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양치질을 하는데 해골이 아치 살찐거 같다고 한다. 작년에 비해 좀 쪘다. 

아치 원래 날씬한데(듣기 좋은 소리 전문가) 무슨 좋은 소식 있냐고 묻는다.


  좋은 소식은요. 많이 먹고 적게 운동해서 그런걸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진짜 살이에요.


  예전에 순대집에서 살짝 펑퍼짐한 코트를 입었더니 주인분께선 애기엄마가 순대도 잘 먹는다고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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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1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은 가슴이 아파서 읽기가 힘들어요. 흑흑.

Arch 2012-05-11 17:51   좋아요 0 | URL
난 마블링 글 댓글인줄 알았삼. ㅋㅋ

네꼬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정말 이렇게 페이퍼 썼는데 쌩하니까 나만 배 나온 여자 같고, 나만 살 찐거 같고, 나만 좋은 소식 들려줄거 같잖아요. 흑

네꼬 2012-05-13 11:23   좋아요 0 | URL
응? 나요? 뱃살요? (뜨끔)

비로그인 2012-05-1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현실이 되면 좋겠네요! (이게 위로가 되려나요 ''~)

Arch 2012-05-11 17:52   좋아요 0 | URL
충분히! ^^ 고마워요. 말없는 수다쟁이님. 예전엔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전혀 전혀 안 들었는데 요새는 살포시 들어요.

네꼬 2012-05-13 11:2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죄송해요. 말없는수다쟁이님 괄호 안이 너무 웃겨요. ㅠㅠ

2012-05-12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5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2-05-1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금요일날 건강검진 결과 받았거든요. 다른 건 다 표준이거나 부족이거나(근육 막 이런 좋은 건 다 부족. ㅠㅠ)... 그런데 뱃살은 "경계" 나왔어요. "경계". 저 어젯밤에 마트 가서 줄넘기 사 왔고, 오늘 아침에 100개 목표로 시작했는데 20개 마다 주저앉음. 살짝 정신 나가서 집에 돌아왔어요. ㅠㅠ 체력은 저질이면서 배만 나오고 있다...

Arch 2012-05-15 09:58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예쁜 사탕 목걸이 한 날씬한 네꼬님,
그거 혹시 제 건강검진표 아닌가요? 정말 배가 몰라보게 나와서 설마 했는데 손으로 ( )이렇게 지방이 있다고 알려주더라구요. 흑 ㅡ,.ㅜ;;

저도 막 줄넘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불끈! 배가 나오니까 몸이 자꾸 앞으로 쏠리고 아주 못볼만해요.

nada 2012-05-1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치님만 쓸 수 있는 아스트랄한 제목.^^

글고 네꼬씨, 그 말라깽이 몸통에 뱃살 경고라니, 전혀 믿어지지 않지만..
반듯하게 누워서 다리 붙이고 15도 30도로 들어올렸다, 내렸다 해봐요.
저는 윗몸일으키기보다 그게 더 효과 있던데요~~

네꼬 2012-05-14 17:55   좋아요 0 | URL
윗몸일으키기 너무 괴로워서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아니 이런 좋은 소식이! 좋은 소식을 부르는 게 아치님 배가 아니고 내 배였구나... (ㅠㅠ 꽃양배추님 감사!)

Arch 2012-05-15 10:00   좋아요 0 | URL
뭐든 좋은 소식을 부르면 좋은거 아니겠어요. (지문: 말하면서 운다)

우리 모두 뱃살을 빼어보아요~ 아구구

레와 2012-05-15 13:38   좋아요 0 | URL
살짝 뱃살이 있어야 나중에 허리가 굽지 않는다는 우리 오마니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

Arch 2012-05-15 15:45   좋아요 0 | URL
살짝이잖아요, 레와님. '좋은 소식'을 부르는 존재감 있는 배여요. (회사에서 낮잠 자다 눈꼽 떼면서 능청떠는 아치)
 

 

 무척 기대했다. 강의 자료에서 읽은 것만큼이나 좀 더 세부적인 내용과 탄탄한 논리로 GMO에 대해 설명해주길 바랐다. 강사는 20분이 넘어서야 강연장에 왔다. '멀리서 오니까 그럴 수 있지. 어서 GMO에 대해 알려줘, 마구 흡수해줄테야.' 나는 엄청난 의욕을 불태웠다. 1940년대 산업화로 농약이 등장했다는 얘기부터 시작한다. 화학식이 나오고 GATT가 등장한다. 화학기업이 사회 환경적 요구로 더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판로를 찾을 수 없고, 새로운 시장도 없자 생명공학쪽으로 방향을 선회, 생산비 낮고 친환경 농사(작물 자체에 살충, 제초 성격을 넣어)를 지을 수 있는 GMO를 개발하게 됐다는데까지 설명이 끝났을 때 강의를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나있었다.


 GMO에 대해서 한마디도 안 나온건 기본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서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과 관계를 뒤죽박죽 섞는 것도 모자라 부연에 부연, 예시까지 드느라 강의는 미치도록 질질 끌었다. MSG를 설명하는데 차이니스 푸드 신드롬 얘기가 나온다. 어떤 연관이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모든게 다 그런식이다. 드라마가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얘기가 나오더니 주주총회, 우리사주 얘기가 나온다.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진다. 간략하게 얘기하고 생략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뻥튀기한다. 산업혁명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걸 두고 농촌에 일손이 모자라게 해서 농약을 쓰게 하려 했다며 농약 회사들이 화학공장을 세워 도시로 사람들을 유입했다고 갖다붙인다.  


 큰 틀에서 보면 서로 통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리우 선언에서 교토 의정서, 어젠다 21과 UR에서 GATT, WTO, FTA의 연결고리를 찾을려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게 GMO가 생긴 이유라면 말이다. 하지만 해석은 자의적이고 시간은 부족하고 이야기는 산만했다. 도저히 참고 들어줄 수가 없었다. 강의가 끝날 시간이 돼서 끝났다고 말했더니 자기는 3시간을 기본으로 강의하기 때문에 시간을 안 준다면 안 왔을거라며 개의치 않고 1시간을 더 한다. 


 물론 이 분,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데도 우리나라 어떤 사람보다도  GMO 공부를 많이 했다. 문제의식과 사명감은 존중한다. 그렇지만 강의가 너무 지루하다. 혹시 내가 다 떠먹여주는 강의, 빈틈없이 준비된 설명만 바라는걸까. 내가 뭔가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문제인걸까. 아니면 처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걸까. 다시 책을 봐도 강의의 잔상이 남아있어서인지 좋게 보이지 않는다. 책도 강의와 다를바가 없다.


 무르지 않는 GMO 토마토 '플레이보세이브 토마토'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을 거친다.


 

GMO 토마토가 상품성이 없어져 더 이상 종자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일상생활을 예로 든다. 토마토 1킬로그램을 살 경우 하루면 다 없어진다. 하지만 대형할인점에서 5킬로그램짜리를 발견하면 더 싸고 냉장고에 보관해놓고 먹으면 되니 많이 산다. 이렇게 산 토마토는 수십 번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일반 냉장고에서는 오래가지 못하니 채소와 과일을 오래 보관하기 좋다는 김치냉장고를 산다. 냉장고가 두대면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전기를 많이 쓰니 할증이 붙고 싼값에 장을 봤다 하더라도 아낀 돈이 결국 전기요금으로 나간다. 

 '게다가 냉장고가 늘어나면 그만큼 음식을 더 사게 된다. 결국 대용량 토마토는 더 많은 야채나 과일을 팔고 덤으로 냉장고까지 팔아주는 2중의효과를 기업에 안겨준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셈이다. 이것이 토마토에 숨은 진짜 가치이다.'


 이게 뭔가. GMO 토마토가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를 얘기하다 토마토의 숨은 진짜 가치로 결론을 맺는다. 이게 토마토의 숨은 가치인지 남들처럼 김치냉장고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 맘 때문인지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물론 나는 그보다 더 심한 논리적 비약과 은폐와 딴짓을 수도 없이 벌여왔다. 하지만 이건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 사서 보는 책이다. 게다가 강의는 또 어떤가. 자기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다 필요한 얘기니 참고 들으란  태도도 별로였다. 알고 있는걸 제대로 설명할 줄 모르고 알려고 하는 것 만큼이나 전달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 것도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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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05-1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저는 요즘 우유대신 두유를 먹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여기다가 두유가 온통 GMO콩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어요. 세상에 GMO로부터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어요. 네. 결국 한살림 두유 주문했어요. 엉엉. ㅠㅠ 근데 토마토의 숨은 가치라니 빵터짐 ㅋㅋㅋㅋㅋ 표지에는 왜 못그림이 있는건지 궁금해요.

Arch 2012-05-10 17:36   좋아요 0 | URL
GMO 콩이 아니어도 두유에 나름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더라구요. 이걸 먹어, 말어. 먹을 때마다 고민이에요. 한살림 두유는 시중 제품보다 2배 더 비싸더라구요. 약과 사다가 이것저것 샀더니 금세 몇만원 나와서 후덜덜.

혼자 공부해서 그런지, 원래 전공이 아니어서 그런지 너무 광범위하고 맥락없고 이것저것 다 갖다붙여서 쉬이 피로해졌어요. 못그림은 GMO를 먹느니 못을 먹겠다. 이런게 아닐까 싶은데.

다락방 2012-05-1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치, 공부하는 아치. 히히.

Arch 2012-05-10 17:37   좋아요 0 | URL
나 공부한다고 좋아하는 다락방, 우리 다락방~ ^^ 강의 완전 기대하고 기대했는데 잉~

Arch 2012-05-11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povertymatters.net/4950881
강의 요약본

nada 2012-05-1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토의 숨은 가치.. 정말 빵 터지네요.ㅋㅋ
근데 논리력이 떨어지는 저는 앞의 GMO 토마토 이야기는 어느새 잊고
뒤에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을 확률이 놓아요.-.-
아치님은 은근 논리적이라니까.

유머가 곁들여진 강의는 좀 산발적이어도 괜찮던데.
지루한데다 산만하기까지 했다면, 앉아 있기 괴로웠을 것 같아요.

텃밭 농사랍시고 조금 지어보니, 종자의 중요성을 알 것 같아요.
시장에서 사는 모종도 이게 근본이 어떤 녀석일까.. 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Arch 2012-05-11 11: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럴뻔 했는데 3시간 강의를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어서.
은근논리아치? ^^

정희진 선생님 강의가 그래요. 따로 큰줄기를 파악 못하는데도 되게 재미있어요. 일부러 웃기려고 하는게 아닌데, 강의도 선천적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아, 다음 까페에 씨드림이란데가 있어요. http://cafe.daum.net/seedream
저는 자주 가지 못했지만 토종종자를 나눠준다고 해요. 모종보다 직파, 이런 얘기를 들어선지 나중에 아담한 텃밭 농사를 한다면 직접 씨를 뿌려서 지어보고 싶어요.

산나물 2012-07-1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충격입니다. ^^;;; 저 얼마전에 김은진 교수님 강의듣고 감명 받았었거든요. 정말 아는게 많은 분이구나.. 전체를 보실줄 아는구나...(근데 좀 얘기가 기네..) 요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맞아요. 아치님 말씀 들으니 그렇기도 하네요. ^^ 전 이말들으면 이말같고 저말들으면 저말같은 사람이라.. ㅎㅎ 근데 도저히 덧글을 안달수가 없어서요. 새로운 시각.. 감사합니다 ^^

Arch 2012-07-16 11:29   좋아요 0 | URL
아! 산나물님, 반가워요.

그분 강의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아요. 저랑 맞지 않았을 뿐. 우리나라 GMO 전문가에게 강의를 듣는다고 책까지 준비하고 귀를 쫑긋 세웠는데 기대보다 별로여서 실망한 것 같아요. GMO에 관심 있다면 '먹지마세요 GMO'란 책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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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2-05-0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밤에 음악 잘듣고 갑니다. 이상한 매력이 있는 팀이었어요. 그나저나 저는 프렌지가 떨어져서 너무 아쉬워요. 그렇게 갈팀이 아닌데..

Arch 2012-05-09 10:03   좋아요 0 | URL
중독성 있는 음악이에요. 누구는 불어로 노래하는줄 알았대요. 프렌지는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카스피 2012-05-0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전 제목만 보고 갑자기 마광수 교수님이 생각났어요@.@

Arch 2012-05-09 10:11   좋아요 0 | URL
아, 그 의견도 좋아요. ㅋㅋ 이 노래 좋아요. 막 느끼하고 멋쩍은데 으흐흐흐하면 푸하하 웃게 되고.
 

 어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오늘은 해가 좀 든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나는 두발로 땅을 디디며 걷는 것보다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쭉쭉 나가는 자전거가 더 좋다. 몹쓸 혈액순환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쉬이 피곤해지는 것이다.


 자전거를 탄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음악들은 경쾌하게 귀에 꽂히고 나는 더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이런 단순함. 나는 이런 단순한 반응과 느낌이 좋다.



  아직 해가 비추지 않은 아침에는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를 듣는다. 중간 템포의 노래는 상쾌한 아침 공기와 어울린다. 이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은 '아름다운 것'. 알 듯 모를 듯 선선한 가사와 가사만큼 일정하게 거리를 두는 멜로디가 좋다. 작년에 자전거를 한창 탈 때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와 '아름다운 것'을 자주 들었다. 가만히 앉아서 음악을 듣는 일이 거의 없고 뭔가를 하면서 듣는 음악은 쉬이 귀를 피로하게 한다. 발에 힘을 줘가며 페달을 꾹꾹 굴리며 음악을 들으면 가사 하나에 가수의 숨소리 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아침이어야 하고 언니네 이발관이어야 한다. 






  꽃잎은 다 떨어지고 푸릇한 잎이 살랑거리지만 여전히 이 앨범의 몇몇 곡들은 낯선 낮의 열기를 잠재우고 취한듯 흐드러지는 봄공기를 북돋는데 유효하다. 점심 시간에 가끔 집으로 가서 밥을 먹을 때 후다닥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를 플레이 한다. 잘 부르지 않는다. 지난번에 썼던 것처럼 라이브가 아니고 몇번 녹음했을 노래인데도 행여 음이탈이 날까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꽃송이를 보고 기특하다고 하는 마음, 봄이 아니라 완연한 여름이 된 지금은 연두빛 고운 잎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차곡차곡 포개진 노래들을 미워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차와 건물들 사이에서 간신히 자리잡은 가로수, 작은 대학교의 오래된 나무 이파리들이 바람에 살랑인다. 내 마음도 덩달아 살랑거린다.




  이 앨범은 꼭 금요일날 들어야 한다. 한창 때 금요일 트라우마가 있었다. 모두들 싫든 좋든 술자리 테이블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는 흥겨운 프라이데이에 혼자 집에서 땡기지도 않는 맥주를 마신다. 찾아주는 친구도 어떻게든 약속을 잡아서 나가려는 의지도 없다. 세상 모두가 흥겨움으로 과음을 하는데 나는 취하지도 못한채 밍숭맹숭한 기분으로 집에 처박혀 있었다. 아 이건 찌질한 프라이데이 고백 페이퍼가 아니지.


 흥겨울 것 같은 금요일, 전처럼 엉덩이가 들썩이진 않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뭔가 좀 아쉬운 금요일, 나는 자전거를 타고 나가 클래지 음악을 듣는다. 이바돔 감자탕집 앞에선 섹시돌이 되었다가 신호가 바뀔 때쯤엔 '속삭이는 목소리로 우리의 꿈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일렉트로닉을 베이스로 해서 이승열, 칵스, 김완선, 써니힐의 목소리가 입혀졌다. 이 노래들을 들으면 들썩이는 금요일쯤 문제없다. 



 소박하게 살고 싶은 마음 한 가운데 구멍이 뚫렸다. 그 속엔 막 살고 싶은, 소박하게 살고 싶은게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원래 원했다고 사기치는거 아니냐는 치기를 부리고 싶은, 여러 남자를 만나고 여러 밤을 지새우고 소리지르고 막돼먹게 굴고 싶은 바람이 들어있다. 그럴 때 도시 풍경과 어울리는 클래지의 노래를 들으면 맘이 좀 가라앉는다. 나는 섹시돌이 될 정도로 부지런하지 않으며 그쪽으로 노력할 생각도 없다는걸, 관계의 유효기간을 받아들이고 상대방과 헤어질 정도로 꿋꿋하지 않다는걸 잘 안다. 그렇지만 가끔씩 혹시 어쩌면에서 멈칫거릴 때 자전거와 헤드폰이 있다는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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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0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드폰 꽂고 자전가 페달을 밟는 팔랑팔랑한 아치가 막 그려져요. 아치가 섹시돌이 되는 이바돔 감자탕집 앞, 나는 아마 감자탕을 먹는 여자가 되어 있을 거에요.

Arch 2012-05-08 16:57   좋아요 0 | URL
아, 시간이 너무 지나서 막 급조한 페이퍼라 많이 후져요. 안 쓰면 되는데 즈질 페이퍼 중독걸렸나봐요. 이바돔보다 맛있는 감자탕집을 아는데^^ 다락방은 맛있는 감자탕을 먹을줄 아는 사람이고 먹어야 하는 사람이에요.

2012-05-08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9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젯밤에 이 책을 읽다가 과도하게 여러번 무릎을 쳤다. 그래, 이거야. 현대의학의 긍정적인 측면이 의료인들의 편리를 위해 과도하게 개입된 분만이나 두려움과 공포로 떠올리는 아이 낳기 경험이 아니라 한 생명을 이 땅에 내보내는 경험으로서 아이를 낳는게 제대로 된거 아냐. 


 흔한 물엿 하나 안 넣고 조청과 생강즙으로 만들어낸 약과는 또 어떤가. 아, 먹고 싶다. 평소에도 약과를 좋아했지만 과자만큼이나 갖가지 첨가물이 들어있는 약과는 미덥지 못했다. 결국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사무실로 달려가 화성 한과를 검색해봤다. 인터넷으로는 안 판다는데 유사 사이트가 보였다. 정직하게 물엿, 미국산 소맥분이라는 성분표시에 좌절. 다시 판매처를 검색하다 생협에서 판매하는걸 알아냈다. 이제껏 가입할까 말까 고민하다 말았는데 드디어 화성한과 때문에 생협 조합원이 될 것 같다.


 생협이 규모가 커져서 예전같지 않다는 말도, 유기농이라고 해도 기계 쓰고 넓은 땅에 단일 작물을 재배할 경우 흙이 황폐해진다는 것도, 결국 순환 안 되는 농촌의 찌꺼기는 우리 모두가 부담해야할 몫이라는 것도 잘 알지만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제대로 만들고 싶어서 백화점 납품도 거절했다는 화성한과를 만드시는 분들의 인터뷰를 보고 맘이 동해버리니, 이것 참.


(이미지 출처 : http://www.wrn.or.kr/homepage/wrnmart/gdslist/gdsdetail.aspx?ibcd=6&imcd=5&igcd=R2201)




  물품특징이 너무 맘에 들고 사각사각한 맛이 일품이라니까 어떤 사각함일지 궁금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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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0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딱 한입만 깨물어보고 싶네요. ㅋㅋ

Arch 2012-05-07 10:22   좋아요 0 | URL
히~ 응응, 엄청 먹고 싶어요. 까악~
다락방은 안 좋아할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다락방은 육포같은 여자니까, 약과는 뭔가 심심할 것 같고. ^^

2012-05-07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7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5-0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파요.

Arch 2012-05-07 16:35   좋아요 0 | URL
제 맘은 요상해서 당장 조합원 되고 약과 10박스 살 것처럼 설레발을 치더니 멀지 않은 곳에 약과를 살 수 있는데가 있고 자전거 타고 휭 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맘이 느긋해져서 원. ^^
저거 보니까 다시 배고파요

nada 2012-05-0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저도 약과 좋아하는데.
저는 호두과자도 좋아해요. >.<
정말 사각사각한지 나중에 말해줘요~~

미국산 소맥분 증오해요.
없는 데가 없어요, 없는 데가.

Arch 2012-05-08 09:26   좋아요 0 | URL
네, 꼭 말해줄게요. ^^ 호두과자는 한 두개 정도가 좋아요. 좀 단 것 같아서.

미국산 소맥분은 가공식품의 필수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