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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진실을 말하면 믿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며 나를 몰아세웠다

그에겐 진실이 필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그의 안에 있었기에

진실이나 사실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에게는 고작 어제 들은 이야기일

내게는 먼 시절인 

그날의 수난들에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타인에게 진실과 사실을 이해받거나 포용되고파 하던

그 시절의 내가 너무도 어렸던 것 같다

어제건 오늘이건 오롯이 고통은 자신만의 것이다

공감이나 위로에 연연한다면 아픈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야 오늘의 내가 시리지 않는다

시간의 물살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겨우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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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1-06 2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하라님의 글에 제가 감히 위로를 들이기는 어렵지만, 그 아팠던 마음과 다시 돌아보는 힘든 되뇌임에 조그맣게 공감하게 됩니다! 따뜻한 하루되세요!

이하라 2021-01-06 23: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렇게 글로 풀어낼 수 있다는 건 무엇이었건 어느 정도 안에서 상처가 아닌 딱지로 아물고 있다는 것이겠죠. 거의 나아가기 때문에 글로도 토로되는 거 같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셨기를 바랍니다.^^

2021-01-07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1-01-07 12:57   좋아요 0 | URL
실제로 사실이 부정되고 오해가 반복되면 소통이 아니라 단절되기가 더 쉬울 겁니다. 그럼에도 진실을 주고 받자면 더욱 담론이 이어져야 하겠죠. 다들 자기만의 진실이 각자에게 있으리라는 것이 난점이겠지만 그럼에도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도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허망한 것이지만 허망하게만 놓아버리기에는 생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아이와 아이의 아버지는 고철 분류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지상에서 바닥의 쇳조각들을 줍고 있었고
아이의 아버지는 고철더미들이 층층이 쌓인 고철 봉우리 위에서
아래로 분류한 고철을 하나하나 던져대고 있었다.

"퍽!" 아이의 아버지가 조심성없이 던진 고철덩어리가
아이의 머리를 때렸고
아이는 골수와 피를 쏟아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고도 한참을 아이의 아버지는 고철을 아이 주변에 던져대다
뒤늦게 아래를 내려다 봤다. 아이가 쓰러진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온 아버지는 아이를 차에 싣고 어디론가 향했다.

또 다른 아이의 아버지는 또 다른 아이에게 새하얀 무언가를 던졌다.
또 다른 아이는 글러브를 낀 손으로 그것을 받았다.

그들을 조금 지나쳐 다친 아이의 아버지가 차를 세우고는
검푸른 건물 안으로 횡급히 아이를 안아들고와 소리쳤다.

"부서졌어 교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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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1-04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에 묘사된 부자 관계의 모습을 보면서 채만식의 단편소설 <레디메이드 인생>을 떠올렸어요.

이하라 2021-01-04 19:55   좋아요 0 | URL
저는 배움의 발견이란 책을 읽다가 한 장면이 인상 깊어서 위의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채만식님의 단편소설도 같은 인상을 주는군요. 언젠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사람의 마음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가을 이파리 마냥 떨어질 때까지
배우고 배우겠습니다.

많이 차갑고 둔탁할 때
당신의 온기를 더해주시면
나날이 맑아질지 모릅니다.

사람의 마음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석양이 지듯 저물 때까지
배우고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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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다 마을마다 거리마다 쌓인 그 십자가로도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깊은 계곡 산사의 범종 소리에도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그토록이나 아끼던 너의 품 안에서도 나는 온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내가 사랑하던 모든 이들의 곁을 스치면서도 나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이제 한 획의 소리로 나는 자유롭고자 한다. 

지우지 못할 꿈처럼 눈물겨움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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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빛을 기다렸다

나라는 어둠이 사라지기 위해 

 

희미한 세상에서

나는 결코 사라질 수 없기에

 

너의 품에서만 

잠들 수 있으리라 믿었다.

 

너를 기다렸다. 

나라는 어둠을 잠재울

 

너를 기다렸다.

나라는 괴로움이 그리 보챘기에 

 

더 이상 너를 기다리지 않는다.

내 이제 너를 찾아 달려가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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