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뻐?
도리스 되리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도리스 되리는 파니핑크,라는 내가 상당히 흥미롭게 재미있게 즐겁게 본 몇 안되는 독일 영화중의 하나를 연한출 사람이다. 아마도 각본도 직접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서관 서고를 지나가다가 그냥 평범하고 촌스럽고 그런 책 제목이 ‘나 이뻐?’ 나로서는 별로 해보지 못한 대사이지만...나를 불렀다.
저자가 도리스 되리라니 너무 친숙해서 성큼 빌려서 읽고 말았다.
열 개도 넘었던 것같은 단편들이 단편인 듯이 가끔은 이어지듯이 그 안에 있었다.
인물들은 하나같다.
각자각자 흐물흐물거리다가 결국은 붕붕 떠오르는 기분이다.
쉽게 읽었는데 읽고 보니 인물들이 다들 쓸쓸한 것도 같고 나름대로 일상을 잘 꾸려가고 있는 것도 같다. 그리고 알고 보니 그네들은 다들 서로서로 낯설은 친구들이다.
어떤 공원이나 길에서 문득 지나쳐 갔을 테지.
잠시는 지치고 또 잠시는 도망하고 그러다가 다시 돌아와서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청하곤 할 수밖에...과감하게 남편의 성기를 자르고나서 나중에는 다시 봉합수술한 남편의 숨결을 예민하게 느끼고, 또다른 여자는 그 기사를 읽은 남자들의 반응을 곰곰 살핀다.

생이 치열하지 않을 때, 진짜 위험은 닥쳐올지 모른다. 유럽소설들이 가끔씩 지나치게 나른하거나 한가한 인물을 만들어낼 때 나는 이상하게도 그것이 복지병 혹은 문명병인가하는 질문을 해보곤 한다. 아직은 복지국가의 보살핌을 받아본 적이 없는 백수라서 그런가. 아주 늙어버린 어른처럼...그래 밥은 먹고 살만하지. 밥먹고 할 짓들이 없으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대사까지 튀어나오는 날이 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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