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운전


명절 중간이었던 토요일 어른 6명과 아이 5명의 대가족이 차 2대로 움직였다. 아침부터 누군가 서울대공원을 가자고 말을 꺼내는 바람에, 아이들을 동물원에 밀어넣고, 어른들은 미술관에 가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입혀서 준비시키는 일은 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게다가 집에서 서울대공원은 너무 멀다. 분명히 도로는 막힐 테고, 길에 버리는 시간과 기름이 아깝기도 하고, 주차장이 되어버린 도로에서 시달리는 일이 너무 피곤해서 싫었다. 누군가 대안으로 비교적 가까이 있는 실내놀이터를 제시했고, 부모님보다 더 상전인 아이들을 모시고 우리는 실내놀이터를 찾아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처음엔 내렸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였는데, 이동하는 도중에 쏟아부었다는 표현이 적당할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하필 앞 창의 빗물을 닦는 와이퍼가 움직일때마다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와이퍼의 고무가 많이 닳아서 유리와 마찰할 때 소리가 심해졌다. 즉, 갈아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비는 쏟아 붓는데 와이퍼 소리가 거슬리니 좀 짜증이 났다. 게다가 시야가 자주 흐려져서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작은 차에 많은 사람들이 타 있으니, 평소보다 실내에 성에가 더 심하게 끼었다. 눈이 많이 오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 운전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이 이 성에다. 순식간에 시야를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겨울이라 습관적으로 히터를 켜놓고 있었는데, 따뜻한 공기 때문에 성에가 더 심해졌다. 급하게 에어컨을 켰다. 에어컨 덕분에 성에는 곧 사라졌는데, 뒷자리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춥다고 한다. 잠시 에어컨을 끄면 또 성에가 생기고, 다시 켜면 또 춥다.


비 때문에 좌우거울과 뒷거울들이 잘 안보이는 것도 무척 신경쓰이는 일이다. 특히 차선을 바꿔야하는데, 옆 차선에서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 잘 안보이면 들어갈 수가 없다. 낯선 길을 달리다가 네비가 시키는대로 지하차도로 진입하기 위해 왼쪽으로 차선을 바꿔야 하건만, 빗방울과 성에 때문에 거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고 서서히 들어가면서 계속 거울을 살폈건만 잘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장님이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간신히 차가 없음을 확인하고 지하차도로 진입하면서 빗길 운전이 위험한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무척 신경을 많이 쓰고, 힘겹게 운전을 했지만 그래도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왔다. 우리 차는 그랬는데, 같이 움직였던 매체 차는 타이어 펑크가 났다. 돌아오는 도중에 도로에 움푹 패인 구덩이가 있었는데, 비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서 피하지 못했고, 구덩이의 가장자리에 타이어 휠이 찍혀서 깨졌다고 한다. 안그래도 돈 들어갈 일이 많은 연초에, 타이어와 휠 값으로 적잖은 돈을 쓰게 되어 동생과 매제는 얼굴이 어두웠다. 무척 재수가 없었다는 말 밖에 해줄 수가 없는 경우인데, 이것도 비만 아니었으면 분명히 피해갈 수 있었지만, 빗길 운전이라 일어난 사고다. 


한 7~8년 전에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에 군산으로 내려가야 할 일이 있었다. 차에 동료를 태우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정말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졌다.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올려도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가시거리가 채 10미터도 안되었다. 차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는 귀를 멍하게 만들었다. 비상등을 켜지 않으면 앞 뒤 차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겁이 났다. 잘 보이지 않고, 잘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사실이. 속도를 확 낮추고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였다. 희미하게 보이는 앞 차의 비상등만 줄곧 쫓아갔다. 빗길 운전이 얼마나 위험하고 겁나는 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은 날이었다. 


진짜 연휴가 필요해!


작년 11월즈음 새 달력을 받았을 때, 누군가가 휴일을 찾아보며 내년 설에는 4일이나 쉬네 하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4일이나? 4일 밖에가 아니고?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설과 추석은 고향을 찾아가서 제사를 지내야 하는 명절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다 움직이는 시기이므로 말 그대로 교통대란이 일어난다.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맞은 설날에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어쩔수 없이 고속버스를 탔다가 17시간 동안 갇혀 있었던 생각을 하면 정말 몸서리가 쳐진다. 다시는 고속버스를 타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지만, 기차표를 구하는 일은 늘 어려웠고, 그 후로도 가끔 12시간에서 15시간을 갇혀 있었던 때가 있었다. 고속버스가 이랬으니 일반 승용차는 더 오래 걸렸으리라. 


이런 교통대란은 짧은 시기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생긴다. 이동할 수 있는 기간을 좀 더 길게주면 교통란은 훨씬 줄어든다. 그래서 연휴를 하루라도 더 주면 도로 상황은 더 좋아지는 것이다. 사실 딱 4일 동안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하고, 제사 음식을 준비하고, 제사를 지내고, 처가에 들러 인사를 드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면 잠시도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연휴라는 단어의 '휴'는 분명 쉰다는 뜻인데, 이렇게 움직이면 아주 고강도 노동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1년에 두 번씩 해마다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이게 무슨 짓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유럽에서는 대체로 12월과 1월에 한 달에서 한 달 반 동안 일을 안한다고 한다. 아예 사무실 문을 열지 않는단다. 여름에도 또 약 한 달 가량 휴가를 간다. 일년 열두 달 중에 두 달의 휴식을 갖는 것이다. 부러웠다. 우리는 한 달은 바라지도 않고, 설과 추석에 딱 일주일씩만이라도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그럼 훨씬 살만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각 보름씩 연휴를 줘서 1년에서 한 달을 휴식기간으로 정하는 건 어떠까 싶기도 하다.


작년부터 우리 가족이 부산으로 가는 대신, 부모님께서 서울로 역귀성을 하기로 했다. 제사를 우리 집에서 지내기로 한 거다.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표는 여유있게 구할 수 있고, 비록 짧은 시간만 열어두고, 몇 편 배정이 안되어 있긴 하지만, 철도공사가 역귀성 할인도 제공한다. 물론 부모님께서는 힘드시겠지만, 해마다 기차표 구하는 전쟁이 더 치열해지고 심각해져서 너무 힘들었던 상황에, 많이 고민하고 의논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조금 더 수월할 줄 알았는데, 물론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만큼 수월해진건 틀림없긴 한데, 그래도 명절을 지내는 건 여전히 힘들었다. 연휴 전날 저녁 서울역에서 부모님을 모셔오고, 그 전까지 장을 다 봐둬야 하고, 연휴 첫 날엔 하루종일 제사음식을 만들었고, 둘째날인 설날에는 제사를 지내고 오후에 처가에 다녀왔다. 저녁 늦게 동생네 가족이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소란이 시작되었다. 아이들 5명은 아주 짧은 시간에 아주 효과적으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아이 돌봄 노동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절실히 깨달은 시간이다. 다음 날엔 앞서 말했듯이 실내놀이터를 다녀왔고, 연휴 마지막 날엔 점심을 먹고 동생네가 떠났고, 오후 늦게 부모님을 서울역으로 모셔다 드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청소를 하고 집안 정리를 하다보니 어느새 밤이었다.


다음날인 월요일에 출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여러 감정이 북받쳤다. 짜증이 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다. 연휴를 돌아보니 반나절도 제대로 쉬어보지 못했다. 아니 30분 이상 쉬어보지 못한 것 같다. 사실 명절 전부터 몸이 썩 좋지 않았는데, 억지로 억지로 버텼건만 그대로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게 너무 짜증이 났다. 분명 연휴였건만 나는 왜 하루도 쉬지 못했을까! 결국 월요일 아침에 몸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피곤해서 입 안에 두 군데가 헐었고, 코 속에도 크게 한 군데가 헐었다. 물을 마시거나, 밥을 먹거나, 이를 닦을 때마다 헐은 자리가 쓰라렸고, 세수를 하거나, 안경을 매만지다가 손이 코 끝에 닿으면 굉장한 고통이 느껴졌다. 누가 들으면 뭐 그런걸로 엄설이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세수를 하지 않고 그냥 출근하면 안될까 고민할 정도로 고통을 느꼈다.


그렇게 맞이한 월요일은 무척 바쁜 날이었다. 주초와 월초와 년초에는 일이 몰리는 시기인데, 하필 그날은 세 개가 다 겹치는 날이었다.(아직 2월이니 년초다.) 그리고 이번 주는 유난히 바쁜 시기다. 녹색당 지역 모임에서 1년에 한번 총회를 여는 시기라서 그 준비 때문에 계속 일을 해야했다. 회사 일, 녹색당 일, 집안 일, 일, 일, 일, 일, 일, 일, 일!!!!


나는 좀 쉬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어디 섬에 가서 딱 한 달만 아무생각없이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 현실적으로 한 달은 불가능할테니 3~4일만이라도 좋다. 진짜 쉴 수 있는 연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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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0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년전 한 여름에 폭우속을 달리는데 무서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시속 20킬로로 엉금엉금 간듯요. 오늘은 주말 전날, 내일 푹 쉬세요~~~~

감은빛 2014-02-12 15:10   좋아요 0 | URL
폭우 속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는 건 정말 악몽 같아요!
세실님 말씀 덕분에 푹 잘 쉬었습니다. ^^

맥거핀 2014-02-07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빗길운전 힘들죠. 저는 요새는 운전을 거의 하지 않지만, 예전 기억을 되살려보면 빗길에는 겁이 많이 났었죠. 감은빛 님에게 제대로 된 휴식이 있기를 저도 바랍니다. 명절은 정말 많은 분들에게 휴식이 아니라 또하나의 일인 것 같아요.

감은빛 2014-02-12 15:11   좋아요 0 | URL
네, 빗길은 시야확보가 잘 안되니 정말 무서운 것 같아요.
명절은 쉬는 날이 아닌 중노동하는 날이죠.
고맙습니다! 지난 주말에 조금 쉬었습니다.

다크아이즈 2014-02-1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은빛님 페이퍼 읽으니 진짜 휴식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어요.
휴가 최대한 낼 수 있는대로 내서 맘껏 책 읽으시고, 휴식 취할 수 있음 좋을텐데
그마저 쉽지 않으신가 봐요.^^*

남자나 여자나 명절은 힘들다는 걸 실감하는 페이퍼에요. 고맙습니다.^^*

감은빛 2014-02-12 15:12   좋아요 0 | URL
저는 휴가를 맘껏 쓸 수 있는 사람이 제일 부럽습니다.
1년에 딱 한번 여름휴가도 눈치 봐가면서 써야하죠.
네, 남자나 여자나 명절은 힘든 것 같아요.
저도 고맙습니다~!
 

 

가만보니 2번 연속 졸음운전에 대한 글을 썼다. 그럼 이젠 음주운전에 대해 써야하나 생각했다가, 아냐! 이건 술자리에서나 떠들만한 얘기지. 글로 남길 얘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고친다. 그러다 우연히 전륜구동과 후륜구동에 대한 대화를 듣게 되었다. 예전에 자동차 잡지 기자였던 분이 두 방식의 차이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다가 후륜구동의 장점으로 드리프트에 대한 얘기까지 이어졌다.

 

전륜구동, 후륜구동, 4륜구동은 모두 엔진의 위치에 따라 직접 힘을 받는 바퀴의 위치를 말한다. 전륜구동은 앞바퀴 두 개가 엔진의 힘을 받아 움직이고 뒷바퀴 두 개는 힘을 받지 않고, 그냥 앞바퀴를 따라 움직이기만 한다. 반대로 후륜구동은 뒷바퀴 두 개가 엔진의 힘을 받아 움직이고 앞바퀴는 아무런 힘을 받지 않고 있다가 뒷바퀴가 밀어주면 따라 움직인다. 4륜구동은 모든 바퀴가 힘을 받아 움직이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차는 대부분 전륜구동이다. 엔진이 차 앞쪽에 있고 앞바퀴가 그 힘을 받아 움직인다. 즉 차체에서 앞쪽에 무게중심이 실린다는 뜻이다. 앞바퀴가 힘을 받기 때문에 눈, 비 등 미끄러운 도로 상황에서도 원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이 쉽다. 반면 후륜구동은 앞이 가볍고, 뒤가 무겁다. 뒷바퀴가 밀어주는 힘으로 움직이는데, 뒷바퀴로 방향을 바꿀수는 없다. 눈, 비로 미끄러운 도로에서 가벼운 앞바퀴가 겉돌면 방향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봉고나 트럭 같은 후륜구동 차들이 미끄러져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후륜구동의 이 특징을 이용해 곡선도로(코너)를 미끄러지듯 주행하는 것이 드리프트다. 위키에 의하면 다카하시 쿠니미츠라는 일본 자동차 경주 선수가 1970년대에 처음으로 드리프트 기술을 선보였다고 한다. 그 후 드리프트 킹이라는 츠치야 케이치 선수가 드리프트 기술을 더 개발하고 발전시켰다고 한다.

 

이 츠치야 케이치라는 사람이 바로 유명한 모터스포츠 만화 [이니셜 D]의 모델이 되는 실제 인물이다. 츠치야는 주로 고갯길을 달리면서 드리프트 기술을 연마했다고 하는데, 만화에서 주인공 역시 고갯길을 오가면서 드리프트 기술을 익힌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원리는 간단하다. 후륜구동 차량은 방향을 바꾸는 앞바퀴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그래서 급하게 방향을 바꾸어도 곧바로 차량이 휙 돌아가지 않고 뒷바퀴가 밀어주는 힘으로 천천히 돈다. 그 원리를 이용하면 곡선도로에 진입하면서 먼저 급하게 방향을 틀어놓으면 뒷바퀴가 관성에 의해 천천히 그 방향으로 돈다. 곧이어 다시 핸들을 차가 도는 방향의 반대로 틀어 앞바퀴가 미끄러지도록 한다. 차가 도는 동안 핸들은 도는 방향의 반대로 향하다가 차가 거의 다 돌았을 때 즈음에 다시 방향을 바로 잡아 곡선도로를 빠져나가면 된다. 설명중에 천천히라는 단어를 쓰긴 했지만, 즉시 돌지 않는다는 뜻일 뿐,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를 도는 기술이기에 빠른 시간안에 이뤄진다. 고도의 순발력과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고급 기술이다. 이 기술을 위해서는 가고자 하는 방향과 반대로 핸들을 움직이는 카운터 스티어링(Counter Steer)에 능해야 한다.

 

설명을 듣고, 검색을 해보니, 이 드리프트란 기술을 한번 해보고 싶은데, 우리 차는 전륜구동이다. 뭐 전륜구동도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차의 특성상 쉽지 않아 보인다. 후륜구동은 주로 수입차에서 볼 수 있다. 돈을 아주 많이 벌어 외제차를 사지 않는 이상 현실에선 어렵다는 얘기. 드리프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방법은 레이싱 게임이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오락실에서 레이싱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를 돌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래서 이 드리프트와 유사한 방식을 터득했던 것 같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에 진입하면서 핸들을 한번 꺾어주고 이후엔 미세하게 조절하면서 빠르게 코너를 빠져나가는 방식 말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난 이미 레이싱 게임을 통해 드리프트를 써본 적이 있는 것이다. 다만 이게 순수하게 내 머리속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게임하는 걸 보았거나, TV를 통해 레이싱 경기를 보고 따라한 것일 수도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에서는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졸리면 핸들과 기어뭉치를 옆 사람에게 전달해 옆 사람이 이어서 운전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진짜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령 음주운전을 하다가 저 멀리 단속하는 경찰이 보이면 얼른 술을 마시지 않은 옆 사람에게 운전대를 넘기면 된다는 얘기다. 이 방식은 기어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바닥에 있는 우리나라에 흔한 승용차에서는 불가능하다. 기어가 핸들 옆에 붙어 있는 방식을 컬럼 시프트라고 하는데, 이 방식의 차량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도 사람이 앉을 수 있어서, 앞 좌석에 3명이 앉기도 한다. 기어가 핸들 옆에 붙어 있으니 핸들을 옆으로 밀면 기어도 함께 넘겨줄 수 있다. 생각만해도 신기해서 이런 방식의 차량이 정말 있는지 검색해봤다. 아쉽게도 여러가지 검색어를 조합해서 한 시간 이상을 찾았는데, 나오지 않았다.(혹 이런 차량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제보 좀 부탁!)

 

컬럼 시프트를 검색하다가 발견했는데, 요즘은 아예 핸들 양쪽에 작은 레버를 달아 이걸로 기어를 조작하는 패들 시프트 라는 것도 있었다. 최신 차, 고급 차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기어 스틱을 쓰지 않고 손가락으로 까딱까딱 조작한다니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운전하는 맛은 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차량의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기어를 바꾸는 오토 차량도 재미는 별로 없다. 차가 많이 막히는 도시에서는 정말 불편하지만, 속도가 오르내림에 따라 기어를 딱딱 바꿔주는 수동 차량이야 말로 운전하는 재미가 있겠다.(물론 우리 차도 오토라서 이런 재미를 못 느낀다.)

 

[이니셜 D] 만화를 조금 밖에 못 봤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찾아 읽어야겠다. 근데 동네에 만화방이 없으니, 어디서 빌려봐야하나 모르겠네. 한때 흔했던 수많은 도서대여점과 비디오대여점들은 또 언제 다 사라져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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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2-06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졸리면 핸들과 기어뭉치를 옆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 멋지네요.
언젠가 우리나라의 차도 그렇게 만들어질 날이 올 것만 같네요. 편리함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으니까요.

이 글은 꽤 전문적인 걸요. 잘 읽고 갑니다. ^^

감은빛 2014-02-12 15:14   좋아요 1 | URL
멋지죠? 저도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해서 거의 두 시간 가량을 검색해봤습니다만,
그 차가 뭔지 어떻게 생겼는지 찾지 못했어요.
나름 검색에는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언젠가 알게된 날이 있겠죠.

천재님 2015-09-07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천재님은 자전거드리프트도 할 줄 안다 클라쥬 보소 날 경배하라
 

 

미친 짓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다. 운전하면서 미친 짓을 딱 두 번 했는데, 이번이 세번째 미친 짓이다. 또 이런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니 살다보면 또 생기겠지. 이번에도 원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작년 연말부터 질질 끌어온 업무가 자꾸만 내 몸과 마음을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저번 주에 기필코 끝내리라 생각했지만, 날마다 새로운 일은 자꾸 생기고, 우선 순위에서 자꾸 뒤로 밀렸다. 월요일 아침 출근 하면서 다짐했다. 오늘은 밤을 새서라도 이걸 마무리 하겠다고. 낮엔 다른 일상 업무들 하느라 제대로 열어보지도 못했고, 저녁 먹고 야근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일하다 중간에 이번 달 취재할 분께 연락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에 통화할 때 이번 주 중 평일 낮에 언제든 괜찮다고 하셨으니, 수요일 오후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에 계신 분이 수요일은 안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목요일나 금요일을 여쭤봤더니 다 안된다고 하신다. 그럼 언제? 바로 내일인 화요일만 시간이 좀 난다고 하신다. 다른 방법은 없다. 취재를 하려면 그 분 일정에 맞춰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화요일 오후로 약속을 잡았다. 급하게 취재 준비를 해야하게 생겼다. 사전 자료 조사를 하고, 질문지를 뽑는데 적어도 너댓시간은 걸릴 터인데, 이를 어쩌나?

 

게다가 애초에 나는 화요일 오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작년에 마치지 못한 일을 끝내리라 다짐했다. 지금 끊지 못하면 이 일을 1월 말까지 끌고 갈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자꾸 들었다. 뭐 다른 방법은 없다. 어쨌든 하려고 했던 일을 해야지. 한참을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눈이 아파서 고개를 들어보니 자정을 넘겼다. 곧 집에 가는 지하철 막차 시간이다. 지금 접고 집에 가느냐, 새벽까지 좀 더 하느냐 잠시 고민했다. 일을 끝내려면 아직 멀었다. 편의점에 가서 에너지 음료를 하나 사왔다. 다시 일을 시작했다. 중간에 눈이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잠시 엎드려 있긴 했지만, 최대한 열심히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문득 정신을 차리니 5시가 넘어 있었다.

 

중간 중간에 모니터 구석의 시계를 보면서 3시 쯤엔 집에 가야지, 4시 넘으면 가야지 생각했는데, 벌써 첫차가 다닐 무렵이 되었다. 하던 일도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서두르면 한 시간 안에 끝나겠다 싶었는데, 집중력이 너무 떨어졌다. 다른 일로 뇌를 환기 시킬 겸, 잠시 취재 준비를 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좀 찾아보고, 질문할 내용들을 키워드로 툭툭 던져 보았다. 5시 즈음부터 다시 하던 일을 시작해서 6시를 살짝 넘긴 시간에 대충 일단락을 지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았다. 한번 더 살펴보려고 그냥 넘어갔던 부분들이 중간중간에 있었다. 이걸 다시 보기에는 지금 너무 피곤했다. 일단은 집에 가서 좀 씻고, 옷도 갈아입고 다시 와서 봐야지 싶었다.

 

지하철 역에 내려서 집을 향해 걷는데, 모든 사람들이 나와 반대 방향인 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거 참 묘한 느낌이었다. 남들 출근할 때 퇴근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나도 금방 다시 출근해야 했다. 아산으로 취재를 가기 위해 차를 몰고 나와야 했고, 아직 어린이 집을 옮기지 못한 작은 아이를 예전에 살던 동네로 데려다 줘야 했다.

 

사무실을 향해 차를 몰고 가면서 든 생각은 중간에 한 시간만이라도 잠을 잘 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래 점심을 먹지 않고 출발해서 아산 근방 어딘가에 차를 대고 잠시 자다가 시간 맞춰 가야지 싶었다. 쉽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운전 중 나도 모르게 졸다가 사고가 나면 안되니 준비는 철저하게 해야지 싶었다.

 

사무실에서 오전에 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취재 준비를 최대한 간단하게 했다. 급하게 질문지를 작성해서 메일로 보내고, 전화로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밤새워 마친 일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싶었으나, 도저히 그럴 여유는 없었다. 아쉬웠지만 그냥 그대로 넘겼다. 나중에 미숙한 부분에 대해 한 소리를 듣더라도 어쩔수 없다. 틈이 나면 잠시 졸려고 했는데, 그럴 틈은 없었다.

 

졸음 운전을 벗어나는 방법 2

 

앞서 쓴 글에서 졸리면 오히려 속도를 높여 곡예운전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썼다. 어느 술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그 얘길 열심히 떠들었더니, 술집에서 일하시는 분이 참견을 했다. 그런 걸 바로 '칼치기'라고 부른다고, 그걸 당하면 무척 기분이 안 좋다고. 그 이야길 들어주었던 후배도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사실 나는 그 '칼치기'란 것을 자주 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졸리면 히터를 끄고, 창문을 살짝 열고, 껌을 씹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목을 살짝 돌려주는 등의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대개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졸음은 쉽게 달아난다.

 

그러나 나는 밤을 꼴딱 샜고, 단 한 숨도 잠을 자지 못했으며, 대략 2시간 반 가량 운전을 해야 했다. 게다가 고속도로는 신호가 없고, 길이 단조롭기 때문에 쉽게 졸리다. 솔직히 겁이 났다. 졸음 운전이 가장 나쁜 건 나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상관 없는 남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야 해 졸음을 막아야 했다.

 

껌 : 껌은 기본이다. 앞서도 말했듯 나는 웬만큼 졸린 상황에서도 껌 하나만 씹으면 제법 오래 졸음을 참으며 버틸 수 있다. 씹는 속도와 방식을 자주 바꿔주면 더 오래 버틴다.

 

초콜릿 : 예전에 자주 출장을 다녔던 후배가 그랬다. 야간 운전도 자주 하던 친구였는데, 졸리면 무조건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초콜릿을 왕창 산다고 했다. 초콜릿을 계속 먹으면서 운전하면 밤샘 운전도 가능하다고 했다. 난 한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워낙 경험도 많고 운전도 잘 했던 친구라 그의 말을 믿으며 출발하기 전 편의점에 들러서 초콜릿을 샀다. 판형 초콜릿은 뜯어서 먹기 불편하니 패스, 개별 포장된 작은 초콜릿도 운전 중에 포장 풀기가 불편하니 패스, 플라스틱 통에 든 카카오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골랐다.

 

에너지 음료 : 출근하자마자 진하게 커피 한 잔을 마시긴 했지만, 출발 직전에 에너지 음료를 하나 마셨다. 혹시 모르니 하나 더 사서 차에 놔둘까, 엄청 졸릴 때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생각에 냉장고 앞에서 잠시 고민했으나, 내려 가는 동안엔 괜찮겠지 싶었다. 올라올 때 다시 사던가 하지 싶었다.

 

그리운 옛 동네

 

출발할 때는 아침에 생각했던 것처럼, 근처 어딘가에 차를 대고 좀 쉬려고 했다. 점심때가 다 되었지만 너무 피곤한 상태여서 그런지 입맛도 없었다. 밥 보다는 잠이 우선이었다. 예상대로 고속도로에선 계속 비슷한 속도로 달린다는 점과 도로가 단조롭다는 점 때문에 졸리기 시작했다. 창문을 열고 껌을 씹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도 따라 흥얼 거렸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네비가 평택즈음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라고 안내했다. 안중읍 방면으로 달리다가 아산호 방조제를 건너는 길을 안내하는 듯 했다. 문득 한동안 살았던 시골 마을이 생각났다. 안중 읍내 가는 길목에 있었다. 당시 농사짓는 마을 빈집에 들어가 살았는데, 그 집이 아직 남아있는지,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나와 같이 살고 같은 단체에서 활동했던 선배를 찾아 놀러온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난 곳도 그 집이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넉넉했다. 익숙한 길이라 어렵지 않게 그 마을을 찾아갔다. 마을 입구에 있는 정미소는 그대로였다. 마을로 들어가는 좁은 길이 조금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큰 길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그 길을 보면서 옛 추억에 잠시 잠겼다. 비록 짧은 기간을 살긴 했지만 그래도 이 길을 아침 저녁으로 오갔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 도착해보니, 차를 댈 곳도 마땅치 않았다. 게다가  앞집 개가 자꾸 짖어대서 가까이 가질 못했다. 저 안쪽이 바로 살던 집인데 차를 대고 바로 앞까지 가보고 싶은데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데, 저 앞에서 할머니 한 분이 수상한 눈길로 나를(내 차를) 본다. 개가 자꾸 짖어서 카메라로 조금 먼 발치에서 살던 집을 찍고는 다시 차를 돌려 나왔다. 외관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한데 빈집 느낌은 아니었다. 그 집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빈집이었는데, 지금은 누군가가 살고 있는 듯 했다. 뭐 집에 들어가 볼 생각도 아니었으니, 그냥 그 집이 잘 있구나 하는 걸 확인 한 것으로 만족했다. 차를 돌려 나와서 마을 입구의 정미소 앞에 차를 대고 잠시 내렸다. 논과 밭을 휘휘 둘러보며 옛 추억을 꺼내보고 사진도 몇 컷 찍었다. 이왕 온 거 여기서 좀 쉬다 갈까 싶어 의자를 제끼고 몸을 뉘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다가 안중읍에 가서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밥을 먹고 다시 아산을 향해 출발. 도중에 졸리지는 않았다. 목적지에 20분 먼저 도착해서 알람을 맞춰놓고 의자를 제꼈으나 이번에도 잠이 오지 않았다. 내려서 주변을 좀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고속도로 졸음운전

 

취재는 생각보다 잘 되었다. 준비가 부족해서 조금 걱정했으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부지런히 받아 적고,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5시를 훌쩍 넘겼다. 장소를 바꿔 한 군데를 더 돌아보고 취재를 마쳤다.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전하고 아산을 출발 한 것이 5시 반이 살짝 넘어서였다. 생각보다 조금 늦어졌다. 사실 5시 이전에 취재를 마치고 출발할 생각이었다. 서울에 도착해서 퇴근길 정체 상황을 맞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어서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살 생각도 못하고 그냥 출발했다. 사실 근처에서 마땅히 살 만한 가게도 없었다.

 

일단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우려했던 대로 졸리기 시작했다. 아까 사두었던 초콜릿이 생각나서 두어 개를 집어 먹었다. 향긋하고 달콤한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거 생각보다 괜찮았다. 역시 그 후배의 말이 맞았어! 초콜릿만 있으면 밤샘 운전도 하겠다 싶었다. 하나씩 하나씩 초콜릿을 녹여 먹으며 운전을 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 순간부터 도로에 차가 많아졌다 싶더니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정체까지는 아니지만, 이 속도로 가다가 언제 도착하나 걱정이 될 만한 상황이었다. 초콜릿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허, 설마 나 초콜릿 한 통을 다 먹는 건가 싶을 때쯤 이미 통은 비어있었다. 평소 단 음식을 즐기지 않고, 초콜릿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한 통을 다 비우다니! 신기한 일이었다. 길게 늘어선 차량의 행렬, 속도가 나지 않는 지루한 고속도로, 초콜릿을 다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졸리기 시작했다. 정신 차려야 해! 자칫 잘못하면 큰일 나!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지만, 졸음을 쫓기는 쉽지 않았다. 껌을 씹었다. 처음 한 동안은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눈이 너무 피곤했다.

 

그건 아마도 찰나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잠시 눈이 감겼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내 몸의 감각이 문득 차가 옆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뇌로 경고를 보낸 것 같다. 다행히 차선을 벗어나진 않았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구나 싶어서 뺨을 서너대 때리고 눈을 부릅 떴다. 잠시 괜찮았는데, 또 어느 순간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무렵이 잠을 못 잔지 대략 30시간이 훌쩍 지났을 때였다. 차량은 느린 속도로 꾸준히 가고 있었다. 앞엔 끝없이 늘어선 차량의 행렬이었다. 어디서부터 밀려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차량 후미 등의 빨간 불빛 수 백개가 눈을 더 피곤하게 만들었다.

 

다시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거의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겨우 최소한의 의식을 유지한 채 앞 차만 따라가고 있었는데, 또 한번 저절로 눈이 감겼다. 차가 왼쪽으로 쏠렸고, 무의식적으로 핸들을 바로 잡으며 눈을 떴다. 다행히 이번에도 옆 차선으로 넘어가지는 않았다. 갑자기 엄청 부끄러웠다. 뒷차와 옆차가 얼마나 욕을 할까 싶었다. 차선을 바꿔 조금 가다보니 휴게소 안내 표지판이 나왔다. 그래, 시간은 좀 더 걸리더라도 일단 조금 쉬었다 가자. 8시에서 9시 사이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했지만, 아무리 차가 막혀도 8시 반이면 충분히 도착하리라 생각했다.

 

휴게소에 내려 화장실을 다녀오고, 커피와 에너지 음료 사이에서 잠시 갈등하다가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에너지 음료를 하나 사고, 초콜릿을 찾았는데, 아까 샀던 플라스틱 통에 든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이 없었다. 판형 초콜릿과 개별 포장된 초콜릿과 초코바만 있었다. 좁은 매장을 두세 바퀴를 돌며 뒤졌지만 없었다. 포기하고 그냥 차에 올랐다. 그래 오늘 하루 먹은 초콜릿이 아마 몇 달간 먹은 양보다 더 많았을거야. 그만 먹자.

 

집으로

 

잠시 쉰 덕분인지, 에너지 음료 덕분인지 몰라도 이제는 졸리지는 않았다. 다만 눈의 피로가 좀 심했고, 머리도 좀 멍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도착해서 뻗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어쨌거나 지금은 시간 안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데 집중해야 했다. 도로의 정체는 서울에 가까워질 수록 더 심해졌다. 지루했다.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았다. 배철수 아저씨의 선곡은 마음에 들었다.

 

내가 아는 길이 막혀서 그런지, 네비가 다른 길을 안내했다. 이 길은 한참 돌아가는 길인데, 왜 이런 길로 안내할까? 그냥 내가 아는 길로 갈까? 분명 퇴근길 정체 때문이겠지? 그렇담 얌전히 네비 말을 들어야지. 그런데 역시 익숙치 않은 길에, 상태가 좀비보다 조금 나은 상황이라 그런지 길을 잘못 들어버렸다. 좁은 길이라 차를 돌릴 수도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달려보자. 한참을 달리다보니 익숙한 길이 나왔다. 예전에 일했던 단체 근처였다. 당시 차를 갖고 출퇴근 할 때 늘 다니던 길이었다. 한참을 돌아서 엉뚱한 곳으로 와 버린 것이다. 시간은 이제 빠듯해졌다. 늘 다녔던 길이니 시간은 대략 짐작이 갔다. 그래도 8시 반 전에 도착하겠구나.

 

아이들을 만나기로 한 건물 앞에 차를 세운 건 8시 15분쯤이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긴장이 탁 풀려서 그대로 쓰러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생각해보니 미친 짓이었다. 잠을 한 숨도 안 자고 차를 몰고 출장을 가다니! 고속도로에서 졸다니!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아이들 얼굴을 보니 왠지 미안해졌다. 녀석들을 차에 태우고 집에 가면서 아이들에게 부탁했다. 아빠가 무척 피곤한 상태니, 도착하면 어서 씻고 잘 준비를 하자고. 그러나 부탁한다고 말을 잘 들어주면 아이들이 아니지. 녀석들을 씻기고 재우기까지 또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했다.

 

막상 애들을 누이고 나니, 나는 잠이 안왔다. 피곤하지만 잠은 안오는 상태. 그래 나 저녁을 안 먹었지. 점심때도 입맛이 없어 밥을 남겼던 터다. 초콜릿만 한 통을 다 먹었을 뿐, 달리 먹은 건 없었다. 밥을 퍼려다가 입안이 까끌거려 도저히 씹지 못할 것 같았다. 집 앞 슈퍼에 뛰어가 막걸리를 한 병 사왔다. 김치 몇 조각, 깍두기 몇 개에 한 병을 비웠다. 아이들은 누워서도 뭔가 장난을 치면서 떠들고 있었다. 두 녀석의 이마에 차례로 입을 맞추고 꼬옥 껴안아 주고 나서 누웠다. 그리고 기절했다. 대략 10시 반쯤이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척 힘들었다. 한 시간만 더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억지로 몸을 일으키긴 했다. 결국 10분 지각했다. 지금 멍한 상태로, 퇴근도 안하고 이 글을 쓰는 건, 앞으로 되도록이면 이런 일을 만들지 말아야지 하고 나 자신에게 다짐하는 의미다. 에휴! 취재 해온 내용 정리해서 기사를 써야할텐데, 기사는 안 써지고, 이런 글을 술술 잘 써지니. 한숨이 나온다. 기사 쓸 걱정은 내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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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이런 말을 싫어하는 편인데, 가끔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도 한때는 말술이었어.", "나도 젊을 때는 체력이 엄청 좋았지.", "한때는 나도 인기 많았다구." 모두 과거 어느 시점을 지목하며 그땐 잘나갔다 뭐 이런 얘기다. 이런 꼰대같은 태도라니! 하지만 이 글의 시작도 이런 말로 해야겠다. 아무리 꼰대같아도 이건 사실이니까. 예전에는 체력이 좋은 편이었다. 이게 뭐 자랑은 아니겠지만, 3일 연속 밤새워 술을 마시면서도 꼬박꼬박 출근했고, 일에 큰 지장을 주지도 않았다. 밤을 새웠다지만 새벽엔 술을 마시다 잠시 졸기도 했고, 출퇴근길, 외근길에 졸기도 했으니 아예 잠을 안 잤던 것은 아니다. 암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술마시면서 하루쯤 밤새는 건 뭐 큰일도 아니었으며, 이삼일씩 연속으로 밤새 술을 퍼마시기도 했다는 얘기. 술마실 때만 체력이 좋았던 건 아니다. 밤새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몇 편 연속으로 보거나 하는 날도 자주 있었다. 물론 당시에도 피곤하긴 했다. 하지만 잠깐 졸고나면 나아지거나, 일상에 큰 영향이 없을 정도였다. 늦게까지 일을 해도 한두시간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았다.

 

요즘 새삼 늙어간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밤새 술을 마시면 다음날 하루종일 정신을 못 차리고, 청탁 받은 글을 쓰거나, 밀린 일을 하면서 새벽까지 버텨도, 예전처럼 능률도 안 오르고, 얼마 못가서 막 졸리고, 한 두시간 자고 일어나려면 억지로 몸은 일으키는데, 도무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임에도 밀린 일이 엄청나서 대략 두 달 가량 일주일에 5일 이상은 새벽까지 뭔가를 해야만 했다. 입안이 헐었다가 며칠만에 낫기도 했고, 코 속에 뭐가 나서 코가 붓기도 했고, 며칠 연속 가볍게 코피가 나기도 했고 도무지 몸이 못 버틴다는 신호가 계속 왔다. 그럼에도 나는 밤에 맘 편히 쉴 수 없었다. 밀린 일의 압박이 너무 심했다. 지난 주부터는 아예 저녁 아홉시쯤 애들을 씻기고, 재우면서 나도 함께 잠들었다가, 새벽 한두시쯤 일어나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밤을 새고 바로 출근하는 날이 많았고, 정 피곤한 날엔 한 시간만 잠깐 눈을 붙이기도 했다.

 

암튼 작년 연말에 이유없이 코 안이 헐어서 아직 낫질 않고 있는데, 해를 넘겨 붙들고 있는 일을 이번주 중에 꼭 끝내고 낫도록 해야겠다.

 

졸음운전 => 곡예운전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외근은 나가야 한다. 외근 일정이 잡힌 전날엔 가급적 평소보다는 많이 자려고 애쓰지만, 늘 지켜지지는 않는다. 피곤이 덜 풀린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날이 제법 많다. 오늘도 그랬다. 눈이 피곤해서 자꾸만 눈으로 손이 갔다. 시야가 평소보다 좁아졌고, 자주 흐려졌다. 춥다고 켜놓은 히터 때문에 더 졸음이 오는 듯했다. 올 겨울엔 정말 히터 켜놓고 달리다가 졸음 때문에 고생한 날이 제법 많다. 우리 집 차는 낡고 오래되어서 히터를 오래 켜놓아도 따뜻해지지 않기에 몰랐는데, 작년 초에 뽑은 회사 차는 히터가 굉장히 빵빵하다. 히터를 켜놓으면 졸리다는 사실을 이번 겨울에 처음 깨달았는데, 그 뒤로 여러번 같은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다고 히터를 끄면 손, 발이 시려워서 또 괴롭다. 껌이 있으면 좀 나은데, 뭔가 씹을 거리가 마땅치 않으면 슬슬 겁이 나기도 한다. 이러다 사고 나는거 아닌가 싶다. 빠른 음악을 크게 켜놓아도 별 소용이 없다.

 

이럴때 최후의 수단은 차라리 속도를 높이고 차들 사이로 곡예 운전을 하는거다. 속도를 높이면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인지, 심장 박동도 빨라지고, 자꾸만 감기고 흐려지던 눈도 번쩍 뜨인다. 눈을 부릅뜨고 차들 사이의 간격을 잘 살피고, 머리로는 끝없이 내 차의 속도와 앞, 뒤, 옆 차들의 속도를 계산하면서 차들을 제치고 나갈 길을 계산한다. 저절로 허리가 반듯하게 펴지고, 핸들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엑셀을 밟은 발에도 힘이 들어간다.

 

이 속도로 달리면서 자칫 실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즉,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긴장감에 절로 잠이 깬다. 이 방법의 최대 단점은 정체 지역과 구간속도단속 지역에서는 쓸 수가 없다는 점이고, 우리 집 차처럼 낡고 오래되어서 차의 성능이 따라주지 않으면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점이다. 회사 차처럼 성능이 좋은 차로 그닥 막힐 일이 없는 도로를 달리면 졸음 따위 금방 쫓아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이 커야한다. 아니 배짱이 좋아야 한다고 표현해야하나?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속도를 팍 줄이거나, 각도를 틀어 스치듯 피해갈 수 있을 정도로 반사신경이 좋고, 운전 실력도 좋아야 한다. 오늘도 이렇게 졸음을 쫓았고, 덕분에 거래처와의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관심 신간

 

요새는 통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간을 보면 자꾸 책 욕심이 든다.

음, 한동안 책을 안사다가 오랜만에 나한테 주는 선물처럼 좀 비싼 책을 사면 안될까?

암튼 일단 관심이 가는 책들을 기록해두어야 겠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데려와야지!

 

 

 

 

 

 

 

 

 

 

 

 

 

 

이 글을 써놓고, 책 표지를 집어넣고 보니, 피터 싱어의 책 제목이 나에게 묻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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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1-0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졸음운전에는 휴식밖에 없어요.암만 회사일이 중해도 건강이 최고지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감은빛님 서재의 달인 등극 축하드리면 새해 복많이 받으셔용^O^

감은빛 2014-01-08 12:43   좋아요 0 | URL
네, 옳은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운전중에는 엄청 졸리다가도
막상 쉬려고 휴게소에 들어가면 또 잠이 안오는 경우도 많아요.
제 경우는 거의 시간에 쫓겨 다니느라 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지만요.

축하 고맙습니다!
카스피님도 축하드립니다!

2014-01-08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8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슈타이너 학교의 참교육 이야기
고야스 미치코 지음, 임영희.이연현 옮김 / 밝은누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자주 듣던 노래 중에 <문제아>라는 동요가 있다. 부산 감전초등학교 김형창 어린이가 쓴 시에 백창우 씨가 곡을 붙였다. ‘문제아가 되는 건 쉽지만~♪ 보통 아이가 되는 건 어려워♫’ 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교육 문제의 핵심을 짚을 수 있다니!

 

박기범 작가의 『문제아』라는 동화책도 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이오덕 선생이 『어린이 책 이야기』에서 높게 평가한 글을 읽고 찾아본 책이었다. 여기 실린 10개의 글이 대체로 다 좋은데, 우리 사회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특징이 마음에 들었다. 이를테면 어린이들에게 굳이 알려주고 싶지 않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잘 다루고 있다.

 

노래와 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학교는 남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쉽게 문제아로 낙인을 찍고, 온갖 차별과 괴롭힘을 당하기 마련이다.

 

최근 읽은 책에서 아주 특이한 문제아를 발견했다. 1970년대에 고야스 후미라는 아이가 독일 뮌헨에 있는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를 다닌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발도르프 교육이라는 것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서 읽었다. 후미와 같은 반 친구인 파우스트는 2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다. 부모님과 선생님을 포함해 주위 사람 모두가 인정하는 머리가 좋은 아이다. 그런데 파우스트는 이 학교에서 문제아다. 선생님이 학부모 회의에서 이름을 언급해 지적할 정도이고, 부모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학부모들은 너무 머리가 좋은 아들을 둔 그 부모를 오히려 위로한다. 머리가 좋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 위로를 받을 만큼 나쁜 뜻이 되기도 하는구나.

 

파우스트는 일반적인 교육환경에서라면(독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대단한 우등생으로 떠받들어질 만한 학생이다. 파우스트의 담임인 불프 선생님은 “일반 학교를 다녔다면 두세 번은 ‘월반’할 아이입니다. 그리고 열다섯에 대학에 들어가는 거죠.”라고 말했다. 또 그의 엄마는 “파우스트같이 머리가 너무 좋은 아이, 이건 정말 문제예요.”라고 말을 시작해서 “이런 아이는 계속해서 영재 교육을 받게 되죠. 어른이 되면 어떨까요? ‘문제 어른’이 되지 않겠어요?”라고 설명한다. 파우스트가 왜 문제아인지 짐작이 간다. 앞에서 언급한 <문제아>란 동요에 가사로 넣는다면 ‘공부를 잘해도~♪ 문제아♫’라고 불러볼 수 있겠다.

 

고등학교 때 우리 반에도 천재가 한 명 있었다. 전교 1등이었고, 전국 모의고사를 보면 가끔 전국 1등도 하는 친구. 중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과정을 다 배우고 들어와서 수업시간에는 별로 집중해서 듣지도 않았다. 가끔 수학 선생님의 실수를 지적하거나, 선생님도 못 푸는 어려운 문제를 척척 풀어내, 선생님을 긴장하게 하는 친구였다. 그 친구는 당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특별한 존재였다. 나머지 50여 명의 학생들은 마치 그를 위한 들러리 같았다. 그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 서울대를 들어갔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파우스트 엄마의 말처럼 문제 어른이 되었을지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우리 교육은 문제 어른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가와 자본이 원하는 대로 남들과 똑같이 노동하고, 권위에 복종하는 어른. 획일적이고 편향적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어른.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가 없고 시험이 없는 학교에서 삶에 대해 배우고 성찰하면서 자란 아이들이 많아진다면 이 나라의 교육 문제가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1977년 고야스 후미가 뮌헨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에 돌아온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전에 후미가 슈타이너 학교를 다녔던 내용은 『독일의 자존심 발도르프 학교』라는 책에 나와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과연 고야스 후미는 어떤 어른으로 자랐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77년에 13 혹은 14살이었으니 지금은 50쯤 되었을텐데. 여러 방면으로 검색을 해봐도 이 책의 저자이자 후미의 어머니인 고야스 미치코가 쓴 책들만 나올 뿐 그외의 정보는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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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4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6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1-0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네요.
천재가 오히려 문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 보통의 시각과는 많이 다르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인성은 좀 안 되더라도 공부만 잘하고, 천재의 아이큐를 가지고 있으면 성공하리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잖아요.
머리만 비대해지고, 감수성은 작아지게 만드는 교육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감은빛 2014-01-07 18:07   좋아요 0 | URL
재밌죠?
저는 파우스트의 담임인 불프 선생님이 문제아로 지목한 것도 신기했지만,
파우스트의 부모나 주위 학부모들의 반응이 더 황당했어요.
아이가 2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천재라서 위로 받는 부모라니!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죠.

한번 읽어보세요.
70년대에 쓰인 책인데,
그로부터 4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우린 여전히 후진 교육을 받고 있어요.
아니 요즘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진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