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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러브 - 마음챙김 다이어리
미건 로건 지음, 홍승원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1월
평점 :
많은 전문가들이 흔히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막상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셀프 러브」 의 저자 미건 로건은 '의도적인 연습과 의식적인 집중이 필요하다' 라고 이야기한다. 반드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상담 심리 치료사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엮었다. '셀프 러브가 최종 목적지라면, 이 책에 나오는 활동은 주유소라고 할 수 있어요. 각각의 활동을 실천하고 연습하겠다는 의지는 연료가 될 거고요.'(p9) 라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과정 자체를 즐겨보라고 권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듯한 '코로나블루'도 이겨볼 겸 나도 과정을 즐겨보기로 했다.
셀프러브
Self Love
미건 로건 지음, 홍승원 옮김
오월구일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셀프 러브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실천을 위한 준비 시간을 갖도록 이끈다. 2부에서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 자기 자비(Self-Compassion), 자기 회의(Self-Doubt), 자기 가치(Self-Worth) 및 관계성(Relationships) 까지 셀프 러브의 개념을 세분화해서 그 목적에 알맞는 구체적 활동을 제시한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3부에서 셀프 러브가 가져오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무엇인가를 이루고 성공하면 셀프 러브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완벽을 좇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잘못된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애쓰는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 데다가 허탈감만 안겨줄 뿐이다. 책의 초반에는 우선 자기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10가지 문항을 통해 테스트하면서 시작한다.
셀프 러브를 위해 매일 매일 지켜야 할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취약성을 드러내기', '솔직하고 정직한 태도를 유지하기', '자신을 우선시하기',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등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제시된다. 이런 것들을 매일 매일 일종의 '습관'으로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하루에 자신을 위한 5분을 내보라고 이야기하며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예제 활동들을 설명하고, 마지막에 스스로 '당신의 몸을 챙기는 방법' 3가지를 적어보도록 제안한다. 나의 몸을 챙기는 방법을 생각하다보면 (기승전) 운동이라고 적어야 하기는 하는데, 소소하게 반신욕, 하루 30분 걷기, 물과 과일과 야채 챙겨 먹기 정도를 적어본다.
2부 중에서 자기 자비(Self-Compassion) 에서 반가운 책을 만나기도 했다. 그림책 「벨벳 토끼 인형」 이다. 삶이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인생을 경험하고 하루하루 견디다 보면 아름다워지고 완전해진다는 비유. 이런 관점으로는 「벨벳 토끼 인형」 을 읽어보지 못해서 오랫만에 그림책을 꺼내어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자기 자비(Self-Compassion) 와 자존감은 다르다. 자기 자비는 어려움을 겪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다정하게 대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고, 자존감은 자신이 이룬 성취와 관련해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라고 정의한다. 자기 자비는 언제나 변함없이 동일한 높이를 유지하는 그래프라면, 자존감은 감정에 따라 들쭉날쭉한 그래프라고. 이해하기 쉬운 책 속 예시를 가져와보면 이렇다.
월급이 올랐다.
자기 자비 : 나는 열심히 했으니까 자격이 있어.
자존감 : 나는 최고야 내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될 거야.
이러한 자기 자비(Self-Compassion)를 위해서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수록해놓기도 한다. 나는 그 중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내가 잘하고 있지 못할 때조차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내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이다' 의 두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 오늘은 이 두 문장이 필요한 날이었다. )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계선을 정하고, 분명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체득하기는 어렵더라도 실천해볼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 또한 잘 나와있다. 또한 관계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자세히 풀어내고, 애착 유형을 분석해보기도 한다
2부에서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왔다면, 3부에서 셀프 러브가 가져오는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정리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저자가 제시한 질문에 대답을 해보며 적어보게 되는 것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적어보며 다시금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확인해보고,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결점, 별난 점을 적어보며 자기 자비(Self-Compassion)를 확인해보게 되는 식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에 시련이 다가온다면 다음의 5가지 방법 중의 하나를 통해 해결해보라고 제시한다.
1. 상황을 바꾸세요
2. 상황을 견디세요
3. 상황을 받아들이세요.
4.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5. 악화시키세요.
'악화시키기' 는 자주 실천하기에는 좋은 방법은 아니며 혼란과 불필요한 상황을 감수해야 하지만 분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안전지대를 벗어나라"는 것으로, '누구나 안정을 추구하지만, 두려움을 넘어 목표를 향해 걸음을 내딛는 용기를 발휘할 때 바로 거기서부터 진정한 삶이 시작되기 때문'(p197) 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처음에 했던 10가지 문항의 테스트가 다시 나온다. 워크북을 통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연습을 해온 독자들에게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 내 경우 이 책을 2주동안 조금씩 읽으며 연습해보았는데, 처음보다 나를 사랑하는 점수가 높게 나왔다. 물론 이제 시작이지만 말이다. 잊지 않도록 종종 꺼내보며 나를 사랑하는 여정을 계속 밟아가보련다. 책 모임에서 모인 이들과 함께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종의 테라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