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이란 - 무기 수출과 석유에 대한 진실
존 W. 가버 지음, 박민희 옮김 / 알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인도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부 감축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19달러까지 오를 것이며, 여기다 이란이 경제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유가는 평균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원유교역량의 35%인 173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석유수입국인 우리나라에는 특히 중요한 사안이 아닐수 없다. 지금도 리터당 이천원에 육박하는 휘발유값은 서민경제에 가장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이란>에 관한 책은 무척이나 시기적절하다. 중국은 이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G2의 일원으로 떠오르는 세계적 강대국이고 이란은 페르시아만에서 최강의 국가이며 , 중국과 이란은 미국의 헤게모니에 굴복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 강대국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나라마다 강한 헤게모니를 행사하였던 미국이 중국과 이란에 대한 포용정책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중국과 이란의 관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두 나라가 과거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면 두나라 관계를 지탱해온 이해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중국과 이란은 과거 70년대에는 소련 세력을 봉쇄하려는 것으로 협력하였고 1990년대에는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항하려는 것에 이해관계를 같이 하였다. 경제와 군사력을 개발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등등이다.중국과 이란이 협력하게 된 근본원인은 막연한 문명적 연대가 아닌 이해관계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문명에 대한 레토릭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문명적 레토릭은 우선 두나라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던 왕국이란 사실이다. 중국은 중화제국으로서 이란은 페르시아제국이라는 문명적 연대가 , 두나라 모두 외국의 침략을 받았다는 민족적 모욕을 겪고 몰락했다는 관점에서 문명적 레토릭을 느끼며 중국과 이란 지도자 사이에 긍정적 감정이 생기게 된다.

 

 

"중국과 이란은 과거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유린을 겪었으며 현재도 여전히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에 맞서 국가의 주권과 민족적 독립을 수호해야할 공동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중국과 이란 모두 오늘날에도 헤게모니의 위협을 겪고 있다는 것에서 공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두 국가는 전근대의 교류에 대한 충부한 기록을 되짚어 강조하는 데 이것은 두 국가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 틀 안에서 여러가지 작용을 한다.

 

첫째 , 중국과 페르시아의 문명적 성취와 두 국가 모두 서구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둘째 , 도대의 중국- 이란 협력과 관련된 사실을 열거하는 것은 이런 관계가 당연하고 막을 수 없으며 긍정적인 것임을 암시한다.

셋째, 중국-이란 교류의 평화적이고 비군사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은 폭력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서구 세력에 대한 양국의 도덕적 우월성을 암시한다.

 

이처럼 중국과 이란 사이에 상호신뢰와 이해를 기반으로 한 우호적, 다면적, 협력적 파트너쉽의 형성은 21세기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부시대통령이 2002년 1월 이란과 북한, 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 에 포함시키자,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인 장쩌민은 "중동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 광물자원을 독점하려 미국은 반테러리즘을 빙자해 미국이 제국주위적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것은 전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뒤흔들었고 국제사회는 테러리즘뿐 아니라 일방주의에도 맞서야 한다" 며 이란을 지원했다. 알려지지 않았던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면서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이슈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해 제재를 논의하도록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중동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다음단계로 보았다. 이란이 이라크 다음목표라고 생각되는 행동이었으며 이란의 군사력 강화와 핵문제는 미국 내에 불안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종 목표는 이란이 "핵에너지"를 포기하고 민주적 체제를 세워, 미국과의 대결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 있다.

미국은 이란-이라크 전쟁 전쟁을 기회로 삼아 페르시아 만에서 위상을 확대하고 아랍국가들을 자국의 진영으로 몰아넣고 있다. '불균형한 ' 포스트 냉전 시대에 미국은 1991년 이라크를 공격해 본때를 보이고, 이를 통해 자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라크뿐 아니라 이란도 미국 헤게모니의 이중 봉쇄가 겨냥하는 표적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이란 정부가 미국의 공세를 제어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면, 중국은 동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일관성 있게 이란의 군사개발을 지원해왔다.이렇게 두 나라와의 관계는 미국의 '단극체제'에 맞서 있다. 중국과 이란 관계는 본질적으로 힘과 영향력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1997년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이란과의 핵 협력을 포기하게 된다.

 

중국과 이란의 협력관계는 전세계적으로 귀추되고 있는 이목이다. 미국이 경제불황과 위기속에 침체기를 걷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미국을 위협하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경제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기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하여 호르무즈해협을 원천봉쇄한다는 것으로 대항하고 있다. 과연 호르무즈해협은 평온할 것인가, 아니면 검게 물들 것인가? 서방과 이란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태도가 가장 변수가 될 것이다. 그것은 중국과 이란은 장기적인 협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서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의 관계 또한 눈여겨 보아야할 때이다. 글로벌하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패권을 가늠해 보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에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중국과 이란의 민족적 자긍심이 부러울 뿐이다 . 똑같은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았던 나라임에도 미국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어야 하는 한국은 그동안 무엇하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글로벌하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세계의 변화에 주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였다. 그점에서 중국과 이란에 주목하여 나온 이 책은 무척이나 시기적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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