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있다 1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 팀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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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2권을 먼저 빌려 보았고, 이제 1권을 빌려 보았다.
방학을 이용해 한국어에 대한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 잡다한 지식이 많이 나열된 책들을 읽고 나면, 머릿속에 정리된 느낌보다는 어수선한 느낌이 많다.

이 책은 일반인이 읽기에 수월하고 친절한 책이다.

표제어로 뽑은 낱말들이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말들 중 헷갈리거나 잘못 쓰기 쉬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기억할 만한 것들 몇 가지를 적어 둔다.

요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질 시비가 말이 많다. 청문회에 나오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부 좀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 장관을 정하는데, 기본 자질인 <정책>에는 관심이 없고, <잘못>에만 관심이 있다. 물론 잘못 하나도 없는 사람이 장관이 된다면 가장 완벽할 수 있겠지만, 그럼 모든 장관은 <하느님>만 하실까? 유시민에게 시비거는 말 중에 1984년 <린치> 사건을 끄집어 낸다. <린치>란 '두들겨 패는 것, 폭행' 정도의 말이 아니다. 린치 lynch는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군중이 재판을 거치지 않고 사적으로 목 매달아 죽이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뗑깡> 부리지 마라(지랄 하지 마라)처럼 써서는 안 되는 단어의 하나다.

다음은 내가 잘 헷갈리는 말들 몇 개 : '안절부절하다' 가 아니라 <안절부절못하다>가 맞고, '칠칠맞게'가 아니라 <칠칠맞지 못하게>가 맞고, '주책이다'가 아니라 <주책없다>가 옳다.

별로 신경쓰지 않고 쓰는 '잊혀진 계절'에도 피동의 뜻이 겹치는 면에서 <잊힌 계절>로 바루어야 하는 오류가 숨어 있었다.

잘 만든 책이지만, 옥에 티를 몇 개 적어 둔다.(이 속담의 바른 표기는 '옥의 티'가 아니라 '옥에 티'가 옳다.)

서문에서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제8차 교육과정...'이란 구절이 나왔는데, 신문사 사람들이 이런 무식한 발언을 용감하게 하는 것은 희한한 일이다.

67쪽에서 1988년 어문 규정을 개정(시행은 1998년 3월)이라는 구절은 1989년 3월로 바꿔야 한다. 사소한 오타 같지만, 중요한 날짜이므로 결코 사소하지 않은 오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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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6-02-11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최근의 글을 보고 예전에 사두었던 이 책을 저도 조만간 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국어선생님도 헷갈리는 말들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글쓰는게 안심되네요..ㅎㅎ

글샘 2006-02-1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과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 같애요.
국사 교사라고 해서 역사관이 올바른 것이 아니듯이, 국어 교사라고 해서 맞춤법에 통달한 것은 아니랍니다.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좀 덜 낯설 뿐이지요.ㅎㅎ

역전만루홈런 2006-07-2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도서관에 가서 훑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퍼갑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