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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장석훈 옮김 / 판미동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저자 프레데릭 르누아르의 책을 좋아한다. 그의 책을 몇권 읽어보았는데 그는 기본적으로 종교학자이지만 교의적으로 종교를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그의 태도와 종교를 기술하는 방식이 매우 신선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 종교는 주로 교리적으로 그 종교적 범주안에서 통용되는 방식의 언어를 사용하여 세속적인(?) 사람들에게는 주로 친절하지 않거나 아예 배제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프레데릭 르누아르는 상당히 친절하며 인문학적이다. 이 말은 종교를 인문학으로 희석해 버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당히 상식적이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비종교권에 있는 사람들도 종교적 교의를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준다는 말이다. 그의 이러한 진술방식은 신선했고 상호이해적이였다.
저자의 책중에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인상적인 책은 <그리스도 철학자>였다. 나는 기독교인이기에 기독교 교의를 진리로 믿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교의를 어떻게 무리없이 인문적으로 철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이러한 것은 변증이라고도 한다-고민하였다. 그러던 와중 저자의 <그리스도 철학자>를 읽고 상당히 만족하였다. 철저히 검증된 내용을 가지고 기독교에 접근하면서도 기독교 교의를 더욱더 잘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은 복음서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였다. 보통 종교학자들이 기독교 교의에 접근할 때는 예수의 생애에 가장 근접한 1차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변형시키거나 각색하기도 한다. 그러한 책중의 한권이 최근에 나온 레자 아슬란의 <젤롯>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합리적이며 지식적이지만 결론은 결국 1차 자료가 아닌 본인의 추론에서 나온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종류는 그나마 온건한 편이고 바트 어만 같은 저자는 아예 복음서의 내용을 부정해버린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저자 프레데릭 르느와르의 종교적 저술에 상당히 신뢰감을 얻는다. 그의 진술방식와 자료를 선별하는 방식은 철저히 검증된 것을 바탕으로 선택하고 왜곡될수 있는 자료들은 과감하게 버린다. 이러한 태도에 신뢰가 가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모든 책들도 상당히 신뢰감을 주는 책들이였다. 이 책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가 출간된 것을 보고 읽어보고 싶은 매력을 느꼈다. 이 책 또한 이전 저술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서술되었다. 인류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고 종교적 거두로 인정받는 이 세사람을 그들의 실존부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아갔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에서 이 세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으며 이 세사람이 전하는 메시지에는 공통된 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나 것인지 1부, 2부를 통해서 천천히 그리고 설득력있게 조근조근 들려준다.
먼저 그는 서문을 통해서 지금이 어떠한 시대인지를 설파한다. 현대사회는 소비의 사회로 졍제적인 가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 좋은 것을 소비하고 소유하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여기는 가치를 잃어버린 사회라고 말한다. 천박해진 사회, 참된 인간에 대한 고민과 삶에 대한 성찰이 없는 위기의 사회에 이 세사람을 소환해내어 그들의 고민을 듣고 그들의 메시지를 들으며 다시한번 참된 인간과 삶과 행복에 대해서 묻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실존에서부터 생애, 그리고 죽음까지 여러 가지 자료들을 이용해서 학자들에게 상당히 합의가 이루어진 내용들을 기초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1부를 통해서 종교적 인물로 승화된 이 세사람에 대한 믿을만한 지식을 얻게된다. 이 세사람에게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기록을 남기지 않앗다는 것과 권력에 초연했다는 것, 그리고 물질에 가치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 세사람 중에서 예수에 대해서는 기존학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예수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전작 <그리스도 철학자>에서 읽고 느꼈던 뉘앙스를 인지할 수 있었다. 2부는 그들의 가르침으로 나아간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것을을 불멸, 진리, 자유, 정의, 사랑 등의 키워드로 각자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설명하면서 그 차이점을 드러내지만 통합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상당히 포괄적인 저자의 저술 방식처럼 이 책에서도 저자는 상당히 합리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세사람의 포괄적인 메시지를 포착해 내어서 현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인간의 삶인지를 제시해주고 있다. 이 책은 그야말고 경제적 가치가 최고이고 소비의 자유가 최고의 자유인 이 시대에 다시한번 정신적인 삶, 그리고 의미있는 삶, 그리고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적어도 한번더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진정한 삶은 무엇인가? 인류 역사에서 모든 성인들이 고민한 것들은 나도 고민하면서 이러한 것이 참된 인간적 삶의 출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뛰어난 저자가 말한 모든 진술들을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시한번 인간의 길이 어떠한 것인지 고민하게 해주었다.
이 책은 읽으면서 저자가 그리스도인이 아닐까하는 느낌을 받았다. 종교학자라고 되어 있지만 그가 예수와 성경에 대해서 보는 시각은 교의적 느낌을 배제했지만 합리적 언어로 교의의 큰 그림을 그려준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저자의 저술 방식에서 내가 믿는 진실에 대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며 변증하며 세속적 가치를 지닌 사람들에게 어떻게 징검다리를 놓아주어야 할지에 대해서 배웠다. 정말 저자의 책들은 나에게 모두 읽어볼만한 책이고 유익한 책들이였다.
지구는 두 가지 힘에 의해 이리저리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하나는 상업적이며 물질적인 가치관, 다른 하나는 종교적 광신과 교조주의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두 흐름은 세계를 혼돈으로 만들어, 인간을 ‘소유’의 논리에 묶어 놓고 어린애 다루듯 자신의 지배를 따르게 한다. 나는 우리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책임 의식을 갖춰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