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릿과 뉴트롤즈의 아다지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영감을 얻어 탄생한 뉴트롤즈의 아디지오. 이렇게도 아름답고 슬픈 선율로
탄생한 아디지오를 들을 기회가 온다. 올해 4월 4일과 5일 LG아트센터에서 이들의 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거장 셰익스피어를 직접 만날 수는 없어도 이탈리아 아트락의 거장 뉴트롤즈는 만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죽는 건 ㅡ 자는 것뿐일지니,
...(중략)...
죽는 건, 자는 것. 자는 건
꿈꾸는 것일지도'

ㅡ 95쪽, 햄릿.

이 대사는 뉴트롤스(New Trolls)의 곡 아다지오(Adagio)가 저절로 떠오른다.
아다지오의 가사를 보자.

To die, to sleep
May be to dream...

 

 

햄릿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Concerto Grosso Per1,2
뉴트롤스 (New Trolls) | 굿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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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머릿속에서 책에 관한 것들이 떠다녔다.
잠들기 전에 책을 읽는 것은 행복한 습관이지만 그 생각 때문에 잠을 못 자기는 처음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 것을 하고 후회하지만 왠지 나도 모르는 힘에 끌리듯 그런 상태를 유지했다.
올해의 책읽기 계획은 어떠하며, 이것과 저것의 연결고리는 그것이며, 실질적인 이론으로 도움이 될만한
책은 이것이며, 알라딘과 예스는 어쩌고저쩌고...이쯤 되면 맛이 간 느낌마저 든다.
사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책에 푹 빠져 살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의 내
꼴은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숨마저 푹 죽어버린 모양이다. 그리고 두어 시간을 자고 7시에 일어나서 쇠고기
떡국을 끓이고 점심때까지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그리고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오후가 되자 책을
몇 장 넘기다 병원에 다녀왔다. 그리고 컴퓨터 전원을 켜고 또 어떤 작가에 관한 책을 뒤적인다.

물론 오늘은 설날이라 올해의 계획을 점검하는 시간도 빼먹지는 않았다. 사실 지금 가장 급한 것은 그것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책으로 온 마음이 쏠리다니 도저히 주최하기 어렵다. 정말이지 난 다독을 싫어하고
읽지도 않은 책을 마구잡이로 쌓아두는 것을 경멸한다. 반대로 베스트셀러이건 최다판매량이건 관계없이
읽고 싶은 책만을 읽고 다시 읽기를 좋아한다. 무언가 변화의 시기에 놓인 느낌이다. 책에 먹혀버리기는
싫다. 내가 소화시킬 수 없는 책은 손대지 않고 적절한 시간을 찾으며 전시용 책장을 만들 계획은 더더구나
없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에 대한 생각은 이렇게나 확고한데 삶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변화기가 자주 찾아오지는 않지만 그 변화가 발전적이지 않다면 무슨 소용일까.
이미 뇌와 몸은 퇴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삶을 바라보는 눈은 현명해지길 기대한다.

책! 앞으로도 내게 변함없는 벗이 되어줄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가끔 이런 열병을 앓는 것은 당연한 통과의례일지도 모르지.
책장을 날개 삼아 긴 삶의 여정을 이어가는 것 또한 멋진 일이다.

올봄에 일을 어떤 식으로 치러 내든 간에 나를 믿는 쪽에 승부수를 두기로 한다.


-4340.02.18.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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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만 권의 책을 돌파한다면 그때의 기분은 어떠할까.

상당히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닌 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멍해져 버릴 것임에 틀림없다.

다행히 인간의 두뇌에는 한도가 있고, 기억의 용량도

정해져 있으므로ㅡ물론 사람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ㅡ

그 용량을 넘어선 만큼의 양은 잇따라 잊어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란 참으로 부조리한 것이라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잊기 위해 읽는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읽은 것을 모두 완전히 잊어버리는 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뇌리에 깊이 새겨진 인상은 약간이나마

무의식의 층에 침전하며, 뜻하지않은 때에 의식의 표면으로

불쑥 튀어 나오곤 한다. 그게 독서의 보수일것이다.'

 ㅡ 보르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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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씌어졌듯이

우리들 또한

책들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읽지 않으면 안된다.'

 

 

- 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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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새가 날아간 길

                --  산에 들에2

 

나뭇가지에 앉았던 한 마리
새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그리고
잎과 잎 사이로 뚫린
길을 따라
가볍게 가볍게 날아간다


나뭇가지 왼쪽에서 다시
위쪽으로
위쪽 잎 밑의
그림자를 지나 다시
오른쪽으로


그렇게 계속 뚫려있는 하나의 길로
한 마리 새가 날아간다


나뭇가지와 가지 사이로
그리고 잎과 잎 사이로
뚫려있는그 길
한마리 새만 아는
그 길


한 마리 새가 사라진 다음에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그 길

 

오규원 시전집 2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한 마리 새로 날아간 시인에게.

-4340.02.03.흙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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