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7월에 출간된 책으로 8월의 추천도서를 골라보는 이 시간엔 한 달동안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던 새 책들을 이제서야 소개해서, 내가 꼭 뒷북을 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 달에 쏟아져나오는 새 책들에게 한 달동안 발 동동 구르며 기다리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죠.   

이제 떠나간 7월을 붙잡고 서 있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7,8월을 묶어보면 저는 그 한가운데에 있는 셈이니, 또 그렇게 나쁘지도 않네요. 왜이리 장황하게 횡설수설인가 싶으시죠? 바야흐로 여름, 바캉스 시즌인 7,8월이라서 그럴까요? 7월 신간중엔 유난히 여행과 사진에 관한 책들이 눈에 들어왔거든요. 책 붙잡고 여행이라, 한 번 가보실래요? 출바알~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 박종호 지음 / 김영사 / 2011년 7월 

이미 "문화여행자 박종호의 오스트리아 빈 예술견문록"이란 설명을 달고 있는 책입니다. 독일이라는 나라는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수많은 음악계의 대가를 배출할 정도로 음악적 수준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철학, 예술, 인문/사회 등의 전분야에 걸쳐서도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며 유럽문화의 주도역할을 해냈습니다. 또 한 편으론 유럽 전체를 '암흑의 대륙'으로 만들었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의 주도국이기도 합니다. 전후에는 우리나라처럼 나라를 반으로 갈라 각기 다른 체제 속에서 살기도 했고, 먼저 통일을 이루기도 했지요.  

지금의 독일의 분위기나 국민성 등이 이런 역사 속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볼수록, 독일의 각 도시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롭고 궁금해지게 되겠지요.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습니다. 결국에는... '인생이 아름다워지'도록 말입니다.  

*이 외에도 여행에 관련된 새 책이 있습니다.  

여행 사진의 아우라 / 이홍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7월 

여행 사진의 모든 것 / 박태양.정상구 지음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1년 7월 

 

 

 

 

 

 

  

 

사진을 바꾼 사진들 / 최건수 지음 / 시공아트(시공사) / 2011년 7월  

우리가 생각하는 사진의 개념은 사람마다 얼마나 다를까요?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고, 같은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이 비슷한 시각에서 한 발 빠져나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설령 빠져나온다해도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게 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일들은 종종 전분야에서 일어납니다. 이것이 사실 우리를 절망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저 따라가기에만 급급했던 내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아이고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네요.^^ 

그런데, 기존의 사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사진들을 모아놓고 설명해주겠답니다. 바로 이 책이죠. 아마도 우리는 사진사를 살짝 들춰보는 기회를 갖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할 수 있게 되겠지요. 사진은 왜 찍을까, 사진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하지만 그 전에 꼭 해야할 일이 있겠지요. 서로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하하하하 

 

    

사진철학의 풍경들 / 진동선 글.사진 / 문예중앙 / 2011년 7월 

사진 한 장 찍는 데도 찍는 사람의 사상이 반영된다?  
한 장의 사진을 보면, 작가의 철학적 배경과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다?   

이 말은 달리 말하면, 내가 그동안 무지하게 찍어댄 핸드폰 사진들만 봐도 나를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렇게되면 '흠좀무(흠, 그렇다면 좀 무섭네요)'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OX퀴즈용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그 말대로 사실입니다.
하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예술이 그렇지요. 고흐와 벤야민의 그림이 다른 것은 화가의 성격과 생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고, 영화를 감독이름따라 볼지 안 볼지를 정하는 것도 비슷하지요.
이 책은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하려는 듯 합니다. 쉽진 않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사진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져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도전!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7월 

기다렸습니다! 트위터와 신문에서 자주 접한 진중권은 어떤 사람에게는 디워논란의 중심, 독설의 대가로 알려져있을 지 모르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현대미술사, 미학에 관련된 책들을 끈기있게 써내는 미학자로 알려져 있지요. '미학오딧세이'와 '현대미학강의'는 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적어도 한 번은 들어본 제목이기도 하고요. 그 연장선상에 놓인 이 서양미술사의 (그것도) 모더니즘편! 진중권의 문장을 통해 만나는 현대미술의 각 갈래들이 벌써부터 두근두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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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보면 옛 생각난다]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 하루 한 장만 보아도, 하루 한 장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한 그림 이야기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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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제자가, 돈 안 되는 일, 공부하겠다고 나섰을 때, 선생님은 고미술을 공부해보라 하셨다. 제자는 알아보겠다 말은 했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아 그냥 두었다. 고미술이란 말은 그런 기분이 들게 했다. '나는 할 수 없을 거야.'  

그런데, 옛그림이란 말을 듣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 진다. 할머니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라 생각하니, 지금 내가 보고 즐기는(어렵지만) 그림과 그리 멀지 않겠다 느껴진다. 그 생각에 힘을 얻어 책을 펼치니 딱 거기까지가 힘들 뿐이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 가다 멈춘 적이 여러번이다. 작가의 손말이 어찌나 구성지고 부드러운지 그 말 뜻 모를 것 같은 단어들에 덜컹 거리지도 않고 휘적휘적 나아간다. 어찌 그러십니까. 이 귀한 그림들을 이리 쉬 넘겨도 되겠습니까, 여쭈고 싶어도 한 쪽 한 쪽 그림과 글이 번갈아 불러대어 정신 놓기 일쑤다. 하이고, 이제야 마지막 그림 이야기를 듣고 숨 한 번 들이 쉬었다. 아매도 책 겉 면에 '하루 한 점만 보아도, 하루 한 편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한 그림 이야기'라 써놓은 것은 이 깊은 뜻 지닌 그림들이 아무리 재촉을 해대도 하나씩 음미하며 즐기라는 뜻인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선 그런 말이 나올 연유가 없지.  

중학생 시절, 동양화 전공하신 미술선생님 덕으로 사군자를 열심히 그려댄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 옛 그림에 대해 집중하여 본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미술 수업을 들어도, 미술사에 관한 글을 살펴도 거의 전부가 서양미술을 주로 다루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어른들의 옛 그림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교양 좀 있어보겠다고 호암, 리움 미술관 등등 좇아다닐 적에 만난 그림들에 압도되기도 감동 받기도 했지만, 어떤 연유로 내 감정을 쥐고 흔드는 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하지만, 예순 점이 넘는 그림들을 이야기와 함께 주욱 보고 듣고 있으려니,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다시보아도 우리 선조들의 그림은 그동안 서양미술사에 치중되어 배운 미술의 표현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자화상을 그려도 집중하여 그리는 것이 다르니 같은 얼굴이 나올 수 없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다르니 감상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사물을 보는 눈은 또 얼마나 다른지 그리는 대상부터 다르고 각 대상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이 다르니 그림이 전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처음 둘의 차이에 대해 생각할 때에는 캔버스와 한지(혹은 비단), 유화물감과 먹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만큼 표현재료에 차이가 있어서 그림에 차이가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보는 눈, 하는 생각부터가 달라 표현재료를 구하는 것이 달라진 게 아닌가 싶다. 왜 우리 어른들은 어쩜 이리도 생각하시는 게 그들과 영딴판이셨을까? 이 책 속에는 구도와 실물같다는 말 들은 있지만, 비율이나 절대미와 같은 단어는 들어있지 않다. 조선 후기에 이르면 원근법을 도입한 그림도 생겨나지만 그 전부터 '원근법'이란 말만 안 썼을 뿐 깊이를 표현하는 화가들만의 방법들이 있었기도 했고, 깊이를 표현하여 그림 자체가 갖는 일루전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한 것이 더 많기도 한 것을 보면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도 같다.  

이에 더해 그림에 써놓은 글들에게서 따뜻하고 다정한 느낌을 받았다. 그림에 담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풀어내고 싶은 화가들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졌다. 그리고 붓으로 써낸 글자는 처음부터 그 자리에 놓인 것처럼 썩 잘 어울려 그림 같기도 해보였다. 한 폭의 그림 안에 여러 겹의 이야기를 담고, 뜻을 심기 위해 꿰어맞추는 그 마음은 한편 감사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친구 사이에 전한 그림은 선물과 함께 재기가 되니 그 지혜를 배우기 위해 힘쓸 필요까지 느껴진다.

도판으로만 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속이 점점 쓰려온다. 지금이라도 채비를 갖춰 미술관으로 떠나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 그림의 세계에 조금은 친한 척 발 들일 수 있을 거란 믿음에서다. 이 믿음은 개화기에 흐트러진 우리만의 방식과 그 마음이 좋다하여 지금까지 쌓은 것을 다 버리고 다시 쌓자는 것은 아니나, 돌아볼 것 돌아보면서 우리 속에서 피어나는 우리만의 소리들을 캐내고 다듬는 것은 꼭 가져야할 태도가 아니겠나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이 책 참, 여러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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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볼프강 카이저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모르문디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11년 7월, 신간평가단 문화/예술 분야의 첫 책은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이다. 말 그대로 그로테스크한 그림과 함께 크고 굵게 쓰인 '그로테스크'란 글자는 나에게 거부감을 일으키기 딱 좋았다. 이 이유로 나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을 만든 분이 이런 표지를 만들어낸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다. 이거야 말로 책과 내용이 일치하는 경우라고 봐야할.. 까? 나도 덩달아 그로테스크한 글쓰기를 해야하는 건 아닌지, 약간의 부담이 있지만 일단 시작하고 봐야겠다.  

그로테스크하다,는 말은 시크하다, 엣지있다, 아방가르드 하다는 단어와 같이 어떤 것의 상태를 설명하는 단어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받는 느낌에 따라서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는 그런 단어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소비되고 말 수도 있었던 '그로테스크'라는 단어를 저자는 놓치지 않고 끄집어 냈다. 그리고 하나의 장르 혹은 사조로 만들어냈다. 이야, 이것이 바로 미학이 하는 일일까? 그렇다면 정말이지 더욱 더, 공부하고 싶어지는 학문이다.  

그로테스크, 이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단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은 그 뜻과 쓰임을 밝히는 것인데, 이는 단어분해부터 시작한다. 이때, 뭣보담도 -esque'라는 어미가 만들어내는 깊이감이 그로테스크라는 단어를 단순히 이상하고 괴기스러운 것을 표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게 만들어준다는 게 참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깊이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의 능력은 더욱더 흥미로웠고 말이다.   

그 후부터는 보통의 미학 책들이 그렇듯, 시대와 문학장르별로 단어를 파악해 나간다. 특히 제목에 명시한 대로 미술과 문학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문학 장르 안에는 연극이 포함되어 있어서 반가웠는데, 아무래도 내가 주로 배운 게 연극이라 그렇지 '미술과 문학'만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진행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쩌랴, 반가운 것은 반가운 것이고, 키치적인 감상이라 해도 조금이라도 아는 이야기를 들어야 이해도 빠른 것을.

미술에 나타난 그로테스크를 설명할 때 이용되는 보스나 브리헐 등의 작품은 실제로는 보지 못했지만, 도판을 통해서 접했고, 또 미술사를 훑어보기만 해도 한 번은 만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접근하는 데 낯선 것이 많지 않았지만, 문학은 전혀 다르다. 번역자도 '이 책은 미학책이지만 저자가 독일어문학 전공이 아니면 읽기 힘든 작품들을 거론하는 바람에 이번 기회에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할 만큼 문학분야에서 다루는 소설은 낯설기가 한량 없다. 저자는 해당 작품마다 줄거리와 인물 등에 관한 설명을 덧붙여가며 설명하고 있지만,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작품에 대해 친근하게 접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괴테, 카프카 정도는 알고 있고 몇 작품은 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로테스크를 설명할 때에 잘 찾아갈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다. 나머지 작품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데다가, 그로테스크를 전면에 들고 나온 작품이다보니 쉽게 이해되지도 않는 것들이어서 읽기 어려운 적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 문학에서 연극을 다룬 것은, 이해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는데, 내가 실제로 읽거나 깊이있는 분석을 하지 못한 작품이라 할 지라도, 어디서 들어봤다는 이유만으로 더 꼼꼼히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셰익스피어', '몰리에르','뷔히너' 등의 작가 이름 뿐만 아니라 '꼬메디아 델아르떼'라는 프랑스의 즉흥극 중 하나의 장르를 설명할 때에는 친근감마저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문학이란 장르에서도 특히 소설과 연극을 주로 이용한 이유는 '극(劇)'이라는 구조 속에서 그로테스크를 더 쉽게 설정, 표현할 수 있고, 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다고해서 미술 분야에서 거론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느냐 하면 그것은 결코 아니다. 저자는 미술의 범주도 상당히 넓혀놓았는데, 캐리커쳐와 풍자화, 신문이나 책 등에 들어가는 삽화까지 다양한 그림들을 소개하며 그로테스크를 설명해낸다. 저자가 현대 미술의 초현실주의로까지 범주를 확대해 그로테스크를 설명하는 지점에 이르면, 저자의 설명을 넘어서서 우리 주위에 나타나는 각양각색의 그로테스크를 우리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된다. (이것마저 저자의 의도라면... 흠좀무?) 

 미학자의 흥미에서 시작된 이 연구는 미학이라는 틀 안에서 전개된 까닭인지 술술 읽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주제와 폭넓은 예시는 책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게 해준다. 지리한 장마가 그치고 찜통같은 폭염이 시작된다고 하니, 지금이야말로 공포물을 접하기 딱 알맞은 시기다. 피가 튀고 눈알이 돌아가는 공포영화, 소설과 함께 약간의 지적허영심을 채워주고, 또, 후에 '그로테스크'란 단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이 책을 중간중간 읽어주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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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7월입니다. 본격적인 장마와 더위, 잘 즐기고 계신가요? 지독한 여름 날씨는 우리를 자꾸만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가라고 등을 떠밀지만, 매일같이 이런 휴가를 즐길 순 없죠. 우리에겐 일상처럼 '피서'를 즐길 방법이 필요합니다. 네, 바로 냉방이죠! 에어컨과 선풍기를 2단 콤보로 틀어놓고, 우뒹굴좌뒹굴 구르며 하릴없이 TV를 보는 겁니다.  상상만해도 시원해집니다. 물론, TV에서 간간히 나오는 '냉방병'과 '에너지절약'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야겠죠.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죽부인', '부채'와 같은 선조들의 지혜로운 여름나기 비법에 대해서도요.  

히야, 선조들의 지혜가 어디 이것 뿐이겠습니까? (참 멀고 길게 본론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예술/문화 분야에서 빛나는 선조들의 지혜를 살펴보도록 해요. 바로 한국미술과 의복이 되겠습니다. 

 클릭, 한국미술사  
 강민기 외 지음 / 예경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정치/사회 분야를 거쳐 '각 시대별 문화와 유적들을 외워야 한다는 사실에 늘 좌절하곤 했습니다. 너무 다양했고, 너무 많았어요. 때문에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인 '고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란 없었습니다.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갔을 때에도 '감상'은 저와 무관한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시험의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이후에 다시 보니, 단순한 역사유물을 넘어서는 어떤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의 것이라 (우리의 마음 속에서) 더욱 소홀히 여겨졌던 우리의 미술과 미술사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아름다운 우리 저고리 
 김혜순 지음 / 김영사 

 학생 때, 한 번 쯤은 가사시간을 통해서 저고리나 버선을 만들어 본 적이 있으시지요? 저는 그때, 저고리란 옷이 저조차도 어떻게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적잖이 놀랐었지요. 생각보다 단순했거든요. 그러나 이렇게 단순해보이는 디자인이 오랜 역사를 통해서 수없이 변형되고 그 안에 철학이 담길 수 있다는 건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한복 종류 중에서도 단 하나 '저고리'에만 집중해도 책 한 권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티셔츠 한 장을 훌렁 입고 벗는 요즘에 읽게 된다면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악집성 
 하응백 지음  / 휴먼앤북스 

 선조들의 문화를 얘기하는 자리에 이 책을 빼놓을 수가 없어서 가격이 만만치 않은 책이지만 함께 올려놓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그만큼 책의 두께가 엄청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국악의 가사들을 모아서 만든 일종의 가사집인데요. 구전문학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판소리 등등의 가사를 정본화하려는 저자의 의지가 느껴지는 책입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슬렁슬렁 읽는 것도 보겠지만, 그때그때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가사 속에 숨어 있는 해학이나 삶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등을 발견하는 건 어느 페이지에서나 가능할 것 같거든요.  

 

우리 선조들의 문화를 살펴보았으니, 현재 우리를 모습을 살펴보며 마무리하면 좋겠지요? 


 고마워, 디자인 
 김신 지음 / 디자인하우스 

 '선조들의 지혜'에 대응하는 요즘 현대인들의 단어는 아마도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은 클립에서부터 가구, 건축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란 말이 들어간 곳에는 어디에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이 디자인들을 계속 소개하고 만나시는 디자인 저널리스트 김신의 산문집은 디자인과 삶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기회를 제공해줄 것입니다. 이것은 후에 이 시대의 지혜가 되어 전해질 테죠. (하하, 이렇게 어렵게 끼워 맞추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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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 우리 건축의 구조와 과학을 읽다
김도경 지음 / 현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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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을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패스트푸드점의 셋트메뉴처럼 순식간에 뚝딱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조립식 건물부터 시작하여 철제구조물 등 예전에 비해 쉽고 간단하고 매끈하게 집을 만드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죠.  대단지 아파트가 기획되는가보다 알아채기가 무섭게 한 층 한 층 높이를 더해가고, 곧 있어 분양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지요. 잠깐 한눈을 팔았을 뿐인데, 어느덧 각 창문마다 노란 불빛이 들어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구나, 생각하게 될 정도로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이루어집니다. 바야흐로 '패스트건축아레나'가 시작된 것입니다. 

부동산 매매와 관련한 기사는 신문의 주요자리를 당최 내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계발/재태크 분야에서 부동산 관련 서적이 베스트 순위를 놓치지 않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집은 사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라는 광고 카피는 역으로 우리가 집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집은 이제 정말 잘 사고 잘 팔아야 할 '투자품목'이 되었습니다.  

빈 땅만 보이면 아파트, 빌딩 등 돈이 되는 건물을 지으려고 애를 쓰고, 말짱한 강 마저 뒤엎어버리고 그 옆에 건물을 지으려고 혈안이 된 시대에 '한국 건축'을 말한다는 것은 어떤 가치가 있으며, 또 어떻게 비춰질까요?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은 군더더기 없이 한옥 한 재를 지어가기 위한 세밀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단을 놓기 위해 돌을 고르고 초석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고 벽을 마감하고 바닥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것들을 잘 갖출 수 있게끔 안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상당히 많은 양을 꼼꼼하게 소개하게 있는데, 줄글 뿐만 아니라 사진자료와 그림, 도식까지 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이해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한국 건축에 대해 공부하려는 학생에게는 모든 것이 외우고 익혀야 할 '지식'들일 것 같아 압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요. 그러나 좋은 교과서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위로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세밀한 부분을 외울 필요가 없는 사람은 꼼꼼한 설명들을 따라가다가 문득, 이 모든 것을 생각해내고 지켜행한 그 시절의 건축가들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저 가져다놓고 조립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지어낼 수 없는 복잡하고 단단한 구조물이니 특히 신경을 써야했겠지요.  게다가 평행을 맞춰야 한다고 그저 건설기계로 밀어버리거나, 마르면 단단히 굳어버리는 반죽으로 발라버리고 마는 성질 급한 사람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인내력마저 발휘합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것을 있는 그대로 쓰려고 하고, 재사용가능하도록 험하게 다루지 않는 그 마음씨까지 더하여 생각해보니, 이게 바로 요즘의 트렌드 '슬로우', '착한', '공정'이 갖는 목표에 닿지 않나 싶습니다.  

지어질 집에서 살게 된 가족을 생각하며 척도를 맞추고, 생활패턴에 맞춰 지반의 높이를 정하는 등의 아주 느리고, 세밀한 집짓기. 이것이 바로 슬로우하우스의 매력이겠지요. 조금 불편하더라도 '느리게 걷고 사는' 맛을 즐길 수 있는 한옥으로 평생은 아니더라도 며칠 들어갔다 나오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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