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4 - 고국원왕, 사유와 무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낙랑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 " 라는 말처럼 낙랑을 얻게 된 고구려, 낙랑을 회복한 고구려는 낙랑으로 인해 부를 이루고 고구려는 과거 전쟁의 상처를 잊고 요하 벌판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을불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첫째 아들 사유는 한눈에도 유약하고 성장이 더디어 작은 편이었으며 무를 숭상하는 시대에 문을 더 좋아해 태자감으로는 눈밖에 난 상태였고, 둘째 아들 무는 활달하고 무에 탁월하였으며 비상한 두뇌와 강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누가 보아도 태자감이었다. 조정의 모든 대신 또한 무를 다음 왕위를 이을 재목으로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으며 왕후인 아영 또한 무를 더욱 사랑하고 곁에 두었다. 을불 또한 무를 볼 때마다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무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을불은 태자를 세우라는 대신들의 주청에도 태자를 세우지 않은 채 세월을 보내고 있던 중 나라의 중요한 제례인 동맹제가 다가오자 그 날 태자를 발표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너무도 당연히 무가 태자가 될 줄 알았으나, 사유가 태자의 자리에 앉게 되자 무는 동맹제 이후 고구려에서 홀연히 사라지고 아영은 너무도 사랑해마지 않았던 무가 떠나자 사유로 하여금 고구려를 떠나게 한다. 그러나 몸이 약한 사유는 얼마 가지 않아 고구려에 다시 잡혀온다. 화가 난 을불은 왕후가 사유를 떠나게 한 사실을 알게 되자 왕후를 유폐시키고 사유가 태자가 된 이유를 말해준다.

 

아버지로서는 너무도 사랑했던 무이지만 아버지이기전에 임금이었던 을불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 외의 것을 보아야하는 위치였기때문에 을불 또한 마음으로 무를 태자로 점찍어 놓았더랬다. 그러나 두 왕자를 데리고 좌물촌에 들려서야 사유의 진면목을 보게 된 것이다. 좌물촌은 대대로 고구려 장수 을파소를 낳은 고을이며 기개와 용맹이 남달라 좌물촌 장수는 내력을 보지 않고도 장수로 삼는 유래 깊은 곳이다.그러나 그곳에서 본 백성들의 모습은 낙랑대전에 겨우 살아남은 자들로 온갖 부상에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었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죽은 이들에게 미안해 숨어사는 모습을 보자 을불은 크게 감명받고 마을사람들에게 상과 음식과 선물을 크게 내린다. 그곳에서 을불은 사유의 모습이 바로 임금의 모습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장애가 심한 사람일수록 무의 곁에는 가지 않았소. 무는 온마을이 장애인인 그 마을에 가서도 온전하고 건장한 젊은이들만 모아 무용담을 듣고 전략을 논하며 끝없이 전쟁이야기를 하고 있었소. 사유는 자식을 잃은 노파를 어머니라 부르고 팔다리 떨어져 나간 불구자들을  어루만지며 눈물로 그들을 위로해주고 있었단 말이오. "

 

3권의 마지막에 낙랑에서 패한 후 사라졌던 최비가 살아돌아온다.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는 모용외가 3권에서 아영을 잊기 위해 지난 십수년간을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으며 낚시로 여생을 보내고 있자 원목중걸은 모용외가 버린 셋째아들 모용황을 찾아내 데려온다. 그러나 모용황을 데려온 것이 후에 원목중걸 스스로 두 눈을 파내야했으니, 훗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으니...... 그래도 모용황을 데려오자 모용황을 본 순간 모용외는 자신의 젊은 날을 가장 많이 닮아있음을 직감한다. 두려움 없는 눈빛, 거침없는 말투, 그러나 모용외에게 없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짧은 것은 짧게 생각하고 큰일은 크게 생각할 줄 아는 혜안이 없었으며 모용외보다 더 잔인함을 가지고 있는 아들이었다. 모용외와 그를 따르는 장수들은 천하를 손안에 넣으려하는데 그에 대비하여 최비는 고구려, 우문부, 단부, 진은 동맹군을 결성하지만 원목중걸에 의해 최비의 간계가 밝혀지자 동맹군은 깨지고 고구려는 하성에 우문부와 단부는 처절한 죽임을 당하고 복속하게 되며 진은 최비의 도움으로 겨우 건업으로 도망치는 것으로 싸움은 끝이 난다.

 

전쟁을 반대하던 태자 사유는 모용외에게 사신을 자처하여 전쟁보다는 평화를 원하지만 모용황에 의해 고구려사신을 도륙당하고 사유만 원목중걸에 의해 살아 고구려에 보내지자, 고구려와 모용외의 전면전이 선포된다. 하성을 차지하고 있던 여노는 돌아온 왕자 무를 대신하여 죽게 되고 고구려의 최고장수이자 을불의 마음의 지기였던 여노의 죽음에 대노한 을불은 이성을 잃은 채  모용외를 찾아 적진 한복판에 뛰어들어가고  국상이었던 창조리가 아픈 몸으로 을블을 따라가 설득하여 데려온다. 스승이었던 여노의 죽음에 복수해야 마음의 짐을 덜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무는 안마하는 여인으로 분장하여 모용외의 처소에 들게 되는데 ... 모용외는 여인으로 분장한 무를 본 순간 전생을 다바쳐 사랑했던 아영을 떠올리며 자신을 찌른 무를 그냥 보낸다. 그런 상황을 보고 있던 모용황은 반란을 일으킨다. 고구려를 치지 못하는 이유 ... 자신을 찌른 고구려 왕자를 살려보낸 아버지, 고구려 황후를 사랑해 자신을 버린 아버지 모용외, 고구려만은 이기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모용외가 있기 때문이라며 죽어가는 모용외를 수레에 태워 떠나 보낸다.

 

3권을 읽고 나서 이야기의 흐름을 잊었을까 내심 걱정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더 생생하고 또렷하게 상황이 떠올라 더욱 흥미진진해진 4권은 3권보다 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영광 또한 영원할 수 없으니 한시대를 풍미했던 미천왕 또한 영광의 전장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뒤를 이어 태자 사유, 고국원왕의 시대를 예고하며 4권은 끝이 난다. 4권에서는 세대교체를 예고하며 1권에서 3권까지 했던 장수들이 모두 전쟁중에 죽음을 맞이한다. 모용외와 함께 했던 장수들과 국상 창조리와 대장수 여노의 죽음,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열 주인공들이 태어난다.  고구려 역사상 위기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고국원왕 시절, 가장 비참했던 왕으로 손꼽히는 고국원왕의 시대를 말하는 5권을 고대하며 ^^ 4권도 역시나 심장이 뛰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구려가 삼국지보다 더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남성적인 매력이다. 이제는 모두가 잊고 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간절함, 누군가를 믿어주는 간절함, 누군가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신의, 모든 것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그 간절함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고구려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무언가를 향한 간절함 때문에 고구려를 나는 계속 기다리고 읽게 될 것 같다.

 

으하하 ~ 김진명작가의 싸인~ 멋져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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