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리학이 발견한 창조주 정신과학총서 2
폴 데이비스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198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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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기는 했다. 하지만 충분히 이해했을까. 88년에 번역된 책이 91년판으로 나오고 2002년에 구입을 하고 2008년이 되어서야 읽는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50여년 전을 언급하면서 1930년을 지칭한다든가, 2000년을 먼 훗날이라고 표현한다든가, 역자가 인용한 참고문헌에서의 -읍니다 체. 경어로 번역되었다면 깔깔거리며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

책을 읽으며, 나의 지식이 얄팍하던 시절 지지한 환원주의가 참 부끄러웠다. 인문학과 다른 여타 과학(물리학이 아닌 다른 분야들)을 공부해 가면서 통합주의적 관점을 점점 가지게 되긴 했는데, 통합주의라는 멋진 것이 있었구나ㅡ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무신교고, 초 자연적인 그 어떠한 것도 믿지 않으며 철저히 과학을 신봉하는 입장으로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책을 읽으며 종교적 지식이 부족해 난관에 부딛힐거라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막힌 때는 과학적 지식 또는 이해의 부족 때문이 다반사였다.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야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 비판과 마찬가지로 어디가서 나대면 안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네.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고사하더라도 모르면 좀 가만있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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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ock1 2023-08-2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내용이 다소 장황하고 현학적인면이 있으나 결론은 첵의 제목과 같이 현대 물리학을 통해서 창조주를 발견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과학을 신봉하는 것은 과학은 우리가 가장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얻는 것이라는 이유에서입이다. 즉 이와같은 사고방식을 통해서 창조주의 존재를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설사 우리가 당연시하는 인과율이 적용되지 않는 환경에 대한 가능성을 양자역학을 통해서 가늠할 수 있지만 그것 역시 확률의 법칙에 따른다는 것은 경이로운 우주의 창조주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ycock1 2023-08-2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나도 1988년도 초판때 책을 구입해서 읽었고, 최근에 다시 읽었습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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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버전이 참으로 많기도 하구나. 여러번 또 리뉴얼을 반복하고 물가도 오르다 보면은 나중엔 만원대에도 팔리겠지. 좋은 책은 미리 쟁여놔야 겠단 생각도 든다. 이 재밌는 소설을 4000원대에 보는건 횡재니까여^ ^

그리고, 이들은 처벌되었을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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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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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제 샀더라. 두께에 압도당하여  읽지 않고 내버려 두엇다가, <과학의 최전선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를 읽고 감명받아 다시 찾아 읽게 되었다. 다 읽는데 몇시간이나 걸릴까! 했는데 단 두 밤만에 읽다니 놀랍네. ^ ^ 뭐, 밤을 새야 하긴 했지만..ㅋㅋㅋㅋ

재미있으면서도 재미없었다. 중심 내용은 과학의...를 읽고 이미 다 파악한지라 결말을 뻔히 아는 영화를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했던 말 또 하기 신공에 지쳐 도대체 퓰리처 상의 수상 기준이 뭐야 하는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끝까지, 그것도 단시간에-나치고는- 읽어 나간건 사실 재미있었기 때문이겟지ㅡ. 했던 말 계속 반복하고, 서술 약술 논술 설의 예시 등등의 미루고 반복하고 예고하는 것만 아니면 나름 깔끔한 글 전개였다. -뭐 솔직히 300p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책값은 왜이리 비싸냐고, 왜 같은 내용이면서 표지만 리뉴얼해서 훨씬 비싸게 파냐며 오히려 책 구입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지 않냐며 불만을 표출하던 요즘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도대체 700p에 육박하는 책이면서 왜 책갈피 하나 없고, 페이지마다 장이 안적혀 있는지,,, 이렇게 번거로운 책은 처음이었다. 내가 전체적인 틀을 봐 가며 읽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라-심지어는 공부할 때도 수시로 목차를 확인해가니까- 더 그랬다. 뭐, 페이지를 표시해 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하라고 말한다면 할 말 없다. 단숨에 읽어나가란 소린지ㅡ 부분과 전체의 한문도배에 충격 먹은 이후로 리뉴얼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한 순간이었다.

이제와 주제적 측면에 입각해 글을 적자면 대륙이 저렇게 생겨먹은 데 대한 아쉬움이랄까, 어쩌면 평등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어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서론은 길고 중심문장은 두줄이네. 하지만 서평을 적는 관점은 각기 다를 수 있잖아. 어떤 분은 공포에 주목하여 적으셨더라고.)

어찌되었든 신대륙을 정복했다고 하자. 왜 그렇게 학살을 자행했을까. 평등은 그렇다 치고 평화조차 인간에겐 사치스러운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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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리처드 프레스턴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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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를 보고 책을 선택한 적은 없었는데, 감명깊게 읽은 몇몇 책의 번역가가 박병철씨였던 것을 기억하고 이 책도 그렇게 선택하게 되었다. 재미있게 읽어도, 작가를 기억하는게 대부분이지만 번역가를 기억하게 된 대에도 평범한 번역이 아닌, 글 중간중간에 역주의 입장으로서 개입하는 글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글들이 상당히 센스있고 재미있었던걸로 기억한다. 번역은 제 2의 창조라고도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이 책을 굳이 번역가로서의 자질이 돋보였다!는 책으로 꼽을 수는 없지만, 책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번역가도 될 수 있다는 점이 나로서도 참 신선했다고.

책좀 추천해주세요! 하고 자주 가는 카페에 글을 올렸더니 순식간에 댓글이 좌르륵 달린다. 댓글들을 읽어보니 죄다 소설이더라고. 전 소설은 안읽어요, 다른 종류의 책좀 추천해주세요 하고 다시 글을 올렸더니 이번엔 에세이류, 여행기 등이 대거 올라오면서 간간이 왜 소설을 안읽냐는 반문이 눈에 띈다. 글쎄다 처음에는 남의 삶에 대한 조망이랄까, 있지도 않은 허구에 집중하는 것이 일종의 시간낭비, 사치라고 생각했었는데- 물론 그러한 종류의 글을 사는 것도 포함해- 어느 대사 하나 때문에, 어느 배경 하나 때문에, 등장인물의 사소한 행동이나 사건 하나 때문에 머릿속에서 사리지지 않는, 당신을 뒤흔드는 소설- 이라는 주제의 짧은 글을 읽고는, 그리고 내가 이전에 썼던 추천을 부탁하는 댓글들 중 수 많은 추천된 책 중 내가 읽은 소설은 단 한 권도 없단 걸 깨닫고는 역시 내가 편식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얻을것 하나 없는-그러니까 과학적 지식 말이다- 그런 남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왜 읽느냐며 자조적인 웃음을 짓던 내가 지금은 그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읽는 남들보다 잘난게 뭐가 있느냔 말이다. 높은 관념적 체계를 가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적인 측면에서 우월한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나는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글쓰기 못난이가 되어 있찌 않은가.. 학창 시절을, 그리고 대학 2년을 너무나도 헛되게 보낸 느낌이 든다. 가슴 속에 담아 둘 소설 하나 가지지 못한 채 말이다. 그래놓고선 선택한다는 소설이 천문학자들의 삶을 다룬 책이란게 또 웃기긴 한데, 전체적인 스토릴 따라가다가도 간간이 국소적인 과학지식적 측면에 주목하기도 했지만-그건이제 내 본능이 된 것 같다- 한 편의 소설을 읽고 주인공의 삶에 푹 빠져들었다 나오니 시간이 참 잘 가더라. 물론 이 책은 나를 뒤흔드는 소설 목록에 올라오지는 못하겠찌만, 심심풀이로 읽는, 다른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열쇠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소설로치자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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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현장 - 세계를 놀라게 한 범죄사건을 통해 본 법과학과 과학수사의 모든 것
리처드 플랫 지음, 안재권 옮김 / 해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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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날, 기대했던 약속도 파토나고 약속없는 친구와 하릴없이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들어선 서점이었다. 오늘같은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기분에 알맞는 이런 책을 읽어야겠다며 속독해나갔다. 내가 만나왔던 남자들은 다들 여자들이랑 손잡고 거리를 걷거나 와인을 마시고 있거나- 혹은 침대에서 뒹굴고 있거나 할텐데, 난 서점에서 책이나 읽고 있다니, 일본 소설 혹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과 같은 로맨틱하거나 아름다운 책보다는 차라리 핏자국을 보고 그 각도를 추정해 삼차원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를 알 수 있다는 식의 선정적인 책이 더 끌렸었나보다. 한창 읽고 있는 중에 옆에서 소설을 읽던 친구가, 이런 책은 대체 누가 사는걸까ㅡ하는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글쎄, 경찰? 혹은 법의학을 선망하는 한 고등학생? 아니면 나같은 기분 꿀꿀한 여대생? 누가 무엇을 목적으로 읽든 간에 범죄 현장에서 치열하게 증거를 확보하고, 시체를 분석하고 용의자를 추적하는 방법에 대해 신나게 읽어내려가며 기분을 풀수도 있는 기능도 하는구나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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