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병법경영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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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으로 현대를 조망해 보는 방법은 꽤나 흥미로워 보인다. 그리고 고전을 읽고 그것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것은 인문경영의 하나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과연 과거의 책들에서 현재에 적절한 기술들을 길러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러한 기술들이 시의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수도 있지만 고전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시대를 견디어 오며 그 현재현실 적합성을 인정받았기에 크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 <조조의 병법경영>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뛰어난 지략가이자 영웅으로 칭송받는 조조의 손자약해를 가지고 현대 경영법에 대해서 교훈을 건저올린 책이다. 저자는 신동준이다. 저자에 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지만 그가 펴내는 동양고전에 관한 굵직한 책에 저자의 이름이 다수 적혀있는 것을 보면서 이 분도 어지간한 고전에 대한 내공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고 동양고전들에 대한 주석작업과 동양고전을 현대에 적용하는 해석작업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내고 있다.

 

조조라는 인물을 누구인가? 때로는 시대의 간웅으로, 때로는 난세의 영웅으로 그려지고 있다. 주로 세간에 알려진 삼국지를 통해서 비쳐지는 조조의 모습은 간웅에 가까운 모습이다. 시대의 간웅으로 평가하든 영웅으로 평가하든 그는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낸 군인으로, 그리고 나라를 통치하는 정치인으로 그가 쓴 <손자약해>는 변화무쌍한 전쟁터와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비결을 가르쳐주는 최고의 전략, 전술서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 자유시장에서 자유경쟁을 통해서 최고의 시장을 확보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현 경제상황은 그 당시 전쟁의 상황과 크게 다를바 없을 것이다. 또한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조금의 실수가 가장 치명적인 손실을 입히는 현장에서 승리를 얻기 위한 병법은 인생이나 경영의 전쟁터에서 가장 확실한 길을 제시해주는 최고의 안내자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조조의 <손자약해>에서 20가지 교훈들을 뽑아낸다. 세계경영, 부국경영, 애민경영, 내실경영, 위기경영, 민심경영, 인재경영, 위임경영, 소통경영, 체계경영, 명분경영, 전략경영, 복안경영, 속도경영, 자강경영, 상벌경영, 결단경영, 창조경영, 승세경영, 후사경영이 그것이다. 모두가 조조의 병법전략에 기초한 것으로 난세에 확실한 질서를 잡는 병볍을 경영에 접목시킨 방법이다. 조조의 병법전략에서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체게적인 질서를 잡은 것이다. 나름대로 다 배울것이 있고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나에게 적합한 방법은 위기경영에 관한 부분이였다. 조조의 병법에 보면 아군이 적군보다 힘이 강할때와 비등할 때 그리고 힘여 열세할 때 그리고 매우 열세할 때를 나눈다. 그리고 그때마다 전쟁의 전략을 다르다고 한다. 전력이 강할때는 공격하지만 열세일 때는 방어를 하고 비등할때는 매복이나 기습을 통해서 승리의 전가를 올려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위기가 올때는 반드시 그것을 숨기고 시간을 벌면서 내실을 기하는 만면춘풍(滿面春風)의 전략이 필요하다. 명분과 청렴을 내세워 그때그때 모든 불의한 것에 분개한다며 결국 패하고 말 것이라고 한다. 이부분에서 가장 나의 부족한 점이 보였다. 나는 곧은 편이나 작은 것에도 쉽게 나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돌직구처럼 직선적으로 분개를 하는 편이다. 이러한 것들은 결코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다. 때로는 작은 불의는 숨기면서 기회를 보고 가장 적절할때에 정확한 전략으로 승부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에 때에 자신의 몸을 낮출줄 알고 그 시간에 내실을 기해 기회가 왔을때 적절하게 공격하는 전략이 매우 필요하다. 초지를 잃지않되 그때그때 마음을 보이지 않고 기회를 준비하는 것은 인생의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한 매우 좋은 전략이다.

 

난세의 위정자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만면춘풍(滿面春風)의 모습으로 내실을 꾀하는 계책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월왕 구천은 온갖 치욕을 견뎌내고 ‘만면춘풍’으로 칼을 갈며 내실을 기해 마침내 오왕 부차에게 설욕할 수 있었다. 그가 만일 세상의 불의한 모든 것에 분개하는 분세질속의 모습을 보이며 명분과 청렴을 다투어 추구했다면 이내 패하고 말았을 것이다. p.93

 

조조의 병법은 한마디고 시세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임기응변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가치와 관행들을 파괴하며 목표를 이루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조조의 방법은 평범한 시대라면 간웅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천하가 어지러워 질서가 필요한 난세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훌륭한 처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쟁과 인생 그리고 경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 이기기위한 전략인 병법은 아마도 인생과 경영에서 가장 강하고 분명한 승리의 메시지를 던져줄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대의 병법을 현대의 경영원리에 접목시키는 것이 고대와 현대의 시간을 연결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다소 부드럽지 못하다는 느낌도 든다. 피상적인 적용은 아닌가 하는 생각. 임기응변이 나쁜의미로 사용된다면 병법은 아마 최고의 임기응변의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병법의 방법을 인생과 경영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아마도 자신의 삶과 경영에 최고의 가치가 무엇인지 확고하게 선 다음에 상황 대 상황에 필요한 전술적 방법으로 적용하면 최고의 조합이 아닐까 한다.

 

병법이라는 고전은 기개가 있고 시간을 견디며 살아온 원리적 방법이 숨어있지만 때로는 시류에 영합하는 가벼운 면도 보인다. 이 두가지를 잘 조화시켜 고전을 현실에 적용한다면 인생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볼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왕자(王者)는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고, 패자(覇者)는 선비를 부유하게 만들고, 강자(强者)는 대부를 부유하게 만들고, 위자(危者)는 군주와 가까운 자들을 부유하게 만들고, 망자(亡者)는 군주 자신을 부유하게 만든다. p.58

 

 

오타 p.60 그래도 ->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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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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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류의 책이 나올때 마다 걱정이 앞선다. 내가 말하는 이런류의 책이라 함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모든 삶과 의식과 의미의 작용을 해석하려는 종류의 책을 말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자연주의적 세계관으로 세상과 인간과 인간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희노애락을 하나의 물건이나 기계 따위로 환원(reductionism)시켜려는 과학서적을 말한다. 이 책 또한 그러한 과학적 환원주의의 범주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이다. 진화 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마음과 의식작용은 하나의 연장통에 불과하다. 인간의 마음에서부터 사랑, 음악, 종교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인간 삶의 영역을 연장통에서 연장을 꺼내듯이 하나하나 꺼내어 이것은 이렇게 진화되어온 진화의 산물이며 또한 물질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단지 오래된 것 뿐이지 인간의 독특한 것이 아니며 하나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오래된 연장통인 것이다. 

 

솔직히 난 이런 류의 책을 볼때 마다 걱정에 앞서 화가 난다. 왜냐하면 이것은 고작 인간을 하나의 연장이나 기계로 취급해버리는 인간의 자기비하이며 모든 신비의 영역을 벗겨내려는 과학의 오만함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과학의 전문가들, 과학적 지식으로 똘똘뭉쳐져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전문지식으로 풀어내는 그들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땀흘려 노동을 하고 하루에 감사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의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보다 못하다. 그래서 난 그들을 똑똑한 바보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책을 보면서 어떤 계보가 쭉 연결이 되었다. 요즘 출판계에서 자주 언급되고 하나의 학군으로 형성되는 그들의 리처드 도킨스, 다니엘 데닛, 스티브 핑커이러한 계보들은 하나의 동일한 사상군을 형성하며

 

 

(더 첨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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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철학 - 이야기 탐구의 아이리스
김용석 지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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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용석의 서사철학에는 철학사 한권의 책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가 말하는 서사철학, 즉 쉽게 말해서 이야기 철학은 그냥 한명의 철학자가 본인의 철학을 세우기 위해 이야기라는 대상을 정해놓고 시작한 단순한 철학적 작업이 아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너무나도 평범하고 모든 일상 가운데 노출되어 있는 이야기를 너무 지나치게 직업적인 철학적 작업으로 오히려 이야기의 단순성과 소박함과 소통능력을 더욱 복잡하게 얽어놓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 철학을 세우기 위해 서장에서 풀어놓은 그의 철학적 배경의 매트릭스는 가희 철학의 가장 큰 범주안에 4번째의 영역으로 이야기 철학이 필연적으로 포함된 다는 것을 우리에게 설득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형이상학> 1권에서 철학에 대해 정의하기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유일한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던지고 대답을 시도했던 첫 번째 사람을 탈레스라고 하였다. 탈레스는 철학의 원시적인 형태, 즉 세상의 원리를 신화나 종교에 빗대어 설명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이성과 합리성에 의해 세상의 원리를 설명한 첫 번째 사람이며 이것이 철학의 처음시도라고 한다. 그러나 탈레스의 철학도 앞에 놓인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탐구하는 감각적인 사유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철학은 감각적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존재' 자체를 탐구하기 시작하면서 순수한 철학의 세워졌다. 이러한 순수철학의 독립과 동시에 철학의 삼대 분류체계가 세워지는데 그 삼대체계는 자연의 원리를 파악하려는 물리학,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를 파악하려는 윤리학, 존재 자체를 탐구하는 논리학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다시 4대 분류체계로 바뀌는데 인간의 인공적인 산물인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자는 이야기 철학의 철학사적 배경을 제공하였다. 실로 고전철학사에 대해서 통(通)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산출이다. 이 책의 저자는 먼저 철학사적 고찰을 통해서 서사 철학의 필연성에 대해서 말해주고 이러한 이야기야 말로 진정한 '존재'자체를 탐구하는 진짜 철학과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야기 철학의 대상을 신화, 대화, 진화, 동화, 혼화, 만화, 영화 7가지로 정한다. 저자는 결국 7가지의 서사철학의 대상을 통해서 인간존재로 소급해 올라가고자 하는 처음의도에 도달하고자 한다. 신화를 통해서는 처음 인간존재의 기원을, 대화를 통해서 인간실존의 기원을, 진화를 통해서는 인간생명의 기원을, 동화를 통해서는 선한 인간존재의 기원을, 혼화를 통해서는 상상하는 인간의 존재의 기원을, 만화를 통해서는 놀이하는 인간존재의 기원을, 영화를 통해서는 미래적 인간존재의 기원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그런데 여기서 진화를 뺀 나머지 6가지 신화, 대화, 동화, 혼화, 만화, 영화는 모두가 거기에다가 서사철학을 부여할 수 있는 충분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진화를 이야기 철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저자의 철학적 고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러니하게도 7개의 대상 중에 가장 서사적 요소가 적은 진화에 대한 분량이 가장 많았다. 진화에 이야기적 요소를 찾는 것은 비극을 희곡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20세기 인류의 사고방식에 가장 커다란 변화를 주었던 진화에 이야기적 요소를 부여하는 것은 그것을 하나의 소설로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의 저자는 서사철학이란 인간이 처음으로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산물인 이야기를 통해서 근원적인 존재가 무엇인지 찾아 가려고하는 참 철학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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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짐멜의 모더니티 풍경 11가지 인문정신의 탐구 5
김덕영 지음 / 길(도서출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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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규 짐멜은 독일 사회학계의 이방인이다. 그의 이름을 들은 것은 몇년전 조선일보 신문광고에 실린 그의 책에 대한 소개를 보고서이다. 먼저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그가 사회학자라는 것이다. 철학에 대한 관심으로 그간 여러 철학책을 보아왔다. 그러나 철학이라는 것이 마르크스의 말대로 그간 세상을 해석해오기는 했는데 세상을 변혁시키지 못했다라는 결론에 나도 이르게 되었다. 철학은 현실에 대한 관심보다는 형이상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철학에 대한 약간의 회의에서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이 바로 사회학이다. 사회학은 그 대상을 사회와 사회현상, 그리고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돌리기 때문에 학문적이지만 사변적이지는 않는다.

 

사회학자들 중에 모더니티에 대한 담론을 몇가지로 정리해서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깊이있는 진단을 해주는 것이 바로 게오르규 짐멜이다. 이 책은 짐멜에 대한 천착으로 여러해 동안 짐멜연구에 빠져있었던 김덕영이 쓴 짐멜에 대한 소개서이다. 소개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방대하지만 그만큼 매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게오르규 짐멜을 잘 정리해주고 있다.

 

나는 짐멜이 분류한 분류대상이 마음에 든다. 가장 먼저 모더니티 담론의 첫번째 대상이 된 것은 돈이다. 돈은 가장 현실적 삶에 전방에 서있는 물질이다. 돈을 담론의 첫째 대상으로 삼는 짐멜의 현실적인 태도가 너무 좋았다. 사용하는 용어나 전개방식이 개념적인 용어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 책을 통해서 진짜 세상을 변혁시키는 담론에 대해 맛을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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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11-1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꽃나무님, 아, 쉬운 책을 읽으시는 분이 아니셨네요! 저도 책 좀 부지런히 읽어서 내공이 쌓이면 인문쪽으로 영역을 넓히고 싶은데 오래 걸리겠어요. 그동안 열심히 눈팅이라도 해서 책이나 인문학자들 이름이나 익히는 수 밖에요. 틈틈이 올께요. 아는 게 없어서 댓글을 자주 남길 수는 없을 것 같긴 하지만요.

불꽃나무 2012-11-13 21:15   좋아요 0 | URL
그냥 좀 관심이 생겨서..이런 인문분야의 책을 주로 읽어요..
배울것이 많아서요. 전 소설이나 문학종류를 많이 읽어야 되는데
댈러웨이님의 리뷰를 많이 봐야 겠어요. 이렇게 찾아주셔서 댓글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피에르 부르디외와 한국사회 살림지식총서 76
홍성민 지음 / 살림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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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인가 피에르 부르디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는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읽고 나서부터였다. 강신주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담론에 대한 사유를 시작할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철학이라는 것이 거리를 두고 사유할수 있는 정의를 내려주었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새롭게 사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중에 새롭게 사유해야할 대상들이 사랑과 가족과 국가였다. 그렇게 작은 자극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나는 강신주로 인해 조금씩 철학하기를 배워가고 있다. 강신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의 책 <상처받지 않을 권리>에서 피에르 부르디외에 대해서 언급되어진다. 그는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만든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가 자본주의 체제가 이식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만든 용어가 바로 아비투스였다. 그렇게 그의 책을 통해서 부르디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여러 가지 검색을 통해서 피에르 부르디외를 전공한 홍성민이라는 분의 책을 알게되었다. 학자들이 쓴 책들이 대체로 현학적인 반면 이분의 책은 매우 명징하고 분명하게 헷갈리거나 어렵지 않게 매우 가독성있고 깊이 있는 글쓰기를 하는 분이였다. 단 한페이지만 읽어보아도 이 분은 자신이 피에르 부르디외를 소화하고 자신의 글로 써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살림지식총서 076번째인 이 책은 피에르 부르디외의 생애와 주요 저작, 그리고 주요 개념에 대해서 매우 집약적이지만 쉽게 풀어주고 있다. 그는 프랑스 시골지방에서 태어서 소위 말하는 수재로 도시의 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였고 과거 아웃사이더로 자라난 그의 삶의 궤적에 의해 그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사회학자로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지식을 사회투쟁의 도구로 생각한 그는 현대 사회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책들을 저술하게 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책은 <구별짓기>로 과거 봉건 신분사회에서의 계급이 자본주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소비와 문화의 취향을 통해서 구별짓기를 시도한다는 매우 뛰어난 문화비평서이다. 그의 이론을 통해서 현대소비문화에서 왜 매우 고가의 물건들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잘팔리는지 왜 일반사람들은 구입하기 힘든 사치품들이 그렇게 잘 팔리는지 이 책은 이론적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뛰어난 문화분석서의 <구별짓기>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과 함께 세계 3대 사회과학 명저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의 이러한 소비문화 분석을 도구로 그는 예술과 문화 그리고 정치 전반에 걸쳐 현대사회에서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을 분석해 낸다. 그의 이론을 읽고 있으면 정말 설득력이 있고 공감이 된다. 그의 중요한 개념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비투스(Habitus) 개념이다.

 

부르디외가 사회학적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비투스 개념은 근대적 인간형에 대하여 비판적 입장에 서있다. 우선 부르디외가 인간의 행위가 단순하게 자신의 이해관계를 실현하는 논리로 환원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인간행위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유래하는 기억이나 사회적 관습체계, 그리고 이성적 요인으로 축소될 수 없는 감정과 같은 요인이 모두 포괄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아비투스는 칸트로 대변되는 근대 철학의 이념형을 거부했던 사상적 맥락에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영혼과 육체의 이분법에 반대했던 스피노자, 파스칼과 같은 사상가들의 사고 속에 이미 아비투스에 대한 철학적 단초가 존재하고 있었는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부르디외는 알튀세르나 푸코와 함께 이러한 사상적 계보에 속한다. p.35

 

둘째 상징적 폭력(violence symbolique)

 

상징적폭력은 근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은 착취의 문제로 귀결되었지만 근대 자본주의는 다른 방식의 착취를 취한다. 명예나 위신 같은 상징적 재화, 경제적 잉여에서 오는 왜곡된 배분 등과 같은 방식의 착취가 지배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것들을 상징적 폭력이라고 부른다. 이론적으로 상징적 폭력의 개념에 있어 유념할 것은 이러한 신분질서와 착취의 논리가 개인의 무의식적인 취향을 통해 발휘된다는 점이다.

 

셋째 장이론과 계급분석

 

이 책을 읽었지만 장이론과 계급분석에 대해서 분명한 이해를 갖지 못했다. 차후에 다시 읽고 정리해야 겠다.

 

그는 뛰어난 사회학 이론가이지만 정치에도 참여하고 노동운동에도 참여한 실천적 사회학자였다. 그는 지식이란 사회를 바뀌는 도구가 된다고 주장했고 이 주장은 철학이 사회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된다는 마르크스의 말과 일맥상통하다. 이렇게 상아탑에 갇힌 학자가 아니라 이 사회의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해주고 그것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실천적 노력은 그의 이론에 더욱 힘과 권위를 실어준다. 이 책의 저자 홍성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피에르 부르디외가 주는 함의는 크다고 말한다. 특히 문화 소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부르디외의 이론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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