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1 - 오늘 나는 그냥 슬프다 일공일삼 69
휘스 카위어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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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읽는건 어렵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 나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한다. 집중해서 이야기를 읽지 않으면 수십 페이지쯤 지나서야 그래서 이 사람이 자꾸 누굴 그 이름으로 부른거구나라고 알아챈다. 폴레케의 이야기도 그랬다. 제법 긴 제목 <내가 시인이라서 미문이 나와 절교를 선언한 이야기>를 보고서 미문을 폴레케의 남자친구가 아니라 아름다운 문장으로 봤다. 그런데 갑자기 미문이 사람이 돼서 '내 손에 쪽지를 쥐어 주었다.'


 요 근래 조카들 덕분에 동화책을 많이 봤다. 아직 동화책 초보라 작가 위주로 골라서 봤는데 아름답고 따뜻한데다 교훈이 가득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걔중에는 안 교훈을 위해 노력하는 동화책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교훈으로 돌아오고마는 이도 저도 아닌 반절 교훈 책도 있었다. 헌데 폴레케는 아예 처음부터 '이건 동화책이라기보다 폴레케의 이야기야'라고 선언하듯 책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나 같은' 독자를 철저히 배제시켰다. 나는 그 배제가 참 정겨웠다. 나 좀 봐달라는 요란한 아치보다 '네가 어떻든 나는 이대로 있을래'란 태도가 믿음직하달까. 동화책이니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줘야겠다고 작정하지 않은 폼도 괜찮았다.


 시를 짓지 않는 시인 아빠 이아(이상한 아빠)와 담임 선생님과 연애중인 엄마, 자신의 이름을 갖고 태어난 어린 송아지, 아프리카처럼 새까만 눈의 남자친구 미문. 레즈비언과 이혼과 수정란 임신이 낯설지 않은 11살 소녀 폴레케. 폴레케는 위악을 부리거나 겉으로 아는 애늙은이처럼 굴지 않는다. 이 책은 나의 11살을 떠올려볼 정도로 정감있고 생생하다. 작가가 아닌 폴레케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말이다. 이 모든 몫은 휘스 카위어의 솜씨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네꼬님 페이퍼를 보니 번역도 아주 잘 되어 있다고 하던데. 번역가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평론가와 이름이 같다.


 폴레케를 둘러싼 세계는 지희 말에 의하면 어른들만 알 법한 일들이 왕왕 일어난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을 쓸쓸하게 만드는건 아니다. 왜냐하면 폴레케는 무척 사랑스러운 아이니까.


어른들은 정말 애 같다. 자기들은 나한테 허구한 날 "안 돼."라고 하면서 내가 한번 "안 돼"라고 하면 저렇게 울상을 짓는다니까.


 옥찌는 아빠가 불러주는 '우리 폴레케'라는 말이 제일 좋다는 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를 읽고 어떤 글을 쓸지 궁금하다.


 열쇠를 꽂으라고

열쇠 구멍이 늘 비어 있듯

내 마음 한구석에도

우리 폴레케를 위한 자리가

늘 비어 있다네.

아빠가 폴레케에게 써준 시


때로는 눈송이처럼

때로는 돌멩이처럼

단어가 떨어진다.

그럼 다들 말하지

쉿, 저기 단어가 떨어진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가 내게로 왔다'가 떠오르는 폴레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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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6-1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동화책 많이 읽으신다면,
이원수 동화책과 임길택 동화책 하나하나 모두 챙겨서 읽어 보셔요.
한국에서 가장 빛나는 동화문학과 동시문학을 두 분이 나란히 이루셨거든요.
시대와 소재를 넘어, 두 분 어린이문학에는 '사랑'이 아름답답니다...

옛날 분 어린이문학으로는 현덕 동화가 눈부시지요...
윤동주 님 시하고... (윤동주 님 시는 웬만한 작품은 동시라 할 만해요)

Arch 2012-06-15 13:53   좋아요 0 | URL
아직 초보예요. 이원수, 임길택, 현덕... 다음에 책을 고를 때 찾아볼게요. 고맙습니다.
 

 
 '나가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텔레비전 앞에서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한데 있지 않을까 싶다. 일하거나 운전하면서 듣는 배경 음악이나 드라마에서 내용과 상관없이 시도때도 없이 쏟아져나오는 OST가 아니다. 아이돌의 화려한 의상과 발랄한 표정, 볼만한 군무나 몇천곡도 거뜬히 들을 수 있는 MP3에서 무한재생되는 '음악듣기'도 아니었다. 오직 노래를 듣기 위해 가수의 표정과 노랫말에 귀를 기울이고 시간 맞춰 텔레비전 앞에 앉아 무대를 기다렸다. 그런 과정들은 그동안 잃어버렸던 즐거움을 떠올리게 한다. 바로 음악을 듣는, 음악을 통해 위안을 받고, 음악을 통해 행복해진 경험 말이다.

 휴대폰 DMB의 작은 화면으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들었을 때 정말 행복했다. 알고 있던 노래였고 당장이라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노래였다. 가만히 노래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순간, 이소라가 큰 숨을 내쉬고 노래를 시작하려는 찰나는 언제라도 떠올릴 수 있을 것처럼 생생하다. 점점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 작은 방에서 노래를 들었다.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 어떤건지 모처럼 느꼈다. 누가 떨어지고 우승하는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나가수'가 시청자들과 멀어져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을 때 '불후의 명곡'은' 나가'수를 표방한 경연방식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재미없었다. 노래는 둘째치고 편곡조차 엉성했다. 내지르는 창법은 어느 방송국인지를 가리지 않고 여전했다. 게다가 출연하는 가수들도 얄팍하게 느껴졌다. 무대는 조악했고 컨셉은 후져보였다. 그랬던 '불후의 명곡'이 달라졌다.

 여전히 잔뜩 폼잡는 '나가수'와 달리 신인(홍경민씨 미안)이지만 실력있고 진정성까지 갖춘 가수들이 나오고 순위보다 무대 자체를 즐기는 모습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살짝 장난스럽고 거칠 것 없는 무대는 다음주에 어떤 가수가 나올지,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고요히 앉아 이소라의 노래를 들었을 때 만큼 야식에 맥주 한잔 걸치면서 그들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불후의 명곡'이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중에 최고로 좋다기보다는 음악을 대하는 내 태도가 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별로 관심가지 않았던 린이란 가수는 음색뿐 아니라 풋풋한 예능감까지도 참 맘에 든다. 


* 다른 추천곡

존박 - 못잊어
노브레인 - 노바디
홍경민 - 핑계
울랄라세션 - G.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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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1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린 진짜 좋아해요. 불후의 명곡은 제가 나가수의 엄청난, 가히 광적이기까지한 팬이기 때문에 못마땅하게 지켜보고 있지만 린이란 가수는 참 좋아요. 목소리도 깔끔하고, 가창력도 좋고. 린 자기 노래 중에 실화, 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것두 좋고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 인가. 이것도 좋아요. 들어보셨으려나.
요새 나가수는 정말 그들만의 무대예요. 선곡은 저 칠팔십년대 곡들만 하고, 편곡도 임팩트가 없어요. 국카스텐 들어와서 그나마 활기가 넘치긴 해요.
근데 저 윤하, 정말 좋아하는데 불명에 한 번 나왔다면서요. 아깝다. 흐.
또 근데, 이 편곡 정말 좋네요. 불명 한 번 봐볼까요 ㅋㅋ

Arch 2012-06-13 17:43   좋아요 0 | URL
린을 잘 몰랐는데 이 프로 덕분에 알게 됐고 좋아졌어요. 국카스텐 얘기는 익히 들었어요. 저는 실물로도 봤답니다. 하현우씨 귀엽게 생겼어요 ^^
 

  빨간 표지였다. 띠표지에 우리가 먹어야 할 50가지 음식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란 식의 선전 구호가 있었던가. 그저 그런 책인줄 알았는데 첫제목 빨간 테니스공에서부터 흥미진진했다. 어느 날 냉장고에 오랫동안 있던 토마토를 창밖으로 던져봤단다. 토마토는 테니스 공처럼 어느 한군데 상하지도 않고 잘 굴러가더란다. 예전보다 음식의 양과 모양새는 그럴싸해졌지만 그 전보다 영양소와 맛은 떨어졌다는 주제를 창밖으로 나가 통통 굴러가는 토마토로 이미지화한 부분은 설득력이 있었다. 


 누군가의 책상에 있던 책을 살짝 읽은 터라 다음을 기약했는데, 아뿔싸! 책 제목을 적어두지 않았다. 분명 제목을 내 눈이 봤고, 내 손이 책장을 넘겼다. 다음에 읽어야겠다며 맘까지 먹었다. 메모 한장 안 했다고 (메모해도 어디에 둔지 기억 못하는 것도 다반사지만) 읽으려고 찜했던 책 제목을 까먹다니. 결국 그 책과는 인연이 없는걸로 결론을 내렸지만 아쉬웠다. 왜 아니겠는가. 아직 읽지 않은 책만큼 매혹적인건 세상에 없다. 책은 기대한 모든 것이 다 들어있을 것처럼 기세등등한 뒷모습만 남긴채 사라졌다.









 윌리엄 레이몽은 패스트푸드에서 뿐 아니라 가공식품 속 식품첨가물이 좀 더 빠르고 즉각적인 맛을 위해 사용하는 물질들을 독소로 보았다. 이 책은 작가의 전작을 봐야 이 작가의 책을 앞으로 더 읽을지 말지 결정할 딱 그만큼의 성취만 보여준다. 자기 주장이 옳다는 확신이 넘치고 이야기 얼개는 살짝 조잡하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며 새로운걸 알아가고 동의하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몇 군데 구멍 난 모기장을 쳐놓긴 했지만 초조한 맘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랄까. 반절 이상 읽었는데 '나는 사실 전작에 기대어 대충 찍은 책'이란 고백을 듣고 싶진 않았다. 제목 잘 뽑고, 표지도 괜찮다. '독소'란 책도 좋았다며! 그런데 이런식은 아니아니아니아니되오. 물론 식품에 대한 그물망이 크고 성근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긴 한다. 


 암튼 이 책에서 그때 그 빨간 표지에서 읽었던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나왔다. 혹시 하는 심정에 이번엔 저자의 이름과 책제목을 적어뒀다.















 오늘 아침 전희식 선생님이 쓴 이 책의 서평(http://www.jjan.kr/news/articleView.html?idxno=438502)을 보지 않았다면 빨간 표지의 책 역시 그때 당시 정말 보고 싶었지만 아마도 잊어버렸을 것이다. 뭔가 정말 하고 싶다가 이내 시들해지는게 내 천성인지 원래 사람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다. 박찬일의 '어쨌든, 잇태리'를 보고서 오전 내내 이탈리아에서 사는 꿈을 꿨다. 이탈리아 제스처도 해보고 싶고 맛있는 음식 먹으러 토리노에도 가보고 싶었다. 급기야 점심 때는 누구 보고 이탈리아 가자고 꼬시기까지 했다. 오후 동안 이탈리아에서 사는 방법을 검색해보다 취업이나 유학처럼 공력 많이 들어야 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길래 가고 싶은 맘이 시들해지고 말았다. 청산도에 살고 싶다고 섬에 가서 빈집 얻고 사는 수준으로 외국 나가서 살 생각을 한 내 식견은 한심하다. 유학이나 취업의 방도를 찾아야 한다니 귀찮다. 그 정도로까지 하고 싶진 않은 정도, 딱 그 정도의 열망만 꿈꾼다.  나는 요새 하루짜리 열망만 갖고 산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우리가 익히 채소 많이 먹으면 좋다고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요즘 채소는 '많이 먹어도 좋은 채소'가 아님이 분명해 보인다. 요즘 채소는 비닐 하우스에서 빨리 자라라고 주는 질소 비료를 과다하게 먹는다. 어떤 농가에서는 채소를 몇수십번씩 돌려 키우기도 한단다. 질소가 채소에 흡수되면 질산태질소로 변한다. 채소가 진초록이 되는 이유다. 질산태질소가 체내에 들어가서 고기나 생선에 포함된 단백질과 결합하면 '니트로소아민'이란 발암물질을 만든단다. 헐~


 그때 다시 빨간 표지의 그 책이 떠올랐다. 맛과 영양이 아니라 보관, 유통, 이윤만을 위해 생산되는 채소들. 빨간 테니스 공!

드디어 이 책을 찾았다.   
















 마이클 폴란이 아니라 토마스 F. 폴릭이다. 기대만큼 괜찮은 책일지는 모르겠지만 드디어 찾아서 다행이다. 이제까지 '육식 나빠, 그렇지만 맛있어, 채소 먹어야지'했는데 채소도 지금처럼 길러선 육식만큼 해로울 것 같다. 인간이 합성된 영양소만 먹고 살 수 없는 것처럼 식물도 그렇다는걸.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걸 왜 깨닫지 못할까.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야 하는 상황은 안타깝다.




그 밖에 식품 산업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책










 음식에 대해 읽고 있는 책



 <--이건 그냥 말 그대로 레시피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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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6-09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좋은 밥은,
풀을 먹든 고기를 먹든,
스스로 길러서 먹는 길이에요.

스스로 길러서 먹을 때에는
어느 누구도 농약이나 비료를 안 주거든요.

자연 그대로 빗물 햇살 바람만 먹도록 한답니다.

Arch 2012-06-11 14:46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기르는 고추에 음식물 남은거 주는데... 빗물과 햇살로는 좀 배고플 것 같아서 ^^

맥거핀 2012-06-0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야할 내용이기는 한데, 저는 이런 책 겁나서 못보겠어요. 자꾸 알면 알수록 먹을 게 없어지느 것 같구요. 그렇군요. 채소도 그렇군요. 마트 유기농 코너에 있는 거라고 다를 거는 없겠죠..? 이이제이 방법을 여기에 써볼까요. 안좋은 채소는 술과 함께..아 이건 아니구나.

Arch 2012-06-11 14:48   좋아요 0 | URL
저도 막 유기농만 먹고 엄격하게 가리면서 못살아요. 이런데 관심이 가는건 지금 뭔가 잘못 되고 있는데 뭔지 알아야할 것 같아서가 더 큰 이유 같아요.
아, 이이제이~ 국사 시간 이후로 처음 들어보는데 웬지 설득력이 있는데요.^^ 채소 살짝 익힌거랑 따뜻한 정종 먹으면 맛있겠다.

고기는 가끔, 소박하게 먹자 해놓고 어젯밤에도 통닭을 먹었어요. 표리부동 아치인거죠.

nada 2012-06-1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채소의 진실!
아치님 서재에서 보니 엄청 반갑네요.
저 책 엄청 충격적이었요, 저는.
자연재배라는 개념도 처음 알았고,
진한 녹색 채소가 좋은 게 아니라는 것,
채소와 고기를 같이 먹는 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도요(요건 저자 말을 다 믿어도 될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유기질 거름이든 화학 비료든,
지나친 영양이 좋은 게 아니라는 것 정도만 받아들이려구요.
영양이 많으면 병충해도 잘 생긴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되도록 자연을 닮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 같아요.

지난 일요일에 sbs 스페셜 보셨어요?
대부분 책에서 읽어 알고 있던 내용인데도
간만에 화면으로 보니까, 다시금 뼈저리게 각성하게 되더라구요.
그 전에는 고기 먹는 사람들 특별히 미워하진 않았는데..
(그냥 나만 안 먹으면 되지,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방송 보고 나서는, 모두가 공범이라는 생각이 막 드는 거 있죠.ㅠㅠㅠ




Arch 2012-06-12 15:09   좋아요 0 | URL
벌써 읽었단 말예요?
와, 꽃양배추님은 모르는게 뭔가요.
저도 이런 생각했어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다 먹지 말라는 소리냐에서 내가 막힌다는거.
다만 저는 이렇게 아는게, 알려고 하는게 더 나은 먹거리 선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게나마 나와 사람들의 삶을 조금쯤 괜찮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지 않을까란 바람을 갖고 하는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만 잘 먹고 잘 산다고 건강해지거나 깨끗해질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거 안 좋고, 저거 안 좋대면 왜 안 좋은지 뭐가 문젠지 알았으면 하는 생각인거죠.
어제는 지민이 아토피를 보시고 어떤 분이 효소에 관한 책을 주셨는데요. 강경하고 확신에 찬 효소 옹호론이 와닿진 않았어요. 좀 더 두고봐야겠죠~

당연히 못봤죠. 가난해서 텔레비전이 없거든요. ㅋㅋ 농담이에요. 텔레비전 앞에서 붙박이장처럼 버티고 무기력한 저녁을 보낼까봐 TV를 없앴어요. 디지털 전환인가, 그것도 복잡해보이고. 암튼 말해주신 프로그램은 제가 어떻게든 꼭 봐볼게요.

막 추천해주세요. 음.. 저는 불후의 명곡 추천해줄게요.

종이달 2021-10-13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올림픽대로는 그저 그랬는데 이 노래와 뮤직 비디오는 좋다. 주간 아이돌의 막무가내 설정과 데프콘의 탄탄한 실력이 합쳐졌다. 앞부분에서 걸어나오다 걸리는 장면과 뒷부분에서 여자가 춤 출 때 둘이 쑥쓰러워하는 장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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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0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 아치님 덕에 이노래 듣네요. 인기는 요즘 최곤데 찾아 듣고신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이렇게 들으니 좋네요. 정현돈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하는 부분 너무 좋아요! 꺄 ㅠㅠ

Arch 2012-06-08 14:11   좋아요 0 | URL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았는데 들을수록 중독성이 있어요.
놀이로 하니까, 어깨 힘 빼고 하니까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nada 2012-06-0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비 정말 저렴하게 만들었네요.ㅋㅋ
근데 리듬이 진짜 좋아요.
대준이 섹시해.ㅋㅋㅋ

Arch 2012-06-08 14:15   좋아요 0 | URL
그쵸? 막 만든 티를 부러내는데 그 저렴함이 뮤비 속 여자분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고 우스꽝스럽고 ^^ 리뷰 기사에 '거리의 시인들' 얘기까지 나올 정도면 정말 잘 만든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취향 얇은 아치라) 대준이 섹시하단 소리엔 동의하기가...

꽃양배추님 서재에 댓글 달려다 오지랖 같아 못달았는데요.
어른들, 자기 얘기만 한다는 부분에서 정말 빵 터졌어요. 꽃양배추님 맘도 모르는 어른들, 아이 속상해라.

nada 2012-06-12 14:4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떡대 좋고 막 생긴 남자를 제가 좀 좋아해요.
현실은 전혀 반대인 사람과 살고 있지만.ㅋㅋㅋ
근데 남자들, 저런 누렇고 묵직한 금 목걸이 하는 건 진짜 시러요.
완존 양아치 패션.ㅋㅋ

Arch 2012-06-12 15:12   좋아요 0 | URL
난 예쁜 스타일이 좋은데. 현실에서 꽃양배추님과 같이 지내는 분은 a랑 생김새가 닮았을까요. a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연하 아니냔 소리 듣는다능 (헐)
나도나도, 진짜 싫어요. 그게 뭐에요. 그런데 요새는 살짝 귀엽기도 해요. 분명히 누렇고 묵직하고 빛나는 금 목걸이가 유치하고 촌스럽고 여자들이 싫어하는걸 아는데도 하는거잖아요. 줏대 있는 양아치? ^^ 앗! 아치다
 
잘못 떨어뜨린 점 하나

    








  * 얼마 전 읽은 선현경의 책에서 딸 은서에 관해 얘기한 부분이 참 좋았다. 그런데 엄기호 책을 읽다보니 '사회는 우리에게 언제나 이름을 부여하고 그에 걸맞은 생활 방식과 내용을 강요한다.... 이 삶의 형식이 인간이 견디며 살 만한 것인지를 나의 경험을 가지고 드러내고 증언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나는 쉽게 누군가를 '~답다'란 식으로 규정하는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거다. 아이라면 뭔가 잘 모르는데서 오는 엉뚱함과 살짝 어리숙한 모습을 기대하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는 어떻게 느끼냐고 매번 물어보기도 그렇다. 다만 누군가의 말을 들어보기 전에 속단하는건 지양해야할 듯. 

 엄기호의 여느 책처럼 이 책 역시 격하게 공감하고 소문내고 싶은데 내 깜냥에 전체적인 균형을 잡고 요점을 간추린 리뷰를 쓸 수 없으니 막 이런식으로 노출하고 앉았는거다. 맥락에 안 맞는 인용이라고 뭐라해도 할말 없음. (면피용 멘트)

'가족 관찰기'는 언젠가 내가 써보고 싶었던 기획. 마을 탐방이나 실패한 사람들의 인터뷰, '꿈꾸는 피아노'라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지만 실력이 안 되는 사람들의 연주회 등등을 꿈꿔왔다. 누군가 쓱쓱 하는 일을 나는 궁리만 하고 있다.


  

 은서의 명랑한 말들은 참 귀엽다.





 지민이가 그림 일기를 쓴다. 지희보다 훨씬 글씨도 잘 쓰고 그림 디테일도 살아있다.(옥찌 미안) 미니핀 강아지의 발톱 모양이 인상적이었는지 한참을 고민하더니 까미를 그린다. 지민이가 계속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는데 이 녀석은 군인이 되겠단다. 군인이 돼서 우리나라를 크게 만들겠다고 한다. 헐~ 군인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너도 다칠 수 있다. 전쟁은 우리나라를 크게 만드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다치게 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군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은 절대 싸우지 않을거다라고 설득해봐도 소용이 없다. 지금으로선 받아쓰기 20점 맞아선 군대 못간다고 으름장 놓는게 다.

 


 지희의 그림은 되게되게 재미있진 않다. 꽃과 나비, 나무, 하트 위주이고 사람들도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다. 그리기 귀찮을 때는 눈알도 대충 그려버린다. 그렇지만 가끔, 속마음이 슬쩍 삐져나오면 지희가 무척 사랑스럽다. 호기심 많고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인 동생 때문에 철이 일찍 들어버린 지희지만 가끔 한번씩 이모를 챙겨주면, 친구한테 책을 소개해주는 맘을 보면 왜 나는 이렇게 나이가 많은데 지희만큼도 못할까 싶어 철푸덕. 


 그나저나 나는 '아직도 예쁜 이모'




 


 지민이 가방에서 발견했다.

이 사진 제목은 '고뇌하는 연필' 혹은 '갖은 고통을 당한 연필'?



 드드드디어 고추가 열렸다. 무기질 비료가 든 흙이 아니라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흙으로, 스티로폼 화분이 아니라 뿌리가 깊게 내릴 수 있는 화분으로, 모종이 아니라 씨앗으로 해야 한다는, 하고 싶다는 바람은 저만치 미뤄두고 고추를 키우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뭔가를 키울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a가 선물로 고추 모종을 사온 것이다. 그런 고추가 이만큼 자랐다. 아, 뿌듯해라.

 한동안 잎에 생기는 빨간 거미 응애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응애 퇴치가 아니라 이 거미랑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기 때문이다. 담뱃물을 뿌리라는 둥, 물엿을 희석해서 뿌리면 된다고 했지만 응애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고추도 살리고 응애도 살리는 방법을 찾고 싶었지만 얄팍한 검색 능력 때문인지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응애가 고추를 다 못쓰게 만드는건 아니었지만 잎이 노래지고 구멍이 나니 혹시나 고추를 못살게 구는건 아닐까 싶어 미운 맘이 새록새록 커지기도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짠하고 무당벌레가 나타났다. 



 고추 자라는 것만큼 무당벌레가 짠하고 나타났다가 응애가 사라지니 다시 어디로 가버린게 더 신기하고 기특하다.



 고추래요~ 와, 꽃이 피더니 그 자리에서 고추가 난다. 무척 달뜨고 즐거운 일이다. 물론 ㄲ님 가든에 비하면 아주 손바닥만한 성과지만 그래도 고추를 막 응원하고 싶다. 다음에는 맛은 좀 밍밍하지만 건강한 흙에서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게 해줄게.



 얼마 전 사람들과 농촌으로 이사간 친구 집을 방문했다. 딸이 넷인 친구는 딸들이 아파트에서 차를 피하며 노는 모습이 안타까워 농촌으로 이사를 했단다. 등교 버스에 학교에서 다 지원해주니 학교 다니는 것도 그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고 아이들도 마당과 들에서 뛰어노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단다. 물론 집과 마당 텃밭, 리모델링까지 해서 꽤 많은 귀농자금이 들었지만.



 시골 마을에서 살면서 언제 행복했냐는 질문에 '봄이네 살림'은 이렇게 말했다. 해 잘 드는 마루에 앉아 빳빳한 기저귀를 차곡차곡 개킬 때라고. 마당에 널린 이불을 보니 나도 그러고 싶어졌다. 누군가 나중에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빨래 얘기를 할 것 같다. 


  마루에 앉아 빨래를 개우고 있으면 a는 이유 없이 강아지처럼 땅을 파고 옥찌들은 뛰어논다. b는 어느 방에선가 잠을 자고 있을테지. 가끔 가족들과 친구들이 놀러오면 돗자리 펴놓고 맛난거 나눠먹으며, 맛난거 사주라고 조르며(응?) 살고 싶다.    



 유정란 계사에서 본 병아리. 혼자 나와서 돌아다닌다. 요즘은 뭐 먹인 달걀보다 유정란이 대세 같다. 유정란이 드물던 시절에 닭들을 배밭에 풀어놓고 길렀다는 분의 농장에선 닭 냄새도 죽음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유행을 타던 오리는 다시 가격이 떨어져서 오리 농가는 줄줄이 빚더미에 올랐다고 한다. 언제까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따라 생산하고 유행따라 품목을 바꿔서 투자비 보전도 못한채 손해를 봐야할까. 적어도 생명을 다루는 농부는 공산품을 생산하는 사람들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할 것 같은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 농부가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서 존경받았으면 좋겠다. 최근 어느 지자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가격이 싼 음식점을 소개했다. 대부분 중국산이나 저품질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싼 게 비지떡이다. 농산물의 경우는 거의 맞는 말 같다. 


 먹거리 불안이 가중되면서 생협들이 커지고 있다. 생산자들이 원가보전할 수 있는 가격, 직거래 판로 마련,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기획은 애초의 의도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 몸집이 커진 생협들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수익성 사업쪽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듯 보인다. 먹거리 생산자들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은 채 '공급업자'로만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한 생협에서는 방사선검사기기를 들여와 농산물의 방사능 수치를 검사했다고 한다. 어떤 품목의 수치가 높게 나왔고 해당 생협에서는 그 품목의 농산물 구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서라지만 생협을 믿고 그 품목을 키운 농가는 어떻게 되는걸까. 몸집을 불린 생협은 유통업자로만 기능하는걸까. 생협 공동체가 그간 이뤄온 성과와 노력을 잘 몰라서 이런 무식한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런식으로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쓰다보니 페이퍼 주제는 저 산으로 간 것 같지만 마지막으로 넣고 싶은 그림. 지희의 그림은 그렇다치고 지민 그림에서도 a는 그림 분석을 멈추지 않았다. 작은 벌레는 옥찌들이고 큰 벌레는 엄마다. 저기 사악해보이는 뱀은 아치다. 그럴리 없다며 지민에게 물었더니 답변이 명쾌하다. 작은 벌레는 옥찌들, 큰 벌레는 크니까 우리 중에 제일 큰 할아버지, 분홍뱀은 자기 약올리는 형아란다. 그럼 그렇지. 그림 분석이라니, 그림 분석이라니!



 

 최근 늦바람이 든 친구는 연달아 방탕지수 최고점을 갱신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나는 공감하고 북돋는 사람이 아니라 아치인지라 친구의 무의식을 분석했다.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 현실적인 네가 억압된 욕망을 분출했다는 식으로. 아이, 낯뜨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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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6-0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는 아직도 예쁘다'는 꽤 문학적인 표현이잖아요!!

Arch 2012-06-04 20:15   좋아요 0 | URL
아! ^^
난 완전 옥찌만 편애하고 말았어요.

이진 2012-06-0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 그림일기 내가 갖고 싶다. 한 어린이 그림일기 모아서 책으로 내면 아무도 안사겠죠? ㅋㅋㅋ
이번 페이퍼는 산만한듯 하면서도 다 아름답고 풋풋한 이야기와 사진 뿐인걸요.
이불을 널어논 폼(?)이 산뜻해요!

Arch 2012-06-04 20:19   좋아요 0 | URL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모아놓은 그림일기를 보여드릴게요. 옥찌들한테 허락맞고(허락맞고, 이거 헷갈렸는데 허락받고래요!) ^^
그쵸, 산만하죠~ 저도 이걸 따로쓸까, 이야기를 더 만들어낼까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사진 넣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페이퍼 하나에 다 넣어버렸어요.
이불 널고 싶어요. 햇빛 잘 드는 마당에서 뽀송뽀송 말리고 싶어요.

숲노래 2012-06-0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협은 여러모로 장단점이 있어요. 생협에 공급하는 분 가운데에는 '처음에는 농약 안 쓰다'가, '공급 물량이 안 되어 농약과 비료 몰래 쓰는' 분도 더러 있기도 해요. 그러나, 생협도 Arch 님이 쓰신 글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니,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하는 셈이에요......

고추는 '이어심기(연작)'만 안 하면 잘 자라요. 고추는 '다섯 해를 쉬고 다시 심으면' 병이 없이 잘 커요. 그러나, 고추는 환금작물이라 다들 마구 심으니 자꾸 병에 걸리거나 잘 안 커요. 고추 심은 자리에 이듬해에 감자를 심고, 이듬해에 배추를 심고, 이렇게 돌려심기를 하면 어느 밭이나 다 잘 된답니다. 시골 사는 분들도 다 알지만, '돈' 문제 때문에, 또 '입(식성)' 때문에 자꾸 이어심기를 하신다더라구요.

..

기저귀 보송보송 말라 갤 때마다 참 느낌이 좋긴 한데... 기저귀 빨고 아이들 치닥거리 하느라 하루 해가 언제 넘어가는지도 모르지요 @.,@

ㅋㅋㅋ 제 얘기입니다.... ㅠ.ㅜ

Arch 2012-06-04 21:58   좋아요 0 | URL
저는 기저귀를 빠는 것도 아닌데 조카들 돌보다 보면 잘 시간이 돼버려요. 흑

생협 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잘못 판단하거나 현실적인 부분까지 다 헤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지리산닷컴 이장님이 하는 말처럼 너무 크지 않게, 작은 규모의 공동체나 직거래 판로가 있는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은 들어요.

고추! 정말 다섯 해를 쉬고 다시 심으면 병이 없나요? 그런게 신기해요. 그럼 5년을 기다려야겠네요.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해요. 돌려심기 한다고 어떻게 작물을 먹는 벌레가 없을 수 있을까.

nada 2012-06-04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울 집 고추는 뭐하는 거지!
아직 꼭지만 달려 있는 채로 그냥 있어요.
으아, 샘나! 화나!

게다가 호박도 암꽃은 하나도 없고 수꽃만 잔뜩...ㅠㅠㅠ
여기저기 자랑하고 왕창 폼 잡았는데, 요즘 슬슬 불안해집니다.
그래도 나름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공들였는데..ㅠㅠㅠ

아치님, 페이퍼 3개치를 이렇게 글 하나에 다 집어 넣다니요.
고추 얘기만 할라고 했는데, 귀농이며 빨래며 제가 좋아하는 얘기들이 가득하잖아요!
손빨래 하고 나서 만족도가 제일 큰 건 역시 흰 옷이에요.
흰 옷이 잘 어울리는 여름, 빨래가 잘 마르는 여름이 너무 좋아요. 히.

Arch 2012-06-05 14:15   좋아요 0 | URL
아이, 가든 있는 분이 스티로폼 상자에 담긴 모종을 부러워하다니! ^^ 꽃에서 열매가 열려서 신기했어요. 고추에 꽃부스러기가 남아있거든요. 꼭지부터 나왔나, 그건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호박 암꽃과 수꽃을 구분할 수 있나요. 수꽃만 잔뜩 나다니. 유성생식, 그런거죠? 아닌가. 수분, 씨방, 이건가? 농부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3년 정도 자기 농사를 지어봐야 감이 잡힌다고 하더라구요. 꽃양배추님 실망하지 말아요. 잘하시면서~ 저는 꽃양배추님의 새우 소묘를 보고 꽃양배추님은 나랑 뭔가 아주 다르다는걸 느꼈어요. 텃밭도 잘 될거라고 믿어요.

아, 나도 바싹 마른 여름 빨래가 좋아요. 빨래에서 텁텁하지만 은은한 여름 냄새가 나거든요.
알라딘에선 사진이 한꺼번에 안 올라가길래 하나씩 다 올렸는데 쓰다보니 주제가 없어서 나눌까 하다가 아냐아냐 사진을 다시 올리기는 진심 귀찮았더랬죠. 나중에 귀농, 빨래 얘기 더해요.

nada 2012-06-05 15:54   좋아요 0 | URL
암꽃은 밑에 호박이 달려 있어요.
수꽃은 그냥 꽃만 있고.
암꽃하고 수꽃하고 만나야 열매가 튼튼하게 맺히고 안 떨어진대요.
벌이 잘 안 오는 곳에서는 인공수정도 시켜준다나 봐요.
아직까지는 암꽃 전무..ㅠㅠㅠ
어쩌겠어요. 기다려야지.
이러다 암꽃 하나 피면 완전 방방 뛸 것 같아요.
나중에 소식 전할게요~~

Arch 2012-06-05 17:48   좋아요 0 | URL
신기해요. 식물들도 암꽃, 수꽃이 있다니!
꼭 소식 전해주세요.

카스피 2012-06-05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림일기 오랫만에 보니 상당히 재미있네요^^

Arch 2012-06-05 14:16   좋아요 0 | URL
^^

숲노래 2012-06-05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추는 '고추잎마름병'이 가장 끔찍한데, 이 병원균이 '5년 묵히'면 죽는다고 해요. 그래서 고추는 '같은 땅에서 4년을 쉬고 5년째에 심으면' 병에 걸리지 않아요.

텃밭이든 너른 밭이든 땅뙈기를 알맞게 나누어 서로 돌려가며 심으면 서로서로 잘 어우러지며 병이 생기지 않아요. 저희는 아직 더 깊이 배우지 못했지만, '푸성귀와 나무'에 따라 벌레를 막는 관계가 있어요. 그래서 고추밭에도 둘레에 '어떤 나무'를 심거나 '어떤 다른 푸성귀'를 심으면 벌레나 병을 막기도 한다고 해요.

'작물을 먹는 벌레' 문제는 '한 가지 푸성귀만 잔뜩 심을 때'에는 언제나 되풀이돼요. 여러 푸성귀를 골고루 심어야 하고, '벌레들이 꺼리는 풀이나 푸성귀'가 사이사이 있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Arch 2012-06-05 14:16   좋아요 0 | URL
작물들끼리 서로 그런 작용을 하는 게 참 신기해요. 신기하면서 정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하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