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코츠키의 경우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7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이수연.이득재 옮김 / 들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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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코츠키의 '특별한' 경우 <쿠코츠키의 경우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이 모든 것은 환상이자 기만이며, 곧 누군가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그녀에게 올 것이라고. 그 귀띔을 통해 엘레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의미야말로 삶 자체보다 더 절대적인 진실을 알게하는 열쇠라는 것을. -23p

 

러시아 여류작가의 작품입니다. 700페이지가 넘는 이 묵직한 책이 '박경리 문학상 수상'이라고 적힌 띠지를 단것을 보고 처음엔 갸우뚱했었습니다. 어라? 러시아 작간데 박경리 문학상?... 알고보니 2011년부터 매년 세계문학 발전에 탁월한 업적을 세운 국내외 작가 중 1명을 선정해 수상한다는 네이버님의 말씀. 아하, 그렇구나. 앞으로도 박경리 문학상의 인지도가 조금씩 더욱더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여하튼 이 두꺼운 <쿠코츠키의 경우>는 이름부터가 특이합니다. 쿠코츠키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생소할 뿐만 아니라 '경우'라는 낱말이 제목에 오니 조금은 어감이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쿠코츠키의 경우>는 파벨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철저히 금욕적인 생활로 내면투시를 갖게된 산부인과 의사 파벨은 어느날 엘레나라는 환자의 자궁을 모두 들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홀리게 됩니다. 그녀에겐 이미 두살난 딸이 있었는데도요.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해온 가정부 바실리사, 그리고 시간이 지난후 만난 소녀 토마와 함께 가족을 이루게 됩니다.

 

 

 

 

책이 워낙 묵직하고 두껍다보니 이야기는 4부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 중 2부는 가장 놀라우면서도 몽환적인(?)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2부는 엘레나의 의식세계로 이루어져 있죠.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보는 듯한 느낌도 났습니다.

 

 

타냐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타인의 요구, 가장 약한 형태이기는 했지만 외부의 강제력에 맞닥뜨린 셈이었다. 조금전까지는 주위사람들이 바라는 것과 자신의 바람이 행복할 정도로 잘 맞아, 다른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타인의 요구에 복종하는 것, 그것은 어른이 되는 과정일까? -67p

 

이렇게 각자의 비밀스러운 세계를 가진 두 사람이 함께 살고 있었다. 한 사람에게 세상은 물질적인 것이었으며, 다른 한 사람은 물질적인 것 외에 다른 무엇인가가 세상에 있다는 것을 믿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것은 상대방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지식에는 그 나름의 진위성과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76p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무섭고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일이 바로 이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었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경계란 일상적인 생활과 뭔가 다른 세계, 마치 죽음처럼 알고는 있지만 설명이 불가능한 그런 세계 사이에 놓인 것이다. 아직 한 번도 죽지 않은 사람이 과연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잠깐의 순간, 조금이나마 죽음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계를 넘는 일에는 이동은 있지만, 어떤 법칙에 따라 그것이 일어나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166p

 

무엇을 이야기했는지는 기억할 수가 없다. 다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때 깨달았던 것이다. 그것은 꿈속에 있을 때 모든 일상적 삶이 꿈으로 변한다는 것, 곧 현실과 꿈은 한 천조각의 앞면이자 뒷면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 번째의 상채, 그것은 무엇일까? 내가 제도 작업을 할 때 위에서 보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190p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소비에트와 전쟁시대입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쿠코츠키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새로운 만남으로 만들어진 가족이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찾고, 만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해서 이상적인 가족이 어떻게 자리를 잡는지 무척이나 긴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흥미롭고 자극적인 소재가 많은 편입니다. 일단 전쟁 배경이며 낙태, 내면투시, 삶과 죽음의 중간단계, 의식의 변화, 히피, 톨스토이 주의 등. 수많은 페이지와 글자들 속에서 자칫 지루해질때마다 새로운 흥밋거리가 되어준 것 같습니다.

 

 

 

 

 

가장 행복한 상황은 일상의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때 만들어진다. 물론 일상의 요소들은 어떻게든 공존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것들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갈라놓는다. - 678p

 

고차원적인 이야기들과 새롭게 접하는 '러시아 문체(번역투?)'에 대한 생소함들 때문에 읽다가 부담이 될 때도 더러 있었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삶과 가족의 모습에 조금은 이해할만한 요소들이 있어서 다행히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서로 맞물리는 톱니바퀴처럼 가족의 구성원인 파벨과 엘레나, 타냐, 토마, 바실리사는 핏줄은 다르지만 그렇게 맞물리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간 것이었습니다. 정치, 종교적인 탄압의 세파속에서도 그들 누구하나 나가떨어지지 않게 한 것은 가족이란 틀이였지 않을까요. '가족'의 의미가 그들 개인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것이 아닐까요.

우리도 '모두 속의 그냥 개인'이 아니라 '모두 속의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것. 새롭게 접한 <쿠코츠키의 경우>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p.s 들녘출판사의 '상처를 주는 소설:일루저니스트'. 이 책이 왜 이렇게 분류되었는지는 더욱 생각해보아야겠네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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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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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 트리나 포올러스> 짧지만 값진 이야기

 

 

 

 

 
 

주인공은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입니다. 세상이 어떤지 모를 갓태어난 줄무늬 애벌레는 우물안 개구리입니다.

우물 속에서 힘겹게 빠져나왔지만 세상은 낯설고 험난한 것으로 가득차 있는 상황이죠.

 

 

 

 

 

 

각자 자기 먹을 것을 채우려 바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던 애벌레는 이제 자기만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먹고 자라는 것만으로는 그에게 삶을 살만한 가치가 없어 길을 떠나게 됩니다.

 

 

 

 

 

길을 가던 줄무늬 애벌레는 어느날 하늘까지 높이 솟아오른 기둥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세히 보니 그 기둥은 수만 혹은 그보다 많은 애벌레들이 서로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애벌레들은 궁금합니다. 도대체 그 끝에 뭐가 있을까 하고요.

"그 애벌레들은 굳이 꼭대기에 오르려고 - 안간힘을 쓰며 애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꼭대기는 구름 속에 가리워져 있었으므로 그곳에 과연 무엇이 있는지 줄무늬는 짐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둥을 타고 올라가던 또다른 경쟁자인 노란 애벌레를 만나고 도저히 그녀를 밟고 올라설 수 없어 힘겹게 올라간 기둥을 내려오게 됩니다.

수많은 애벌레가 그들을 밟고 올라갈 때면 그들은 서로 꼬옥 붙어있었습니다. 그들을 둘러싼 주위는 질식할 것 같았지만 그들은 함께 있으므로 행복했고,

아무도 그들의 눈과 배를 밟을 수 없도록 커다란 공 모양을 둥글게 만들었습니다. - 40p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 애벌레는 사랑하며 함께합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줄무늬 애벌레는 이런 삶에 회의를 느끼고 또다시 기둥위에 올라가려 합니다. 노란 애벌레는 말릴 수 없고 그를 보내줍니다. 그리고 노란 애벌레는 고민합니다. '무엇인가 보다 좋은 것이 있을거라고'

 

 

 

 

 

 

"노랑 애벌레야!" 그녀의 모습이 그의 온 마음에 가득찼습니다.
"너는 뭔가 알고 있었지? 그렇지? 기다림이 <용기>라는 것을"

 

노란 애벌레는 '기다림'과 인내로 많은 것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줄무늬 애벌레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엊그제 친구와의 약속시간 전에 중고서점에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읽은 짧은 책입니다. 위시리스트에 담아놓고 잊혀진 책이었는데 우연히 '오늘 들어온 책'코너에서 발견해서 반갑게 읽었네요. 우리에게 무언가 메세지를 던지고 있고 그 메세지도 그닥 어렵지 않게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인생을 그렇게 많이 산건 아니지만) 우리의 인생도 이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결과가 보이지 않는 삶에서 미래를 향해서 선택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단념하고 일어서고,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기도 하고 밟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통해 치유를 받기도 합니다. 가끔은 남들이 하고자 하는일에 홀리듯이 함께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 참된 자신을 얻고자 하는 과정에서 소신있는 선택은 분명 좋은 결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감사한 사랑을 받아 넘어졌다 일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실패한 인생이란 없습니다. 그 인생의 작은 실패도 또다른 시작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는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들은 제게 어떠한 자기계발서보다도 더욱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나비에 관한 믿음을 갖도록 도와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 이야기는 참된 자신이 되고자 애쓴 한 애벌레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나 자신 -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 사랑을 드리며, 트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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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1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1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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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 피타커스 로어> 이번엔 내 차례다, 나는 잡히면 죽는다.

 

 

 

 

 

 

 

 

 

"애초에 우리는 아홉 명이었다.

세 명이 사라졌다. 여섯 명이 남았다.

놈들은 우리를 쫓고 있으며, 우리를 모조리 없애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넘버 포다. 다음은 나다."

 

 

로리언의 행성에 모가도어 인들이 침략하기 시작하고 그 중 9명의 아이들만이 살아남는다. 그들은 '가드'라 불리며 보호자인 '세판'과 함께 로리언 행성을 탈출하여 지구로 도망쳐온다. 그 탈출 때 로리언의 원로들이 걸어논 방어체는 '이 아이들은 순서대로만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죽을때마다 나머지 번호의 가드들 다리에는 표식이 생겨난다. 그러던 어느 날 넘버포의 다리에 3개째의 표식이 나타난다.

'넘버 원은 말레이시아에서, 넘버 투는 영국에서, 넘버 쓰리는 케냐에서 발각됐다. 그리고 모두 죽었다. 이제 넘버 포의 차례다.'



 

 넘버 포는 세번째 표식을 발견한 뒤 파라다이스라는 도시로 도피하게 된다.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 그 곳에서 '존 스미스'란 가명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랑하는 세라와 친구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원래는 한 곳에서 이렇게 오래있을 수 없다. 하지만 떠나고 싶지 않다. 

모가도어인들이 다가오고 있다. 넘버 9를 모두 죽이고 지구를 차지하려 한다.

 

 

 

특별한 사람인 주인공과 작은 도시에서 만난 소녀와의 사랑. 여기까지만 봐서는 흡사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아이 엠 넘버 포>는 '사랑'얘기에 깊게 파고들진 않는다. "나는 넘버 포다. 다음은 나다."라는 강렬한 문구로 시작되는 이 책은 처음부터 독자들의 긴장을 훅 잡아놓는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들은 '외계인'이란 존재인데... 인간과 똑같이 생기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 7명의 아이들은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동시에 그들은 우월하다. 인간보다 힘이 세고 특별한 능력(레거시)를 가진 그들은 지구를 침략하려는 모가도어인들을 무찌를 '히어로'이기도 하다. 그 히어로가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살아남으려는, 지키려는 움직임들에 더 감동을 받고 매료된다.

 

 

그들의 눈은 ....... 홀린 듯 바라볼 수 밖에 없었지 마치 죽음을 바라보는 것 같았어. 나의 죽음과 내가 알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죽음. 더 이상 웃음은 나오지 않았어. 죽음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그 알 수 없는 깊이와 고통, 완전하고 궁극적인 공포, 어디론가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었어. 그러고 나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늘 무서워하던 게 나타났지. 동물 박제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이었어. - 237p

 

(마크의) 얼굴이 불빛 때문에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눈에는 절망감과 눈물이 그득하다. 로리언이 침공되던 날 보았던 바로 그 표정이다. 나의 집이, 고향이 모두 파괴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심정이란 어떤 것일까? - 293p

 

단도가 목표물에 먼저 도착한다. 환영의 세계가 무너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 추위와 익숙한 어둠이 돌아온다. 허우적대는 놈의 모습이 어슴푸레하게 보인다 대포의 에너지 장은 소멸되어버렸다. 빛을 발하는 단도가 제대로 놈의 심장을 파고 들었다 비죽 나온 손잡이가 달빛 아래에서 주황빛을 발하며 고동치다가 쑥 빨려 들어가더니 사라진다. 단도가 사라진 구멍에서 검은 피가 쿨럭쿨럭 뿜어져 나온다. 놈은 쿵 소리를 내며 쓰러지더니 재로 변한다. 내가 죽인 첫 번째 모가도어 전사다. 이제 시작이다. - 364p

 

나는 화들짝 정신을 차린다. 누워있지만 달리기를 한 것처럼 헐떡인다. 심장이 마구 쿵쾅댄다. 하지만 눈은 꼭 감고 있다 아침해가 떠올라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청결한 방 안에 있다는 건 느껴진다. 다시 몸이 아프다. 그리고 다른 아픔도 밀려온다. 그 어떤 육체적 아픔보다 커다란 고통, 지나가버린 시간을 추억하는 고통이다. - 389p

 

"너는 로리언이 레거시고 유산이야, 존 너희는 ... 유일한... 희망....... 강해져야해. 이 전쟁 이길 수 있어. 다른 아이들을 찾아...  한순간도,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거야, 나의 꼬마야. 로리언도, 이 끝내주는 세상도."

 

가장 맘에 들었던 '번호대로 죽여야 된다는 설정'. 완전 독특한 설정이 아닌가?? 정말 신선하다.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넘버포 존 스미스의 레거시부터 세판, 그리고 모가도어인들의 모습, 다른 가드들의 모습과 능력까지. 특히나 긴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장면장면이 흥미진진하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사실 그보다는 2,3편이 더 궁금해 !!!!!!!!!!! 아오 미치겠다 !!!!!!!!!!!)

 

 

 

 

 

(급 진지해지면서)

나는 영화도 보지 못했고 3편이 출간된 지금에서야 1편을 보게 되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은 원작에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져야 했다'고 극찬했다는데

영화의 예고편을 보니, 책보단 못하다. 역시 특별한 능력들이 발현되다보니... CG가 조금 걸리긴 하는데...

그래도 빠른시일내에 영화도 한번 봐보고 2,3편도 얼른 봐야겠다!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시리즈물을 찾아서 신난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이 엠 넘버 포3 출간기념으로 증정행사와 시리즈 구매 사은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니 참고하시길 :)

http://www.yes24.com/Event/01_Book/2012/OT1121Number.aspx?CategoryNumber=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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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굶주림(개정판)
크누트 함순 지음, 우종길 옮김 / 창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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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소크라테스를 꿈꾸다 <굶주림 - 크누트 함순>

 

  

 

 

 

주인공은 거리를 헤맨다. 그에게는 쓸모있는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다. 춥고 배가 고프다. 그러나 구걸하지 않는다.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얻을 '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 글을 쓰는데 필요한 집도 먹을것도 그에겐 없다. 어쩜 이런 처절한 소설이 다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이 소설은 굶주리고 찌든 주인공의 고뇌에 가득찬, 마치 반쯤 미친듯한 생각들이 가득하다. 거의 아사직전의 그는 너무나 처절하다. 그러나 더욱더 처절한건 그러한 상황에서도 신념을 놓지 않으려는 그의 '자존심'이다.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인 食이 사라진 주인공의 삶은 그의 확고한 자아로 인해 갈수록 피폐해져간다. 도대체 그 순수한 자아가 무엇이길래 죽음을 예감하면서까지 지키려 하는 것인가! 배가 미친듯이 고픈 와중에도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쓸만한 무언가를 팔아 남에게 적선하는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그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그의 비틀린 모습에 두려워한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왜 하필 나란 말인가?" 스스로 미치광이처럼 웃는다. '이 글만 잘 써지면 10크로네를 받을 수 있어.' 불확실한 것들에 집착하며 고통의 시간을 참는다. 그러나 아사의 시간이 계속해서 다가올 수록 그의 확고한 자아가 희미해져간다. 도덕성, 체면, 염치, 타인의 눈, 그것들을 하나하나 떨쳐내기 시작한다.

 

 

나는 사방에서 더할 수 없이 기이한 고통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머릿속에 스며들어 내가 가진 힘을 사바으로 흩어버리는, 의미 없고 하찮은 우연들과 보잘 것 없는 사소한 일들이 느닷없이 찾아들지 않고서는, 어디에든 한 발도 내밀 수가 없었고 벤치에 혼자 떨어져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개 한 마리가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도, 어떤 신사의 양복 단추 구멍에 꽂힌 노랑장미 한 송이를 보아도, 내 생각들은 뒤죽박죽 되어서 오랫동안 머릿속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내가 잘못한 일이 대관절 무엇있가? 나를 하필 이렇게 만든 것이 거룩하신 하느님의 뜻이었을까? 어째서 나란 말인가? - 35p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서 이부자리에 일어나 앉아, 침대 뒤의 테이블에서 종이와 연필을 집어들었다. 마치 내부에서 행운이 터져 버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한 단어에 이어 다른 단어가 계속 떠올랐다. 단어들은 정돈이 되었고, 서로 연결이 되었고, 문맥에 어울리게 논리적으로 구성이 되었다. 줄거리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동작과 대사가 연이어 솟아났다. 야릇한 행복감이 느껴졌다. 나는 신이 들린 사람처럼 글을 써내려갔다.  - 55p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너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정말로 그 사람에게 1크로네를 부탁해서 그를 다시 한 번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었나?' 나는 자신에게 지극히 가혹해져서 잠시 떠올렸던 뻔뻔한 생각에 대해 자신을 힐난했다. -127p

 

 

 

 

 

 

 

 

막다른 대장장이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박힐 수 있는 한 가장 깊숙이 들어가서, 뒤뜰의 허물어진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아무데서도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고맙게도 그늘이 주위를 덮고 있었다. 나는 뼈다귀의 고기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아무런 맛이 없었다. 말라붙은 피의 메스꺼운 냄새가 뼈에서 올라와, 곧 삼킨 것을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시 시도를 해보았다. 이 고기 한 조각을 속에 집어넣을 수만 있다면 틀림없이 그 효과가 나련만... 고기의 살점들은 위 속에서 발효되자마자 도로 올라왔다 나는 미친 듯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비탄에 빠져 눈물을 흘리고, 귀신들린 사람처럼 갉아먹기 시작했다. 하도 울어서 뼈는 눈물로 젖어 더럽혀졌다. 나는 더욱 격렬하게 토해내고, 욕설을 퍼붓고, 갉아먹었다. 마치 심장이 터져버릴 듯이 울었고, 또 토해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온 세상의 신들에게 지옥에 떨어지라고 저주했다. - 203p


단순한 배부름으로 해결되지 않을 내면의 굶주림은 음식의 굶주림과 함께 그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사건도 플롯도 없는 이 소설 속에 빠져들게 하는 건 작가의 실제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의 묘사이다. 상황 속에 빠져든것 처럼 나또한 처절함과 배고픔을 느껴서 울컥하는 부분이 있었다. 

중간 부분에 그는 굶주린 와중에도 사랑이란 감정은 남아있는지 간절하게 여인을 갈구하기도 한다. 그의 체면이 벗어던지는 부분인데 책의 모든 서술 중 유일하게 정상적이게 보이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 주인공의 삶이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일까. 정녕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나은것인가?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진정으로 꿈꿀 수 있는 것인가? 주인공의 선택은 결말에 나와있다. (난 그와는 다른 결말을 원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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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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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일 1식 - 나구모 요시노리>

 

 

 

 

 

 

 

 

영양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것이다. 많이 먹었다고 해서 영양이 가득 채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 84p

 

 

1일 1식을 권장하는 이 책은 얼마전 꽤 크게 열풍이 불었다. 1일 1식, 하루 한끼. 

불규칙하고 다량의 식사를 하는 나에게는 이해가 도저히 가는 건강법이었다. 하루 한끼라니! 하루 한끼가지고 어떻게 버티느냔 말이다. 나는 한끼만 안먹어도 무기력해서 기운이 없어진단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무조건 하루 한끼이외에는 먹지 말라는 식의 방법은 제시하지 않는다. 하루 한끼를 먹을 시간을 정해놓고 배가 고프면 무엇을 먹어도 좋다. 중요한 건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일이나 쿠키같은 종류들..

 저자는 '절대 싸구려와 타협하지 말라'고 한다. 조금은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1일 1식이라는 건강 프로젝트를 실행할때의 그 소중한 하루의 한끼는 몸을 위해 가장 좋은 것으로 준비해야한다는 말이다. 3끼의 영양소를 줄여 한 곳에 쏟아넣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다음은 1일 1식 10계명이다. 

 

 

 

               1. 통째로 먹어라

2. 밥을 먹었으면 곧바로 자라.

3. 골든타임을 지켜라.

4. 아침 햇살과 함께 일어나라.

5. 건강해지려고 운동하지 마라.

6. 디저트와 술은 비싼 것으로 조금씩만 먹어라.

7. 설탕과 소금을 멀리하라.

8. 공복에 커피 마시지 마라.

9. 몸을 따뜻하게 하지마라.

10. 모델처럼 가뿐히 척척 걸어라.

 

사실 보면 어느정도 들어왔던 건강법들도 있고 하지만 의문이 가는 계명도 있다. 그것이 2,5,9번. 

2번을 보면 도대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1일1식의 2번은, 어떻게 밥을 먹고 바로 자라고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밥을 먹고 소화가 다 될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건 원래부터 많이 이야기하곤 했었던 일종의 규칙이지만 저자는 밥을 먹었으면 곧바로 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밥을 먹고나면 졸리는 것은 인체의 섭리이다. 그리고 졸음이 올 때 잠을 자는 것이 숙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먹으면 잠드는 것은 지극히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리듬이기 때문(152p)이라고 한다. 더군다가 만약 낮잠을 잘 시간이 있다면 점심을 먹지 말라고 한다. 먹은 다음에 졸리는건 인체의 당연한 사실이라고 한다. 

 5번의 경우 조금 압축된 표현이 아닌가 싶은데, 운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갑작스럽고 격렬한 운동을 삼가라는 뜻이며 모든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9번의 경우 놀라웠다. 사실 여자들의 경우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을것인데, 저자는 몸을 지나치게 하는 것도 냉증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배를 고프게 하고 춥게 하면 할수록 내장지방은 점점 더 연소된다. 그러면 체내 온도도 올라간다(189P)는 것이다.

 

 

 

 

현재 나도 자극적이고 불규칙적인 식생활때문에 고민도 하지만 평소 길들여진 습관이 쉽게 바뀌어지진 않는다.

짜게 길들여진 입맛은 계속해서 짠것을 찾고, 간식을 찾는 허기짐은 계속해서 자꾸 와서 괴로울 지경이다.

그러나 그 꼬르륵 소리가 체내의 생명력 유전자라니! 새로운 발견이라 아니 말할 수 없다.

 

평소 당신의 위는 늘 '배고파, 밥 줘!'라고 호소한다. 음식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것을 알지 못하는 당신에게 '공복'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 137p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식사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골든타임 동안의 논렘수면. 막 잠이 들었을 무렵의 논렘수면은 무척 중요하다. 골든타임은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될 귀중한 시간대인 것이다. - 155p

'체내 시계'는 하루 24시간, 한 달 30일, 1년 365일에 정확히 맞지는 않는다. 4년에 한 번씩 '윤년'이 돌아오는 것처럼 인체도 조절이 필요하다. 그 조절이란 태양의 빛을 쪼임으로써 우리의 몸을 초기화시키는 것이다. -160p

바로 그 타이밍에 일어나면 되는 것이다. 눈을 뜨고 '아, 꿈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리고 뒤척거리다 눈이 떠졌을 때, 과감하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다. -164p

 

책을 읽으면서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시해야될 점은 '받아들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몸에서 오는 반응을 억누르려 하지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1일 1식이라는 식사법은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조금의 함정은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가장 좋은 점은 작가의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던 점이었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 1일 1식의 작가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데 '지나침 없는 생활', '싫은 일에 좋은 일 끼워넣기'등 사소한 것들에 대해 따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건강서는 읽어본 적이 없어 조금 읽기 불편할 줄 알았지만 나의 습관에 대해 반성하고 그런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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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1일 1식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3-06-06 12:03 
    하루 한 끼로 건강을 지킵시다. 1일 1식.저는 하루에 두 끼를 먹습니다. 아침과 저녁을 먹지요. 2년 전 밥 따로 물 따로 식사법을 시작하면서 계속 식사량을 줄여가기로 다짐했지요. 언제부터 하루에 한 끼를 먹게 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배고픔의 미학을 알아가는 중이니, 시기야 어찌 되었든 1일 1식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생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