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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2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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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면접을 적어도 여섯번 이상은 했다. 책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내가 빠뜨리지 않고 언급했던 작품이 '희랍인 조르바'였다. 고등학교 일학년 때 조르바를 읽고, 얼마나 긴 시간 그를 흠모했는지 모른다.

나는 조르바도, 혹은 그의 주인 누구도 될 수 없다. 그들은 자유롭거나 혹은 자유롭게 살고자 시도라도 한다. 그 둘 모두 내 눈에는 대단해 보일 뿐이다.

여름이라서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책장을 옮기면서,  먼지가 수북히 쌓인 나의 조르바책을 보았다.  다시 읽어도 또 그만큼 감동일까, 혹은 지금의 상황에서 더욱 부러움에 사로잡힐지도 모르겠다. 첫장을 열고 나면 다 읽고싶어질까봐 두려워서 그냥 한번 만져만 보고 다시 책장에 둔다.

진짜로 살아있니?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니? 라는 물음들에게 당당한 사람이고 싶다.

한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다.

조르바는 취하고, 달리고, 넘어지고,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어디서든 어떻게든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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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있어줘
마거릿 마찬티니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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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사랑의 전부인가,

혹은 욕망이?

감각과 속도가 이 소설에는 있다. 나이를 먹어도 또 나이를 먹어도 나는 사랑을 모르겠다. 다만, 내 사랑 하나만을 알 뿐이다. 사랑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다라고 혹은 사랑은 이것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

영화가 굉장히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원작만 일단 읽어보았다. 아니 누군가가 권해 주었다. 그런데 읽고 보니 영화를 보는 일이 두려워진다. 그냥 문자로만도 너무 힘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품고 멀리서 살아가야 하는 일은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얼마나 아픈 일인가. 가슴이 아프면 시간은 더디다.

남자와 여자. 여름은 얼마나 숨가쁜 계절이었는가. 제발 그대로 정지화면처럼 그렇게...

사랑에 대한 질문, 죽을 때까지 던져도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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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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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게다가 어쩌면 현재도 아닐지도 모른다. 정체를 규정할 수 없는 그 모습, 우리가 스스로의 시선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아야만 하는 책임을 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규정하는 힘을 지닌다.

동물농장은 인간이 역사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시작은 어떤 특정 역사를 안고 가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는 재조명될 수 있으며 재탄생될 수밖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도 세상의 중심에 서 있으며 작가의 힘 역시 역사의 중심에 있다.

현대사회의 권력과 힘과 부조리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기에 일반인만이 아닌 어린 학생들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재해석될 수 있으면 좋을 작품이다. 아낌없이 별을 줄 수 있는 소설, 오랫만에 읽고 여전히 식지 않은 작품의 힘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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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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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별을 달아두고, 나는 좀 멍해졌다.

바나나의 글을, 이라고 하면 너무 그녀에게만 미안하지만...그래 솔직하게 일본의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서점에 가서 중고등학생들이 일본 소설앞에 우우, 모여드는 것을 보면서 잠시 걱정을 하는 축이다. 너도 그 앞에서 서성거린 것이 아니었느냐고 따져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저 가끔 한시간쯤 되는 시간을 보내면서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만한 섹션이라서 나는 가끔 일본 소설을 읽는다.

키친은 바나나의 첫번째 작품이니까, 샀다. 과감하게...읽고 누군가에게 선물하리라하는 기분으로, 그리고 실제로 얼마 전에 집에 놀러온 후배녀석에게 그 책을 넘겼다. 삶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생각해 보았나라고 나는 질문을 던진다. 그래, 삶이 별 것도 아닌 존재니까 대충 생각하고 후다닥 글을 쓰면 어때라고 말하면 역시 나는 할 말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만, 절대로 우리에게 커다란 부분 아니었던가...삶이란.

그러나, 한 공간에 대한 사유 그리고 계속 끌어가는 별로 대단치 않은 죽음과 괴이한 경험들...이 눈에 띈다.

삶은 누구에게나 대단하다. 절대로 지나치지 말아라.

계속 대충 걷고 있다고 해서 그가 가볍거나 하진 않다.

부디, 한없이 무겁고 천천히 걸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라...얍!! 주문이라도 걸고 싶은 심정이다.

글은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이다. 정신을 야금야금 씹어들어오는 녀석들을 우리는 막을 길이 없다. 내 땅에 사는 청소년들이 좋은 글자, 가끔은 책을 덮고 싶은 기분이 드는 쪽으로도 고개를 돌리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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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뻐?
도리스 되리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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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되리는 파니핑크,라는 내가 상당히 흥미롭게 재미있게 즐겁게 본 몇 안되는 독일 영화중의 하나를 연한출 사람이다. 아마도 각본도 직접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서관 서고를 지나가다가 그냥 평범하고 촌스럽고 그런 책 제목이 ‘나 이뻐?’ 나로서는 별로 해보지 못한 대사이지만...나를 불렀다.
저자가 도리스 되리라니 너무 친숙해서 성큼 빌려서 읽고 말았다.
열 개도 넘었던 것같은 단편들이 단편인 듯이 가끔은 이어지듯이 그 안에 있었다.
인물들은 하나같다.
각자각자 흐물흐물거리다가 결국은 붕붕 떠오르는 기분이다.
쉽게 읽었는데 읽고 보니 인물들이 다들 쓸쓸한 것도 같고 나름대로 일상을 잘 꾸려가고 있는 것도 같다. 그리고 알고 보니 그네들은 다들 서로서로 낯설은 친구들이다.
어떤 공원이나 길에서 문득 지나쳐 갔을 테지.
잠시는 지치고 또 잠시는 도망하고 그러다가 다시 돌아와서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청하곤 할 수밖에...과감하게 남편의 성기를 자르고나서 나중에는 다시 봉합수술한 남편의 숨결을 예민하게 느끼고, 또다른 여자는 그 기사를 읽은 남자들의 반응을 곰곰 살핀다.

생이 치열하지 않을 때, 진짜 위험은 닥쳐올지 모른다. 유럽소설들이 가끔씩 지나치게 나른하거나 한가한 인물을 만들어낼 때 나는 이상하게도 그것이 복지병 혹은 문명병인가하는 질문을 해보곤 한다. 아직은 복지국가의 보살핌을 받아본 적이 없는 백수라서 그런가. 아주 늙어버린 어른처럼...그래 밥은 먹고 살만하지. 밥먹고 할 짓들이 없으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대사까지 튀어나오는 날이 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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