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령 하는 밤
강영숙 지음 / 창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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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내게 공포의 존재이다. 사람보다 더 높은 빌딩 사이에 서 있을 때마다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잠식되었던 젊은 날이 있었다. 불안과 공포에 견디지 못할 때 네온사인 사이를 배회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시절,. 텁텁한 공기, 답답한 공간 속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쳐도 다음 날 눈을 뜨면 언제나 제자리였다는 것이 너무 슬퍼서 견딜 수가 없었던 그 날들을 떠오르게 하는 책을 만났다. <아령하는 밤>을 읽고 밤새 몽유병환자처럼 꿈속을 헤집고 다닌 느낌에 사로잡혀 몽롱함 속에 한참을 멍하니 있게 만든 책이다. 강영숙 작가가 무척 생소하게 다가왔는데 현대문명속에서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사는 도시인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색다른 방법으로 도시인들의 아픔에 다가선다. 책은 일곱편의 단편으로 엮어져 있는데 일곱가지 단편들이 제각각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모두가 도시를 방랑하는 순례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래에서>는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으로서 구제역을 소재로 하여 문명의 진보가 자초한 재앙의 모습을 서늘한 감각으로 느끼게 해준다. 구제역으로 인하여 새들이 죽고 돼지들을 살처분하는 피냄새가 진동하는 곳에서  "네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데, 북극의 얼음은 계속해서 녹고 있는데, 건물들은 수시로 붕괴되고 전쟁은 여기저기서 터지는데, 암환자 천지인 세상인데, 그런 세상에 아이들을 남겨두고 싶지는 않았다. " 라고 말하는 것으로 현대 문명의 이기를 비판하면서도 생명력이 가득한 한 여자애를 통하여 아직은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가 존재하는 한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이라고 " 말한다. 그것은 구역질, 악몽, 진땀 , 냄새 등 온갖 고통스러운 기억속에서 타인과의 소통의 모습으로서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령하는 밤>은 조금 몽환적이 느낌이다. 언니의 죽음이후 언니의 기억만이 존재하는 외로운 한 노인의 고립된 삶을 통하여 도시의 불안과 공포가 어떠한 것인지를 무척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노인이 살고 있는 인근 공장지대에서는 노동자들이 원인 모를 병에 죽어가고 10대 소녀들이 연쇄성폭행을 당하여 살해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일하는 김밥집 건너 철판볶음집의 노인의 건장한 팔뚝을 본 순간 얼굴과 몸의 비대칭적인 모습에 호기심과 동시에 선망이 된다. 공원을 지나다가 우연히 본 아령하는 남자, 그리고 그와 있던 어린 여자, 그리고 그 다음 날 한 소녀의 죽음, 노인은 아령하는 남자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아령하는 남자와 환상을 꿈꾼다. 기괴함과 공포속에서 소통의 상대가 없던 노인은 매일 김밥을 싸고 매일 김밥을 먹고 날이 새면 김밥을 싸는 것으로 일상을 보내고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던 타자에게 김밥을 던져주고 오는 것으로 타인에게 조심스레 다가간다.

 

<라디오와 강>에서는 친한 킴의 죽음을 잊기 위해 배회하는 모습의 주인공을 통하여 기차가 수시로 오고가는 것 말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의  일주일 휴가는 죽은 킴을  회상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그리고 그곳에서 킴의 시신이 발견된 아트센터 지하의 벽에서 복원된 그림을 바라보는 장면은 자신의 기억속에서 킴을 복원해 주인공의 상처의 기억을 재생시키는 것으로 치유해낸다.

 

<죽음의 도로>와 <재해지역버스투어>의 주인공들은 일상과 악몽사이에서 방황하며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한다. 자살을 꿈꾸지만 자살하지 못하는 여자, 삭막하고 고단한 현실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재해지역버스투어에 몸을 실은 주인공들은 평온함 일상 뒤에 숨겨져 있는 재난의 풍경속에서 느껴지는 통각의 상상력으로 인해 현실을 대면하게 된다.

 

<그린란드>,<불안의 도시>는 실종과 배회가 모티브이다. 패기만만한 젊음 속에서 의기투합한 남자들 여섯이 사회에서 느끼는 불안감으로 인하여 배회를 시작하다가 실종하게 된 모습속에서 도시인들의 상실감이 진하게 배여있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일종의 불안감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프랴파트>와 <문래에서>는 예술적 소통의 희망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가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원전사고로 인한 체르노빌의 아이들과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케이드'예술가들의 동참으로 프랴파트의 버려진 창고에 버려진 물품들은 예술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천적인 두려움을 예술의 감각과 활기로서 새롭게 살아나는 모습으로  일곱편의 단편 주인공을 통하여 표현한다.

 

 

일곱 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현대인들의 고단함을 가지고 각자의 상처속에서 살아간다. 현대문명의 이기로 인한 병폐들 속에서 눈꼽만큼도 없는 희망가운데에 희망을 찾아내는 방법은 바로 그 상처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다. 작가가 그려내는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는 결코 낯설지 않다. 소름끼치도록 그로테스크한 매력을 뿜어내는 이 소설은 현대인의 실존을 둘러싼 불안에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강영숙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소설이다. 또한 소설들의 소재가 되는 자연재해와 환경오염에 직면한 황폐한 도시의 모습과 구제역, 원전사고, 도시개발, 홍수, 살인이라는 소재는 도시인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불안의 요소이자 잠재된 의식의 공포로서 도시인들이 체감하는 모호하고 불안한 위기의 삶을 예리하고 사려깊은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일곱편의 주인공의 모습을 통하여 불안과 공포를 체집하는 고독한 순례자들의 모습이 바로 곧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무척 독특하면서도 사실적인 주제의식을 가진 탁월한 소설이다. 최근 읽은 국내문학 중에 가장 인상깊게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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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덫 걷어차기
딘 칼란 & 제이콥 아펠 지음, 신현규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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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복지'가 단연 화두이다. 그러나 복지이전에  더 큰 문제는 아마도 '빈곤'또는 '가난' 이 더 큰 문제이지 싶다.12월 6일자 PD수첩에서는 38세 홍씨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보도하였다. 을지로 4가역 화장실에서 사망한 서른 여덟의 홍씨는 옆에 바지를 빨아 널은 채 였다. 도대체 이 젊은이는 왜 이런 곳에서 죽은 것일까? 그의 삶을 추적하자 홍씨에게는 가족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행려사망자 225번>으로 화장되었다. 홍씨의 아버지로부터 듣게 된 홍씨의 기구한 사연은 바로 가난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 일생을 가난하게 살았으며 배운 것 없어 봉제공장에 들어갔지만 봉제공장 사장에게 사기 당한 채 빚만 떠안게 되자 순식간에 신용불량자로 떠돌아야 했다는 것, 갈 곳이 없어지자 아버지를 찾아왔지만 홍씨가 있으면  영세민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사실을 알고 집을 나간 뒤가 마지막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한 젊은 남자의 죽음이다.이렇듯  가난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덫과 같다. 우리의 현실은 복지를 논할 때가 아니라 가난을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를 논해야할 때이다. 그래서인지 모든 정치인들이 복지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커다란 아이러니로 느껴진다. 

 

 일부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강화계획에 관한 연구와 경제학 사이의 유사점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실험경제학(experimental economics) 혹은 행동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태동시켰다.<빈곤의 덫 걷어차기>에서는 개발경제학 행동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딘 칼런 예일대교수와 빈곤퇴치운동가인 제이콥 아펠이 세계적인 부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빈곤을 퇴치하는 일에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도입했다. 
책의 첫 장에는 스님들의 방생의식과 빈곤문제를 통해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비유하는데 스님들이 어부들에게 잡힌 피라미들을 사서 바다에 놓아주는 일을 2주에 한 번씩 하는데 이것을 방생의식이라 한다. 돈으로 피라미드의 자유와 생명을 샀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스님의 방생의식이 과거 빈곤퇴치를 위한 기존의 경제학이라고 본다면  행동경제학으로서는 물고기를 구제하기 더 좋은 방법은 하루 동안 아예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더 나은 해결책이라 말한다. 어부들 입장에서는 수고와 시간낭비를 덜 수 있고 물고기들도 정신적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빈곤의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며 그렇지 못한 무조건적인 기부는 빈곤퇴치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또한 빈곤퇴치를 위한 기부를 함에 있어서 구호기구들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빈곤 퇴치에 돈을 기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점검해보고 1달러를 기부하더라도 빈곤 퇴치 활동을 효과적으로 펼치고 있는 기구에 기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따라서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첫번째 문제인 빈곤이 무엇인지 핵심을 파고든다.

2장은 빈곤층이 다양한 빈곤 퇴치법을 체택해 적용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이다.

3장부터 6장까지는 빈곤국가의 경제육성을 유성을 위한 소액금융 지원책에 대해 살펴본다.

7장에서 10장까지는 경제학이 실제로 작용하지 않는 그런 은밀한 곳들까지 퍼져있는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경제학자들이 어떤 식으로 외연을 넓히는 작업을 하는지 보여준다.

 

제 3국가들을 상대로 실험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마이크로크레딧을 꼽는데  마이크로크레딧은 빈곤 퇴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은 성공 사례다. 그러나 이 마이크로크레딧은 실질적인 빈곤퇴치법이 아니다.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의 의의가 있다. 빈곤국가에서는 돈이나 빵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구충제이다. 빈곤국가에 살고 있는 수십억 명에게 기생충은 끔찍한 비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기생충이 물과 토양을 통해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을 위해서도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충제는 바로 그들의 가난을 줄일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이 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아주 다양한 방법의 실험들을 통해 빈곤퇴치 프로그램의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행동경제학적 방법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자신의 이름을 찾지도 못한채 죽어간 한 젊은이의 죽음이 떠올랐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지가 아니라 빈곤 퇴치 프로그램이다. 선진국의 대열에 끼어 선진국의 복지를 흉내내기 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곤과 가난으로 인해 죽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다. 좋은 의도와 선량함으로 방생의식을 치른 스님들의 경제학보다 빈곤문제에 실질적으로 다가서서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제시하고 있는 행동경제학의 빈곤 퇴치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기부와 나눔의 방식에 누구라도 귀기울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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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 -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려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
이영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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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크기는 아이가 성장할 때마다 자라나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 역시 배우는 것이 많기에  아이는 때론 내 스승이 되기도 한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젼이 없다. 텔레비젼이 없이 지낸지 2년정도 되는데 나는 왠만하면 집에 텔레비젼이 없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텔레비젼이 없자 우리는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 집 또한 서로 얼굴보기 힘들고 일상에 지쳐 사는 것은 여느 집과 똑같지만 대화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큰아이의 친구들 이름을 다 알게 되고 작은 아이의 반친구들 이름을 다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 아이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아이인지도 파악이 되어 아이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조언해 주기가 좋았다. 대신 우리는 문화충족을 빔프로젝트와 스크린으로 대체해 좋아하는 애니매이션이나 영화를 언제든지 다운 받아 본다. 그래서 우리는 집에서는  온가족이 모든 것을 같이 한다. 각자 개인의 시간보다 가족끼리 영화를 본 후의 대화는 보는 즐거움보다 더 크다. 그리고 텔레비젼이 없으면 좋은 점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덟 살 큰 아이와 다섯 살 작은 아이에게 나는 한글을 가르쳐본 적이 없다. 그러나 두아이 모두 다섯 살이 되어서는 한글을 읽었다. 나는 그 이유가 책을 자주 접하게 된 자연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 이 책은 나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무척이나 공감하는 내용이 많다. 아이의 엄마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현직교사로 고군분투해 온 저자 이영미가 화제의 블로그 ‘모성애결핍증 환자의 아이 키우기’를 통해 부모와 고민을 나누면서 깨달은 기다림의 지혜속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책이다.

 

교육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집이라 가족들이 모이면 항상 나누는 대화는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이다. 최근 부모들을 경악하게 했던 사건이었던 모범생이 엄마를 죽인 후에 안방에 시체를 유기하고 공업용테이프로 안방을 밀폐시킨 뒤 친구와 라면을 끓여먹었다는 사건보도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확실한 증거이자 엄마라는 사람이 가져야할 교육의 근본적인 마음가짐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는 현실이다. 성적이 인생이 전부는 아니라고 청소년기를 보냈던 엄마들도 아이를 키우면서 성적만 잘나오면 된다라는 엄마로 변신한다. 그런 엄마들이 많을 수록 아이들은  불행하게 된다.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뭘까?

 

교육이란 아이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씨앗을 자라게 해 주는 것이다.

                                                                                                             -칼릴 지브란-

 

그것은 아이의 마음에 있는 씨앗을 자라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들이 사랑으로 먹고 산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정을 얻는다. 늘 불안하고 집중을 못하는 아이, 거짓말을 하는 아이, 산만한 아이, 이런 것들은 모두 불안에서 오는 행동들이다.  저자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것도 자율적인 의지에 맡겼다고 한다.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 주는 것, 그것은 아이에게 부모는 언제나 네 편이라는 믿음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아이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 아이에게 화가 났을때 순간적으로 "웬수"라는 말이 튀어나온 적이 있어 나도 모르게 엄청 당황했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며칠동안 사과를 했었다. 그 이유는 아이는 부모의 소망대로 크기 때문이다. 내가 웬수라고 한 순간 아이는 웬수가 되는 것이고 아이를 사랑이라 부르면 사랑으로 크는 것이다. 큰아이가 가끔 작은 아이에게 바보라는 말을 한다. 자기보다 어려서 못하는 게 많다고 자기 딴에는 작은 아이를 이기고 싶어서 치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지만 작은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할 때마다 큰아이는 엄청나게 혼난다. 말을 뱉은대로 되기 때문에 큰 벌과 함께 바보 한번에 천재를 열번 외치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아이에게  천재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꾸라" 라고 했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해줄수 있는 것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바로 아이들이 어떻게 살도록 이끌어주어야 할까? 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이미 아이의  씨앗은 자라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교육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하고 부모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으로 대한민국의 엄마들을 위한 책이다. 행복한 엄마는  행복한 아이를 만들고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나라를 만든다.

 

부모의 몫 중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도록, 내 삶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는 게 너무 절실하고 바빠 자식과 함께 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시간적 여유도 없어 자녀들에게 '어쩔 수 없는 자유'를 줄 수 밖에 없었던 우리 부모 세대에게서 얻은 교훈과 그렇게 스스로 터득한 삶의 지혜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듯이 말이다. 나는 '좋은 엄마'보다는 '행복한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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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4 - 고국원왕, 사유와 무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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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낙랑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 " 라는 말처럼 낙랑을 얻게 된 고구려, 낙랑을 회복한 고구려는 낙랑으로 인해 부를 이루고 고구려는 과거 전쟁의 상처를 잊고 요하 벌판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을불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첫째 아들 사유는 한눈에도 유약하고 성장이 더디어 작은 편이었으며 무를 숭상하는 시대에 문을 더 좋아해 태자감으로는 눈밖에 난 상태였고, 둘째 아들 무는 활달하고 무에 탁월하였으며 비상한 두뇌와 강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누가 보아도 태자감이었다. 조정의 모든 대신 또한 무를 다음 왕위를 이을 재목으로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으며 왕후인 아영 또한 무를 더욱 사랑하고 곁에 두었다. 을불 또한 무를 볼 때마다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무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을불은 태자를 세우라는 대신들의 주청에도 태자를 세우지 않은 채 세월을 보내고 있던 중 나라의 중요한 제례인 동맹제가 다가오자 그 날 태자를 발표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너무도 당연히 무가 태자가 될 줄 알았으나, 사유가 태자의 자리에 앉게 되자 무는 동맹제 이후 고구려에서 홀연히 사라지고 아영은 너무도 사랑해마지 않았던 무가 떠나자 사유로 하여금 고구려를 떠나게 한다. 그러나 몸이 약한 사유는 얼마 가지 않아 고구려에 다시 잡혀온다. 화가 난 을불은 왕후가 사유를 떠나게 한 사실을 알게 되자 왕후를 유폐시키고 사유가 태자가 된 이유를 말해준다.

 

아버지로서는 너무도 사랑했던 무이지만 아버지이기전에 임금이었던 을불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 외의 것을 보아야하는 위치였기때문에 을불 또한 마음으로 무를 태자로 점찍어 놓았더랬다. 그러나 두 왕자를 데리고 좌물촌에 들려서야 사유의 진면목을 보게 된 것이다. 좌물촌은 대대로 고구려 장수 을파소를 낳은 고을이며 기개와 용맹이 남달라 좌물촌 장수는 내력을 보지 않고도 장수로 삼는 유래 깊은 곳이다.그러나 그곳에서 본 백성들의 모습은 낙랑대전에 겨우 살아남은 자들로 온갖 부상에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었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죽은 이들에게 미안해 숨어사는 모습을 보자 을불은 크게 감명받고 마을사람들에게 상과 음식과 선물을 크게 내린다. 그곳에서 을불은 사유의 모습이 바로 임금의 모습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장애가 심한 사람일수록 무의 곁에는 가지 않았소. 무는 온마을이 장애인인 그 마을에 가서도 온전하고 건장한 젊은이들만 모아 무용담을 듣고 전략을 논하며 끝없이 전쟁이야기를 하고 있었소. 사유는 자식을 잃은 노파를 어머니라 부르고 팔다리 떨어져 나간 불구자들을  어루만지며 눈물로 그들을 위로해주고 있었단 말이오. "

 

3권의 마지막에 낙랑에서 패한 후 사라졌던 최비가 살아돌아온다.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는 모용외가 3권에서 아영을 잊기 위해 지난 십수년간을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으며 낚시로 여생을 보내고 있자 원목중걸은 모용외가 버린 셋째아들 모용황을 찾아내 데려온다. 그러나 모용황을 데려온 것이 후에 원목중걸 스스로 두 눈을 파내야했으니, 훗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으니...... 그래도 모용황을 데려오자 모용황을 본 순간 모용외는 자신의 젊은 날을 가장 많이 닮아있음을 직감한다. 두려움 없는 눈빛, 거침없는 말투, 그러나 모용외에게 없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짧은 것은 짧게 생각하고 큰일은 크게 생각할 줄 아는 혜안이 없었으며 모용외보다 더 잔인함을 가지고 있는 아들이었다. 모용외와 그를 따르는 장수들은 천하를 손안에 넣으려하는데 그에 대비하여 최비는 고구려, 우문부, 단부, 진은 동맹군을 결성하지만 원목중걸에 의해 최비의 간계가 밝혀지자 동맹군은 깨지고 고구려는 하성에 우문부와 단부는 처절한 죽임을 당하고 복속하게 되며 진은 최비의 도움으로 겨우 건업으로 도망치는 것으로 싸움은 끝이 난다.

 

전쟁을 반대하던 태자 사유는 모용외에게 사신을 자처하여 전쟁보다는 평화를 원하지만 모용황에 의해 고구려사신을 도륙당하고 사유만 원목중걸에 의해 살아 고구려에 보내지자, 고구려와 모용외의 전면전이 선포된다. 하성을 차지하고 있던 여노는 돌아온 왕자 무를 대신하여 죽게 되고 고구려의 최고장수이자 을불의 마음의 지기였던 여노의 죽음에 대노한 을불은 이성을 잃은 채  모용외를 찾아 적진 한복판에 뛰어들어가고  국상이었던 창조리가 아픈 몸으로 을블을 따라가 설득하여 데려온다. 스승이었던 여노의 죽음에 복수해야 마음의 짐을 덜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무는 안마하는 여인으로 분장하여 모용외의 처소에 들게 되는데 ... 모용외는 여인으로 분장한 무를 본 순간 전생을 다바쳐 사랑했던 아영을 떠올리며 자신을 찌른 무를 그냥 보낸다. 그런 상황을 보고 있던 모용황은 반란을 일으킨다. 고구려를 치지 못하는 이유 ... 자신을 찌른 고구려 왕자를 살려보낸 아버지, 고구려 황후를 사랑해 자신을 버린 아버지 모용외, 고구려만은 이기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모용외가 있기 때문이라며 죽어가는 모용외를 수레에 태워 떠나 보낸다.

 

3권을 읽고 나서 이야기의 흐름을 잊었을까 내심 걱정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더 생생하고 또렷하게 상황이 떠올라 더욱 흥미진진해진 4권은 3권보다 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영광 또한 영원할 수 없으니 한시대를 풍미했던 미천왕 또한 영광의 전장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뒤를 이어 태자 사유, 고국원왕의 시대를 예고하며 4권은 끝이 난다. 4권에서는 세대교체를 예고하며 1권에서 3권까지 했던 장수들이 모두 전쟁중에 죽음을 맞이한다. 모용외와 함께 했던 장수들과 국상 창조리와 대장수 여노의 죽음,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열 주인공들이 태어난다.  고구려 역사상 위기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고국원왕 시절, 가장 비참했던 왕으로 손꼽히는 고국원왕의 시대를 말하는 5권을 고대하며 ^^ 4권도 역시나 심장이 뛰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구려가 삼국지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남성적인 매력이다. 이제는 모두가 잊고 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간절함, 누군가를 믿어주는 간절함, 누군가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신의, 모든 것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그 간절함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고구려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무언가를 향한 간절함 때문에 고구려를 나는 계속 기다리고 읽게 될 것 같다.

 

으하하 ~ 김진명작가의 싸인~ 멋져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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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혁명 - 힘과 위력, 인간 행동의 숨은 결정자 데이비드 호킨스 시리즈
데이비드 호킨스 지음, 백영미 옮김 / 판미동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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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라는 전도서 1장의 말씀이 있다. 이렇듯 인간 존재는 우리가 온통 짊어지고 있는 어떤 '괴로움'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절반을 괴로움이나 고통 가운데 흘려보낸다. 그럼 그런 고통뿐인 인간의 삶에서 구원은 가능한 것일까? 구원은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의식이라는 패러다임으로 가능해진다. 

 

그럼 의식이란 무엇일까?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는 " 인간이 자기 자신의 정신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각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의식에 대하여 이런 설명을 한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인간 에고는 실제로 '내'가 전혀 아니다. 인간 에고는 '그것'일 뿐이다. 이 환상을 꿰뚫어 볼 때 어떤 끝없는 우주적 농담이 드러나는데, 그 농담에서는 인간 비극 자체가 코미디의 일부다. 인간 경험의 아이러니는 분리된 개별적'나'의 환상을 보존하기 위해 에고가 얼마나 지독하게 싸우느냐에 있다. 하지만 분리된 개별적 '나'는 형이상학적 불가능일 뿐 아니라 모든 괴로움의 원천이다. 인간 이성은 끊임없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를 소진시킨다.

 

따라서 의식이라는 것은 실제의 나가 아닌 나와 분리된 또 다른 나이다. 삶의 투쟁전체는 이것을 초월하는 데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이 의식이 이원성을 극복하고 더 이상 지상에 매이지 않는 지점까지 발전하게 될 수록 우리의 의식수준은 높은 곳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호킨스박사는 인간의 의식수준은  1부터 1,000까지의 척도로 수치화한 지표인 '의식 지도'를 제시했다. '신체운동학kinesiology'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의식 지도의 탄생 과정과 그 의의를 담고 있는 [의식 혁명]은 '의식 연구의 과학화'라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출발점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칼 융은 원형과 상징의 보편성에 주목하면서 '집단무의식'이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집단무의식은 인류의 모든 공유 경험의 바닥없는 의식하 저수지를 가리킨다.우리는 그것을 강력하고 보편적이며 조직화하는 패턴을 특징으로 하는, 인간 앎의 광대한 숨은 데이터베이스를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제껏 인간 의식이 접근할 수 있었던 모든 정보로 구성된 그러한 데이터베이스는 놀랄 만한 고유한 능력들을 함축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불러오기 과정을 기다리고 있는 정보창고 이상이다. 그 데이터베이스의 큰 가능성은 '물음'을 던진 순간 실질적으로는 모든 것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데카르트는 의식은 형상과 독립해 있음을 증거하는 앎의 진실이다. 의식은 형상 너머에 있고 그리고 의식은 그 속에서 형상이 일어나는 전능한 모체이다.의식이 없다면 형상을 경험할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비록 의식 자체는 실체가 없는지도 모르지만 모든 인간 행동에 내제되어 있다. 문제는 의식과 행동의 연결을 , 이 책의 목적에 비추어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정확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어떻게 임상적으로 설명할 것인가 이다. 책에서 나오는 신체운동학은 의식 내에서 경험되는 사건들에 대한 신체의 즉각적 반응을 통해 앎의 물질적 표현을 정확히 표현한다.  

 

세계에서 사람의 힘을 강화하는 유일한 길은 , 온전성과 이해를 그리고 연민을 품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인류의 다양한 구성원이 이러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면, 인간 사회의 생존과 사회구성원의 행복은 보장된다.

 

데이비드 호킨스박사는 결론적으로 우리의 존재자체 너머에 있는 존재, 즉 의식에 대한 깨달음의  높은 경지에 이르는 방법은 이성, 자발성, 사랑, 기쁨, 평화로 표현되는 사랑하는 생각의 에너지로 인해 의식을 깨닫게 될 때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괴로움이라는 짐을 초월하게 된다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진정한 구원의 의미이다. 존재하는 실제의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닌 의식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 찾아오는 진정한 의미의 의식이란 것은 마음이 실상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환상적 본성을 인지한 순간 무한한 절대성 안에서 우리의 의식은 빛을 발휘한다. 따라서 의식 수준이 높은 에너지와 자신의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를 일치시키는 순간 우리 사회의 생존과 행복은 보장될 것이다. 괴로움만 가득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의식혁명을 통해 잠자고 있던 내 안의 에고를 깨뜨리고 긍정이 힘이 미치는 의식의 높은 수준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내면에 꿈툴거리는 의식 혁명을 경험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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