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영화 - 배혜경의 농밀한 영화읽기 51
배혜경 지음 / 세종출판사(이길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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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던 영화관에  커다란 문제가 생기면서

거의 영화를 보지 않고 한해를 보내고

또 한해를 맞이했다.

 

뭐 그까이꺼 영화없이도 살수있는거 아냐?

하며 살았고

영화없이도 내인생은 불편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극장 아닌데서 영화를 볼수 없어

나름 잊은척 했다.

 

그랬는데...오랜만에 영화를 읽었다.

 

영화가 고맙다는 제목을 접하자니

가장 소중한 친구를 그간 외면했구나 하는

자책이 일었다.

 

저자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를 보았을 덴데

그중 엄선하고  엄선하여 51편을 추렸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그 51편중 3분의 2

내가 본 영화라는 것.

 

그리고 나머지도 보려고 예정중이다 놓친

영화이거나

제목은 익숙하게 들어본 영화라

읽기가 훨씬 수월하고 친근했다.

뿐만아니라, 나의 느낌과 저자의 감상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것이기에 반가웠다.

 

그런데......

다 읽고 난 소감은....ㅠㅠ

 

감히 비교불가하게 저자의 감상평이 너무 찰지고

꼼꼼하고 고급스러워,

어머나! 우리 똑같은 영화 본거 맞아?

하는 패배감을 느끼게 했다.(웃음)

 

하여 비교는 고사하고 허겁지겁 저자의

탁견에 고개를 끄덕끄덕하기 바빴다.~~^^

가장 인상적이었고 공감이 갔던 것은 <세라핀>이었다.

 

나 또한 <세라핀>을 보고 저자와 비슷한 육체적 증상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세라핀이 점점 미쳐갈때 나도 미칠거 같았다.

미술 수집평론가는 책임도 못질거면서 왜 세라핀의

재능을 발견하고...아니 내눈엔 딱히 그녀의 그림이

무슨 의미인지 도통 모르겠슴,이었는데. 

 

"세라핀의 그림에는 인류의 조상들이 살아왔던

삶의 초기상태와 꿈이 여러가지 색채와 모형으로 표현된다.

`다듬어지지 않은 예술`이란 뜻으로 `원시예술` 또는

`원생예술`로 불리지만 그녀의 작업과정을 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걸 알수 있다.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원초적 에네르기가 느껴지는 과정인데,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뜻은 그녀의 순수하기 이를데 없는 열정과

본능에 기반한 천재성을 말하는 것으로 읽힌다.-본문 282쪽"

 

영화가 끝나고 몇년이 지나도 뜬금없이 세라핀이 애잔하고

세라핀 역을 했던 배우의 안부도 궁금하기는 했으나, 

검색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이책을 읽다가 `욜랭드 모로 `이름을 확인하고 바로 검색 들어갔더니

어머나! <롱 폴링>의 로즈가 바로 이분이셨네!

<롱 폴링>의 로즈도 이따금 생각나는 주인공인데... 그러고 보니 

모로 아줌마가 대단한 사람이어라!

세라핀과 로즈가 다 그녀로 인해 피어나다니. 대배우다.

 

급선회 마무리.

아무튼 이책은 찬찬히 음미해가며 한번더 읽으면 더 좋은 책이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보기전에 한번 보고나서 한번

그렇게 두번을 읽으면 영화가 고맙다는 저자의 마음결에도

닿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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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0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0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0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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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요 선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

 

<라면을 먹고 나서 잠시 소파에 나란히 앉아 그애와 나는 텔레비전을 보았다.

티브이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처음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건성으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애가 내곁에 앉아 있다는 것만 해도 꿈속 같았다.

 

비에 젖은 밤은 심해처럼 고즈넉했고 푸르렀다. 푸르르다고 나는 느꼈다.

카뮈는 그의 <비망록>에서 저녁을 가리켜 "물굽이에 드리운 세계의 다사로움"이라했다.

 

소동파는 봄밤을 일러 "일각도 천금"이라 노래했다. 나에게 그 밤이 그랬다.

그애가 곁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 세상에 부러울 게 없었다. 본문 305~306>

 

은교를 읽었네~.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노욕이랄것도 없었다.

그래서 실망. 적요선생은 지극히 신사일뿐. 한 달 반 만의 폭풍집필이라 그런지

<고산자>에서 느껴지던 격조있는 문체와 분위기는 아니었다. ^^

하여, 소설을 보고나니 오히려 영화를 만든 정지우 감독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봤을때는 영화의 부족 분을 소설이 채워줄줄 알았는데

소설을 보고나니 영화가 소설의 부족 분을 채워준 듯도~ 영화에서 Q변호사를

살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뭐, 이제 기차 떠났네.ㅎㅎ)

 

소동파가 봄밤을 일러 '일각도 천금'이라 했다는 말이 무척 신선했다.

봄밤=일각도 천금, 무척 아름다운 말일세~ 만약 시 속에서 그런말을 했다면

그 시를 찾고 싶네~.

 

세상에, 봄 밤의 고요한 공기만큼, 봄 밤의 미려한 바람 만큼 아름다운게 있을까.

....

지난주 힐릴캠프 박범신편 끝부분 10여분을 보다가 '오욕칠정'이라는

말에 푸훗~뿜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일세.

 

오욕칠정.

재물, 명예,수면, 식, 색욕 + 희,노,애,락,애,오,욕이여!

 

탐,진,치 삼독을 박멸(?)하고 어서빨리 해탈하자, 대자유가 되자 운운하다

오욕칠정이라는 말을 들으니 새삼 오욕칠정이 살짝 그리워지는~ㅋㅋ 

 

오욕칠정.

얼마나 인간적인가 말이다. 과하지만 않는다면 오욕칠정이야말로

이세상에 온기를 주고 또, 저마다 삶의 이유가 아닌가.

 

그러나 전반 45분의 마지막분을 뛰고있는 이 갱년기 여성은 후반 45분을

앞에두고 벌써 지쳐 오욕칠정이고 뭐고 허무라는 두 들자만이 맴돈다.

이래도 허무, 저래도 허무 한게 인생 아닌가.

 

생각해보니 불만 많고 욕심많았던 젊은날이 오히려 더 생기있지 않았던지..

탐진치 박멸은 더없이 좋은 것이나 역으로 부작용이 생기는데 즉, 매사에 의욕이 사그라든다는....

에고... 밥 한술(식욕) 뜨고 칠정중의 하나를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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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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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에 나오는 저자 친구의 푸념처럼 '깜빡 ' 속을 뻔했다.ㅋㅋ

 

당신은 사냥꾼인가, 일탈자인가? 

'사냥꾼' '일탈자' 이 두단어로 '욕망'이라는 두 글자를 해석할수도  있고나.^^

난, 또 ,상하이 스캔들과 신정아 책을 언급하기에 책 뒤쪽으로 가면

남들이 생각지 못할 자신의 욕망한줄 과감히 털어 놓을줄 알았다.

 

속았다.~~

 

저자의 유일한 일탈은  교수라는 신분으로 청바지입고 강단에 서는 것인듯~

신실한 개신교  청춘들에 그런 고민과 아픔(?)이 있을 줄이야.

간혹 들리는 목사님들의 일탈마저 이해가 가기도....(물론 죄값은 죄값대로...)

 

고백의 내용이 다소 약하긴 해도 첫 태잎을 끊었다는 점에서 짝짝짝!

좀더 나아가 소주한병 정도는 진도나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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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6-2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유쾌한 폭설님.^^
이 책 저도 잼나게 읽었어요.
결국 착한 사람 같아요. 이 분요.

폭설 2012-06-23 19:46   좋아요 0 | URL
김교수 부부와 딸, 마치 유사 성직자의 삶을 보는 듯~
술한잔의 일탈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너무해~

러시아사람 보트카 못마시고
중국사람 고량주 못마신다면 말이 안돼죠.
마찬가지로 한국사람은 아무리 못마셔도 일년에 소주 두세병은 비워줘야
한국사람이라 불릴수 있지 않을까요? ㅋㅋ

아무튼 불혹넘어 이토록 착한분, 신선하고 짠했어요.
개신교에는 큰목사님 같은 분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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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우리들 삶의 공간에서 사라지니

이런류의 책 소개책이 끊임없이 나오는구나.

동네에 서점이 없다는 것은 여전히 쓸쓸한 일이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책을 소개받으니 반갑다.

 

뭘 어떻게 통섭한다는 것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최재천판 독서일기네.

최교수 특유의 인맥자랑이 처음엔 살짝 이상했는데 이젠

적응하기로 했다.ㅎㅎ 어떻게 보면 그의 그런 상세한 일화를 통해

현존하는 훌륭한 생물학자들의 면면도 볼수 있고...^^

 

제목에 걸맞게 과학의 만찬이 푸짐하다. 매사 너무 좋게만 보니

에드워드 권 등 몇몇얘기는 신선도가 떨어지기도 하다.

 

과학자는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 그 하나만으로 살아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시대의 시사 코드 또한 관통해야 오펜하이머처럼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없을텐데. 물론 최교수야 그렇게 엮일 일이야 없겠지만.

뭐랄까 '우리 시대'의 이야기가 버무려지지 않은 듯...(신문연재글 모은게 아닌가? 그렇다면 더더욱..)

 

뭐 그래도 소개하는 책들의 면면은 훌륭하다.

퓨전요리는 특히 탁월해. 눈 밝히고 보면 대어들이 수두룩~~

개인적으로는 '제레드 다이아몬드'라는 학자에 가장 끌린다.

 

<총,균, 쇠><문명의 붕괴>

제목만으로도 '살떨리게' 흥미롭다.

 

아무튼, 올해 가장 흥미를 끈 분야는 자연과학이다.

학창시절 <뉴튼>을 뒤적이던 호기심이 이제야 발아를~~ㅋㅋ

그 발아의 계기가 '다윈특강'이었기에 저자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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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 세트 - 전2권 - 가난한 성자들 조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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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해마다 토네이도가 덮치고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지진해일(쓰나미)이 혼을 빼놓는다.

그런데 몽골초원에는 황사도 황사지만 황사말고 '조드'란게 있음을

이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초원의 쓰나미라고 할수있는,

혹독한 추위와 바람과 폭설과 기근의 '조드'는 한꺼번에 수천의 가축을

얼어죽고 굶어죽게 할정도로 끔찍한 대재앙이라고 한다.

그런재앙을 매번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견디며  슬기롭게 살아남은 그들이 대단하다.

 

어쩌면 대자연의 혹독함이 그토록 강한 징기스칸을 만들었는지도... ^^

우리조상들에겐 한때의 원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니

참으로 용감무상한 선조를 가졌구나..~~

 

모든 나라는 흥망성쇄를 겪지만 몽골의 영화는 너무도 짧았어라.

(이 책은 징키스칸이 몽골내부를 통일하는 것으로 끝난다.)

 

작가는 그후의 얘기도 쓸거라는데 기대된다.~

몇년을 기다려야지?ㅎㅎ

 

그런데 책표지가 이중삼중으로 된게 마음에 안든다.

너무 낭비스럽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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