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새가 날아간 길
-- 산에 들에2
나뭇가지에 앉았던 한 마리
새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그리고
잎과 잎 사이로 뚫린
길을 따라
가볍게 가볍게 날아간다
나뭇가지 왼쪽에서 다시
위쪽으로
위쪽 잎 밑의
그림자를 지나 다시
오른쪽으로
그렇게 계속 뚫려있는 하나의 길로
한 마리 새가 날아간다
나뭇가지와 가지 사이로
그리고 잎과 잎 사이로
뚫려있는그 길
한마리 새만 아는
그 길
한 마리 새가 사라진 다음에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그 길
오규원 시전집 2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한 마리 새로 날아간 시인에게.
-4340.02.03.흙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