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삼국지 리더십 2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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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의 성공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용인의 성공이고,

당연히 모든 일의 실패는 결론적으로 용인의 실패다 ! "

 

 

중국과 관련된 책들을 요즘 본의 아니게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다보니 중국이 현재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될 것도 같은 기분이다. 흔히 [삼국지]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 3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상대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무지해서이고 3번 이상 읽은 사람은 이미 [삼국지]에 나오는 지략을 다 파악해서 영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이 이란과의 교역을 보면 중국사람들이 지략에 얼마나 뛰어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하다못해 의심이 많은 사람을 두고 뙤놈 빤스를 입었다고 하는 말도 있지 않은가.. 중국사람들이 그만큼 지략에 능하고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다는 소리이다. 가끔 한국인과 중국인의 차이를 생각해보건데 세계속의 한국인은 조금 약아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전과 인문학의 열풍을 이어 중국과 관련된 서적이 점점 주목받는 이유는 강대국인 미국조차 중국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 시대이니 , 중국의 고전 삼국지는 그만큼 현대를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뜻이다.

 

<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은 조조, 유비, 손권이라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영웅들 가운데 특히 제갈량에게 주목한 이유는 유비에게 제갈량이 없었다면 유비는 아마도 촉한을 세우지 못했을지도 모르며, 삼국을 통일하는 것 또한 불과하였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 아닐까. 유비는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의 예로써 초빙하였으며 '천하삼분지계()'를 진언()함으로 제갈량을 일컬어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격 交 이라 말할 정도였으며 유비는 죽기 전에도 제갈량에게 자신의 아들 유선()을 보좌하되, 아들이 무능하면 몰아내고 황제의 자리를 취하여도 좋다고 유언하여 사람들에게 유언으로서 할말이 아니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으나, 그만큼 제갈량은 유비라는 영웅을 존재하게 만든 인물인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명이 아니겠는가.

 

유비는 관우 ·장비와 결의형제하였지만, 계속된 실패속에서 제갈량을 삼고초려로 초빙한 후에야 비로소 떠돌이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정과 의리식의 인사 스타일은 형주의 다양한 인재들을 포괄하기가 어려워지자 제갈량의 적재적소의 용인술이야말로 삼국을 통일할 수 있게 되는 단초가 되어준다. 제갈량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인재를 쓰며 (放水養漁) 유능하지도 않고 일에 의욕이 없는 직원에 대해서는 한가지 임무에 여러사람을 붙여 경쟁 속에서 성장을 촉진하게 하고 유능하고 의욕도 넘치는 천리마형 직원에게는 각자의 일을 주는 책략 분조위마(먹이통을 나누어 말을 기른다)를 , 인격은 높으나 성격이 유순하지 않은 유파와 같은 인물에게는 궁신접수(물을 얻으려면 몸을 숙여야 한다) 의 책략으로 인재를 등용하는 유비의 핵심 브레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더군다나 보스보다 뛰어난 사람 2인자라면 자신의 자리에 불안감을 느낄텐데도 유비는 제갈량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능력이 뛰어나고 명성이 주인보다 높았던 제갈량은 2인자로서도 빛나는 처세의 지혜를 보여준다. 이런 처세술 덕에 유비는 죽기 전에 자신의 아들이 능력이 되지 않으면 스스로 취해도 좋다는 유언을 남기었으니 다시 말하면 제갈량 없이 유비가 삼국을 통일할 수는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의 강의를 엮은 것이다. 제갈량의 용인술에 대하여 면밀하게 분석하여 인재별 유형에 따른 업무 훈련법과 조직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별 대응 원칙을 소개하고,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결하는 처방을 제시하였다. 제갈량의 리더십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많은 차이점을 보이지만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서 특출한 점은 분명하다. 무한경쟁시대, 초월성의 시대라 하여 모든 것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지금은 삼국시대의 상황과 별반 다를게 없다. 또한 21세기 글로벌 세계에서는 더욱 '인재'에 목말라 한다. 유비가제갈량을 얻어서 천하통일을 할 수 있었듯이 조조 역시 천하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고민을 죽기 전까지 했다.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도 타고난 리더십은 사람을 얻는 것에 있다는 것을 비지니스철학으로 삼았다. 모든 일의 성공은 결론적은 용인의 성공이고 당연히 모든 일의 실패는 결론적으로 용인의 실패라고 것을 보여주는 역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제갈량의 적재적소의 용인술이야말로 배우고 익혀야할 비지니스 마인드이다. 모두가 중국에 주목하고 있듯이 우리 또한 중국에게서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것은 또한 버려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형식이라 삼국지의 걸출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와 직장내에 벌어지는 상황과 연계하여 설명해주기 때문에 지혜로운 직장생활의 지침서로 삼아도 충분한 도움을 줄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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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대 2
박경리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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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해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아침에 헤어지고 저녁때 또 함께되어 난로 앞에서 끝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자신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고 또 자신들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을 길러가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T.S엘리엇의 시극 중에서 -

 

196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전쟁이라는 상흔은 남아있을지라도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찾아 볼 수 없는 낭만이라는 멋이 있다.녹지대라는 음악살롱자체가 멋이 아닐까? 그 시절의 낭만을 대변해주는 곳이 바로 음악살롱이다. 대학 시절 우리에게도 그런 곳이 있었다. 클래식 다방으로 꾸며놓아 디제이들에게 음악을 신청하면 신청곡과 사연을 소개해주는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차마 말로 못하는 마음을 시나 노래가사로 고백하곤 하였다. 우리가 잘 가던 곳은 , 명동성당 옆 후미진 골목 모퉁이를 돌면 우중충한 반지하다방 <오렌지 카운티>였었는데, 지금도 아마 그곳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김광석과 양희은의 노래를 모르면 바보취급했고 통키타를 치지 못하면 모임에 끼워주지도 않을 정도로 우리만의 세계가 있던 패기만만한 젊음 하나 믿고 살았던 그 시절을 우린 오렌지타운티에서 보냈다. 혼란한 시국과는 상관없이 낭만이라는 멋에 취해 살던 그 시절은 하나 둘, 세상이라는 현실과 맞딱뜨리게 되면서 흐지부지 되었는데 한 놈은 군대에 , 한 놈은 실연의 상처에, 오렌지 카운티에도 그렇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비록 짧은 시절의 방황과도 같은 멋이었지만, 그런 젊은 시절의 도피처가 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행복이었고 추억이 된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이들면 추억으로 먹고 산다고... <녹지대>에 모이는 이 젊은이들이 마치 그 시절의 우리를 떠올려보게 한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만나면 좋은 사람들, 그리고 만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친구들이 있던 그 곳, 녹지대...

 

그러나 그 녹지대에도 세대교체 시기가 돌아온다. 김정현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들어건만 더이상의 연락이 없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인애와 사랑하지만 맺어지리라는 희망은 가져본 적이 없는 박광수와의 연애에 시큰둥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은자, 바람처럼 닿지 않을 지라도 민상건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숙배, 이들은 이제 녹지대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자신들은 이미 늙어버렸다고 자조한다. 그것은 이들에게도 변화라는 바람이 불어왔기 때문인데 은자는 양공주의 딸이라는 열등감 속에서 박광수의 숨겨진 여자로 살아가기 보다는 한철의 여자가 되는 것을 택함으로써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 변화를 보이고 김정현을 사랑하는 인애는 김정현으로부터 받은 편지에 김정현이 인애를 사랑함으로 치루게 된 고통의 댓가가 쓰여져 있는 편지를 받고 충격을 받는다. 그런 인애에게 한철이 섬에서 살아보지 않겠냐는 제의는 인애에게 또 다른 탈출구가 되어준다. 민상건을 사랑하는 숙배는 민상건의 고백을 통하여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스스로 바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 세 주인공에게 닥친 마음의 변화는 녹지대에 세대교체라는 바람을 가져온 것이다.

 

이런 세대교체는 소설속에서 기성세대로서의 편입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데 인애가 섬에서 처음 만난 김정현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 욕망과 미래와 희망 그리고 젊음을 다 버리고 가는 ' 섬'으로 떠나는 것은 이 소설이 말해주고자 하는 젊은이의 표상이다. 기성세대들이 엘리엇의 시극에서 보여주는 사랑이 없는 결혼을 하는 것과는 달리 인애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 이해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아침에 헤어지고 저녁때 또 함께되어 난로 앞에서 끝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자신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고 또 자신들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을 길러가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따라서 소설에서 김정현을 속박하고 있는 그 여자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그 여자는 비밀에 휩싸인 인물로 수예점에서 인애와 단 한번 마주쳤을 뿐이다. 그러나 '그 여자' 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설 전반에 강한 존재감으로 남는데 , 김정현과 동거녀이자 민상건의 여자였기 때문이다. 민상건은 '그 여자'의 독특한 분위기 탓으로 결혼 일 년이 못 되어 갈라서게 되었는데 김정현은 '그 여자'를 자신을 파멸시킬 그 여자에게 육체를 팔았으며 , 인애는 '그 여자'의 분위기가 무섭고 변화무쌍한 표정을 가지고 있고 팽팽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묘사한다. 세 사람이 말하는 '그 여자'는 편집증적인 집착과 소유욕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 그 집착은 김정현을 파멸시킨다.

2권의 녹지대의 세대교체를 통해서 한편으로는 치열한 고독을 안은 채 불확실한 미래를 꿈꾸며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을 ,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도피하고자하는 욕구와 치열하게 싸우다가 고독을 이상이 아닌 실체로 느끼면서 모순적 심리에서 벗어나 삶 자체와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직 인애만이 이 고통을 끌어안고 섬으로의 도피로서 새로운 삶의 양식을 고안해냄으로서 기성세대로 편입되어 가는 과정을 거부하고 스스로 녹지대의 삶을 영위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랑을 완성시킨다. 시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비상하려 하는 신여성의 표상을 보여주는 인애는 토지의 주인공 서희아씨가 맞닿아있는 듯하다. 박경리 선생님의 작품을 오랜만에 접하였는데 그 분이 문학작품속에서 보여주는 신여성의 표상은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이다.1960년대 여성이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 모습과 남성에게 의지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여성을 그리고 있는 것도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보여진다. 자유와 낭만이 있는 그 곳, 녹지대는 우리들의 젊음의 낭만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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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대 1
박경리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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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음의 이야기 <녹지대>는 젊은날의 고독과 사랑이야기이다. 녹지대는 마치 옛날식 다방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낭만과 비어있는 가슴에 잃어버린 것에 대한 향수를 느끼에 해준다. 이 소설은 故 박경리님의 토지이전에 집필된 작품이다. 1960년대 집필되었던 책이라 1960년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독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작품은 대화체로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왠지 과거 흑백영화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말투도 약간 느리며 독특하게 느껴지는데 아마도 순수우리말 사용이 많아서 인 듯하다. 또한 읽으면서 너무도 순수한 60년대 작품이라 지금의 문학작품들과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문체와 언어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만큼 녹지대는 문학작품의 순수성이 살아있는 청청구역인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세여자와 세남자가 등장한다.

우선 이 책의 주인공부터 소개해 보면 때론 배짱 좋은 사내아이 같고 때론 얄미운 고양이같이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인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 어두운 그림자라곤 한 군데도 없는 천둥벌거숭이 같다. 인애는 스스로를 바람이 키워주었다고 말하듯이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며 바람과 같은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생각없이 사는 젊은이로 보이지만 6.25전쟁때 눈앞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할 때마다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고아라는 외로움에 떠는, 드러내지 않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인애를 축으로 친구 은자 또한 양공주였던 엄마의 그늘에서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만 늘 양놈과 붙어먹은 엄마라는 부정不正의 그늘에서 열등감에 시달려 사랑도 감히 하지 못한다. 그런 엄마가 자살하자 은자는 더욱 큰 자의식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인애의 사촌 숙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큰아버지 집에 얹혀 살게 된 인애와는 한살 터울의 숙배는 자존심 강한 성격이지만 외로운 부모님 아래 길들여진 탓에 냉정함이 무기가 되어버린 여자이다. 이들의 사랑과 청춘은 '녹지대'라는 노처녀 플레이어가 음악을 틀어주는 어두침침한 지하실의 음악살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 녹지대를 모르세요? 한국의 비트족( '패배세대'라는 뜻으로 2차 세계대전 후 생겨난 보헤미안적인 문학인과 예술인의 그룹) 들이 모이는 음악살롱이예요 ."

 

그리고 이들을 둘러 싼 세남자,

밑바닥에 흐르는 따뜻한 인간미가 허술한 감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녹지대의 젊은 층과 어울려도 조금도 우스꽝스럽지 않은 사람인 한철은 은자를 사랑하지만 은자가 자의식에 사로잡혀 번민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면서도 은자에게 차마 사랑고백은 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해야되나? .... 그리고 떠돌아다니는 구름같이 한 오라기도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같은 남자 민상건, 숙배는 민상건을 사랑하지만 그를 사랑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질투와 의혹과 불신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그만큼 민상건은 바람과 같은 사랑만 한다. 그리고 또 한 남자. 김정현이 있다. 김정현을 사랑하는 인애는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버릴 수 있으나, 김정현과의 사랑은 늘 어긋나기만 한다.어긋나야만 하는 운명의 장난처럼 말이다. 인애는 그를 생각하면 머리끝까지 저미는 듯한 고독감에 빠지곤 하는데...

 

" 사람을 만나다는 것,나와 꼭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 우리 이 세상에 미물 微物같이 태어나 가지고 온갖 것이 다 헤험치며 돌아다니는 이 속에서 끼리끼리 만나는 사람도 있고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도망치고 잡으러 가고 ... 아 ...."

 

이렇게 세남자와 세여자는 각기 다른 생각과 다른 색으로 1960년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채 삶을 이어가야 하는 자신의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인애가 자신의 아픔을 잊기 위해 시인의 삶을 위장하고 있는 것처럼 이들이 보여주는 생의 단편들은 현실을 거부하며 이상을 꿈꾸기 위해 녹지대하는 공간에 의탁하는 것이다. 작가는 멋만 부리고 유행을 좇아 남의 흉내만 내고, 진실한 고민도 수련도 없는 여느 젊은이와는 달리 녹지대의 젊은이들은 시대를 아파하고 고민하고 번뇌하며 처절하게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젊은 세대의 고독이 왜 아픈지에 대해서 , 현실에서 도피하고자하는 욕구와 치열하게 싸우는 고독을 이상이 아닌 실체로 다가오게 된다. 조각가 민상건이 그린 조각에서 아름다운 몸뚱이와는 달리 얼굴은 온통 일그러지고 있는 것 또한 시대의 번민에 대한 고독의 실체이다.

그리고 그런 모순적 심리에서 벗어나 삶 자체와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을 통한 내부갈등이 1권에는 아직 그려지지 않고 있어 김정현과 인애의 사연에 대한 이야기는 2권에서 다루어 질 것 같다.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이 작품은 지난 2008년 서울대 방민호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서울대 도서관에서 연재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신문을 일일이 복사해 원고 파일로 만들어 책으로 엮었다. 60년대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순도 높은 60년대 소설이다. 신문에 연재된 장편소설, 특히 사랑이야기를 큰 줄기로 한 작품들은 통속소설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지금껏 묻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게 바로 청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은 싱그러움과 사랑, 고독, 절망 모든 것이 낭만으로 녹아있는 녹지대가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2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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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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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던 해에 이소룡은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소룡은 살아있는 사람으로 오랫동안 텔레비젼을 돌아다녔다. 어린 시절 아비요 ! 하는 이소룡을 보며 어린 시절을 보내서 너무도 친숙한 이소룡의 미국식 이름은 브루스 리 이다. 사춘기가 되어서도 나는 이소룡이 늙지도 않고 사는 이유가 무술을 연마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스무살이 되고나서야 내가 태어나던 해에 이소룡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 나는 세상을 향해 왠지 모를 배신감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비로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이소룡처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소룡은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깨닫게 해주는 존재였었다. 이소룡을 보며 꿈을 꾸는 사람은 그때 꿈을 안꾸는 사람보다 많았으니 거기에는 나의 삼촌 브루스 리가 있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삼촌은 그때 이소룡을 흠모했던 평범한 사내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 사내들중 이소룡을 흠모하는 정도가 세면 세다는 것이 삼촌의 삶을 파란만장하게 만들게 하였지만, 어쨋든 삼촌은 이소룡을 흠모한 나머지 이소룡의 길을 따르고 싶어 했으며 이소룡처럼 저 높은 곳의 별이 되고자 하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그러나 꿈은 깨어지라고 꾸는 것이고 희망은 부서지라고 있는 거라 했듯이 삼촌은 이소룡으로 인해 험난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기나긴 인생여정을 겪는다. 그럼 이제부터 삼촌이야기를 해줄게....

 

 삼촌은 할아버지가 숨겨 놓은 여자가 낳은 아들이야. 권씨 집성촌에서 신망이 두터운 어른이었던 할아버지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는데 어찌나 주도면밀했던지 밖에서 딴 살림을 차린 사실을 아무도 몰랐었어. 그래서 어떤 사람이 삼촌이 할아버지의 아들이라며 왔을 때에는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 남의 새끼를 키워서 뭐에 쓰냐는 등 말들이 많았지만 할머니는 그래도 삼촌을 거두었어. 그렇다고 살갑게 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미워하지도 않았어. 그렇게 삼촌은 본의 아니게 우리집에 얹혀 살게 되었는데 자신의 출생이 그래서인지,늘 조용하게 지냈지. 그러다가 만난 게 이소룡이야 . 영화를 통해 이소룡을 본 순간 삼촌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은 거지.그러던 와중에

 

동촌읍 유일의 건달 조직인 역전파의 조직원이 되어 어깨에 힘 좀 주고 사는 것이 유일한 야망인 도치의 레이더망에 삼촌이 딱 걸린거지. 겉멋 잔뜩 든 깡패 도치는 삼촌과 상대가 되지 않자 병을 깨서 배를 그으며 다구빨을 세우지만 결국 피가 멈추지 않아 병원에 실려가게 돼. 그 날 이후 나하고 종태는 삼촌을 사부로 모시기로 했고 삼촌은 우릴 제자로 받아주었어. 언제부터인지 잘려나간 팔대신 날카로운 쇠갈고리가 달린 의수를 하고 있는 잔혹하고 무시무시한 악당 갈고리가 꿈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삼촌의 비극으로 가는 인생변곡점마다 이 갈고리가 꿈에 나타나. 아마도 갈고리는 삼촌 인생의 비극을 알려주는 예언자인지도 몰라. 하튼 꿈속에 나타난 갈고리와의 싸움은 언제나 삼촌이 쫓기고 쫓기는 것으로 끝이나 항상 삼촌은 갈고리의 꿈을 꾸고 나면 몸이 녹초가 될 만큼 혼곤해져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곤 했어 .

 

삼촌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그때부터가 아닌가 싶어. 얼굴은 너부대대하고 코옆에 커다란 점이 있는 오순이를 만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말이야. 순하게 생겨가지고는 가방에는 온갖 종류의 독극물을 가지고 다니는 여고생 오순이 말야. 오랫동안 정에 굶주려서 누군가 손을 내밀자 덥석 잡았는데 하필이면 그 상대가 독을 잔뜩 품은 살무사 같은 여자였던 거지. 그런 여자가 임신을 빌미로 결혼하자고 하니까 삼촌은 겁이 덜컹 났어. 그래서 결혼은 할 수 없다고 하자 오순이는 다방커피에 청산가리를 넣어서 같이 죽자고 하네... 그런데 거기에 또 도치있잖아.그 도치 위에 토끼란 깡패가 과거 치욕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다방에 애들을 몰아서 쳐들어 온 거야. 죽어가는 오순이와 삼촌을 상대로 깡패 수백명이 쳐들어 왔는데, 이런 누가 다방의 불을 꺼서 깡패들은 자기들끼린 줄도 모르고 치고박고 싸웠어. 그 틈에 삼촌은 오순이를 병원에 실어다 주고 동촌읍을 뜨게 되지. 생각보다 일이 커지자 겁이 덜컥 났거든.

 

그래서 서울 시내를 거지처럼 배회하다가 우연히 북경반점이란 곳에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에는 성깔은 더럽지만 외로움에 지쳐있는 여사장인 마사장하고 이소룡을 가르쳤다고 하는 사기꾼 칼판장이 있었는데 칼판장은 외로운 마사장의 몸과 마음, 돈까지 훔쳐 달아나고 삼촌은 그동안 모은 돈 다 날리게되지. 삼촌의 액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아. 여전히 꿈에서는 갈고리가 나타나고 여전히 삼촌은 쫓겨다니는 꿈을 꾸고 있었거든. 그런데 반점으로 우연히 엑스트라 배우를 만나게 되어 삼촌에게 이소룡영화에 액션대역배우 오디션이 홍콩에서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 그리고 엑스트라배우는 삼촌에게 이소룡과 똑같은 사람은 삼촌밖에 없다는 말로 또 꿈을 꾸게 해. 근데 내가 그랬지. 꿈은 깨지라고 있는 거라고. 삼촌은 홍콩 밀항선을 타지만 그 밀항선은 이름 모를 섬에 표류되었다가 몇달뒤에야 홍콩을 눈앞에 두고 다시 되돌아왔어. 초췌해진 얼굴로 돌아온 삼촌을 반겨준건 다름아닌 입대영장이었지. 그리고 군에 제대를 하자마자 삼촌은 또 사라졌어. 나중에 알고 보니 순화교육을 위해 삼청교육대에 들어갔다는 거야. 그런데 거기서 누굴 만났는 줄 알아?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잖아. 근데 도치가 원수인지 뭔지도 모른채 삼촌한테 안겨서 엉엉 울었다잖아. 그게 삼청교육대는 원수도 사랑하게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곳이거든....

 

이렇게 삼촌 인생여정에서 하나 빠진 게 있다. 삼촌의 여자 , 삼류배우 원정에 관한 이야기다. 2권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지만 인생의 변곡점마다 삼촌은 운명처럼 원정을 만나게 된다. 원정과 그렇다고 열렬한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삼촌의 인생은 꿈을 꾸는 것과 반대로 그려지듯이 이소룡과 같은 별이 되길 원했던 꿈은 깡패라는 조직원으로 별은 별이되 검은 별이 되어 후에 동촌읍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일원이 된다. 삼촌의 삶에서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이 의도하는 것과는 달리 살아지는 것 ,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삼촌은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깨달아 가는데 도치가 죽어가면서도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는 , 그저 살아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말한다. 삼촌이 삼청교육대의 악마와 같은 교관이 농부였을 거라 생각하면서 " 한가한 농촌에서 봄이면 소를 몰며 씨레질을 하고 가을엔 밤하늘의 별을 보며 휘파람을 불던 젊은이가 어쩌자고 이리 잔혹한 염마졸이 된 걸까? 찔레를 꺽고 삘기를 뽑던 그 손은 또 어쩌다가 사람을 때려 죽이는 잔혹한 도살자의 손이 된 걸까? 삼촌은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끔찍한 고통속에서도 그 참혹한 현실에 절망을 느꼈다. 에서 보여주듯이 작가는 시대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격동의 현대사속에서 시대에 휩쓸리게 된 인간군상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복수와 맞물려 복수는 비극을 낳게 되는 시대적 상황속에서도 삼촌은 이소룡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희대의 이야기꾼이라고 불리우는 소설가 천명관이 간만에 돌아온 작품이라 그런지 전보다 더 세련되어지고 더 서사적인 소설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 안에 녹여낸 격동의 한국현대사는 웃으면서 눈물이 나는 장면이다. 비극이 점절되어 희극으로 변한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무척 아픔을 느끼며 그 아픔속에서도 우리가 살아야하는 희망을 말하고 있는 소설이었다. <나의 삼촌 브루스 리>에서의 삼촌은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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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이란 - 무기 수출과 석유에 대한 진실
존 W. 가버 지음, 박민희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인도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부 감축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19달러까지 오를 것이며, 여기다 이란이 경제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유가는 평균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원유교역량의 35%인 173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석유수입국인 우리나라에는 특히 중요한 사안이 아닐수 없다. 지금도 리터당 이천원에 육박하는 휘발유값은 서민경제에 가장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이란>에 관한 책은 무척이나 시기적절하다. 중국은 이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G2의 일원으로 떠오르는 세계적 강대국이고 이란은 페르시아만에서 최강의 국가이며 , 중국과 이란은 미국의 헤게모니에 굴복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 강대국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나라마다 강한 헤게모니를 행사하였던 미국이 중국과 이란에 대한 포용정책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중국과 이란의 관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두 나라가 과거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면 두나라 관계를 지탱해온 이해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중국과 이란은 과거 70년대에는 소련 세력을 봉쇄하려는 것으로 협력하였고 1990년대에는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항하려는 것에 이해관계를 같이 하였다. 경제와 군사력을 개발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등등이다.중국과 이란이 협력하게 된 근본원인은 막연한 문명적 연대가 아닌 이해관계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문명에 대한 레토릭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문명적 레토릭은 우선 두나라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던 왕국이란 사실이다. 중국은 중화제국으로서 이란은 페르시아제국이라는 문명적 연대가 , 두나라 모두 외국의 침략을 받았다는 민족적 모욕을 겪고 몰락했다는 관점에서 문명적 레토릭을 느끼며 중국과 이란 지도자 사이에 긍정적 감정이 생기게 된다.

 

 

"중국과 이란은 과거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유린을 겪었으며 현재도 여전히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에 맞서 국가의 주권과 민족적 독립을 수호해야할 공동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중국과 이란 모두 오늘날에도 헤게모니의 위협을 겪고 있다는 것에서 공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두 국가는 전근대의 교류에 대한 충부한 기록을 되짚어 강조하는 데 이것은 두 국가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 틀 안에서 여러가지 작용을 한다.

 

첫째 , 중국과 페르시아의 문명적 성취와 두 국가 모두 서구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둘째 , 도대의 중국- 이란 협력과 관련된 사실을 열거하는 것은 이런 관계가 당연하고 막을 수 없으며 긍정적인 것임을 암시한다.

셋째, 중국-이란 교류의 평화적이고 비군사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은 폭력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서구 세력에 대한 양국의 도덕적 우월성을 암시한다.

 

이처럼 중국과 이란 사이에 상호신뢰와 이해를 기반으로 한 우호적, 다면적, 협력적 파트너쉽의 형성은 21세기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부시대통령이 2002년 1월 이란과 북한, 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 에 포함시키자,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인 장쩌민은 "중동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 광물자원을 독점하려 미국은 반테러리즘을 빙자해 미국이 제국주위적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것은 전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뒤흔들었고 국제사회는 테러리즘뿐 아니라 일방주의에도 맞서야 한다" 며 이란을 지원했다. 알려지지 않았던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면서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이슈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해 제재를 논의하도록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중동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다음단계로 보았다. 이란이 이라크 다음목표라고 생각되는 행동이었으며 이란의 군사력 강화와 핵문제는 미국 내에 불안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종 목표는 이란이 "핵에너지"를 포기하고 민주적 체제를 세워, 미국과의 대결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 있다.

미국은 이란-이라크 전쟁 전쟁을 기회로 삼아 페르시아 만에서 위상을 확대하고 아랍국가들을 자국의 진영으로 몰아넣고 있다. '불균형한 ' 포스트 냉전 시대에 미국은 1991년 이라크를 공격해 본때를 보이고, 이를 통해 자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라크뿐 아니라 이란도 미국 헤게모니의 이중 봉쇄가 겨냥하는 표적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이란 정부가 미국의 공세를 제어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면, 중국은 동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일관성 있게 이란의 군사개발을 지원해왔다.이렇게 두 나라와의 관계는 미국의 '단극체제'에 맞서 있다. 중국과 이란 관계는 본질적으로 힘과 영향력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1997년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이란과의 핵 협력을 포기하게 된다.

 

중국과 이란의 협력관계는 전세계적으로 귀추되고 있는 이목이다. 미국이 경제불황과 위기속에 침체기를 걷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기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하여 호르무즈해협을 원천봉쇄한다는 것으로 대항하고 있다. 과연 호르무즈해협은 평온할 것인가, 아니면 검게 물들 것인가? 서방과 이란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태도가 가장 변수가 될 것이다. 그것은 중국과 이란은 장기적인 협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서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의 관계 또한 눈여겨 보아야할 때이다. 글로벌하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패권을 가늠해 보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에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중국과 이란의 민족적 자긍심이 부러울 뿐이다 . 똑같은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았던 나라임에도 미국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어야 하는 한국은 그동안 무엇하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글로벌하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세계의 변화에 주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였다. 그점에서 중국과 이란에 주목하여 나온 이 책은 무척이나 시기적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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