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에 이르는 다리
카린 D. 케다 지음, 박상덕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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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용서에 이르는 다리>는 짧은 글이 모여있는 에세이집이다. 한번에 다 읽기 보다, 잠자기 전 한 꼭지씩 읽길 권한다. 복잡한 마음을 편하게 풀어줄 것이다.

일단, 저자가 말하는 '용서'에 대해 살펴보자.

'용서는 세상의 악이나 공격을 묵인하는 것도, 망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더 큰 평화와 받아들임이 있는 삶으로 인도하는 다리입니다. 두려우과 불신의 깊은 골짜기 위로 높다랗게 걸려 있는 용서의 다리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p.19)

편안하다. 충격적이고 강렬한 책과는 뭔가 다른 느낌. 저자는 용서를 찿아가는 과정은 종교를 통해 설명한다. 넓게 바라보면 종교적 성찰로 나아가는 과정이 곧 용서에 이르는 다리인 것이다.

해당 종교를 믿지 않는 독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바라볼까?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교인 내가 보기엔 크게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특정 종교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인류 보편적인 삶의 성찰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용서에 이르는 다리>를 읽으며, 새삼 틱 낫한 스님의 <화>가 생각났다. 전체적인 느낌이 유사하다. 놀랍지 않은가? 불교를 바탕으로 '화'를 이야기하는 것과, 기독교를 바탕으로 '용서'를 이야기하는 것이 결국은 아주 유사하다는 사실이.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을 종교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건 무의미하다.

뭐든 빨리빨리 돌아가는 현실, 정신없는 일상. <용서에 이르는 다리>는 당신에게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지금 용서하고자 하는 사람들, 지금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어라. 뭔가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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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된 CEO - 알고 있는 모든 상식과 편견을 뒤집어라
조한필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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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창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누릴때, 베스트셀러였던 책을 읽었고 배신감을 느꼈다. 왜 저런 책이 인기를 얻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낱 동화책보다도 빈약한 뻔한 내용, 그냥 동화책이 더 나았다. 또 아쉬웠던 것은,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외국이야기라는 것이다. 왜 우리가 실정에도 맞지 않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이는 내가 품어온 오랜 의문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한국형 자기계발서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색다른 도전으로 무장한 이들의 활약은 분명 관심을 기울일만 하다. <개가 된 CEO>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창 잘 나가던 CEO가 갑자기 개가 되버린다'는 설정, 그 속에 담긴 깊은 교훈, 스토리라인이 뭐낙 흥미로워 스토리만으로도 흥미롭다. 한국형 자기계발서의 진면목을 보았다고나 할까.

대명컴퓨터의 사장인 고대명. 그는 IT업계를 주물럭거릴 전도유망한 CEO였다. 그의 눈엔 아침 일찍 PC방 근처를 어슬렁 거리는 학생들도(p.9), 계약해지를 항의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p.19), 한낱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안하무인인 고대명에게 저주가 내린것일까?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신이 잃은 그는 갑자기 개로 변한다.(p.22) 명품 넥타이를 맨 똥개.

'옥탑방 고양의'의 여주인공을 꿈꾸는 안하리. 그녀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오지만 두달만에 거지가 된다. 떡볶이조차 사먹을 수 없는 현실에 필사적으로 직장을 구해보지만 힘겹기만 하다. 겨우 대명컴퓨터 고객센터에 자리잡은 그녀는, 상사와의 갈등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넥타이를 멘 개한마리를 보게 된다. CEO출신 똥개와 만사 부정적인 안하리와의 운명적 만남.

고대명 똥개는 떠돌이개를 만나 자기가 왜 개로 변해는지 알게된다. "자네가 개가 된 것은 바로 저주를 받았기 때문일세. 최근 일주일 사이에 자네가 개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적어도 셋 이상은 되었다는 뜻일세."(p.84) 그러고는 저주를 풀려면 '저주의 대상자를 찿아가 진심으로 속죄를 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떠돌이개는 차라리 개가 속편하다며 신세한탄을 하고, 가족조차 외면한 그의 현실은 왜 그가 인간이 되기를 포기했는지 알았다.

CEO출신 똥개는 돈버는 비법을 묻는 안하리에게 '복리의 마법'을 알려주고, 안하리에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은연중 독자들에게 교훈을 전달한다. 한편, CEO가 사라진 틈을 이용, 제갈 전무는 회사를 장악할 음모를 세우는데, 과연 고대명 똥개는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까?

<개가 된 CEO>는 흥미로운 설정만으로도 멋진 책이다. 더욱이 저자는 이야기 곳곳에 하고자하는 말을 은연중 녹여놓는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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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허진호 시나리오, 김해영 지음 / 노블마인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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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걱정도 했고, 설레기도 했다. 일반 소설과는 다른 '뭔가'가 있으리라는 생각에. 영상을 염두에 둔 글이라 그런지 빠르게 읽혔다. 장면마다 영화화 될 장면을 떠올렸고, 황정민과 임수정이 어떻게 연기해 낼지 상상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초반부 당혹스러웠다. 간경변이란 병마에 지친 인물의 파괴적 자의식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아무런 사건도 없다.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을 끊고 사라지기 위해, 모든 대상을 냉소하는 주인공(한영수)의 모습뿐이다. 그는 연인이었던 수연, 자기 가게를 차지한 친구 동준을 떠난다. 그들은 힘들어하는 영수를 이해하지 못한다.

영수의 심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찿은 어머니 앞에서 되내는 그의 독백. '어머니, 나 잃어버렸어. 열심히 노력하면 찿을 수 있을까? 어린 시절 보물찿기하던 것처럼 그런 열정적인 마음으로, 친구들 다 떠난 자리에 홀로 남아 밤새도록 보물 한번 찿아볼까?  그런데 어머니, 내 보물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어.'(p.31) 그렇다. 쌓아올린 자기 가게와 여자친구...그 모든걸 그는 잃어버렸다. 갈피를 잡지못하는 파괴된 자아.

분위기가 전환된다. 지금까지 상실감에 휩싸인 사내의 자의식이 그려졌다면, 이젠 희망의 싹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희망의 집'이란 요양원으로 가는데, 그곳은 요양원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무기력함과는 전혀 다른, 이름 그대로 희망이 넘치는 곳이다. 하이파이브 하자는 원장과 순수한 사람들, 그리고 만나게 된 운명적 여인.

아이다운 순수함과 병약한 이미지를 풍기지만 한편으로는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듯'(p.40)한 여인. 계속 마주치는 여인(은희)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 영수. 이들의 묘한 관계는 은희를 업고 숲을 산책하는 부분에서 극적으로 발전된다. 은희는 영수에게 업어달라하고, 이들은 잃어버린 무언가를 찿아 어둠 속을 걸어가는 오누이처럼 숲속을 거닌다.(p.76) 이들은 점점 서로에게 의지하고, 모든 것을 맡긴다. (수연과 계속해서 은희를 대조하는 영수, 그런점 때문에 그녀에게 반한 것일까?) 희망의 집에서 싹틔운 사랑. 하지만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사라지질 않는다.

<행복>은 독특한 구성을 취한다. '2장, 희망의 집에서 그녀와 나는...'은 영수의 시점에서, '3장, 세 잎 클로버를 꿈꾸는 너는...'은 은희의 시점에서, '4장, 네 잎 클로버, 나의 당신은...'은 수연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리고 마지막 5장은 다시 영수의 시점으로 마무리 짓는다. 다양한 시점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구성은 긍정적이다. 이를 영화상으로 어떻게 구현할 지 궁금하다.

사라지지 않는 불안감은 갑작스런 수연의 방문으로 서서히 증폭된다. 요양원으로 찿아온 수연과 동준은 통해 영수는 '두고 온 것들'에 대한, 바깥 세상에 대한, 미련을 갖는다. 이곳에 존재하는 은희와 저곳에 존재하는 수연사이에서 갈등하는 것. 결국 영수는 선택한다. 그에게 '희망의 집'은 어차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곳일 뿐이었다. 불쌍한 은희...그에게 희망의 집은 어떤 의미인가? 은희는 어떤 존재인가? 과연 그는 돌아간 일상에서, 수연에게서 진정한 행복을 찿았을까?

전반적인 스토리가 진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상으로 묘사될 장면 하나하나의 영상미,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큰 기대된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부담없이 영수와 은희,수연의 관계속을 파고 들 수 있었다. 이 점 하나만으로 <행복>은 가치를 가진다. 영화를 보기전에 한번 읽고 비교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아니면 영화를 보고 읽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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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1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진호 시나리오에 김해영 소설..
영화로 나올 거라니 기대되네요. 임수정이 과연 황정민과 잘 어울릴지도..

쥬베이 2007-09-18 22:12   좋아요 0 | URL
정말 임수정, 황정민이 잘 어울릴지 궁금합니다^^
스토리가 좀 진부하긴 한데...연기여하에 따라 괜찮을거 같기도해요~
 
여풍당당 그녀들의 성공백서 - 어린 너희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아키야마 유카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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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를 가끔 읽는다.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유리천장 속에서 당당하게 미래를 꿈꾸는 모습, 그것이 좋다. 그런 것이 아름다움이다. 물론 이런 시각자체가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전제로 한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심각한 생각은 옆으로 치워두겠다. 그것이 이 책을 읽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여풍당당 그녀들의 성공백서' 제목이 당차다. 아키야마 유카리의 일본버전과 김영숙,윤경혜님등의 한국버전이 별책으로 예쁜 박스에 담겨 있는것도 독특했다.

아키야마 유카리는 현모양처를 꿈꾸던 평범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그녀를 떠났고, 건강마저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한가지 다짐을 한다. '20대에 연봉 1억을 받는 여자가 되자'고...그리고 결국 26세가 되던 해 겨울, 두번째로 전직한 회사에서 1억원 이상의 연봉 계약을 맺게 된다.(p.13) 최악의 상황을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은 그녀. 도대체 그녀의 성공비결은 뭘까? 이제부터 그녀의 멋진 성공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먼저 그녀는 '돈 잘 버는 여성이 되겠다!'고 선언할 것을 주장(p.23)한다. 여성들이 독립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경제적문제 때문임을 고려한다면, 공감이 간다.(돈과 경제적 문제는 p.52이하 참조하시길) 그녀는 비지니스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판단, 여러곳의 문을 두드린다.

높은 연봉을 받으려면 전문자격증이나 높은 학력이 있어야 할 것이란 생각에 대해, 다른 각도에서 접근한다.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게 정해지지 않은 단계에서 특정 자격을 취득하고 그 자격을 취득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인생을 결정하는 것보다는 우선 어엿한 비지니스 퍼슨으로 살아가기 위해 기초를 단련하여 튼튼한 뼈대를 만드는 데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p.45) 그러면서 기초체력을 단련하기 위한 것이 어떤 비지니스 장소에서든 통하는 업무 기술이었다고 말한다. 기존 상식과는 달리 접근한 저자의 정공법, 꽤 인상적이다.

이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제시된다. 저자는 '숫자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질 것'(p.101)을 주문한다. 비지니스에 수많은 숫자가 오가기 때문에, 뭐든 숫자로 환산해 계산해 보고 감각을 익히라는 것이다. '사장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제안서를 작성하라'(p.106)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경영상으로 실현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기에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보는 모습은 성공의 삼폐인을 터트리는 그녀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엄청난 노력을 했을 저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성공을 향한 열정과 행동력, 그것이 그녀의 당당한 성공비결이다. 그녀의 당찬 모습에서 나 역시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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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
패트리샤 슐츠 지음 / 이마고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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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 이 책을 처음 봤을때, 영영사전이 생각났다. 두툼한 분량, 빡빡하게 들어찬 풍부한 자료들. 이건 딱 영영사전의 모습이었다.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보다보니 마음에 들었다. 많은 것을 담아내는덴 저런 구성이 제격일 것이다.

이 책은 유명관광지, 오지, 호텔정보등을 총망라한 실용서이다. 소설처럼 읽는건 권하지 않겠다. 가봐야 할 곳 1000곳의 정보가 백과사전식으로 나열되어 있는 구성이기 때문에. 자기가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조만간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 중심으로 읽기를 권한다. 백과사전처럼 말이다.

난 일단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p.523)부분 부터 읽어나갔는데, 이럴수가! 우리나라 지역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아쉬웠다.

지역정보를 총 망라한 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시간 날때마다 틈틈이 읽어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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