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을 잘못 알아들으셨군요.


(밑줄긋기)

정신적으로 초라하다는 증거


앞에서도 말했듯이, 디온은 디오니시우스 2세가 그런 생활을 하는 것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왕에게 가장 뛰어난 철학자로 알려진 플라톤을 시킬리아에 초대하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플라톤이 오면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가르침을 받으십시오. 그러면 틀림없이 전하의 성품은 덕의 원리에 따라 고양될 것이며, 어둡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질서를 바로잡는 가장 숭고한 본보기가 되실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전하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위대한 행복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왕권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복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위와 같이 하신다면 국민들은 전하의 정의와 사랑에 감동해,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쁨으로써 전하를 아버지처럼 우러르게 될 것입니다. 결코 권력이나 위대한 해군, 또는 1만 명이 넘는 저 육군이 있다고 해서, 일찍이 부왕께서 말씀하신 왕권을 유지하는 '끊을 수 없는 쇠사슬'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덕과 정의로 민중들 마음속에 있는 선의와 충성심과 감사함을 이끌어 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슬이 됩니다. 이런 것들은 언뜻 보기에는 나약한 듯하지만, 사실은 왕권을 튼튼하게 만드는 강한 기둥입니다. 만약 통치자가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스러운 궁전에 살면서도 평민들보다 어리석고 조리 없는 말을 한다면, 이는 정신적으로 초라하다는 증거이며 국왕의 위엄이 서지 않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1733쪽)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디온 편>


 * * *

나는 입을 다물겠소

내가 시작한 이야기로 끝맺자면,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어떤 문자의 해석을 가지고 철학자 파브리누스와 토론하던 때에, 파브리누스는 바로 승리를 황제에게 양보하였다. 그의 친구들이 그를 비난하자, 그는 대답하기를, "그런 말 마시오. 그래 30군단을 지휘하는 그가 나보다 박학하지 못하단 말이오?"라고 했다. 아우구스투스가 아시니우스 폴리오를 공격하는 시를 썼다. 그러자 폴리오는 말했다. "나는 입을 다물겠소. 나를 추방할 수 있는 자에게 대항해서 글쓴다는 것은 현명한 짓이 아니오." 그의 말이 옳았다.
왜냐하면 디오니시우스는 시로는 필로크세노스를, 산문으로는 플라톤을 당해 내지 못하자, 하나는 채석광으로 중노동형을, 하나는 노예로 팔아 아이기나 섬으로 쫓아냈다.(1019쪽)

 - 몽테뉴, 『몽테뉴 수상록』, <고귀한 신분의 불편함에 대하여>

 * * *

노예로 팔리더라도

플라톤디오니시우스를 만나자 그에게 인간의 미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특히 이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사람은 독재자라 말했다. 그리고 정의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올바른 사람의 일생은 행복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람의 일생은 비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오니시우스는 이 말이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라고 오해해 몹시 불쾌하게 여겼다. 더구나 같이 이야기를 듣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플라톤의 말에 감동하며 그를 우러러보는 것을 보고는 더 참을 수가 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디오니시우스플라톤에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시킬리아에 왔느냐고 물었다. 플라톤이 덕망 있는 사람을 찾으러 왔다고 대답하자 디오니시우스가 말했다.

"아직까지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한 것 같군요."

디온은 디오니시우스의 노여움이 이 정도로는 풀리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스파르타 사절로 왔던 폴리스가 돌아가려고 하자, 플라톤이 함께 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그러나 디오니시우스는 폴리스를 몰래 매수해, 배를 타고 가다가 플라톤을 바다 위에서 죽이거나 노예로 팔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플라톤은 정의로운 사람이니 노예로 팔리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하여 폴리스는 플라톤을 싣고 아이기나에 닿자 그를 노예로 팔아버리고 말았다. 아이기나는 마침 플라톤 나라인 아테나이와 전쟁을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아테나이 사람이 발견되기만 하면 무조건 노예로 팔아버리라는 법이 공포되어 있었던 것이다.(1729쪽)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디온 편>



http://blog.aladin.co.kr/oren/8977543

http://www.mediapen.com/news/view/57938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3&nNewsNumb=20170122670&nidx=22671



 * *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1-26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한이 정지된 지도자가 청와대 안에서 인터넷 녹화로 인터뷰하는 모습에 부끄러웠습니다. 분명 측근이 정규재TV와의 인터뷰를 주선했을 겁니다. 자신을 편드는 사람들과 같이 하려는 성격과 책임 회피는 여전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연휴 잘 보내세요.

oren 2017-01-27 14:06   좋아요 1 | URL
옛날부터 권력자가 자신의 추악한 죄과들을 덮기 위해 온 국민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궤변만을 늘어놓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국민들을 향해 도리어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모습은 숱하게 봐왔습니다만, 막상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이 그런 폭군들과 너무나 쏙 빼닮은 뻔뻔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을 보일 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그저 기가 차고 어이가 없을 뿐이고, 그런 폭군을 옹호하느라 여념없는 한심스런 아첨꾼들마저 득실대는 것도 어디서 많이 봐왔던 듯하고요. 이제와 돌이켜 보니, 오래 전에 박정희를 시해했던 김재규의 그 분노를 이해못할 바도 아니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요.
* * *
브루투스가 카이사르 암살 음모를 꾸미게 된 까닭은 카시우스와는 좀 다르다. 그와 가까운 친구들과 시민들이 끊임없이 그를 설득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익명의 편지들이 그에게 쏟아졌던 것이다. 어떤 시민은 옛날에 왕정을 뒤엎었던 유니우스 브루투스(마르쿠스 브루투스의 선조) 동상에 이런 글을 새기기도 했다.

˝브루투스, 지금도 살아 계셨더라면!˝

˝브루투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해요.˝

그리고 법무관인 브루투스가 법정에 나갈 때면, 그의 자리에는 다음 같은 글이 적힌 쪽지들이 수북하게 쌓였다.

˝브루투스, 아직도 잠자고 있는가?˝

˝당신이 진정한 브루투스인가?˝

하지만 브루투스가 카이사르를 암살하기로 마음먹게 된 결정적 까닭은 카이사르에게 아첨하는 이들의 경솔한 행동때문이었다. 이들은 민중의 이름을 빌려 카이사르에게 온갖 영광을 주려 했고, 한밤에 몰래 카이사르 동상 위에 왕관을 씌워놓아, 집정관을 넘어서 왕으로 내세우려 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마르쿠스 브루투스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