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이면 - 1993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젠 개천에 용이 사라진지 오래지만 한시절 전 시골에서는 공부좀 잘하고  

그놈 참 재목이다 싶으면

무조건 법대를 끊어줘서 가문의 영광이 되어야 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5,6,7십대  이름 날리고 사는 사람들 한때는 

다 개천의 용들 아니었는가. 용이 되고 나서 이상해진 사람들 많지만. ㅉ..

(용되기 전 부터 싹수가 노랬다고? )

.... 

소설속 박부길 아부지, 그도 잘하면 판검사 한자리 할것 같았는데.....몬했구나.

못해도 집안의 과잉기대가 없었다면  

그냥 평범한 촌부로 살았을 것인데.... 

 

'안되면 될때까지' 밀어주겠다는 집안의 암묵적 의지가 결국은 그를 있어도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살다 가게  만들어 버린것은 아닌지...  

  

큰아버지는 동생이 못 이룬 꿈을 동생의 아들이 이루길 기대한다. 그러나, 박부길은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큰아버지의 그 꿈에 부응 할수 없다. 오히려, 큰아버지가 격리하려했던 골방 아버지의 삶속으로 들어가버린다. 하여 청춘을 온통 그러한 어둠속에서 그를 느끼고 이해하고 종내는 극복하게 된다. 

 

"그가 해낸 것은 아버지와의 값싼 화해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교묘한 것이다. 죄의식의 되돌림. 아버지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고통당하기 시작한다. 고통을 통해 그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를 껴안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글 쓰기는 감춰진 것의 드러내기이다. 그 드러내기는 그러나 감추기보다 더 교묘하다. 그것은 전략적인 드러냄이다. 말을 바꾸면 그는 감추기위해서 드러낸다. 그가 읽은 대부분의 신화들이 그러한 것처럼." 

  

위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 마지막 부분을 읽자 나는 비로소  편한해 졌다. 박부길도 편안해 졌으리.  

 

작가는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허구를 차용하는데 독자는 허구를 진실로  

알고 있다고. 그러나 진실은 허구속에 숨어 있다고. 그러니 우짜란 말인지. ㅋㅋ..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작가(이승우)의 진실은? 체험은? 어디 까지일까 유추하게 되었다. 

이것이 작가의 체험일까 싶으면 허구일것 같고 그러면 저것은 정말 허구이겠지 싶으면  

왠지 진실일 것 같고.... 몰입하기 보다 그런 엉뚱한것 따지다 박부길의 삶을 마음껏  

아파하고 껴앉지 못했다.  ㅎㅎ. 

 

그러나, 책을 덮은 지금 선명하진 않으나 청춘의 한시절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와  

비로소 햇살과 마주하는 한 청년의 모습이 '자꾸만' 어른거린다. 그것으로 족하이.  

허구면 어떻고  진실이면 또 뭐에 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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