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침 풍경
무스탕님의 글을 읽다가 하도 재미있어서 우리 집 아침 풍경도 그려보련다.
우리 집 가장은 1년에 10달은 매일 새벽같이 출근한다. 늦게 나가는 날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1월, 2월은 좀 천천히 나가는 날이 많다. 새벽같이 출근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 일은 신혼을 지나면서는 거의 없었다. 아이들이 깨서 보채지 않는 한 새벽 시간의 잠은 달콤하다.
전번달까지 나의 기상 시간은 불규칙했다. 일찍 일어나기도 늦게 일어나기도, 다만 8시를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이번 3월부터는 7시를 넘기지 않기로 결심하고, 매일 아침 7시쯤 일어난다. 다음달부터는 6시쯤 일어날 예정이다. 아이들 재워놓고 밤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도 같지만, 밤에 늦게 자면 아무래도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7시면 무조건 일어나 아침 준비하고 자투리 시간은 신문을 본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옆에 없으면 잠이 잘 안 오는지 내가 일어나고 30분쯤 지나면 스스로 일어난다. 현준이보다 현수가 더 빨리 일어난다. 아무래도 낮잠을 1시간씩 자니 하루 수면 시간이 부족하진 않은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입맛이 없다. 나도 그런데 아이들이라고 밥이 잘 들어갈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침밥을 걸려 본 적이 거의 없다. 늘 아침이면 밥상이 차려져 있던 친정집을 생각하면 난 참 게으르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그제야 밥상을 차리고 먹인다. 저녁밥의 1/3만 먹인다. 그것도 잘 안 넘어가는지 꾸역꾸역 먹는 날이 더 많다. 그래도 그 밥을 다 먹어야 유치원을 보내겠다는 엄마의 말에 아이들은 열심히 먹어준다. 아침 먹고나서 아이들은 그제서야 씻는다. 그리고 옷을 입고 유치원을 간다.
현준이는 이젠 손이 덜 간다. 자기가 알아서 옷을 꺼내고 옷을 갈아 입는다. 단추 채우는 일도 이제는 다 알아서 하기때문에 현수 옷 입히는 일만 신경쓰면 된다. 현수는 엄마가 부랴부랴 입혀주니 오빠보다 조금 늦게 입기 시작해도 먼저 입기 일쑤인데 현수는 그럼 오빠에게 자기가 일등이라며 놀려댄다. 하지만 우리 현준이, "넌 엄마가 도와줬지만, 난 혼자서 다 입으니까 나도 일등이야."하고 말한다. 그럼 난 현준이에게만 들리게 말한다. "진정한 일등은 현준이, 너야!" 하고 말이다.
아이들 보내놓고 요새는 정형외과를 다니고 있다. 엄지 손가락 관절에 이상이 있어 염증과 통증이 있다. 의사샘은 사용하지 말라고 깁스를 해주었는데, 도통 불편한게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왼손이라는 것이다. 또 필요할땐 언제든 풀 수 있다. 손가락 관절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파라핀액에 손을 담그었다가 말리는 행위를 10번씩 두번한다. 염증과 통증 완화 치료라는데 신기하게 염증이 좀 작아진 것도 같고, 통증도 좀 덜 하는 것도 같고 그렇다.
요즘 아침마다 이불을 빨고 있다. 요부터 시작해서 덮는 이불까지 매일 아침마다 빨아 빨래줄에 걸어놓으면 왜 그렇게 마음이 뿌듯한지 모른다. 발로 자근자근 밟아 빨고 싶지만 손이 불편해 세탁기로 빨고 있지만 그래도 기분은 상쾌하다.
오랜만에 도서관 나들이도 했다. 중학교에 입학한 조카가 필독도서로 <어린왕자> <홍길동전> <백범일지>를 읽으라고 했단다. 나도 중학교때 읽었던 책들인 것 같은데 <백범일지>가 우리집에 없어 우선 빌려 왔다.
3권 모두 출판된 곳이 정말 많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어린왕자>는 어떤가 궁금한데 우리 동네 도서관엔 없다.ㅜㅜ <홍길동전>은 전에 창비 책으로 함께 읽었기에 나라말에서 나온 책은 어떤가 궁금해서 빌리고 싶었는데 이 책은 대출중이다. 돌베게에서 나온 <백범일지>를 찾았지만 역시 도서관에 없다. 소담출판사에서 출판된 책을 빌려왔다.
그리고 신착도서 중 눈에 띄는 책 한권이 있어 집어 왔다.
어린이 자료실에 들려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도 함께 빌려 왔다.
<얼굴>과 <강아지가 딱이야>는 우리 아이들과 읽고 스케치북에 그림 그리기 활동을 했다.
<알쏭달쏭 신기한 그림>과 <큰 그림으로 본 우리 역사>는 조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우리 저학년 조카들은 삼국유사, 삼국사기 그림책에서 시조를 훑어보고 있다. 시조 훑어보고 <큰 그림으로 본 우리 역사> 책으로 대략적인 역사의 줄기를 알게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