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섬’)

 

 

 

인간관계 모두가 사이로 통하고 있다. 사람을 인간(人間)이라고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을 인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사람은 사이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이는 소통의 공간이며 시간 속에 존재한다. 또한 사이는 틀림이 아닌 서로 다름의 영역일 것이다. 사이가 망가지면 갈등이 발생하고 갈등은 왜곡된 신념으로 굳어져 공격적인 분노의식으로 표출되거나 우울감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인간은 우주 속에서 인간, 시간, 공간의 삼간을 떨쳐버리고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하여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겠지만 결국 섬이란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고립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누군들 고립이 두렵지 않을까. 고립을 피하는 길이 있다. 그런데 갈림길이다. 하나는 고립을 피해 경쟁하는 길이다. 경쟁에서 이기면 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섬에 갇힌 이들과 함께할 수는 없다.

 

또다른 길이 있다. 고립을 피해 연대하는 길이다.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나뿐만 아니라 너도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가시밭길이다. 그래서 우리들 다수는 두 눈 질끈 감고 이 길을 외면한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비겁에 익숙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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