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항설백물어 - 하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9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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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국 시대를 겪었고 통일이 되어서도 각 지역별로 특색있게 발달해서그런지 각 지역마다 축제도 많고 이야기꺼리도 많아서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 문학에 많은 자양분으로 작용한 여러가지 특별하고도 기묘한, 이상하면서도 그럴싸한 구전 설화나 이야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기묘하면서도 또 기묘한 그러면서도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지은이인 쿄고쿠 나쓰히코는 특히나 그런쪽의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다.

 

이름하여 항설백물어.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기괴한 괴물이나 요정등이 등장하면서 미스터리하면서도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전개하는 형식인데 배경이 에도 시대라서 그런지 더 고풍스러우면서도 뭔가 으스스스하면서 믿기 힘든 이야기가 펼쳐질꺼 같다.

 

이번에는 상편에 이은 하편인데 여전히 이야기꾼들로 나오는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물어온다. 그것이 맞다 안 맞다 어떤 의미가 지닌다 진짜다 아니다 그러면서 최종에는 은거야인이라고 할만한 모모스케에게 전체적인 이야기를 듣는 형식이 이어진다.

 

첫번째 이야기인 '산사내'는 산에서 내려온 거대한 괴력의 사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다. 그는 깊은 산에 있으면서 키는 두 장쯤 되고 생김새는 도깨비 같다고 한다. 산의 사내가 아니라 산의 신이자 산의 정령이며 산의 요괴이기도 한 존재. 사람들에게 무서운 존재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론 부탁들 들어주기도 한다는데 그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그러는 중에 한 여성이 산에 갔다가 실종되어 3년만에 돌아오는데 한 아이를 안고 온다. 그녀는 산사내에게 납치되어서 그의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데 과연 진실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산사내가 진정 있는 것인지에 촛점이 맞춰지는데 산사내가 하나의 상징일뿐 그것을 가리고 본다면 진실이 보인다는 내용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중요 지점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이야기인 '오품의 빛'는 백로의 이야기다. 6품의 관등을 가진 관리가 천황의 명으로 백로를 잡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는데 천황의 명이라는 말에 백로가 순순히 잡혀서 그것에 감화한 천황이 백로에게 5품의 벼슬을 내렸다는 이야기다. 그 백로의 빛는 기괴한 빛이 아닌 고귀한 빛이라는.  이야기는 이 백로로 상징되는 산 속 푸른 빛의 아름다운 여인이 한 아이를 남자에게 주는 것으로 전개되는데 그 여인이 진짜 백로인가 아니면 눈의 속임수인가. 신비하면서도 괴이한 느낌을 주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바람신'은 백 가지 이야기라는 놀이 이야기다. 백 가지 이야기란 백 가지 괴이한 이야기나 무시무시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하룻밤 사이에 다 이야기하는 모임을 말하는건데 특이한 것은 이 이야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이상한 존재가 나타난다고 하는 것인데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마 다를 무서워서 백 가지 이야기를 다 끝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호기심쟁이 겐노신 일당은 그것을 실행해보기로 한다. 진짜로 백 가지 이야기가 끝마치고 나서 기이한 일이 일어날것인가.

 

사실 구전 괴담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화자는 누군가. 바로 인간이 아닌가. 그 이야기 속에 나오는 괴이한 존재들이 직접 말하는게 아닌 인간들이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겉으로는 미스터리하고 무섭기도 하고 꺼려지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알 수가 있다. 자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여러 장치를 통해서 좀 더 확실하게 기억되는 방식으로 전개시키는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야기의 행간을 읽으면 그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내려오는 여러가지 특이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엮어서 그 속에 인간 본연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내용이라서 한번 읽으면 그 의미가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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