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세트 - 전3권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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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악한 아이들, 영악한 아이?, 비열한 세상?, 산산조각이 난 땅.

이 책은 까치에서 출판되었다가 절판이 되었었다. 출판사에 문의했으나 없다는 말에 도서관책으로 복사본을 남겨서 가지고 있고, 한권으로 묶어진 것도 있는데 우윤히 헌책방에서 구하게 되어서 소유하고 있다.

제목에서 적은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장은 짧고 건조하다. 철저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으면서도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존재가 현실이고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현실은 매트릭스이고 하나의 구슬인가, 하룻밤의 꿈이고, 망상인가.

누구도 그 공간을 혹은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존재함으로 증거할 수 있느냐...

이 책은 소설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 구구절절 힘든 철학책보다도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절대적일 수 있을까. 픽션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끊임없는 질문을 시작할 수 있는 책이다. 흥미로우면서도 깊은 구덩이에 빠지고 싶다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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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로 가는 길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식공작소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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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소설과 소설과의 관계가 늘 미심쩍었다.

소설은 픽션이라고 하는 당연한 정의 앞에서 이 의심은 무시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과 예술가를 떼어놓자고 굳게 결심하고 나서 한참...혼란스러웠다.

역시 나는 아직 촌스러워서 그럴 수 있는 세련미가 부족하다.

셍텍쥐베리의 실종이 부러운 것도,

혹은 말로의 투쟁이 아름다워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 소설은 생생하다.

살아있다.

픽션이건 아니건 우리는 떠나고 돌아오는 플롯에 사로잡힌다.

역사의 현장에 인간은 살아있다.

말로는 늘 거기에 있었다.

사실은 어쩌면 우리모두 역사의 한 장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대중이다.

누군가는 잊혀지고 또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자만이 전부는 아니다. 하나하나의 개인이 모여서 세상을 이루고 시간을 만들며, 내일을 뱉어낸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또는 어디로 돌아갈건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세상에 시간에, 혹은 역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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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없는 불행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5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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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내리는 날, 책과 함께 젖었다.

소망 없는 불행과 아이이야기.

건조한 문체, 무심한 태도,

시종일관 잔뜩 마른 사막이 떠오른다.

관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이냐.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

에 빠지다.

그러나, 민음사의 일관성을 잃은 수정...은 좀 나아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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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교육 대산세계문학총서 20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남진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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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산세계문학총서시리즈는 일단, 마음에 든다.

책이 깔끔하고, 활자의 모습도 정갈하다.

작품의 선정역시 마음에 드는 부분 중에 하나다.

그런데 이 소설은 내용과 문장마저도 대산총서와 한 맥락안에 있다고 칭찬하고 싶다.

소중한 사람이 먼저 읽고 건넨 책이다.

읽기 시작하면 한 순간에 읽어내릴 수 있었다.

한 남자의 고군분투 삶이 제시된다. 나는 그가 안쓰러웠다. 지금 우리 사회를 엄하게 꾸짖는 기분도 들었다. 천재를 만들다. 과학적 방법으로 인과적인 순서에 의하여 천재가 제작된다면...우리 사회가 더이상의 혼란을 그쳐도 되지 않을까.

세상은 어떤 순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일까.

발  전 하는 것일까.

발전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 사랑 사랑과 교육..그 제목만으로도 강한 힘이 느껴진다.

고전이 가질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언제 누가 읽든 부모와 자식의 관계, 사랑과 교육의 관계.

몰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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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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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하여 글을 쓰는, 작가가 오늘날 얼마나 될까.

건방진 말이지만 나는 요즘 펄펄 살아나는 작가들의 글을 읽지 않는다. 아니, 주의깊게 돌아보지 않는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이 가지 않는다.

그들의 글은 특이하고, 신선하며 독창성이 돋보인다. 그래서 싫다. 뭔가 특이한 것만을 구미에 맞게 적어보는 것으로 글이 이루어진다. 환타지를 욕하면서도 환타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요즘 작가들의 추세인 것만 같아 내 입맛에 썩 맞지 않는다. 그래서 도리어 예전 작가들의 글을 읽는다.

카프카는 우울한 도시인이다. 그는 아프고 비틀거리고 타인들에게 소외당한다. 카프카는 글을 쓰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껴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담뿍 담되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다.

정말로 변신한다. 어떻게 될까. 상징적인 가설이 있지만 그 가설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억지스럽지 않음, 그것은 소설 안에 그의 삶이 녹아내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위적인 무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카프카의 진정성은 그의 글  정중앙에 아닌듯 긴 듯 그가 동행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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