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여섯시 수영 후 출근은 상당히 피곤하다. 아직 몸이 적응을 못해서 아침에 엎드려서 자야하는데, 내가 불을 켜는 쇼룸에 오늘 교육이 있어서 거기서 엎으려서 자지를 못했다. 오전 내내 비몽사몽으로 일을 한다. 사실 일이 별로 없어 뉴스와 영단어로 비몽사몽을 한다.


점심은 인턴들과 짜장면을 먹는다. 한명이 이번주 목요일에 인턴이 끝이 나서 백수가 된다. 현실이다.


<오후>


- 기능경진대회 참가확인증 초안 만들기, 짧은 영어 번역, 인더스트리 4.0에 관한 문구 찾기 등등 잡일로 시간을 보내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보는 것. 하지만 역시나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끊임없는 싸움>


- 얼마나 할 일이 없던지 우리학교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어가 본다. 추천 게시판이 연도별로 되어 있어서 각 연도별 추천수가 가장 많은 글들을 본다. 가관이다. 총학생회를 비난하는 글, 학생회장 출마자의 부적절한 과거, 행동에 대한 비난, 특정 유저를 공격하는 글, 학교를 비난하는 글, 사회를 비난하는 글. 2010년도 것을 봐도 2006년도 것을 봐도 2004년 것을 봐도 비슷비슷하다. 싸움, 비난의 글. 댓글은 100개씩 넘게 달리고 추천수도 200개가 넘는 싸움의 글들. 개중에는 정말 비난 받아 마땅한 것이라 비난한 것도 많았지만 그 외에는 내가 볼땐 다 쓸데없는 싸움뿐이었다. 


- 정치권에서의 싸움, 사회에서의 싸움, 학교에의 싸움, 회사에서의 싸움, 비난과 야유만이 넘쳐나는것만 같다. 칭찬과 배려는 모두 껍데기, 외형에 불과할 뿐이고 모두 그 밑에 단도 하나쯤은 지니고 사는 것 같다. 우리는 언제쯤 자신있게 우리 사회가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항상 비관적인 내용만 내보내는 뉴스와 신문들, 앓는 소리만 해대는 주변의 사람들, 지옥은 단연코 아니지만 지옥을 향해 천천히 향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좋은 뉴스, 좋은 소식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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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9시반이라는 평소와 다르게 8시반 출근. 오늘은 우리 사업부 대표단 내부 회의가 하루종일 있다. 아침에 일찍가서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세팅한다. 왔다갔다 하느라고 아침부터 땀이 난다. 그래도 9시에 회의 시작하고 내 자리로 돌아오니 부장님도 없고, 차장님도 없고, 우리층 임원들도 다 없다. 뭔가 분위기가 루즈하다. 오전내내 일을 주는 사람도 없다. 그리스 긴축안 부결 뉴스를 분석하고 영단어를 외운다. 


- 점심은 한시에 샌드위치 배달을 하고 뒤늦게 대리님3과 사원님과 국수나무에서 함박오므라이스를 먹는다. 먹고 공차를 마신다. 공차 쿠폰 10개를 모으면 뭔 텀블러 같은 것을 주는데, 대리님3이 예전부터 자기를 달라고해서 준다. 


<오후>


- 역시 일이 없다. 그래서 시시콜콜한 뉴스 따위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기사 중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50개 조사항목 중에서 8개라고 한다.미국 16개, 일본 9개, 중국 6개와 비교해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본다. 조선의 대우조선해양, 스마트폰의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의 LG디스플레이, 리튬 이온 전지는 삼성SDS라고 한다. 어떤 뉴스에도 이 4개만 언급되고 나머지 4개는 안알려줘서 출처이 니케이 온라인 신문까지 들어가서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알고 싶다 젠장....이런 시시콜콜한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문득 느끼는 축복>


- 밤에 운동을 한다.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충분히 건강한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고등학교에서 철봉 운동을 한 뒤 땀이 삐질삐질 날 무렵, 운동장 구석에 있는 수도꼭지(명칭이 생각이 안난다, 수도꼭지 여러개 있어서 세수하는 곳)에서 세수를 한다. 밤 10시가 넘었지만 물은 콸콸 나온다.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 밤새 틀어서 물 받아가도 아무도 모를 거라고. 물이 시원하게도 잘 나온다. 


세수하고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와 누나가 오이 마사지를 하고 있다. 음식이지만 미용을 위해 사용하는 오이. 


나는 왜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을까. 물이 없어 죽는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부지기수인데, 왜 여기는 물이 이렇게 많고 나는 세수 따위에 물을 사용하고, 오이를 생명 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반들반들한 피부를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 이건 축복일까? 누구로부터의 축복일까?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다. 도대체 난 왜 이걸 누릴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난 물을 콸콸 틀어서 세수하는데 누군가의 하루치 생명물을 써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누군가의 1달치 밥값이 될 수 있는 2만원을 티셔츠를 사기 위해 지불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당연하듯이 살아왔는데, 뭐가 당연하게 살아왔는지 궁금하다. 이런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의 종점은 아마도 나는 왜 여기에 존재하는가가 될 것 같다.


답은 모르더라도 의문이라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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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매주 일요일 오전엔 독서토론을 한다. 고등학교 친구와 그 친구의 대학교 선배 그리고 오늘은 오지 않은 또 다른 한명 이렇게 4명이서 하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한 챕터씩 읽으며 비판하고, 생각을 교환하는 것. 저번주 첫 시작할 때는 뭔가 잘 안되었었는데, 오늘은 개인적으로 잘 되었다. 


공감이란 과연 같은 것을 느끼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름을 인정하려고 하는 것인지. 존재의 이유. 타인의 존재 이유. 어장관리의 현상과 그 당위성에 관하여(어장관리라는 단어를 주로 여성에게 쓴다는 것에서 어찌보면 그만큼 여성의 연애와 주관이 신장했다는 다른 사람의 말이 기억에 남고 타당해 보인다.) 등등, 좀 너무 철학적으로 감김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는 참 좋았다. 더 공부해서 가자


<오후>


- 친구와 부대찌개를 먹고, 집에와서 너무 먹어서 그런지 힘들다. 그래서 낮잠...그리고 도서관 가서 가벼운 책 한권을 빌리고 잠시 티비보고 미드 보고 밥 먹고 하니, 저녁이다. 운동하러 나갔다가 친구를 만나서 결국 운동은 못하고 귀가.



<주식을 통한 깨달음>


- 저번주에주식을 팔았다. 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칙은 10프로가 넘거나 내가 생각했던 금액이 넘는 순간 팔자이다. 근데 숱하게 그 원칙을 깼다.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서 가만히 놔두었다가 결국 떨어져서 팔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것이 여러번. 그래서 목요일에 생각보다 많이 오른 13프로 수익률을 얻게 되어서 주저하지 않고 팔았다. 매도 주문을 내는 와중에도 '왜 이렇게 올랐지, 더 오르는 거 아니야? 더 가지고 있을까?'라는 소인배의 마음이 들었지만 정말 바로 팔아버렸다. 1년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13프로의 수익률, 30여만원의 수익은 주식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나로서는 엄청난 이익률이다. 그래서 마냥 기분이 좋았다.


근데, 금요일에 되자, 그 주식을 확인한다. 팔았으니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부터 5프로가 오른다. 오분뒤에 10프로, 십분뒤에 20프로가 오른다. 나는 분명 은행의 이자율은 코웃음 칠 정도로 많이 벌었다. 그런데, 그런데. 배가 너무 아프더라. 오전 내내 더 벌 수 있었을텐데라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정당한 노동으로 번 돈도 아니고, 단지 잘 골랐다는 이유로 번 불로소득임에도 30만원이 갑자기 생긴 것이지만 또 다른 30만원을 놓쳤다는 생각에 기분이 안 좋은 것이었다.


거기서 느꼈다. 난 대인배가 될 수 없구나. 나중에 돈 많이 벌어도, 대인배처럼 크게 쓸 수 없겠구나. 돈에 일희일비하는구나. 난 겉으로는 주식에 쿨했다. 조금 손해를 보고 있어도 좋은 거 샀으니 곧 오르겠지라는 마음을 가졌으며, 자주 확인하지도 않았다. 현금이 아니라 숫자놀음이라고 생각해서 쉽게 사고 쉽게 팔았다. 근데. 이렇게 배가 아픈 것이다. 쿨하지 않았다. 성인군자는 될 수 없구나. 아직도 생생하다. 5프로, 10프로 올라갈 때마다, 20프로 넘게 급등하자 최근에 풀린 제한폭제도를 원망하기도 하는, 새가슴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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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0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식을 해본 적은 없지만, 돈이 들어오고 나갈 때 생기는 심리 상태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곤할 것 같습니다.

윙헤드 2015-07-06 22:39   좋아요 0 | URL
평소에는 내돈도 그냥 숫자로 보여서 막 사고팔고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점점 노름꾼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 아쉬웠습니다...

러브오카 2015-07-0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식도 놀음입니다.
본전생각에 여럿 망하는거 많이 보았습니다.

윙헤드 2015-07-06 22:38   좋아요 0 | URL
본전생각이 아닌 이미 벌었는데도 더 벌고자 하는 가당치도 않은 욕심때문에 망할것 같습니다. 놀음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오전>


- 업무가 없다. 개인정비랍시고 그냥 논다.


<오후>


- 업무가 없다. 정치뉴스나 본다.


잠이나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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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자산 건을 차장님이 알아서 척척 해결해 주는줄 알았더니 아니다. 우리층 자산 총괄을 찾아서 순수 자료를 받아 오란다. 간다. 자기는 총괄이라 순수 자료가 없단다. 순수 자료는 각 팀을 담당한 사람이 가지고 있단다. 즉, 작년에 퇴사한 사람이 가지고 있단다.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그 의지를 높이 산다. 그렇지, 자신의 일도 많은데 괜히 도와준다 합시고, 걷잡을 수 없이 위험에 빠질 수는 없을 테니까. 그일과 더불어 자잘한 일들, 파트너 선물 명함 정리일, 서류 정리, 네이버 뉴스 검색 따위의 일로 오전 시간을 보낸다.(네이버 뉴스 기사가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말 쓸데없는 뉴스만 골라서 봤나 보다.)


- 점심은 대리님3과 옆쪽의 인턴 ㅇㅇ씨와 함께 부대찌개를 먹는다.


<오후> 


- 무슨일을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기능경진대회 등록현황 보고, 피피티 국문 번역, 유시민에 대한 검색, 자산 관련 이메일 등, 잡다구리한 일들을 하니 시간은 금방 갔나 보다. 7시 즈음에 퇴근한다.



<25살의 절반>


-6월 30일이다. 올해의 절반이 지나는 날이다. 2015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잠시 되돌아 생각해보니(보통 이런건 연말에 하지만 지금하니 기억이 좀 더 잘나는 이점이 있다.) 1,2월에 신문사 인턴, 3월,4월에 책을 많이 읽으며 인턴 지원, 4월부터 지금까지 인턴하는중. 이렇게 써보니 한것도 많고 꾸준히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지 못한다. 누군가 하루하루의 내공이 쌓여 크게 된다는 좋은 말을 해주셨는데, 나는 왜 그 간단하고 깊은 이치를 깨닫지 못할까. 실력도 없으면서 욕심만 크다. 


-패기, 포부가 아닌 욕심인 것일까. 아니면 25살에 너무 의미를 둔 것일까. 25살에 엄청난 의미를 두기는 했다. 처음으로 하는 1년간의 휴학. 개인적으로 생각했을때,인생에서 가장 체력적으로 훌륭할 때, 너무 젊지도 그렇다고 늙었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바로 그 때라서 너무 의미를 크게 가져갔다. 


-그래도 목표는 큰 것이 좋은게 아닐까. 아직 내 20대의 버킷리스트들의 절반도 지우지 못했다. 물론 너무 목표를 크게 잡은 것이기도 하지만 꼭 이루자. 하반기엔 몸부림이라도 더 열심히치자. 아직 젊다. 젊은을 젊은이에게 주기 아깝다는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을 거침없이 비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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