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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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폭설이 언제 내렸나 싶게 햇살이 눈부시다. 

봄이와도 그렇긴 하지만  

이 봄이 오기전의 전조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땅이건, 나뭇가지건  

저마다 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그 조심스러움이라니~~!!

 

아침햇살을 듬뿍 받으며 고인의 첫사랑을 선생이 돌아가고 나서야 

비로소 읽게되는 묘한기분.  

안티조선과 조선사이에 금을 그을때 

선생이 안티조선쪽에 속하지 않는다는 한줄 기사인가를 읽고 나는 선생의 글에 

무관심하게 되었다. (쳇, 나 같은게 뭐라고... )   

 

선생이 가시고나서야 나의 오해를 거두어 들이게 되었다.  

충분히 아름다운 삶이었다. '아름다운 것은 무얼 남길까'라는 물음을  

선생은 아름다운 마무리로 보여주신 듯하다. 

 

뒤늦게 읽는 그이의 첫사랑. 재미있고. 솔직하고. 그시절을 그립게 한다. 

무담시로 나이 마흔줄에 소설가로 데뷔한게  아니라  

선생은 소설로 풀어내지 않으면 안될 열정을 가졌고, 또, 스스로에게 항상 깨어있는  

사람이었구나, 여성이었구나....^^ 

 

소설을 읽는 행간행간 우리말의 아름다움도 느꼈다. 작가가 우리말을 둘둘 말았다가  

풀었다가 하면서 감칠맛을 내기에 입에 침이 고일 지경...ㅋㅋ  

그 첫사랑이 하도 짠하여 중간 넘어 어느 대목에선 눈물이 뚝! 떨어져  

잠시 책을 덮어야 했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요즘은 사람도 물질로 증명하는 시대이기에  

더더욱 작가의 사랑이, 추억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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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 대한민국 9가지 소통코드 읽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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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강준만을 읽었다. 

그는 여전히 다작을 하고  

머리카락은 그때보다 더 희어졌을 지언정 정열은  

조금도 사그라 들지 않은듯~~  

 

과거자료에 대한 풍부한 예시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어떤 고정관념들이 다 연원이 있었구나, 역사가 있었구나, 흥미로웠다. 

 

장례문화, 혈서문화, 영어광풍, 대학, 자동차, 아파트.... 내가, 우리가 

당연한듯 젖어들었던 유행이며 사고가 다 나만의 독창이 아니고 시류에 휩쓸린 혹은 관습으로 고착된 

생각나부랭이들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활자로 증명된것을 보니  한결 버리기 쉬워지는 기분이었다.

행동으로 많이 나아가진 못하지만 '고정관념'깨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고 

내식으로 살고 싶은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충만하기에 울나라사람들의 뻔한 고정관념 속에 

내가 그다지 깊이 뿌리내리고 있지 않다는 것에 안도...ㅋㅋ 

 

장례문화: 서양사람들은 영화에서만 그렇게  젊잖게 고인을 보내는 줄 알았더니 실지로도 그렇고 

일본 사람들은 절제를 너무 많이해서 탈이구나. 

 

혈서문화: 아무리 뜻이 옳아도 삭발과, 혈서, 간혹가다 있는 할복 나아가 삼보일배 이런것 

싫은디 유서가 깊구나. 

...... 

아파트, 자동차, 유명대학과 영어에 대한 집착.....그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은 자신을  

발견해서 통쾌했다. ㅋㅋㅋ...  

(진실은 능력이 없어 어느 하나도 가지지 못한 것이지만, 그 모두에 집착하지 않을수  

있는 능력도 능력이라.ㅋㅋ^^) 

 

아무튼, 이 책은 우리의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 무엇은 버리고 무엇은 그대로 갖고 가도 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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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 1993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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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개천에 용이 사라진지 오래지만 한시절 전 시골에서는 공부좀 잘하고  

그놈 참 재목이다 싶으면

무조건 법대를 끊어줘서 가문의 영광이 되어야 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5,6,7십대  이름 날리고 사는 사람들 한때는 

다 개천의 용들 아니었는가. 용이 되고 나서 이상해진 사람들 많지만. ㅉ..

(용되기 전 부터 싹수가 노랬다고? )

.... 

소설속 박부길 아부지, 그도 잘하면 판검사 한자리 할것 같았는데.....몬했구나.

못해도 집안의 과잉기대가 없었다면  

그냥 평범한 촌부로 살았을 것인데.... 

 

'안되면 될때까지' 밀어주겠다는 집안의 암묵적 의지가 결국은 그를 있어도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살다 가게  만들어 버린것은 아닌지...  

  

큰아버지는 동생이 못 이룬 꿈을 동생의 아들이 이루길 기대한다. 그러나, 박부길은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큰아버지의 그 꿈에 부응 할수 없다. 오히려, 큰아버지가 격리하려했던 골방 아버지의 삶속으로 들어가버린다. 하여 청춘을 온통 그러한 어둠속에서 그를 느끼고 이해하고 종내는 극복하게 된다. 

 

"그가 해낸 것은 아버지와의 값싼 화해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교묘한 것이다. 죄의식의 되돌림. 아버지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고통당하기 시작한다. 고통을 통해 그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를 껴안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글 쓰기는 감춰진 것의 드러내기이다. 그 드러내기는 그러나 감추기보다 더 교묘하다. 그것은 전략적인 드러냄이다. 말을 바꾸면 그는 감추기위해서 드러낸다. 그가 읽은 대부분의 신화들이 그러한 것처럼." 

  

위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 마지막 부분을 읽자 나는 비로소  편한해 졌다. 박부길도 편안해 졌으리.  

 

작가는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허구를 차용하는데 독자는 허구를 진실로  

알고 있다고. 그러나 진실은 허구속에 숨어 있다고. 그러니 우짜란 말인지. ㅋㅋ..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작가(이승우)의 진실은? 체험은? 어디 까지일까 유추하게 되었다. 

이것이 작가의 체험일까 싶으면 허구일것 같고 그러면 저것은 정말 허구이겠지 싶으면  

왠지 진실일 것 같고.... 몰입하기 보다 그런 엉뚱한것 따지다 박부길의 삶을 마음껏  

아파하고 껴앉지 못했다.  ㅎㅎ. 

 

그러나, 책을 덮은 지금 선명하진 않으나 청춘의 한시절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와  

비로소 햇살과 마주하는 한 청년의 모습이 '자꾸만' 어른거린다. 그것으로 족하이.  

허구면 어떻고  진실이면 또 뭐에 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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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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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스물시절엔, 읽어보지도 않고  이 책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 이어

야하기로 서열 2번째의 외국소설인가?  생각했다.  ㅎㅎ

세월이 흘러 마흔중반, 문득 '마담'의 행적이 궁금하여 

책을 펼치니 첫문장 부터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뭐랄까, 궁금증을 확 자아내는 전개였다.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진다는 거지?

 

더구나 (당시 풍속이 그러했다지만 )젊은 의사를 나이 많은 과수댁과 

결혼 시키는 것이 영 이해 안가면서 도대체 보봐리 부인은 언제 

나오는 거야? ㅋㅋ

 

물론 마담, 적절한 때에 등장하고 '내마음 나도 모르겠어요...' 방황이  

끝이 없어라. 결혼을 하고나서 사춘기를 겪는듯한...^^ 

반면, 보봐리씨는 사춘기도 없이 성인이 된듯, 그러니 여자라는 생물이 이해안되고 

다만 성실할뿐인 것이 안타깝고 답다버..ㅉㅉ...미련 곰탱이도 그런 미련 곰탱이가 없어... 

.........  

한여자의 바람을 이렇게 아름다운 전개와 형식속에 담다니! 

 

(역자 김화영씨의 평론도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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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만큼 성공한다 - 김정운교수가 제안하는 주5일시대 일과 놀이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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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김조광수 제작자가 최근 개봉영화 흥행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인터뷰에서 '나이 50'에 꼭 해보고 싶었다면서 

왕년의 소년 마이클잭슨처럼 머리를 보글보글 뽂았던데  

어찌나 시원하던지~~  

 

나는 종종 현재 우리나라에서 권력잡고 있는 남자들이 머리모양만 다들 한번  

바꿔봐도 세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머리카락은 중요하다. 머리 모양도 중요하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머리모양새에서 

그 사람을 읽을수 있다. 

  

머리모양 바꿔서 용된 대표적 인물. 김정운 교수다. 

역시 며칠전 '명작의 스캔들'인가에서 지금의 슈베르트 머리와는  

전혀다른  2대 8가르마의 김정운의 모습은 교수가 아닌 베를린에 떨어진 오갈데 없는  

무명의 난민같았다. 

 

그는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자꾸 빠지고 해서 고민이었는데 누군가 파머를하면 

가려진다고 해서 우연히 한번 해본건데 완전 빠져들었다고. 

빠져들다 뿐인가 나름의 스타일을 창출.  

본인입으로 슈베르트를 좋아해서 슈베르트 머리모양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아주 자랑스러워 하던데 암만... 

권력자들이 바꾸기 힘들면 교수님네들 먼저 한번 바꿔보는 것도... ㅋㅋ 

 

이 책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보다 먼저 나온 책으로  제목과 달리 

책이 빽빽하다.  독일에서 십여년 공부하고와서 우리나라에 '여가학'이라는 분야의 

첫 나무를 심던 시절 내놓은 책이다. 아이엠에프 구제금융으로 다들 나라가 망하는줄  

알던 시절에  김정운은 휴식을 말했다.   

쭈욱 계속쉬자는 것이 아니라 충전을 위해서 사람은 휴식, 여가를 병행해야  한다고. 

 

어릴적에 논다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는 것이다.  

무언가 놀이에 집중에 몇시간째 정신없이 논다면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에서도 역시 그러한 집중력을 발휘할것이다. 

 

평소 노는게 남는것이라는게 아이들을 향한 내 교육 방침(?)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상당히 위로(^^)받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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