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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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와 유전자의 목표를 혼동한 데에서 갖가지 오해가 발생해 왔다. 성의 진화를 다룬 책에서 한 평론가는 인간의 간통은 당사자들이 피임 대책을 세우기 때문에 동물의 간통과는 달리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전략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의 전략을 말하고 있는가? 성적 욕구는 유전자를 증식하기 위한 사람의 전략이 아니다. 사람의 전략은 섹스의 즐거움을 얻는 것이고, 섹스의 즐거움은 유전자를 증식하기 위한 유전자의 전략이다. 만일 유전자가 증식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유전자보다 더 똑똑하기 때문이다.-83쪽

동물의 감정에 관한 어느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개탄한다. 즉, 생물학자들의 말처럼 이타주의가 친족을 돕거나 호의를 교환함으로써 유전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라면 실제로는 결코 이타주의가 아니라 일종의 위선이라는 것이다. 이 역시 혼동의 산물이다. 청사진에서 청색 건물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반드시 이기적인 유기체가 나오진 않는다. 뒤에서도 보겠지만 때때로 유전자가 벌이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은 이기심 없는 뇌를 조립하는 것이다. 유전자는 연극 속의 연극이지 배우의 내적 독백이 아니다.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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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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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설계 뒤에 숨은 궁극적인 목표는 그 마음을 창조한 유전자의 복사본을 최대한 많이 퍼뜨리는 것이다. 자연선택은 복제하는 실체들의 장기적인 운명, 즉 여러 세대에 걸쳐 안정된 정체성을 보유하는 실체들만을 보살핀다. 그리고 복제의 결과를 통해 자기 자신의 복제 가능성을 강화시키는 복제자들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누가 혹은 무엇이 적응의 혜택을 누리는가?" 그리고 "생물체의 설계는 누구를 위한 설계인가?"라는 질문에 자연선택론은 바로 장기적이고 안정된 복제자인 유전자라고 대답한다. 심지어 우리의 몸이나 우리의 자아도 설계의 궁극적 수혜자가 아니다. 굴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윈이 말한 '개별적인 번식의 성공'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몸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특히 이런 의미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이 유전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유전자가 만들어 낸 신체의 품질이지만, 미래를 위해 선택되어 생존경쟁을 벌이는 주체는 땅속에 묻히면 흙으로 돌아갈 신체가 아니라 그 품질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유전자다.-81쪽

몇 명의 반대자가 있긴 하지만(굴드 자신도 그중 한 명이다) 유전자 중심의 관점은 진화생물학에서 우세한 관점으로 자리잡았고, 지금까지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 관점은 예컨대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세포는 왜 존재하는가, 신체는 왜 존재하는가, 섹스는 왜 존재하는가, 게놈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왜 동물은 사회적으로 교류하는가, 의사소통은 왜 존재하는가와 같은, 생명에 대한 가장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구하고 있다. 뉴턴의 법칙이 기계공학자들에게 필수적인 것처럼, 유전자 중심의 관점도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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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수천 세대에 걸쳐 일어난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한 99퍼센트의 시간 동안 소규모 유목 무리를 이루고 식량채집을 하며 살았다. 우리의 뇌는 농경과 산업 문화라는 신제품이 아니라 까마득한 옛날의 생활방식에 맞게 진화했다. 우리의 뇌는 익명의 군중, 학교 교육, 글자로 씌어진 언어, 정치, 경찰, 법원, 군대, 현대 의학, 형식적인 사회제도, 첨단 기술 등과 같이 인간 생활에 갓 들어온 것들에 잘 대처하도록 배선되지 않는다. 현대인의 마음은 컴퓨터시대가 아니라 석기시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행동을 굳이 적응의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는 예컨대 오늘날의 종교 단체, 입양 기관, 제약 회사같이 적응에 반하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제도가 없었고, 아주 최근까지도 유인 요소들을 거부하게 만들 선택압력이 없었다. 혹시라도 홍적세의 사바나에 피임약이 달린 나무가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독거미처럼 무서워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다.-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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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펫은 입덧이 영양 부족과 생산성 저하라는 비용을 상쇄하는 어떤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반적으로 구역질은 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않게 하려는 일종의 보호책이다. 다시 말해 신체가 큰 해를 입기 전에 유독한 음식을 위에서 배출하고, 차후를 위해 그와 비슷한 음식에 대한 식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입덧은 임신부로 하여금 성장하는 태아에게 해가 될 유독한 음식을 먹거나 소화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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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과 어린아이들을 정교한 방법으로 테스트하면 그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도 물리적·사회적 세계의 기본 범주들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과, 때로는 한 번도 제시받은 적이 없는 정보를 충분히 이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는 어긋나지만 인간이 진화한 환경에는 적절하게 들어맞는 많은 신념을 갖고 있으며, 자기 자신에게는 손해가 되지만 그 환경에서는 적응성을 높여 주는 목표들을 추구한다. 또한 문화가 자의적이고 무제한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믿음과는 반대로, 민족지학 문헌을 조사해 보면 이 세계의 모든 민족들은 놀랍도록 세부적인 면까지 보편적인 심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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