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신경림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나는 더욱 억울해진다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

 

 

 

오늘 자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서 읽은 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억울해하면서 사는 거 같다. 무언가 손해를 본 것 같고 누군가한테 당한 거 같기도 하고... 그러나 조금만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보면 어떨까. 내가 조금 손해를 봐서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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