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걱정...

여행다니는 걸 참 좋아했었다. 

일요일 아침 동서울터미널에 가서 시간에 맞는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던 적이 있었다. 단양도 가보고 문경세재도 다녀오고 공주, 부여...닥치는대로 다녔었다. 

여자 혼자 돌아다니는 여행은 어찌보면 쓸쓸해보일 수도 있으나 그게 또 그렇게 쓸쓸하지만은 않았다. 

그때는 그렇게 잘도 돌아다녔고 겁도 별로 없었다. 시간 맞는 버스를 다시 타고 올라와 늦은 시간에 서울로 돌아와도 겁이 나기는 커녕 집을 참 잘도 찾아갔었다. 심지어 야심한 시간에 맥주도 한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용기가 사라져버렸다. 

그동안 아이들이랑 안락한 집안에만 있다보니 다시 밖으로 나간다는게 겁이 난다. 

여행을 떠나도 남편과 함께하고 아이들이 생긴후로는 아이들과 함께하니 혼자 무언가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도 조금 자랐고 남편도 반대하지 않는 여행을 다녀오려고 하는데 겁이 좀 난다. 

물론 첫차를 타고 떠나는 것은 걱정이 안되는데 역시나 늦은 시간 돌아오는게 겁이 난다. 남편이 역으로 마중나와 준다면 좋겠지만 아이들이 일찍 잠이 드는 시간이라면 그 아이들을 데리고 역으로 마중나온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 서른일곱이나 먹은 아줌마가 이런 걱정으로 며칠을 끙끙거리고 있으니 남편은 또 한마디한다. 얼굴이 무기인데 뭐가 걱정이냐고......그러게 뭘 걱정하는건지 도대체...... 

마치 처음 여행을 떠나보는 두근두근 설레임때문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처음 가는 낯선 장소와 늘 인터넷으로 만나지만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처음인 사람들, 그 모든게 설레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아마도 토요일 출발하는, 아니 돌아오는 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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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0-08-2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 가시는군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저도 밤에 무서워서 밖에 절대 안나간답니다. 울 남편도 얼굴이 무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랬는데도...
그래도 혹시 밤에는 이뻐 보일까봐 절대 안나갑니다. ㅋㅋ

꿈꾸는섬 2010-08-23 09:16   좋아요 0 | URL
ㅎㅎㅎ맞아요. 밤에는 이쁘고 안이쁘고 확인이 잘 안되잖아요. 그게 두려운거죠.ㅋㅋ

책가방 2010-08-2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출산후 살이 많이 찌면서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는..ㅋ
특히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엔 늘 조심스러워서리..항상 망설인답니다.
광주모임... 정말 혹하기는 하나 그저 후기나 기다리렵니다.
용기내서 잘 다녀오시고 재미난 후기 올려주세요...^^

꿈꾸는섬 2010-08-23 09:17   좋아요 0 | URL
책가방님 혹하는 마음 있으시면 함께 가세요.^^
정말 즐거운 모임이 될 것 같아요.^^
더이상 외롭게 지내지 마세요. 저도 용기를 내잖아요.^^

sslmo 2010-08-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웃으면 안 되는 얘기인데,
얼굴이 무기인데 뭐가 걱정이냐는 남편 분의 한마디에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요~
저희 남편이랑 한끗 차이예요.
"니 몸매가 무기인데 뭐가 걱정이냐?"

전에도 한번 말씀 드린 것 같은데...
아들 다 키워놓고,
나름 커리어 우먼이라고 하는 저도,
님이랑 똑같은...아니다,님보다 더한 고민을 하고 산답니다.
저요?엄청난 길치여서 광주까지 혼자 못 갑니다여~ㅠ.ㅠ

꿈꾸는섬 2010-08-23 09:19   좋아요 0 | URL
ㅎㅎㅎ길에 나가면 젊고 예쁜 여자들이 많은데 누가 아줌마를 관심있게 보겠냐고 한소리 하더라구요.ㅜㅜ
ㅎㅎ광주까지 가는건 기차역에 가서 기차만 타면 되는걸요. 광주역에서 만나는거라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도 이번 기회에 광주여행 한번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ㅎㅎ

비로그인 2010-08-2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근두근.. 여행 꼭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ㅎ
저도 올핸 미루지말고 여행 꼭 다녀와야겠습니다. 가을에 말이지욥.

그냥 가까운데로 훌쩍이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은 곳이면 되어서 가까운 곳으로 다녀와야겠습니다. ^^

꿈꾸는섬 2010-08-23 09:20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가을여행 좋지요.^^
가까운곳, 훌쩍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8-2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두고 혼자 떠나는 게 처음이라 여러가지 걱정이 많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 잊어버리고 즐겁게 보내자고요.^^
처음이 어려울 뿐, 요것도 재미 붙이면 집에 있기 싫어질걸요.ㅋㅋ
토욜 새벽 조심조심~ 우리 광주에서 만나요~ ^^

꿈꾸는섬 2010-08-23 09:21   좋아요 0 | URL
ㅎㅎ아마 집을 나서는 순간 아이들이고 집이고 생각 안 할 것 같아요.
처음이라 그럴거에요. 아이들 좀 더 크면 매일 돌아다닐 궁리만 할 것 같다고 남편이 어제 한소리 하더라구요.ㅋㅋ
드디어 순오기님을 만나뵙는군요.^^ 광주에도 너무 가보고 싶었어요.^^
네, 토요일에 뵈요.^^

yamoo 2010-08-22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얼굴이 무기...ㅋㅋㅋ 신랑분이 넘 심하시네요..ㅎㅎ 어떻게 그런 말을 천연덕스럽게..ㅎㅎ

여행 꼭 다녀오시길!

꿈꾸는섬 2010-08-23 09:23   좋아요 0 | URL
ㅎㅎ무기는 무기죠.ㅎㅎ
저도 가끔 중고등학생들 보면 너무 예쁘더라구요. 아이들 모두 어쩜 그리 싱그러운지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알겠더라구요.ㅋ

blanca 2010-08-2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너무 부러워요. 불안한 자유를 맛본 지가 언제인지. 꿈꾸는섬님, 정말 즐거운 여행 되실거예요.

꿈꾸는섬 2010-08-23 09:24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아이 맡겨두시고 함께 새벽기차 타고 떠나보는 건 어때요?
블랑카님에게도 곧 그런 날이 올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0-08-2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못가서 넘 죄송해요

꿈꾸는섬 2010-08-23 09:25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요즘 너무 바쁘시잖아요. 하늘바람님도 뵙고 싶지만 곧 만날 일이 있겠죠.^^ 바쁜 회사 일에 예쁜 딸 키우는게 쉬운일이 아니죠. 건강 조심하셔요.^^

마녀고양이 2010-08-2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팬더가 그런 말을 하면,, 저는 한대 걷어차줍니다.
요즘 따라쟁이님 페이퍼나 섬님 페이퍼를 보면, 저는 악덕 와이프 같아요. ㅋㄷㅋㄷ

아,, 요즘 팔뚝과 허릿살 때문에 정말 놀러가고 싶지도 않아요.
맞는 옷이 없어여..... 흑흑.

섬님...... 지인짜 잼나게 즐기고 오세여!! 아셨죠!!

꿈꾸는섬 2010-08-23 14:49   좋아요 0 | URL
ㅎㅎ전 남편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걸요.ㅜㅜ
맞는 옷...없어요. 그러고보니 입고 나갈 옷도 마땅치가 않군요.
하지만 절대 그런것에 굴하지 않아요.ㅋㅋ
아이들만 아프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순오기 2010-08-23 15:58   좋아요 0 | URL
놀러가면서 옷차람 신경쓰면 못 나가요.
그냥 청바지와 티셔츠에 운동화면 족하다고요.^^

꿈꾸는섬 2010-08-23 19:18   좋아요 0 | URL
ㅎㅎ순오기님 당연 청바지에 티셔츠 그리고 운동화 차림이에요. 그게 제일 편한걸요.^^

2010-08-24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8-24 15:31   좋아요 0 | URL
우리 둘다 운이 없었나봐요.ㅠㅠ

pjy 2010-08-2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가기전에 더 설레이는거죠^^ 잘 다녀오실거예요~

꿈꾸는섬 2010-08-24 23:25   좋아요 0 | URL
ㅎㅎ맞아요. 가기전이라 더 설레이고 있는중이에요.^^
네, 잘 다녀올게요.^^ 고마워요.^^

같은하늘 2010-08-25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풍가기 전날 아이들의 마음 같으시네요.ㅎㅎ
저도 작년에 처음으로 아이들 두고 혼자만이 외출을 했어요.
오기언니 덕분에 한비야씨를 만나러 갔지요.
잠깐의 외출이었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떨어지지 않으려는 둘째 때문에 고생좀 했답니다.
그런데 처음이 어려웠지 이제는 가끔 아이들 두고 외출하니 좋아요.^^

꿈꾸는섬 2010-08-25 12:21   좋아요 0 | URL
ㅎㅎ저도 곧 그런 경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ㅎㅎ
둘째가 자꾸만 신경쓰이지만 그래도 결심했어요. 언제든 한번은 겪어야할 일인 것 같아요.^^
소풍가기 전날의 마음과 비슷한 마음으로 설레이며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