이는 곧 두번째 앨범 전반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하고 폭넓은 사운드를 구현했지요. 펑크와 브릿팝, 실험적 사운드는 패셔너블 글리터 록과 스웨이드를 구분하는 하나의 축입니다. 한마디로 이들은 장대하고 아름다운 몰락을 보여주었습니다.

 

 

 

 

I know a girl she walks the asphalt world
She comes to me and I supply her with Ecstasy
Sometimes we ride in a taxi to the ends of the city
Like big stars in the back seat like skeletons ever so pretty

But where does she go?
And what does she do?
And how does she feel when she's next to you?
And who does she love in time-honoured fur?
Is it me or her?

I know a girl she walks the asphalt world
She's got a friend, they share mascara I pretend
Sometimes they fly from the covers to the winter of the river
For these silent stars of the cinema
It's in the blood stream, it's in the liver
I know a girl, she walks the arse felt world

But where does she go?
And what does she do?
And how does she feel when she's next to you?
And who does she love in time-honoured fur?
Is it me or is it her?

With ice in her blood
And a Dove in her head
Well how does she feel when she's in your bed?
When you're there in her arms
And there in her legs
Well I'll be in her head

Cos that's where I go
And that's what I do
And that's how it feels when the sex turns cruel
Yes both of us need her, this is the asphalt world

 

-The asphalt world

 

덧붙이는 이야기-아스팔트 월드는 내 하루하루의 삶 그대로를 표현한 것입니다.-브렛 앤더슨

 

 

 

 

 

 

 

 

 

 

 

 

 

 

 

 

 

 

 

 

 스웨이드의 가사에 개, 말, 돼지 등 동물이 많이 등장한다면, 그보다 많이 등장하는 것은 약물일 겁니다. ecstacy, speed, drug, pills, chemical smile, chemistry between us 등 약물에 관한 직간접적인 은유가 상당하지요. Living dead에서는 돈은 마약 사는 데 다 썼고, 우리는 하늘도 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coming up에서는 스웨이드는 런던을, 마약을, 젊음의 절망을, 제임스 딘의 스피드를, 조지아 오키프와 루돌프 누레예프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들은 리처드 오크스, 닐 코들링(드러머 사이언 길버트 사촌이라는데 키보디스트입니다)과의 공동 작업임이 확실합니다. 버나드 버틀러가 사라진 이후의 음악은, 밝고 경쾌해요. 매끄럽고 쏙 들어가는 사운드입니다. 이펙트를 활용했고 모던한 팝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죽을 만큼 열심히 지치게 일하고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을 계절을 잊은 파티 드레스를 입고 누군가를 만나지만 아무 것도 채울 수 없다는 허무함을 이야기한 이 앨범은 펄프, 소닉 유스와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했을 겁니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데릭 저먼(DJ라는 이니셜로 등장합니다), 랭보, 모리씨, 토마스 만 까지도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순서대로 안개 낀 런던, 런던(모리씨 노래), He's dead(베니스에서의 죽음에의 성적 함의) 등을 떠올리면 그렇다는 겁니다. 어쨌든 세 번째 정규앨범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브렛 앤더슨은 아직 지나친 흡연에도 목소리가 괜찮았고, 닐 코들링은 무심했고, 밴드는 다시 한 번 더 현대적인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그들의 진정한 sophomore jinx는 그 다음이었지요.

 

"it's always important that when people see you, they see something of the music in you. It's always kind of disconcerting when you see an artist and they've made a record that you like, and you look at them and you wonder how they could have made the record. For me, I just try to look good. I've always dressed the same way."-Brett anderson, NY Times interview, 1995.

 

 

 

 

Maybe, maybe it`s the clothes we wear,
The tasteless bracelets and the dye in our hair,
Maybe it`s our kookiness,
Or maybe, maybe it`s our nowhere towns,
Our nothing places and our cellophane sounds,
Maybe it`s our looseness,
But we are trash, you and me,
We`re the litter on the breeze,
We`re the lovers on the streets,
Just trash, me and you,
It`s in everything we do,
It`s in everything we do
Maybe, maybe it`s the things we say,
The words we`ve heard and the music we play,
Maybe it`s our cheapness,
Or maybe, maybe it`s the times we`ve had,
The lazy days and the crazes and the fads,
Maybe it`s our sweetness,
But we`re trash, you and me,
We`re the litter on the breeze,
We`re the lovers on the street,
Just trash, me and you,
It`s in everything we do,
It`s in everything we do
instrumental break
But we`re trash, you and me,
We`re the lovers on the street,
We`re the litter on the breeze
Just trash, me and you,
It`s in everything we do,
It`s in everything we do
ah you and me,
We`re the lovers on the streets,
We`re the litter on the breeze,
ah you and me,
It`s in everything we do,
It`s in everything we do.......
ah you and me...

 

-trash

 

덧붙이기-닐 코들링은 나의 도리언 그레이입니다.-브렛 앤더슨 인터뷰에서.

 

 

 

 

 

 

 

 

 

 

 

 

 

 

 

 

 

 

 

 

 90년대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는 1999년 head music, 2002년의 new morning을 남기고 해체를 맞이합니다. 아, 물론 그전, 1997년의 sci-fi lullabies도 있습니다만 이 앨범은 싱글의 b-side 곡들을 모은 앨범이었지요. 한국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싱글이 이 앨범에 다 수록되었는데 특이할 만한 것은 이 앨범 수록곡인 Saturday night은 닐 테넌트가 함께 하기도 했다는 것. 라디오헤드의 블러 커버라든지 블러의 오아시스 커버, 콜드플레이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커버 등은 지금 들어도 재미있듯이 이런 소소한 재미는 꼭 잡지 부클릿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러나 헤드뮤직에서 밴드 역사상 가장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면, 밴드 역사상 가장 결속력이 떨어지는 앨범이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는 뉴 모닝의 강한 어쿠스틱 사운드, 차분해진 보컬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스웨이드의 마지막은 아쉬운 감이 있었어요. 3년 만의 컴백이 허스키로 이어진 다음에는 팬들에게 남은 길은 90년대의 음반들입니다. 뉴 모닝에서 그들은 차를 살 수도, 모든 걸 가질 수도, 하늘을 뚜벅뚜벅 걸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벽을 바라보고만 있어. 난 이제 가야 하는데. 라고 말합니다. 정말, 이제 가야겠습니다.

 그러나 2013년 3월, 그들의 신규 bloodsports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한 지금, 아마 drowners와 dog mans star를 듣고 beautiful ones를 흥얼거리던 팬들의 마음이 살짝 걱정으로 덮힌 채 설레지 않는다면 그것도 거짓말일 겁니다. 지금의 라인업은 다섯 번째 정규 앨범 키보디스트 알렉스 리가 탈퇴하고 다시 닐 코들링이 돌아온 라인업. 즉, 커밍 업, 헤드뮤직의 그 라인업입니다. Drowners의 그들은 이제 거의 50이 다 되었고 그들을 듣던 팬들도 지금 앞자리 숫자가 달라졌겠습니다만, 1993년부터 2003년까지, 그들의 음악은 분명 제네바, 맨선, 스트레인지 러브(한국에는 데이드림) 등의 밴드에 영향을 주며 살아남았어요. 이제 앞으로의 앨범을 들어볼 일입니다. 그래야 더 명확해지겠지요.

 종종 궁금합니다. 이들을 기억하고 아직도 drowners와 so young, flimstar를 듣는 이는 나 혼자인지. 그때 이 음악을 함께 듣던 이들은 지금 무엇을 듣고 있을지.

 

 

 

 

 

 

 

(이곳에는 아직 예약이 걸려있지 않아 아마존에서 발췌)

 

 아티스트란 아이디어를 통해 재창조하는 사람이다. 모방과 오리지널의 경계를 구분지을 수는 없다. 모두 의혹일 뿐이다. 누구라도 순수하게 오리지널일 수는 없다. 만약 자신이 완전한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완전한 거짓말쟁이거나 허풍쟁이이다. 언제나 관건은 어떻게 자신이 영향받은 것을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가의 문제다.-브렛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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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3-02-1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Suede에 대한 글이니 댓글을 안 달수가 없네요. 스웨이드하면 그저 꽃미남밴드라고 불리기에는 뭔가 아쉬운, 90년대를 대표하는 목소리같은 이미지가 있었어요. 예전에 카페같은 데 가면 단골로 흘러나오던 노래가 이들의 노래이기도 했고..예를 들어 그 유명한 Beautiful Ones의 처음 흘러나오는 그 비프음 같은 것은, 어떤 삐삐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때 버나드 버틀러 내한한다고 했을 때 PC통신에서의 소동들이 생각이 나는군요.

신보를 내다니. 뭔가 좋으면서도 그냥 넣어둬요,하고 말하고 싶은 복잡한 심정이군요.

Jeanne_Hebuterne 2013-02-18 09:19   좋아요 0 | URL
실은 아무도 기억 못하는 게 아닐까 조바심에 글 길이도 대폭 줄이고(관심도 없는데 누가 읽겠어), 더 자세한 정보도 조금 생략하고(안그래도 잊었는데 누가 읽겠어) 올린 글인데 이렇게 맥거핀 님께서 댓글로 흔적을 남겨주시니 무척 반갑습니다. 저는 이들이 새로이 태어난 길잃은 세대의 목소리를 다시 내어준다고 생각했어요. 전쟁도 경제불황도 신분격차도 이전에 비할 바 아니지만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이 허무함이 이들의 목소리를 빌어 다시 나오는 듯한 느낌이오. 약간 촌스러우면서도 귀에 쏙 꽂히는 드럼 비트를 시작이로 이들을 생각하면 앨범 자켓 속의 약간 낡은 속지가 함께 떠올랐습니다. 버나드 버틀러는 일본 갔다 한국 잠시 들리면서 길가다가 홍대 클럽에서 연주를 한 전설같기도 하고 로또 당첨과도 같은 일화가 떠올랐어요. 버틀러와 앤더슨은 티어스로 다시 활동을 하기도 했고 각자 개인 앨범을 더 내기도 했는데, 제각각의 개성이 워낙 달라 이 둘이 dog man star까지 함께 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저역시 그래요. 신보를 내다니. 설레임과 걱정이 교차합니다.

덧-역시 브렛 앤더슨의 목소리는 그의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염색 풀어서 천만다행이에요.

2013-02-18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음악전문지의 기사 같은 페이퍼예요. 이 페이퍼를 읽은 저의 반응이 공감!아닌 발견!이란 게 아쉽지만요. 스웨이드를 잘 몰라도 마치 90년대를 그 음악과, 또 그 음악을 즐긴 사람들과 함께 했던 것만 같은 감흥에 젖었습니다. 이 글과 두 분의 댓글 읽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글- 간추림과 생략 없었어도 좋았을 거라고 넌즈시 귀뜸해 봅니다~.^^)

Jeanne_Hebuterne 2013-02-19 08:52   좋아요 0 | URL
섬님, 그건 당연한 것일 거에요. 지나간 날의 노래를 공감하기는 운명이라 착각하는 첫사랑처럼 그저 운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스웨이드, 블러, 라디오헤드 등의 브릿팝을 듣는 이들 대부분은 먼저 그 음악을 듣다 살짝 소개해준 벗들을 함께 떠올리기도 해요.
90년대는 참 이상한 시기였어요. 세기말의 비엔나 같은 흥분도 없이 조금 차갑고 불안하게,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던 시기였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때에 한탄과 자조로 살짝 감상적이 되었다가 사람을 찌르는 스웨이드를 들었던 제 기억이 떠올라 팬심으로 써내려간 페이퍼인데,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실은 더 많았어요. 데릭 저먼, 프리다 칼로, 오스카 와일드, 펄프와 버브, 루돌프 누레예프 등등 스웨이드는 뒤로 갈수록 가사에 좀 더 많은 것을 실었으니까요. 거기다 미디어에 친화적이어서 자료도 많이도 쏟아냈지요(잡지 사느라 바빴습니다). 언젠가 제 마음대로 좋아했던 음악 이야기를 더 하게 될 것도 같습니다만, 제 취향이 워낙 잡다해서 놀라실 것 같기도 합니다. 화요일이에요. 그러다 보면 saturday night(suede)과 sunday sunday(blur)를 거쳐 monday morning 5:19(rialto)이 되겠지요. 그럼 하루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2013-02-18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0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9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3-02-1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고상한 에뷔테른 님과 스웨이드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저 지금 트레쉬 듣고 있는데, 중독성 있네요. 아마 님이 올린 곡이라서 그렇겠지요.^^*)
들을수록 님과 묘한 조화를 이룰 것 같아요. 신새벽을 그냥 났는데 진작에 이 음악 틀어놓았더라면 기가 소진되는 걸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눈비 흩날려 안 어울릴 것 같지만 또 어울리는 스웨이드네요. 제 청춘에서 멈춘 음악은 데이빗 보위 정도까지만 기억하는 걸요. 즐감하고 가고, 무엇보다 평론가들 다 숨어서 지금 아침 먹을 것 같아요. 님한테 기죽어서요. 흐흐~~

Jeanne_Hebuterne 2013-02-19 09:32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 좀 엉뚱한 말이지만 데이빗이란 이름은 참 괜찮은 듯 싶습니다. 데이빗만 구글링해도 보위, 핀처, 린치가 나란히 뜨는 걸 보면 이름값을 하긴 하는건지, 혹은 미스 코리아는 늘 서울에서 나오는건지(즉 흔하고 좋은 이름이니 위인이 날 확률도 높은 건지), 하는 더더욱 엉뚱한 생각이 들어요. 데이빗 보위의 경우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 시기별로 따로 생각하게 되는 듯 합니다. 얼마전엔 폴 스미스 관련 책을 읽었는데 그곳에도 보위가 등장하더군요. 그의 글래머러스(달리 표현할 길이!)함을 생각하면 당연한지도 몰라요. 뭔가 치렁치렁 주렁주렁이 아닌 절제된 화려함, 줄무늬 토끼같은 엉뚱함이 떠오르는 스타니까요. 데이빗 보위 한 사람에게서 나온 음악의 다양한 가계도를 생각하면, 보위 한 명만 들어도 팝의 1/4은 들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이쯤에서 보위 만세를 외치며 기사 작위 수여를 강력히 주장)

마지막 음악 링크, 대중적이면서도 좀 시원시원하고 흥겹지요? 저 탬버린 볼 때 마다 브렛 앤더슨은 한국 노래방 오면 신나겠군,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막상 링크하면서도 이걸 과연 누가 들을까, 생각했는데 잘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국에서는 저 노래 전후로 브릿팝이 좀 팔리기 시작하면서 스웨이드 음반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드러나지 않았던 밴드가 입소문을 탔다면 한국에서 대중적이 된 본격적인 계기이자 스웨이드 빅뱅의 마지막 음반이 되는 참사를 빚었달까요 흐흑.

마지막 말씀은 더 열심히 들으라는 칭찬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듣고 읽고 보고 쓰겠습니다. 고마워요, 팜므 느와르님!(아침 드셔야죠!)

망고 2013-02-1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스웨이드 포스팅 정말 반갑네요^^ 전 더티얼스 내한공연도 브렛 내한공연도 다 갔었지요 히힛~ 한때 스웨이드 빠xx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시절의 열정이 거의 사라졌네요. 나이먹어서 그런거겠죠^^;;;; 아무튼 반가워요. 오랜만에 스웨이드 글을 읽으니 새록새록 추억도 생각나고 좋네요

Jeanne_Hebuterne 2013-02-19 19:00   좋아요 0 | URL
반갑다니 제가 더 반갑습니다. 아, 버틀러와 앤더슨 듀엣을 그리도 보고 싶었는데, 그곳엘 가셨다니 더할나위 없이 부럽군요. 브렛 앤더슨의 경우 쇼맨쉽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지라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기도 했었거든요.

아마 열정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에너지로 전환된 것일 거에요.

덧-이게 벌써 추억이라는 늙은이스러운 한탄이 절로 나옵니다. 다행인 것은 그들도 함께 나이먹는다는 것. 저는 50이 다 된 그들의 브릿팝이 지금도 궁금해요. 라디오헤드가 아직 건재함을 넘어서서 혁신적인 것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시간과 무관하게 반짝이는 듯 싶기도 합니다.

라로 2013-02-20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웨이드에게 바치는 오마쥬군요!!!
예전 님의 퍼스나콘이 브렛 앤더슨이었죠!! 저 은근 좋아했었는데;;;
건 그렇고 이 글을 읽으니 참 마음이 따뜻해요, 믿음이 남아 있다고 해야 할까요???
누군가는 정말 사랑하는 것을 변치 않고 소중히 지키는구나;;;뭐 그런,
저도 스웨이드 팬이라고 자부(?)했었는데 님의 사랑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Jeanne_Hebuterne 2013-02-20 10:10   좋아요 0 | URL
네! 많은 이들이 coming out이라고 잘못 읽었던 coming up 앨범 당시의 사진, 맞습니다. 부클릿에도 들어갔던 사진이구요. 기억해주셔서 몹시 반가워요, 나비님.

오랫동안 스웨이드는 제가 근 10년간 들어오던 음악의 일부였어요. 물론 제가 스웨이드만 들은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자신이 소중하게 여겨 별 어려움 없이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그것을 내가 왜 좋아했던가를 (신보 소식을 앞두고) 생각하다 팬심으로 써내려간 페이퍼였습니다. 그당시 들었던 그들의 음악이 다양한 갈래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지금도 놀라워요.
수요일입니다, 나비님. 스웨이드가 부르던 새터데이 나잇까지는 세 밤을 더 자야 되어요.

oh, whatever makes me happy on a saturday night.하던 그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