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스트리트를 봤다.

작금의 증시상황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따끈따끈한데,
이 영화를 보러 갔더니 '영화관'이 너무 썰렁해서 놀랐다.

일산 덕이동에 위치한 씨너스 극장에서 오후 5:35분에 영화가 시작이었는데,
애매한 시간대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난생 처음으로 아내랑 둘이서 영화관을 '송두리째' 차지하고 봤다.

이 영화에 대한 제대로 된 리뷰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아직은 간절한데,
우선 급한 대로 '잡담' 수준의 페이퍼글이라도 올리고 싶어 '관련 자료'를 뒤적여 봤다.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겪은지 불과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끔찍했던 그 당시의 상황을 다시금 떠올리는 건 어찌보면 내게도 잔인한 짓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싫든 좋든 과거의 경험을 통해 배워야만 한다.
(혹은 어느 현자의 말대로 '경험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해서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긴 얘기를 쓰고도 싶지만 그건 이 영화의 리뷰글을 쓸 때의 부담으로 미뤄 놓기로 하고,
오늘은 글의 제목대로 'Doller'에 대한 아주 단편적인 모습만 이 글을 통해 들춰보고 싶다.


<관련자료 1>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전세계적 금융위기'가 극한으로 치달을 때,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인(좀 더 정확히는 목사로 일하는 처남)한테 보낸 이메일이다.

그 당시 달러가치가 얼마나 폭등했으면,
그리고 또 국내 주가가 얼마나 심각하게 폭락했으면,
불쌍한 중생들을 계도하기에도 바쁜 성직자에게까지 이메일과 국제전화를 통해
 '지금은 탐욕을 부릴 때'라고 충동질을 하면서 추파(?)를 던졌던가 싶기도 하다.

고든 게코가 이 영화에서 심심하면 입에 올리던 말인 '탐욕은 좋은 것이다'라는 주장만 하더라도,
목사라는 직업의 성직자에게는 도대체가 번지수가 맞지 않는 '개가 코웃음을 칠' 얘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처지에 빠진 고국을 도와야 한다'는 나의 그럴듯한 명분과 집요한 설득에 공감했는지,
오랜 꾸물거림 끝에 '계좌개설과 복잡한 외환송금과정'을 거쳐 민간 차원의 '외화 유치'가 결실을 맺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그 당시는 '모두가 어느 정도 제정신이 아니었던' 상황이긴 했나 보다 싶다.

어쨌든 작년 초에 처남이 송금해온 거금(?) 1만 달러는 불과 2년 만에 간단하게 대략 2만 5천 달러로 불어나 있다!
(한국증시가 좀 더 계속해서 상승하고 달러가치가 좀 더 하락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욱더 불어날 것이다.)





<관련자료 2> 다소 뻥을 보태서 '100년 만의 기회'라고 명명한 엑셀 화일의 극히 일부 내용

(그림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자료 3> 필연적인 귀결이었던 'Doller naver Strong'를 다룬 따끈따끈한 '오늘의 뉴스'




나중에는 또 많이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의 결론은 영화 제목을 닮은 다음의 '세 단어'임을 부정하기 힘들 것 같다.


Doller never Strong!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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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1-02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달러와 증시 어려워요, 저번에 벌써 투정 한번 했지만요.
그때 아고라 경제방에서 달러와 금에 대한 공방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기억납니다.
몇분은 책으로도 내셨지만, 그 말들이 들어맞지는 않았지요.
아직도 경제는 위태하다 망한다 갑자기 달러가 엄청 오른다 금은 폭락한다 급등한다 시끌시끌합니다만. ^^

나중에 기회에 살짝 귀뜸 해주세요,, 부탁드리면 실례겠지요?
역시,, 저축이나 꼬박꼬박 할래요. ㅎㅎ.

저는 일산 CGV를 주로 가는데, 덕이동 씨너스 가시는군요!

oren 2010-11-02 23:08   좋아요 0 | URL
저는 라페스타에 있는 롯데시네마가 오랫동안의 단골극장이었는데, 웨스턴돔이 오픈한 이후로는 저도 단골극장이 CGV로 바뀌더군요. '월스트리트'는 개봉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단골극장에서는 벌써 간판을 내린 것 같더군요. 하는 수 없이 씨너스까지 갔다가 뜻하지 않게도 '개인전용극장 체험'을 해보게 되었답니다.

투자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분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같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는 단순히 저축하는 돈은 소위 idle money로 취급받을 정도로 시대가 변한 것 같습니다. smart money라면 Money must work!를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봅니다.

* * * * *

투자는 겁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투자를 안하는 것은 훨씬 더 겁나는 일이다.
우리의 수명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연금혜택은 줄어들고, 사회보장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의료비는 점점 더 소비자의 부담이 되고 있다.
비용이 늘고 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투자는 필수적이다.

그냥 중개인(broker)을 믿으면 될 것 아닌가?
그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의 소중한 재산을 한 사람에게만 맡기겠는가?
그것은 당신의 돈이고, 당신이 애써 모은 돈이고, 은퇴후의 보장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라.
지난번 휴가계획을 얼마나 오래 짰는가?
저축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는가?
돈을 버는데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런 노력의 절반이라도 재테크를 배우는 데 투입하라.
왜냐하면 결국에는 큰 돈을 버는 것은 일을 통해서가 아니라,
돈이 대신 일하게 함으로써 이기 때문이다

- 케네스 A. 스턴(Kenneth A. Stern)

양철나무꾼 2010-11-0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누구더라,어떤 여배우 허벅지에 타투로 쓰여진 '탐욕은 죄악이다'가 생각나는 걸요.

전 IMF때 주식을 반에반토막 내먹은 후,훨씬 더 겁나는 삶을 살고 있어요~
근데,위 '케네스 A.스턴'의 격언을 보니 마음을 바꿔먹어야 할지도...ㅋ~.

oren 2010-11-04 13:15   좋아요 0 | URL
이 영화에도 너무 자주 나오지만 세상의 모든 '말도 안되는 엄청난 급등락'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피하기 힘든 '탐욕과 공포' 때문에 벌어지는 헤프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늘 듭니다.

'탐욕은 좋은 것이다.' 혹은 '탐욕은 나쁜 것이다.'라는 주장은 결국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이해관계와 결부시켰을 때 도출되는 결론일 뿐이겠지요.

저는 '탐욕과 공포'를 나름대로 잘 견딜 줄 알고 또 거기에 용감히 맞설 수 있다고 자신해 왔었는데, 그런 저에게도 2년 전 금융위기 때의 가공할 만한 '공포'는 버텨내고 극복하기가 정말 쉽지 않더군요.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어쩌면 '간이 작아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을 땐 인수봉이나 노적봉을 오르면서 수백미터의 낭떠러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봐도 조금도 무섭지 않던 것이 요즘은 높은 빌딩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봐도 덜컥덜컥 겁이 나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