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이드 완치


이 글은 10월 말 경에 쓸 생각이었으나, 여러모로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느라 며칠 늦어졌다. 그러니까 약 1년 전, 10월 중순 즈음(정확한 날짜는 이제 기억나지 않는다.) 비탈길을 뛰어 내려가다가 아스팔트 균열에 걸려 넘어지면서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약 두 달 가량 다리를 절면서 다녔고, 해가 바뀌어도 부풀어오른 흉터가 가라앉지 않아, 병원을 찾았더니 '켈로이드'라는 생소한 이름을 들었다. 적어도 1~2년은 한 달에 한 번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야 하고, 그래도 완치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한동안 주사를 안 맞으면 다시 심해지기도 한다고. 평생 이 부풀어오른 흉터를 갖고 불편하게 살아야 하나 생각에 제법 낙담했던 기억이 난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건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다. 대충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흉터에 마취도 없이 주사 바늘을 찔러넣고, 조금씩 약을 넣은 후, 바늘을 뺐다가, 방향을 틀어 다시 찔러넣고 약을 넣고, 또 바늘을 빼서 방향을 틀어 다시 찔러넣기를 반복했다. 이 흉터가 살덩어리인데다, 그냥 피부조직이 아닌 속살과 같은 굉장히 예민한 부위여서 뭔가 살짝 스치기만해도 아플때가 있는데, 주사바늘로 이리 찌르고, 저리 찔러대니 그 순간 순간의 아픔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암튼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 부지런히 주사를 맞았다. 아마 세 번째 갔을 때였던가, 마을 주치의가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며, 이대로라면 빨리 나을 수 있겠다고 했고, 한 달에 두 번 맞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젤 처럼 생긴 바르는 연고도 처방해줬다.(무척 비쌌다!)


몇 달간 주사를 꾸준히 맞고, 연고도 부지런히 발랐더니, 확실히 부풀어 오른 흉터의 크기가 작아진 것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부풀어 올랐던 높이도 확연히 낮아졌다. 그 조금 튀어나왔다고 걸핏하면 여기저기 부딪히곤 했는데(아까도 말했듯이 외피가 아니라 부딪히면 정말 죽을 것처럼 아프다!), 높이가 낮아지니 부딪히는 일도 줄었다.


그리고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되었다 싶은 무렵(8월 말 혹은 9월 초) 마침내 주치의가 이제 주사를 안 맞아도 되겠다는 판정을 내렸다.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부풀어오른 켈로이드 흉터를 일반 흉터처럼 만들고 싶어서, 그래도 몇 번 더 주사를 맞는게 좋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주치의는 이제 주사를 맞는 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크기가 줄었다고, 이대로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나는 초기에 읽었던 각종 켈로이드 경험담들, 특히 주사를 안 맞았더니 다시 커졌다는 이야기들이 생각나서 좀 불안했는데, 그래도 주치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두 달이 더 지났는데, 의사 말이 맞았다. 주사도 안 맞고, 연고도 안 발랐는데(진작에 다 써버렸다.) 조금씩 크기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때만해도 볼록하게 부풀어오른 흉터가 무척 거슬렸는데, 지금은 높이가 더 낮아져서 그렇게 거슬릴 수준이 아니다. 높이는 확 티가 날 정도로 낮아졌는데, 흉터 자체의 크기는 더 줄어들지는 않았다. 물론 켈로이드는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튀어나온 높이가 문제였기 때문에, 이제 거의 완치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처음 무릎을 다치고 거의 1년 만에 다 나은 셈이다. 그것도 완치가 어렵다는 켈로이드가 짧은 시간에(처음 주치의는 2년 정도 주사를 맞아보자고 했다.) 나았으니 무척 기쁘다!



복근


작은 아이가 태어난 해부터 마음 먹었으니, 4년째다. 뱃살을 넣어보려고 노력한 게 벌써 4년이나 되었다. 사실 별로 어려울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결혼 전 몸매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뭐 어렵겠나 싶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 운동만 하면 금방 빠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운동하는 순간에는 좀 빠진 것처럼 보여도, 밥 먹고, 술 마시고, 안주 먹으면 금방 또 원래대로 돌아가더라. 게다가 전신운동이 아닌 특정 부위만을 키우는 근육운동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더라. 생활패턴도 문제였다.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은 술을 마시고, 그중 2번 이상은 새벽 늦게까지 마신다. 거의 매일 새벽까지 뭔가를 하다가 늦게 잠들고,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했다. 하루에 한 끼만 먹는 때고 있고(대신 술을 3차까지 마셨지만), 3끼를 다 먹는 날도 있었다.


뱃살을 넣으려면 식사조절은 기본인데, 워낙 먹는 걸 좋아하는데다, 사람들 만나려면 술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식사조절을 제대로 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평소보다 먹는 양을 좀 줄였다. 예전에는 밥 자체를 워낙 좋아해서, 밥을 두 그릇씩 먹곤 했는데, 요즘은 반 그릇 정도로 줄였고, 대신 반찬을 좀 더 많이 먹었다. 면 종류를 워낙 좋아해서 즐겨 먹는데, 이건 고치려해도 쉽지 않다. 암튼 제대로 식사조절을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거의 안 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내 기준에서는 나름 노력은 하고 있다.


조금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를 계속 반복했던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던 건, 작년 가을 무릎을 다치기 직전 즈음이었다. 작년 봄이었던가 '크로스 핏'이란 운동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여름에는 처음으로 헬스클럽에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역기를 들기 시작했다. 크로스핏 체육관을 다니고 싶었지만 비용이 거의 4배나 차이가 나서 어쩔수 없이 헬스클럽을 선택했다. 사실 집에 마당이 있었다면 역기 세트 하나만 사놓으면 딱 좋았을 것이다. 헬스클럽 트레이너들은 머신 운동만 할 줄 알았지, 역기를 잘 다루지 못했다. 나는 애초에 머신운동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집에서 덤벨로도 머신운동으로 가능한 다양한 운동을 흉내낼 수 있었다(물론 한계는 분명 있겠지만).


트레이너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는 나는 유튜브 동영상과 각종 책을 뒤지며 혼자 공부해야 했다. 맨손 운동은 그래도 금방 배울 수 있었다. 나도 예전에는 맨손 운동 위주로 해왔으니까. 그런데 역기 동작은 쉽지 않았다. 아무리 영상을 보고, 그림을 보고 따라해도 잘 모르겠고,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해도, 이게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어떤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동작 하나마다 여러번 반복하면서 노력해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동작이 몸에 익고, 무게도 슬슬 올라가고 있을 즈음, 무릎을 다친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두 달 이상 다리를 절면서 다녔기 때문에 운동은 아예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배를 비롯한 몸매가 예전으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여름부터 가을까지 약 3달 간 열심히 운동한 덕분에 돌아가는 속도는 많이 느렸다. 올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켈로이드도 많이 좋아졌던 무렵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자세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면서, 일 년 전에는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여기는 이런 느낌으로 하면 훨씬 더 쉬웠구나! 그러니 금방 무게를 올릴 수 있었다. 무게가 올라가기 시작하니 체형은 눈에 띄게 바뀌었다. 다시 제대로 운동한 지 4달째, 이젠 거의 결혼 전 몸매로 돌아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샤워할 때 거울 보는 게 즐겁다!


아직 복근은 완성 전이다. 살짝 아랫배에 살이 남아있고, 복근도 아직 선명하지 않다. 팔과 가슴 어깨는 결혼 전보다 오히려 더 보기 좋아졌다. 당시에는 그저 덤벨 운동과 맨손 운동 밖에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역기를 이용한 전신 운동을 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등근육이다. 뱃살이 빠지기 시작한 것은 등근육이 제대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였다고 생각한다. 머신 운동(고립운동)을 거부하고 오로지 프리웨이트(전신운동)만 고집한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데드리프트와 오버헤드 스퀏이 등근육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고, 케틀벨스윙도 역기 운동 못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일주일에 3일, 하루 5분이면 뱃살 뺄 수 있다.


예전에 내가 자주 했던 말,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요즘은 '5분'이면 된다고 답한다. 예전에는 실제로 한번 운동을 시작하면 2~3시간 정도 운동했다. 여러가지 덤벨 운동을 한번씩 다 해야했고, 스트레칭도 많은 종류를 한번씩 다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게다가 운동 중간에 쉬는 시간도 많았다. 덤벨로 한 가지 운동을 마치면, 다음 운동으로 넘어갈 힘이 없어서 회복될 때까지 쉬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은 무슨 운동을 택하던 하나 혹은 둘 정도만 하고, 쉬는 시간 거의 없이 집중적으로 5분 안에 끝낸다. 물론 본운동 시간만 말하는 거다.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에 각 5분씩이 더 필요하니, 전체는 대략 15분 정도다. 하지만 요즘 나는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아주 가볍게 하고 있어서 전체 시간을 10분 이내로 마치고 있다.


근육이 회복할 시간을 고려해, 운동은 이틀에 한 번만 해도 된다. 물론 매일 다른 종류의 운동을 해도 괜찮지만, 그런 경우 주로 움직이는 부분이 다르게 배치하거나,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무게 조절과 횟수 조절이 필요하다.


서킷트레이닝과 프리웨이트를 하루씩 번갈아 배치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단기간에 살을 빼는 데에는 '타바타 인터벌' 훈련이 짱이다! 최상의 선택은 타바타 인터벌로 '버피 테스트'를 하는 것! 이거 실제로 해보면 4분 밖에 안 걸리는데, 거의 죽을 정도로 힘들다. 혹은 타파타 인터벌로 푸쉬업, 에어 스퀏(맨몸 스퀏), 싯업(윗몸 일으키기), 풀업(턱걸이)를 번갈아가며 16분 동안 하는 것도 괜찮다. 적어도 버피 테스트 보다는 할만 할 것이다. 다만 철봉이 없으면 풀업 대신 다른 운동을 해야 하는데, 풀업 대신 버피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나는 작년에 집에서 이 방법으로 운동했다.).


역기는 데드리프트, 스퀏(어깨에 바벨을 얹고), 오버헤드 스퀏(양 팔로 바벨을 번쩍 들고), 클린 앤 저크(용상), 스내치(인상), 푸쉬프레스(클린상태에서 저크를 반복하기) 이 6가지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하루에 한 가지만 해도 되고, 두 가지를 나눠해도 된다. 이 중에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운동은 오버헤드 스퀏이다. 사실 스내치를 제대로 하려면 이 오버헤드 스퀏으로 기초를 만들어 둬야 한다. 작년에는 스내치 연습을 제일 많이 했는데도 무게를 쉽게 올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처음부터 스내치에 도전하지 않고, 오버헤드 스퀏으로 무게를 어느 정도 올린 후에, 도전했더니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트레이너가 잘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몇 군데 헬스클럽을 다녀본 결과, 대부분의 헬스 트레이너는 머신은 잘 다루지만, 의외로 역기는 잘 다루지 못하더라. 동영상과 그림은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자 이제 한번 해보자. 먼저 넓은 거울이 있고, 바벨을 여러개 갖춘 헬스클럽을 찾는다(스퀏렉과 벤치프레스 외에 여분의 바벨이 꼭 있어야 한다.). 위에 소개한 역기 운동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하루에 하나씩 익혀나간다. 운동 시간은 스트레칭 3~4분, 가벼운 뜀박질(헬스클럽까지 뛰어가면 준비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 2~3분, 본 운동(역기 혹은 타바타 운동) 4~16분, 마무리 운동(케틀벨 스윙이 제일 좋고, 로잉머신이 있으면 그것도 좋다. 아니면 윗몸일으키기도 괜찮다.) 3~4분이면 충분하다. 아, 타바타 인터벌 운동을 하려면 검색해서 타바타 전용 음악을 다운받아, 이어폰을 끼고 하면 좋다(집에서는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록키 주제곡이나, 겟썸(유명한 격투 영화) 주제곡도 있다. 음악을 들으며 공이 울리면 20초간 온 힘을 다해 운동하고, 다시 공이 울리면 10초간 쉬기를 8회 반복하면 된다. 장담하는데 3달 안에 뱃살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11-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바타 인터벌 검색 들어갑니다 ㅋㅋㅋㅋㅋ

감은빛 2014-11-09 23:08   좋아요 0 | URL
타바타 박사가 발견한 가장 효율적인 인터벌 운동 방식입니다.
20초 동안 전력을 다해 운동하고, 10초 쉬기를 8회 반복하는 것이죠.
시간은 4분 밖에 안 걸리지만, 2~3시간 운동한 것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한 가지 운동을 8회 하는 방법도 있고,
순환운동으로 4가지 운동을 8회 반복해서 16분 동안 운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살 빼기에는 타바타 인터벌로 버피 테스트가 최고입니다!

라주미힌 2014-11-09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비스무리 해봤는데, 확실히 힘은 좋아지더라구용.. 지금은 ㅠㅠ;;;
내 생애에 복근을 대면할 일은 없을거 같아용..

감은빛 2014-11-09 23:13   좋아요 0 | URL
그쵸! 애초에 운동의 목적은 몸매가 아니라 힘이니까요.
사실 크로스핏은 고강도의 파워트레이닝으로
보디빌딩과는 달리 보기좋은 근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힘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예요.

라주미힌님도 운동의 재미를 느끼면 복근은 저절로 따라오게 됩니다.

2014-11-09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9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4-11-1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빛님은 요즘 운동에 푹 빠지셨군요. 복근 인증샷을 볼 수 있는겁니까? ^^

감은빛 2014-11-10 23:35   좋아요 0 | URL
운동에 재미를 붙이긴 했는데, 바빠서 못 하는 날도 제법 많아요.
술 안 마시고 제대로 했으면 벌써 인증샷을 올리고도 남았을텐데,
음. 물론 복근을 완성해도 인증샷을 올릴 일은 없을겁니다.
알라딘 이웃들에게 자랑하려고 만든 건 아니니까요. ^^

조선인 2014-11-10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로이드 완치를 축하드립니다. 무엇보다 복근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는 멘트가 가능하시다니 존경합니다.

감은빛 2014-11-10 23:37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고맙습니다!

사실 운동하는 이유는 몸매 때문이 아닌데,
목적이 바뀐거죠.
요즘 확실히 그걸 느끼게 되었어요! ^^

종이달 2022-08-19 0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3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
소냐 다노프스키 그림, 김시형 옮김, 파울라 카르바예이라 글 / 노란상상 / 2013년 6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4년 11월 09일에 저장

레온과 마법사 압둘 카잠
안젤라 맥앨리스터 지음, 김경연 옮김, 그레이엄 베이커-스미스 그림 / 노란상상 / 2010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4년 11월 09일에 저장
절판

아빠랑 나랑 비밀 하나
카타리나 그로스만-헨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1년 7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11월 09일에 저장

날아라 붕붕 비행기
가루베 다케히로 지음, 이승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2년 5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4년 11월 09일에 저장
절판



3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언젠가 다락방님 글에 댓글로 남긴 적이 있는데, 내 알라딘 블로그 주소는 팝 가수 핑크에게 보내는 사랑고백이다. 이 블로그를 만들었던 2004년의 나는 그만큼 핑크에게 빠져있었던 것이다. 2004년을 떠올리면, 참 철없던 시절이었다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 폭력 사건으로 인해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는 걸로 한 해를 시작했다. 낯선 서울 땅에서 혼자 좁은 고시원에 처박혀 시간을 보내기만 했다. 패배감, 상실감, 좌절감, 자기 혐오로 미칠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 하루종일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 날도 여러날이었다.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찾아보기까지 얼마나 오래 그런 시간을 보냈을까?


단언컨데 우울증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건 분명 이유가 있는 침몰이자, 침잠이었다. 나 자신에게로 깊이, 더 깊이 빠져들었던 날들. 당시에 좁은 고시원 침대에서 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만화책을 보고, 옆방 여학생이 남자친구를 데려와 내지르는 교성에 짜증을 내다가 게임방에 가서 밤새 게임을 하곤 했다. 당시 나는 부산 깡통시장에서 산 일제 씨디 플레이어가 하나 있었다. 책을 제외하고는 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딱 씨디 크기만한 플레이어로 핑크, 알라니스 모리셋, 크랜베리스, 나탈리 임부를리아, 로렌 크리스티, 데비 깁슨, 셰릴 크로우, 코어스, 셀린 디온, 머라이어 캐리, 샤니아 트웨인, 시네이드 오코너, 사라 맥라클란, 비요크, 사라 브라이트만, 포 넌 블론즈, 에이스 오브 베이스, 야끼다, 조안 오스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 티엘씨, 브랜디, 모니카, 데스티니스 차일드, 알리야, 바넷사 칼튼, 미쉘 브랜치, 켈리 클락슨, 에이브릴 라빈, 에반에센스 등을 들었다.


이 시절 특히 즐겨 들었던 노래는 핑크의 <Don't let me get me> 였다. 노랫말을 정확하게 해석하지는 못했지만 한구절 한구절이 모두 내 이야기인 듯 느껴졌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건 언제였을까? 아마 아직 학교를 졸업하기 전의 어느 시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 날이 아마 핑크에게 푹 빠진 첫 날이었을 것이다.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 순간, 주변 풍경이 좁고 지저분한 자취방이 아니었던 걸 보면, 아마 부모님 집에 잠시 다녀가는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 날 중 하나였을 것이다. 마구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핑크의 라이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핑크는 반주가 시작되자 갑자기 무대 바닥에 드러누웠고, 그 상태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노래 가사가 I'm lyin' here on the floor 로 시작한다.) 잠시 그렇게 누워서 노래를 부르다가, 서서히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문득 일어난 후에는, 무대 위를 방방 뛰어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환상적인 무대 매너에 완전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누워서 노래를 시작했다는 점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가 바로 <just like a pill> 였고, 뒤이어 부른 노래가 <Don't let me get me> 였다. 두 곡 모두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핑크를 검색하면서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아냈다. 한때 정말 자주 들었던 노래, <what's up>을 부른 포 넌 블론즈의 린다 페이와 핑크의 일화는 제법 재미있었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가수를 찾기 위해 전화번호부를 찾아보고, 매일 전화하고, 심지어 찾아가기도 하면서 설득해 같이 음반 작업을 했고, 그 2집 앨범이 어마어마한 히트를 쳤다는 이야기. (내가 처음 듣고 바로 반해버렸던 두 곡 모두 그 앨범에 들어있는 곡) 핑크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게 되고, 린다 페리와 핑크가 얼마나 친해졌는지를 읽으며 한때 좋아했던 가수와 최근 좋아하는 가수가 서로 이렇게 깊은 인연이었다는 이야기가 또 신기했다.(나중에 알게된 핑크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불화에도 린다 페리가 관련되어 있었다.)












당시 저 두 곡 외에도 <Family Portrait>와 <Get the Party Started> 등의 2집 수록곡들을 다 좋아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아했던 건, 내 처지를 노래하는 듯한 <Don't let me get me> 였다. 난 하나에 빠지면 정말 미친듯이 빠지는데, 노래 한 곡을 수없이 반복해서 듣기도 했다.


점점 시간이 흘러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노래를 들을 여유가 없어지고, 그렇게 좋아했던 핑크의 노래를 찾아 들을 여유조차 없는 삶을 살아가다가 문득 핑크의 노래를 듣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모르는 노래라도 그 특유의 목소리를 못 알아볼 수는 없다. 


미국 드라마 글리에 등장해서 더 반가웠던 <Raise Your Glass>와 저번에 다락방님의 글에서 만난 <Just Give Me a Reason>는 최근 자주 듣는 노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10-30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4-11-08 23:31   좋아요 0 | URL
가끔 들르긴했는데, 다른 사람 글을 읽을 여유도, 뭔가 끄적거릴 여유도 없었어요.
한동안 책도 거의 안 읽고 살았던 터라, 책 얘기도 할 게 없었구요.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 방에서 이불 덮어쓰고 책 좀 읽었으면 좋겠네요.
 

녹색당의 마지막 연습

 

문득 날짜를 보니 벌써 8월 말이다. 바람이 부는 걸 보니 이제 곧 가을이 오겠구나 싶다. 곧 추석이 다가오고,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리라. 가을이라고 생각하니 문득 3년 전 녹색당 창당을 위해 한창 바쁘게 뛰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아직 녹색당 창당이 정말 성공하리란 기대조차 없었다. 과거에도 몇 차례 창당을 시도했다가 불발로 그친 적이 있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정당법이 아무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도록, 아주 견고한 장벽을 쌓아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녹색'이 들어간 이름의 "가짜" 녹색당은 있었다. 녹색 가치와는 전혀 관계 없는 그런 정당. 이번 지방선거에 단 한 명의 후보를 내어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만든 "가짜" 녹색당인 '국제녹색당'처럼 과거에도 이름에 '녹색'이 들어간 정당은 분명 있었지만, 진짜 녹색 가치를 표방한 녹색당은 없었다. 그 당시만해도 실패할 거라는 생각이 더 많았고, 비록 실패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이번 시도가 의미를 갖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설마 겨울이 지나 진짜로 창당을 할거라는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했다.

 

지난 3년간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진보 운동과는 달리 진보 정치에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내가 당 활동을 통해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그 전이었다면 상상도 하기 힘든 변화다. 운동의 영역에서만 머물렀던 내가 정치의 영역으로 한발짝 더 앞으로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창당도 어렵다고 생각했고, 가까스로 창당을 하더라도 평당원으로 조용히 힘을 보태고 싶었는데, 지역 단위 운영위원이 되고, 당직 출마를 권유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벌써 8월 말. 지방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녹색당에서는 11명의 지역구 후보와 12명의 광역비례 후보를 냈지만, 모두 낙선하는 결과가 나왔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것을 서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망은 컸다. 물론 높디 높은 현실의 벽도 몰랐던 건 아니다. 그래도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특히 창당 당시 현역 기초의원으로 합류한 과천의 서형원 선배와 구미의 김수민 씨는 이번에도 무난히 당선되리라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선거가 끝나고, 선관위에 제출해야 할 서류들을 마무리하고, 내외부적으로 선거 평가를 시작했다.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평가 작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마음이 그랬다. 하지만 달리 할 사람도 없었다. 선거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피할 수가 없었다. 하기 싫은 일은 능률이 오르지 않는 법이다. 대략적인 그리고 외부에 발표할 선거 평가는 허술하게나마 마무리가 되었지만, 내부적으로 제대로 평가서를 만들어보자는 계획은 아직도 다 이루지 못하고 미뤄두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전국 각지에서 선거에 참여했던 당원들이 모여 평가 워크숍을 가졌다. 그때 조별 토론 과정에서 나온 질문 중 하나는 "녹색당에게 지난 지방선거는 000 이다."의 빈 칸을 채우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대답들이 나왔다. 재치있으면서도 녹색당이 처한 상황을 냉철하게 잘 짚어줄 수 있는 단어들이었다. 여러 대답들 중에서 나는 '마지막 연습'이라는 말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녹색당은 2년 전 창당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총선을 치뤘고, 곧바로 등록취소라는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 재창당하면서 '녹색당'이란 당명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녹색당더하기'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등록하여, '녹색당'을 '녹색당'이라 부르지도 못하는 허망한 상황에 처했었다. 다행히 헌법소원을 통해 당명을 되찾았고, 어렵고 힘들게 후보를 만들어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단계까지 왔건만, 다시 한번 현실이라는 쓰디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앞으로 녹색당에게 주어진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스스로 '반정당의 정당'이라고 말하고, 기존 제도권 정당과의 차별점을 강조한다고 해도, 정당인 이상 선거를 통해 정치활동에 참여해야하고, 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이루지 못한다면 정치활동에 제대로 참여할 수조차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다음 총선과 다음 지방선거를 통해 살아남을 수 없다면, 녹색당에게 더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절박한 마음이 '마지막 연습'이라는 말 속에 잘 드러난다.

 

한편으로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별개로 우리가 가진 녹색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의지와 희망도 필요하다. 당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좀 더 나은 미래가 오리라는 희망은 지금 우리를 움직이는 힘이 되어 준다.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더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 현재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정당 100년의 역사

 

우리는 늘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 녹색당 창당 과정에서 유럽 녹색당, 특히 독일 녹색당의 역사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역사에서 모든 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무엇은 하지 말아야 하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도움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번에 황소걸음 출판사에서 [사회주의 1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책을 펴냈다. 1권이 952쪽이고, 2권이 840쪽이니 2천쪽에 가까운 분량이다. 저자가 도널드 서순 이란 사실을 알고나면 이 어마어마한 분량이 조금 이해가 간다. 무려 5권짜리 [유럽문화사]를 곧바로 떠올렸을테니 말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현재 이 나라는 양당제의 거대한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구정당과 그에 못지 않은 보수정당이 서로 대립하는 체제. 전체적인 판에서 본다면 거대여당이나 거대야당이나 그다지 색깔차이가 나지 않는데, 이 나라에서는 어째선지 보수야당이 마치 진보인 것처럼, 그것도 단 하나밖에 없는 진보이자 대안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 이런 어이없는 현상이 생긴 것일까?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분명 존재하건만 왜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걸까?

 

그래서 녹색당을 비롯한 여러 소수정당들(그들 모두가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중에는 제대로 된 진보도 분명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정당들도 있다.)이 이 거대한 늪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다양한 논의와 토론과 실천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우선 과거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과거 유럽 각국의 다양한 진보를 표방한 정당들이 어떻게 생겨나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떠한 결과를 이뤄냈는지 살펴보는 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조건에서 최소한의 도움을 얻는 방법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물론 이 두꺼운 책을 읽는 일은 어렵다. 가뜩이나 현재의 상황은 우리가 책으로 눈을 돌릴만한 여유를 주지 않는다. 최소한의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 참담한 현실에서 책에 눈을 두는 것은 차라리 사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나는 이럴 때일수록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공부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다. 그저 필요한 것을 찾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어떨까? 몸으로 실천하는 것만큼, 고민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보는 노력도 중요한 법이다.

 

도무지 혼자 다 읽을 자신이 없다면 마음 맞는 사람들을 찾아 함께 읽기를 제안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빠짐없이 독파해야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정치학자나 역사학자가 아닌 이상, 교양수준으로 전체의 흐름을 꿰고, 각 시기의 상황을 알아두면 될 일이다. 분량과 내용에 미리 겁 먹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덧붙임~~

 

자, 녹색당 동지 여러분, 가까운 당원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봅시다. 또 자신이 진보정당 당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니 굳이 당원이 아니라도 진보 정치를 지지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이 우리가 양당체제라는 거대한 늪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뇌


 어느날 길을 걷다가 갑자지 머리 속에서 어떤 노래가 맴돌았다. 그게 단 한 소절 "키스 키스 키스 베이비" 라는 아마도 후렴구로 여겨지는 부분만 계속 머리 속에서 무한 반복되는 것이다. 이게 대체 어떤 노래일까? 내가 어디서 이 노래를 들었길래, 이 부분만 자꾸 떠오르는 걸까? 누구 누래일까? 궁금했지만 아무런 단서가 없었기에 그냥 넘어가야했다. 그 노래는 며칠동안 잊을만하면 한번씩 머리 속을 맴돌았는데, 바쁘기도 하고, 노래에 신경쓸 여유가 없기도 하고, 궁금함을 참고 지낼 수 밖에 없었다.


며칠 후 좀 여유가 생긴 어느 저녁 검색창에 저 가사를 넣어봤다. 바로 노래 제목을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고, 몇 개의 문서를 뒤지다가 미쓰에이라는 그룹의 허쉬라는 제목의 곡이라고 알아냈다. 집에 티비도 없고, 대중가요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노래를 잘 듣지도 않는 편이다.(팝 음악에는 조금 관심이 있어서 가끔 듣긴 하지만) 미쓰에이가 몇 명인지 어떤 그룹인지조차 모르는 내가 어떻게 그 노래를 들었던 걸까? 길 가다가 어디 가게에서 크게 틀어놓은 음악을 들었던가? 아니면 어디 커피숍이나 호프집에서 들었던 것일까?


나중에 우연히 깨달았는데, 전혀 상상도 못했던 곳에서 거의 매일 듣고 있던 노래였다. 바로 운동하러 가는 헬스클럽에서 매일 틀어놓은 음악이었던 것이다. 나는 헬스큽럽에서 머무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20분이 채 안될 정도로 짧다. 남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동안 아주 고강도 운동을 하고 나오는 편인데, 남들이 주로 이용하는 머신은 일체 쓰지 않고, 오로지 역기를 붙들고 프리웨이트 운동만 하고 나오는 편이다. 몸의 다른 근육은 일체 쓰지 않고, 오로지 움직이는 부위의 근육만 사용하는 머신운동은 완벽한 고립운동이다. 그래서 비교적 안전하다. 사실 이 머신운동은 초기에 재활훈련 등 어딘가 불편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들었다.


머신운동에 비해 프리웨이트는 신체 모든 부위를 다 써서 운동해야 하고, 자칫 잘못하면 다칠수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연습과 주의가 필요하고,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5분에서 15분 가량 짧은 본운동 시간(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제외한) 안에 옷이 흠뻑 젖을만큼 고강도 운동을 하는 편이라 매일 무거운 무게에 도전하고, 횟수를 늘리고,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는 등 고도의 집중력이 없으면 부상으로 이어질만한 운동을 하고 있다.


아마 그래서 헬스클럽 안에서 노래를 들은 기억은 전혀 없다.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시끄럽게 노래를 틀어놓는 곳에서 나는 단 한번도 노래를 들었다는 기억을 떠올릴 수 없다. 그런데 하필 그날은 노래를 들었던 것이다. 전날부터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맞았고, 에어컨 바람 때문에 살짝 냉방병과 감기 기운이 있었다. 그래도 운동을 해야지 싶어서 억지로 가긴 했는데, 막상 역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몸이 무거웠다. 아마 이 헬스클럽에 다닌 3개월 동안 거의 유일하게 벤치에 앉아서 쉬었던 날이었다.(평소엔 아무리 지쳐도 앉아서 쉬지 않는다. 서서 숨을 고르고,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다음 세트를 이어가거나, 다른 운동으로 옮겨갈 뿐) 차가운 물을 마시고, 멍하게 앉아 있는데 노래 소리가 들렸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 곳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헬스클럽은 시끄러운 음악을 하루종일 틀어놓는다. 앞서 머리 속을 맴달았던 '허쉬'란 노래는 아니었다. 제목과 가수는 알 수 없지만 어떤 걸그룹, 혹은 아이돌그룹이라 부를만한 젊은 여성들이 부르는 노래였다. 뻔했다. 아마 이것도 유행하는 노래이겠지. 


그제서야 떠올랐다. 내 머리속에 '허쉬'가 계속 맴돌았던 이유도, 여기서 들었기 때문이구나. 그러고나니 무의식 중에 여기서 그 노래를 거의 매일 들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한 와중에서도 나의 뇌는 그 노래를 기억하고 아무 이유없이 어느 시점에 그 노래의 일부 후렴구를 무한반복으로 플레이 했던 것이다.


무의식이란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는 광고가 중요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유행어가 중요하구나. 슈퍼에서 어떤 물건을 보았을 때, 무의식적으로 반복적으로 들어왔던 어떤 광고를 떠올리고, 그 연상작용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진 이 사회가 몸서리쳐지도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파이트 클럽]을 보면 영화 곳곳에 작은 브래드 피트가 아주 짧은 시간동안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순간이다. 감독은 광고나 영상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세뇌효과에 대해 일깨우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즈음에 나오는 거대한 남성 생식기(브래드 피트의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는 충격적이다. 설사 나의 의식이 짧은 순간 스쳐지나간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나의 무의식은 그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어딘가에 저장해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내가 전혀 상상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어떤 순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


내가 의식하고 있는 동안 한번도 들은 적이 없던 노래를 무의식중에 기억하고 있다가 후렴구를 반복 플레이했던 그 경험이 나는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학교 교육이나 사회생활도 모두 마찬가지다. 학교에서는 국가의 말에 순응하는 인간, 자본의 말에 순응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경쟁하는 인간, 누군가가 가르키는 목표에 의심하지 않고 달려드는 인간, 남들과 협력하려하지 않고 경졍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바로 공교육의 목표다. 이것이 바로 무서운 세뇌이며, 그 덕분에 우리는 지금 무한 경쟁 시대, 철저한 자본주의 시대, 국가 권력이 국민을 우롱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어린아이도 웃을만한 '1번 어뢰'를 믿어야 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북한 해커들의 존재를 믿어야 하고, 그래서 어딘가가 해킹을 당하면 무조건 북한 소행임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비행가능 거리와 무게, 연료 등과는 전혀 관계 없이 무인기는 무조건 북한에서 보낸 것이라 여겨야 하고, 변사체의 사인을 밝히지 못했어도, 그 시체의 신원이 누구라고 발표한다면 무조건 믿어야 하는 것이다. 설혹 그 사체가 한겨울 옷을 입고 한여름에 죽었다고 발표한다고 해도 말이다.


풍요 속의 빈곤


집 근처에 헬스클럽이 서너개가 있건만, 모두 나에게는 전혀 불필요한 머신만 가득한 곳이고, 내가 원하는 프리웨이트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역기를 한 두개쯤 여유있게 구비해놓고, 역기를 들 수 있는 거울 앞 빈 공간이 조금 있길 바랐을 뿐이다. 하지만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네 곳 중에 두 곳은 아예 프리웨이트를 할 공간 자체가 없었고, 한 곳은 조금 공간이 있었지만 좁았고, 여유분의 역기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갔던 곳, 집에서 가장 먼 곳에서 그나마 운동할 공간을 발견해서 기뻤다. 하지만 여유분의 역기가 단 하나였다. 데스크 앞에 앉아 있는 트레이너에게 물었더니 하나만으로 충분할 거라고, 그 역기를 따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더이상 찾아가 볼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프리웨이트를 할 수 있는 비교적 넓은 공간이 마음에 들어서 그 곳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운동하러 갔던 첫 날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케틀벨이 아예 없었고, 작년에 헬스클럽에서 즐겨했던 전신운동 기구인 로잉머신도 없었다. 게다가 여유분으로 하나 있었던 역기는 길이가 짧았다. '클린 앤 저크'는 할 수 있었지만, '스내치'와 '오버헤드 스퀏'은 할 수 없었다. 그 역기로는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었고, 결국 스퀏렉에 걸린 역기나 벤치 프레스에 걸린 역기 둘 중 하나를 가져와서 써야 했다. 게다가 스퀏 렉에 있는 역기는 아주 낡아서 녹이 잔뜩 슬었고, 완만하게 휘어져 있어서 가끔 바가 제멋대로 헛돌기도 했다.


조금 고민하다가 어쨌거나 돈을 내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데스크에 있는 트레이너에게 물었다. 케틀벨을 구매할 수는 없는지? 여유분 바벨을 제대로 된 것으로 하나 더 구매할 수 없는지? 스퀏 렉에 있는 낡은 바를 교체할 수 없는지? 내 질문에 트레이너는 무척 황당한 표정으로 마치 '당신이 뭔데 그런 걸 요구하느냐?'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헬스클럽을 이용하는 대다수는 그냥 머신운동만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케틀벨을 구매해봐야 쓸 사람은 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열악한 여건 속에서 그리 어려운 요구도 아니고, 그리 고가의 장비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모두 적은 비용으로 구비가 가능한 품목들인데, 그것도 고려해보지 못한다면 내가 여기서 오래도록 운동할 수 있겠는가? 


사실 트레이너의 반응이 기분 나빠서 첫 한 달만 다니고 그만두려 생각했다. 그런데 달리 갈 곳이 없었다. 좀 귀찮아도 벤치 프레스에 걸려있는 제일 멀쩡한 역기를 프리웨이트 공간으로 옮겨와서 운동하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했다. 물론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으면 어쩔수 없었지만, 그땐 그냥 여유분의 역기로 클린 앤 저크를 열심히 했다. 지난 3달 동안 가끔 트레이너에게 혹시 케틀벨은 어떻게 되었냐를 물었지만, 늘 알아보겠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돌아왔다. 본 운동을 마치고 마무리 운동으로 제일 좋은 두 가지는 케틀벨 스윙과 로잉머신인데, 여기는 케틀벨도, 로잉머신도 없었다. 결국 나는 케틀벨 대신 덤벨로 스윙운동을 했고, 로잉머신은 대체할 운동이 아예 없었기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운동하다가 예를 들어 스내치 동작 중에 뭔가 잘 안되고, 누군가가 좀 가르쳐줬으면 싶을 때가 있었는데, 어디 물어볼 사람도 전혀 없었다. 여기는 모두 머신 운동을 하러 온 사람들 밖에 없었고, 트레이너 조차 역기를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비싼 돈 주고 개인 트레이닝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데드리프트 동작을 엉터리로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


달리 대안이 없어서 3달동안 다니긴 했지만, 좀 더 제대로 운동하고 싶다는 갈증이 늘 있었다. 하지만 크로스핏 전용 체육관을 가려면 지금 내고 있는 돈의 4배 가까운 돈을 내야 했다. 없는 형편에 그렇게까지 무리를 할 수는 없었다. 대신 할 수 있는 운동을 제대로 열심히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얼마전 3달의 기간이 끝나고나서 재등록을 하지 않았다. 달리 갈 곳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케틀벨부터 구매했다. 집에 역기가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케틀벨과 덤벨로 대체해서 충분히 운동할 수 있다. 당분간 해보다가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가서 또 고민해보면 된다. 다시 거기를 돌아가던가, 아니면 좀 멀어도 제대로 된 곳을 찾아보던가.


분명 예전에 비해 헬스클럽은 많이 늘었고, 헬스머신의 종류도 많아졌다. 하지만 머신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나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나는 가끔 남들과 같은 돈을 내는 것도 아깝다 느낄때가 있다. 예를들어 가장 전기를 많이 잡아먹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트레드밀(런닝머신)을 나는 아주 가끔 밖에 이용하지 않는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지난 3달동안 5번 정도 써봤다. 그것도 남들이 한 시간 내내 달리거나 30분 이상 달릴 때, 나는 길면 5분, 짧으면 3분동안 전력질주하고 지쳐서 내려오곤 했다. 평소 나는 준비운동 차원에서 헬스클럽까지 뛰어다니곤 했다. 트레드밀을 사용했던 5번은 사정상 달려올 상황이 안되었거나, 준비운동이 미흡했거나, 전날 운동의 피로가 덜 풀려 과도한 웨이트가 무리라고 판단했을 때 뿐이었다. 그렇다면 트레드밀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기도 덜 쓰고, 공간도 덜 쓰고, 아니 아예 그 많은 머신들 중에서 내가 이용하는 건 거의 없는데, 그 넓은 공간 중에서 구석에서 역기 하나 들 수 있는 공간(즉 사람 하나 설 수 있는 공간)만 사용할 뿐인데 같은 돈을 내는 것이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떠오른 단어가 풍요 속의 빈곤이었다. 남들과 다른 운동을 지향하는 사람에겐 어쩔 수 없는 것이가. 삶에서도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입장에서 늘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는 듯하다. 언제쯤 이 아웃사이더 인생르 벗어나 보려나?



중앙아시아 유목 민족의 역사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은 일본 학자가 쓴 [몽골 세계제국]이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예전부터 몽골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이 책과 함께 주위에 꽂혀 있는 몇 권을 한꺼번에 집어들고 비교해가며 살펴보았다.


이 책이 특히 흥미로웠던 건 앞부분에서 이 책을 세계 최초로 세계사를 집대성한 라시드 웃 딘(일반적으로 라시드 알 딘이라 부름) 의 [집사(集史, Jami' al-Tavarikh)]를 기초로 하여 썼다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콜럼버스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인도를 향해 출항한 것이 아니라 쿠빌라이칸을 만나기 위해 출발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도 흥미로웠고, 흔히 '동방견문록'이라 알려진 [백만의 서(Il Millione)의 저자 마르코 폴로가 실존인물이라는 역사적 진술을 찾아볼 수 없다고 써놓은 부분들도 흥미로웠다. 몽골에 대한 관심에서 펼쳐본 책이었지만, 공부할 꺼리가 무척 많았다. 이 책을 시작으로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역사에 대해 좀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아주 오랜만에 공부에 흥미가 생겼다. 















다음에는 이 책을 읽을 생각이다. 몽골 건국신화다. 어디까지가 신화이고,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일지 직접 읽어가면서 추리해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4-07-2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집에 티비가 없으시다니!!

게가다 전 여태 사회활동가로서 뭔가 마르시고 건전한 스포츠 머리에 책을 양 쪽에 끼고 다시는 감은빛님을 상상했는 데 오늘 이 글을 읽으며 느낀 것은 육체미의 남성 분이란 사실이랍니다. 근육질의 감은빛님이라...뭐 나쁘지는 않은데요. ㅎ

요즘 에리히 프롬의 평전을 읽고 있어요. 무의식 속에 들어오는 사회적 성격들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더군요. 권위주의적 사회 그것을 무의식 속에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을 이 책을 보며 느끼는 데, 감은빛님의 풍요 속의 빈곤이란 문장도 그런 것을 느껴요.

몽골은 저도 참 신기하게 생각하는 민족이라 할까? 칭키스칸이란 사람을 탄생시키고 마치 그는 한 명의 초인처럼 시대를 정복하고 사라자고, 몽골은 다시 축소되잖아요. 암튼 뭔가 미스테리한 느낌을 받아요.

헬스클럽은 마치 제가 옆에서 구경하듯이 글이 읽혀지네요. ㅋ 전 남자 운동하는 거 보다 여자 운동하는 거 구경하는 게 좋아요. ㅋ

감은빛 2014-08-27 19:35   좋아요 0 | URL
또 답이 늦었군요. (--) (__) 죄송!!

티비 없이 산지 13년쯤 된 것 같아요.
평소엔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데,
가끔 티비가 있는 집(고향집, 처가집 등)에 가면
신기해하며 하루종일 티비만 보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루쉰님의 상상에 부합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스포츠 머리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긴 합니다만, 사실 밖에선 읽을 일이 별로 없더라구요.
마른 편이라는 사실이 그나마 맞아서 다행이네요.
육체미라거나 근육질이라는 단어도 그닥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글에서 쓴 적이 있는데,
저는 키도 작고, 덩치도 작아서 겉보기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펌핑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량에 비해 근육의 크기도 작은 편입니다.
다만 근선명도는 좋은 편이라 근육량에 비해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늘 루쉰님이 제게 갖는 관심에 고마울 따름입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4-07-28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전에서 근력이 필요한 종합격투기 선수들 훈련하는 체육관 훈련시간을 보면 확실히 프리웨이트 위주로 운동을 하더군요.턱걸이나 주먹 푸시업도 하고...

반면 요즘 헬쓰클럽은 보기 좋은 몸매 위주의 운동을 하니까 트레이너들도 몸매 다듬기 위주의 운동을 시키죠.등록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아무래도 감은빛 님은 전문보디빌더들이 운동하는 체육관을 가야 할 것 같아요.

감은빛 2014-08-27 19:41   좋아요 0 | URL
답이 무척 늦어 죄송합니다!

사실 크로스핏 전용 체육관이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벌써부터 거길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고,
거기서는 제가 위에 장황하게 쓴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되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돈이! 돈이! 돈이! 돈이!
동네 헬스장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차이가 나서 못 가고 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